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탄이자 어쩌면 마지막일 프리미어 사용기입니다. 1탄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이번에는 XR과 XF의 간단한 비교 형식으로 글을 쓸까 합니다. 두 블레이드는 같은 표층을 사용합니다. 화이트 애쉬죠. 바이올린이나 리썸, 김정훈에 쓰인 값지고 예쁘고 특별한 표층입니다. 그 아래 아래에 특수 소재가 들어가 있는데 XR에는 레드플렉스 카본, XF에는 블루플렉스 파이버. 이름이 복잡하지만 카본하고 섬유하고 섞어 짠 거와 그렇지 않고 섬유만 있는 거.. 이렇게 보면 쉽죠.
XR이 좀 더 잘 나갑니다. 기본 반발력이 좀 높고 특수소재에 카본이 섞여 직조되어 있어 받쳐주고 튕겨주는 맛이 있습니다. 경쾌하고 단단한 금속성 소재가 중심에서 철커덕거리며 공을 때려주는 기분입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장지커(또는 티모볼) ZLC와 비슷합니다. 전체적인 감각은 그보다 부드럽고 유연한 감이 있어서 종합적으로는 장지커(티모볼) ALC와 ZLC의 중간 정도라고 생각되네요. 반발력이나 여러 가지 성능 면에서도 그 정도라고 느껴지고요.
XF는 그에 비해 부드럽게 잘 안아서 감싸서 던져주는 스타일이네요. 전반적인 타구감은 특수소재가 들어가 있지 않은 순수합판과 거의 같습니다. 낮은 울림이 부드럽게 전해오면서 공을 깊이 안아줍니다. 스피드는 충분한 정도. 일반적인 오겹합판들보다는 힘있게 잘 나가고 두터운 7겹이나 웬만한 카본 섞인 특수소재 합판들보다는 살짝 덜 나가는 정도입니다. 코르벨과 장지커(티모볼) ALC의 딱 중간.. 성능도 딱 그렇습니다.
드라이브에서 XR은 받쳐주며 강하게 쏘아내고 XF는 깊게 안아주며 잡아서 던져줍니다. 끌림은 비슷한 정도이거나 XF가 아주 살짝 더 끌린다는 기분을 줍니다. 기타 회전을 사용하는 모든 타법에서 같은 양상을 보입니다. 하지만 둘 다 조금만 적응하면 강력한 회전과 파워를 편안히 누릴 수 있겠습니다. 드라이브의 파워와 무게감은 제대로 임팩트했을 경우 XF가 높다고 봅니다. 좀 편하게 쉽게 스피드가 나오는 건 XR 쪽입니다.
그런데 역시 블록이나 단순한 미드타법에서는 많이 차이납니다. XR의 블록은 정교하게 비거리를 조절하며 딱 딱 잡아내는 쪽입니다. XF의 블록은 부드럽게 파워를 흡수하며 슥 슥 문지르는 쪽입니다. 똑같이 강력한 공을 받아낼 때 XR은 열린 각으로 힘조절하며 받든지 각을 닫아 카운터 스타일로 쳐내는 데에 좋고, XF는 그냥 대면 지가 알아서 힘을 죽여줍니다. 카운터 하려면 살짝 드라이브처럼 위를 쓸어줄 필요가 있네요. XR처럼 사용하면 네트미스가 자주 나옵니다. 회전을 작정하고 걸지 않는 미드타법에서도 같은 결과입니다. XR은 때리는 쪽의 느낌으로 하는 게 좀 더 좋고 XF는 거는 쪽에 좋다는 결론. 단, 이 둘의 비교에서 그렇다는 거고 XR은 때려라, XF는 걸어라 가 아닙니다.^^
XR은 다양한 기술을 섞어 쓰는 파워 올라운드에, XF는 앞에서도 걸고 뒤에서도 걸고 포어핸드도 걸고 백핸드도 걸고 짧은 공은 살짝 걸고 긴 공은 퍼억 묻혀서 걸어 제끼는 스타일에 좋겠습니다.
장지커나 티모볼 시리즈에서 ZLC 쪽이 좋았다면 XR을, ALC 쪽이 좋았다면 XF를 권합니다. 카본류의 특수소재 감각을 좋아한다면 XR을, 순수 합판의 감각을 좋아한다면 XF를 고르시구요. 두껍고 강력한 히노끼 카본에서 파괴력은 두고 부드러운 묻힘과 끌림만 좀 더 원한다면 XR을, 코르벨과 같은 순수 오겹합판에서 감각은 그대로 두고 파워 업만 원한다면 XF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아무래도 그럴 것 같아요. XF가 더 선수들이나 임팩트 좋은 드라이브 전형 상급 동호인의 취향에 맞을 듯. 성능도 잘 나오구요. 저는 힘이 부쳐서 포기..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