안살림은 한화호텔 출신 재무통...신규 먹거리는 ‘비전’
사외이사, 경영·과학·관광 등 계열사 전반 아우르는 구성
[톱데일리] ㈜한화가 인적분할을 통해 신설하는 테크·라이프 지주사의 윤곽이 드러났다. 핵심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 김동선 부사장이다. 김 부사장이 주도해온 사업군을 한데 묶은 신설 지주사에,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온 ‘복심 경영진’을 전면 배치하며 사실상 독립경영 체제 구축에 나섰다. 경영진의 경영 자문 역할 뿐 아니라 견제의 역할을 수행하는 독립이사(사외이사)는 4명 가운데 3명(75%)이 학계 출신들로 채워졌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화는 방산, 조선·해양, 에너지, 금융 부문이 속하는 존속법인과 테크 및 라이프 부문이 포함된 신설법인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가칭)로 인적 분할할 예정이다. 6월 임시주주총회 등 관련 절차를 거쳐 7월 중 완료될 것으로 예고했다. 신설 지주사에 편입되는 계열사 면면을 보면 김동선 부사장의 색채가 뚜렷하다. 테크솔루션 부문에는 ▲한화비전 ▲한화모멘텀 ▲한화세미텍 ▲한화로보틱스가, 라이프솔루션 부문에는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아워홈이 포진한다. 아울러 김동선 부사장은 이 7곳의 회사에서 모두 미래전략실장직을 자리를 꿰차고 있다. 유통·외식·호텔·로봇·반도체 장비 등 사업 영역은 다르지만 김 부사장이 직접 성장 전략을 설계했다는 공통 분모를 갖고 있다.
해당 신설 지주사의 초대 대표로 선임된 김형조 사장은 김동선 부사장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로 복귀한 2021년 이후 줄곧 핵심 파트너로 호흡을 맞춰온 인물이다. 김 사장은 1994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공채 출신으로, 김 부사장이 한화호텔앤리조트로 복귀한 같은 해 11월 대표에 올랐다. 이후 지난해 9월까지 회사를 이끌며 체질 개선을 이끌었고, 현재는 한화호텔앤리조트의 신사업 등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미래혁신TF장을 역임 중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김형조 사장은 김동선 부사장의 ‘오른팔’이자 ‘믿을맨’으로 통한다"며 "현재 이사진의 면목을 보면 김 부사장이 이사회에 나서진 않는다. (김 부사장이)신설 지주사의 실질적 2인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사내이사 구성 역시 김동선 부사장의 전략을 그대로 반영한다. 먼저 한화호텔앤리조트의 조준형 경영지원실장도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합류한다. 조 실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금융담당 및 ㈜한화의 전략부문 재무실 등을 거친 재무통으로, 지주사의 ‘안살림’을 책임질 인물로 꼽힌다. 여기에 홍순재 한화비전 글로벌사업운영실장이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한화비전은 김동선 부사장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핵심 계열사 중 하나다. 영상·센서·AI 기반 솔루션을 축으로 로봇·스마트팩토리와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영역이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이사회 구성만 놓고 보면 조 실장은 재무 안정성과 내실을, 홍 실장은 테크 기반 신성장 전략을 담당하는 구조다”며 “김동선 부사장이 담당하던 사업전략이 그대로 투영됐다”고 전했다.
여기에 독립이사(사외이사) 4명 가운데 3명은 학계 인사로 채워졌다. 우선 윤재원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윤 교수는 2020년 3월 신한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된 이후 4연임한 인물이다. 윤 교수와 함께 이태식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공과대학 교수, 조민호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등 학계 인물이 대거 등장했다. 법조계에서는 이주형 법무법인 우승 대표변호사가 발탁됐다. 이 중 조교수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이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다. 이는 사외이사의 역할 가운데 전통적인 ‘감시·견제’ 보다는, 경영·과학·관광 등 신설 지주사가 포괄하는 산업 전반에 대한 경영 자문 성격이 짙은 것으로 추정된다. 결과적으로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가 계획대로 분할되면 자산 규모는 1조원이 채 안 되지만 초대 이사회를 사내이사 3명, 독립이사 4명 등 '7인 체제'로 구성된다. 사외이사를 3명 이상 선임하고 이사회 과반을 사외이사로 채우는 것은 현행법상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사에 부여되는 의무다. 나아가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는 이사회 산하에 독립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감사위원회 등 소위원회를 설치하며,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사가 지켜야 하는 요건을 자발적으로 이행한다는 계획이다.
톱데일리: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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