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은 질 수 없다.
이창호 9단이 1차전 패배를 통쾌히 설욕하면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9월 10일 중국 쑤저우(蘇州) 신라호텔 4층 대연회장에서 열린 제1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즈 32강 3차전에서 이창호 9단이 중국 신예 탄샤오 5단에게 218수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고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낯선 신예기사에게 잘 지는 징크스가 있는 이창호 9단에게 이번 삼성화재배도 예외는 아니었다. 1차전에서 처음 만나는 상대 탄샤오에게 패해 위기에 몰린 것.
하지만 이창호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2차전에서 라이벌 창하오 9단에게 막판 드라마 같은 대역전승을 거둔 이창호 9단은 한상훈 5단에게 패해 다시 맞붙게 된 탄샤오 5단에게 통쾌한 역전승을 거두고 1패 후, 2연승으로 어렵게 16강에 합류했다.
박지연 2단의 승전보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터라 더욱 반가웠다.
박지연 2단은 중국의 신예 강호 퉈지아시 3단을 맞아 단 한번도 주도권을 내주지 않고 완승을 이끌어내 이번 대회 최고의 파란을 일으켰다.
지지옥션배에서 5연승을 구가하는 등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박지연이었지만, 2년 전 농심 신라면배에서 5연승을 거두면서 혜성처럼 등장한 퉈지아시에겐 역부족일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대국 전 예상. 그러나 박지연은 퉈자이시에게 단 한차례의 기회도 주지 않고 완승으로 마무리지었다.
한국은 이밖에도 박영훈 9단이 유창혁 9단을, 최철한 9단은 리캉 5단에게 승리를 거두면서 총 10명의 기사가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아마추어 민상연 아마5단과 강유택 3단, 유창혁 9단은 모두 패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2차전까지 단 1명(왕레이 6단) 밖에 16강 진출자를 내지 못했던 중국은 그러나 3차전에서 구리 9단, 콩지에 9단, 저우루이양, 5단, 왕타오 3단이 16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나름 만족스런 전과를 올렸다. 한국에 비해 수적으로는 열세지만, 구리-콩지에 투톱에 저우루이양, 왕레이, 왕타오가 만만치 않은 기량을 보유하고 있어 낙심할 단계는 아니다.
16명의 멤버를 모두 확정지은 삼성화재배는 장소를 한국으로 옮겨 오는 10월 12일과 14일 16강전과 8강전을 치르게 된다.
제1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는 중앙일보와 한국방송공사(KBS)가 공동주최하고 삼성화재해상보험주식회사가 후원한다. 각자 제한시간은 2시간, 초읽기 1분 5회가 주어진다. 우승 상금은 2억원이며, 총상금 규모는 6억600만원이다.
제15회 삼성화재배 본선 32강 3차전 결과(앞쪽이 승자)
A조
최철한 vs 리캉(181수끝, 흑불계승)
B조
박지연 vs 퉈지아시(261수끝, 흑불계승)
C조
이창호 vs 탄샤오(218수끝, 백불계승)
D조
구리 vs 민상연(133수끝, 백불계승)
E조
저우루이양 vs 박진솔(158수끝, 백불계승)
F조
왕타오 vs 강유택(251수끝, 백1집반승)
G조
콩지에 vs 펑첸(193수끝, 흑불계승)
H조
박영훈 vs 유창혁(160수끝, 백불계승)
제15회 삼성화재배 본선 16강진출자 명단
한국(10명)
이창호, 이세돌, 원성진, 최철한, 박영훈, 김지석, 한상훈, 허영호, 박정환, 박지연,
중국(5명)
구리, 콩지에, 왕레이, 저우루이양, 왕타오
일본(1명)
야마시타 게이고
■ 제15회 삼성화재배 본선대회 일정
ㆍ개막식/32강전 : 9월 7일~10일(중국 쑤저우)
ㆍ16강전/8강전 : 10월 12일, 14일(삼성화재 유성연수원)
ㆍ준결승3번기 : 11월 1일, 3일, 4일(삼성화재 유성연수원)
ㆍ기자회견/결승3번기 : 12월 6일, 7일, 9일, 10일(중국 베이징 예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