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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서 소리를 만나다 |
입력시간 : 2009. 11.06. 00:00 |
고을 마다 다른 소리
사람 마다 같은 감동
■11월7,8일 보성 서편제소리축제
소리는 고을마다 다르다. 고을마다 사투리가 다르고, 산과 들, 비 바람이 다르듯 소이 역시 고을마다 다르다. 하여 세상의 소리를 하나로 가지런히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고을마다 다른 이 소리도 사람의 마음에 가 닿을 때의 울림은 같다. 소리가 단지 소리가 아닌, 마음을 담아냈을 때다.
오는 7일부터 8일까지 이틀 동안 보성에서 열리는 '서편제 보성소리축제'에서 이같은 감동을 만날 수 있다. 섬진강을 가운데 놓고 동쪽 지역에 있는 남원이나 운봉 구례의 소리를 동편제라 하고, 보성 나주 목포 등의 소리를 우리는 서편제라 한다. 소리가 고을마다 다른 것이다. 보성 소리축제는 바로 이 서편제 소리의 진수를 보여주는 무대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서편제'에서 배우 오정해가 소리를 보여줬던 장면을 떠올리면 보성 소리 축제의 무대가 조금 더 선명하게 형상화 된다.
조금 부연하면 동편제 소리가 특별한 기교를 부리지 않고 그저 목으로 우리는 소리인 반면, 서편제 소리는 목에서 나는 소리를 절묘한 가공과 기교를 통해 전달한다. 동편제가 타고난 성량을 중요하게 여긴 반면, 서편제는 갈고 닦는 노력을 더 중시하는 이유다.
하지만, 동편제면 어떻고, 서편제면 또 어떠랴, 보성의 햇볕과 구례의 햇볕이 다르지만, 그 햇볕으로 하여 곡식들이 영글고, 사람이 풍요로워지는 게 다르지 않듯 소리로 하여 우리는 충분히 행복하고, 보성의 소리로 하여 충분히 다른 고을 소리의 감동을 가슴에 담을 수 있을 터.
가을이 깊어가는 11월 첫주말 그래, 우리 모두 보성에서 서편제 소리의 진수를 만끽해 보자. 한번쯤 맘껏 늘어져 보자. 이종주기자
대한민국 정통 판소리 맥 잇는다
'소리로, 감동으로, 세계로' 주제 서편제소리 진수 선봬
전국 판소리 경연대회·국악공연·판소리 창극 등 다채
■11월7,8일 서편제 보성소리축제
'대한민국 정통 판소리 맥을 잇는다.'
서편제 보성소리축제가 7일과 8일 이틀동안 서편제보성소리전수과, 보성실내체육관, 정응민 생가에서 열린다.
'소리로, 감동으로, 세계로' 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판소리의 유네스코 등록 6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주제에서 보여지듯 보성군은 이번 축제를 '판소리 세계화'의 기틀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판소리의 본고장이 보성임을 다시 한번 전국에 선언하고, 서편제 보성소리축제를 한국을 대표하는 판소리 문화축제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박유전 명창에 의해 탄생
보성소리는 서편제 기반 위에 동편제와 중고제를 아우르는 독특한 창법의 소리다.
서편제의 비조 박유전 명창에 의해 보성에서 탄생됐다.
서편제 판소리가 특히 명성을 얻기 시작한 때는 조선조 후기이다.
흥선대원군과 고종 황제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그 탁월성과 예술성이 전국에 알려지게 됐다.
보성소리는 박유전 명창의 제자인 이날치, 정창업, 정재근 명창에 의해 전국적인 유파로 거듭 발전했다.
근대 판소리유파로 인정된 보성소리를 완성한 장본인은 송계 정응민 명창이다.
정 명창은 운현궁과 어전을 무대로 활동하면서 중고제와 강산제를 수련, 독특한 보성소리를 완성했다.
정 명창의 제자인 박기채, 박춘성, 정권진, 성창순, 성우향 명창 등은 국가지정 무형문화재로 인정받았다.
이처럼 보성은 명실공히 우리나라 판소리 계승 발전에 크게 기여한 근대 판소리의 성지이다.
보성군 관계자는 "국내에서 판소리를 잘한다는 소리꾼 중 열에 아홉은 보성소리를 계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보성이 국악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부분은 크다"고 말했다.
▲12년 전통 판소리 맥 계승
서편제 보성소리축제가 처음 시작된 해는 지난 1998년이다. 이후 매년 행사를 개최해 오면서 올해로 12회째를 맞았다.
이 축제의 백미는 바로 전국판소리경연대회이다.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소리꾼들이 명창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 거쳐야 하는 '꿈의 등용문'이기 때문이다.
이에 걸맞게 경연대회 대상 훈격도 지난 11년 동안 상향 조정돼 왔다.
1회 대회에서 일반부 최우수상에 '전남도지사상'이 수여되던 훈격이 2회 대회에서는 '국무총리상'으로 상향 조정됐다.
이어 3∼5회, 9∼11회에서는 명창부 대상에 '대통령상'이 주어졌다.
올해도 명창부 대상에는 '대통령상', 명고부 대상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이 주어진다.
그 동안 이 대회를 통해 배출된 명창도 11명에 달한다.
이들 중 대부분이 국립창극단, 국악원, 국악단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며 보성소리의 맥을 잇고 있다.
3회 대회 대통령상 수상자로 광주에서 후진을 양성중인 박정아 명창은 최근 보성군의 '풍류락락 야외 상설공연'에 제자들과 함께 출연, 참석자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해마다 이 대회에 전국 각지에서 실력있는 소리꾼들이 대거 몰려들고 있다"며 "올해도 열띤 경연이 예상돼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공연행사 관심
축제가 열리는 이틀동안 행사는 크게 무대행사, 체험행사, 부대행사로 나눠 진행된다.
뭐니뭐니해도 축제의 꽃은 전국판소리경연대회이다.
첫날인 7일 초·중·고등부 예선이 서편제 보성소리전수관에서, 신인부·대학 및 일반부 예선은 보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본선은 각각 같은 장소에서 8일 이어진다.
전통 국악공연의 향연도 펼쳐진다.
7일 오전 북소리예술단과 한국전통음악보존회가 각각 '모듬북공연'과 '상설국악공연'에 나선다.
또 식전 축하공연에서는 조상현 명창과 전남도립국악단이 출연, 축제의 시작을 알리게 된다.
이날 저녁 6시 부터 정응민 생가에서는 판소리 다섯마당 중 '심청가' 공연이 진행된다.
이어 8일에는 판소리창극 '놀부전', '판소리와 댄스의 만남-실버댄스', '경기민요 한마당' 등이 펼쳐진다.
이날 축제의 대미를 장식하게 될 '엔딩쇼'에서는 역대 대상 수상자들이 나서 소리의 진수를 선사한다.
이밖에 체험행사로는 '나의 건강체크', 부대행사로 '녹차무료시음장' '향토음식점' '특산품직판장' '먹거리 장터'가 운영된다.
예년과 달리 이번 축제에서는 신종 플루 확산에 따라 전시행사나 교류행사, 체험행사 등이 크게 축소됐다.
군은 신종 플루 감염 에방을 위해 주 출입구 2곳과 실내행사장 입구 3곳 등 5곳에 10명의 직원을 배치, 발열 감시를 실시할 계획이다.
또 행사장 내 의사 2명, 보건요원 3명 등 5명으로 구성된 전염병 관리 현장 상황실을 운영할 방침이다.
행사장에는 신종 플루 예방 홍보포스터와 안내문, 손 소독제 등이 비치된다.
군 관계자는 "보성소리축제는 인류구전문학의 걸작인 판소리를 계승·발전시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한국 소리의 본 고장으로서 알차고 내실있는 축제를 만들어 우리나라 국악 발전과 지역문화 예술 발전에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윤승한·보성=이정우기자
■동편제(東便制)와 서편제(西便制)의 차이점
동편제 타고난 성량 중요
서편제 노력이 성패 죄우
▲동편제(東便制)
섬진강을 중심으로 동쪽지역에 있는 지방인 남원, 운봉, 구례, 순창, 흥덕에서 불리어진 소리다.
특별한 기교를 부리지 않고 그저 '목으로 우리는 소리'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소리꾼의 풍부한 성량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기교가 적게 들어가는 대신 쭉쭉 뻗는 우렁찬 소리가 동편제 소리의 매력이기 때문이다.
동편제의 장단은 진행속도가 대체적으로 빠르다.
잔가락이 적고 장식음 없이 노랫말을 촘촘히 채워나간다. 그만큼 발림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동편제 소리에서는 발성이 매우 신중하다.
매 구절마다 끝마침이 명확해 마치 쇠망치로 내려치는 듯한 시원함이 느껴진다.
이처럼 동편제가 비기교적이고 건조한 연기로 일관된다는 것은 그만큼 예스럽고 소박하다는 것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한 예술 형태가 기교면에서 고졸(古拙)하다는 것은 그만큼 역사가 오래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편제는 판소리 예술이 발생해 독립된 새로운 예술 형태로 형성됐던 당시의 수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정통적인 유파중 하나다.
▲서편제(西便制)
서편제는 동편제보다 한세대 늦은 박유전을 시조로 하는데 보성, 나주, 목포 등지를 중심으로 발달한 소리다.
동편제가 선천적인 음량에 의존하는 반면 서편제는 후천적인 노력이 그 성패를 좌우하는 것이라 하겠다. 말하자면 가공과 기교와 수식으로 만드는 유파라는 뜻이 되겠다.
따라서 선천적으로 풍부한 음량을 타고 나지 않았더라도 절묘한 기교로써 그 약점을 커버할 수 있는 창법이다.
이처럼 소리에 기교를 부림으로써 자연히 템포가 늘어질 수밖에 없다.
동편제처럼 거뜬거뜬히 소리를 하다가는 '갈 데를 다 못 가는' 결과를 빚어내게 마련이므로 기교를 부릴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를 요구할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이렇게 소리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자연히 발림이 풍부하고 연기도 발달할 수 있었다. 자료제공=보성문화원
인터뷰- 정형철 서편제보성소리축제추진위원장
"정통 판소리 예술축제 지향"
-축제에 대해 소개해 달라.
▲판소리 전통의 맥을 잇는 행사입니다. 다시 말해 소리의 향연이라고 할만 합니다.
수준 높은 경연대회와 함께 우리나라 인간 문화재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열리는 만큼 가족과 함께 참여하면 즐거운 추억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서편제와 보성의 관계는.
▲서편제 소리의 시조를 조선조 순조와 철종 시대의 명창인 박유전 선생으로 봅니다. 박 선생은 흥선대원군이 ‘너야말로 천하 제일의 강산이다’고 인정할 만큼 명창 중의 명창으로 보성군 강산마을에서 살았습니다.
보성은 서편제의 비조 박유전 명창을 비롯, 제자인 정재근·정응민·정권진·조상현·성창순·성우향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판소리 명창들을 배출한 판소리의 본향이자 성지입니다.
-색다른 이벤트나 행사이 있다면.
▲우선은 판소리 인재양성과 명창 등용문이라 할 수 있는 전국 판소리 경연대회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새로운 명창이 탄생하는 순간을 가슴조이며 지켜보는 것 또한 매우 흥미로울 것입니다.
보성소리의 창시자인 정응민 선생 생가에서 '심청가' 공연이 예정돼 있는데, 이 또한 색다른 추억이 선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보성 소리축제가 다른 지역 축제와 다른 점은.
▲가장 큰 차이점은 정통 판소리 예술축제를 지향하고 있는 겁니다. 실제 경연대회를 통해 인재를 발굴함으로써 판소리의 명맥을 잇는 주축돌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보성의 소리를 알리기 위한 사업들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
▲보성은 소리의 고장으로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꿈나무 양성에도 노력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앞으로 보성소리의 시발지인 회천면 영천마을을 판소리를 대표하는 보성소리공원으로 조성할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사업이 추진되면 이곳은 판소리의 메카로 재탄생 될 것입니다.보성=이정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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