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월 21일(토)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한센병(나병) 진료봉사를 갔다 왔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1만 4천여 명의 한센병(나병, 문둥병) 환자들이 있습니다.
지금 환자들은 대부분 음성환자들이라서 전염성이 없으나, 아직도 300여 명은 전염성이 있는
활동성(활동하며 돌아다닌다는 뜻이 아니고, 균이 배출되어 전염될 수 있다는 뜻) 환자들입니다.
이들 음성나환자들은 전국의 89개 정착촌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활동성으로 전염성이 있는 환자들은 소록도 병원에서 치료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치료약이 좋아져서 활동성 환자도 치료를 시작하면 곧 바로 전염성이 없어지고
손발의 변형도 많이 생기지 않습니다.
이들은 국가의 지원을 일부 받고 있으나 손과 발 그리고 얼굴의 변형으로 보기 흉하기 때문에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격고 있으며, 마음 놓고 진료를 받기도 어렵답고 합니다.
의사협회 신문에 실린 단체사진(앞줄 오른쪽 두번째기 필자)
그래서 이번에 대한의사협회에서는 이들 나환자들의 진료를 위한 봉사단을 만들었습니다.
향후 전국의 음성나환자 정착촌을 차례로 찾아가서 무료진료를 해 줄 예정입니다.
그 첫번째 사업으로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에 있는 성생농원이라는 나환자 정착촌을
찾아가는 무료진료 행사가 있었습니다.
성생농원에서 진료시작 전의 필자(오른쪽)
오른쪽이 저와 같이 내과 진료를 맡은, 공보의로 근무하는 내과 전문의
저도 요즘 안식년으로 쉬고 있는 중이라 북한진료 봉사와 나환자 진료봉사대원으로
지원하였는데, 북한진료는 정치여건이 평화롭지 못하여 어려운 상태라서
우선 이번 나병환자 진료 행사에 참여하였습니다. 봉사에 참여한 의사들은 목포, 부산, 진주 대구 등
전국에서 모였으며, 70이 넘은 원로의사에서부터 공중보건의와 수련 중인 전공의 그리고 올해
의사 국가시험에 통과한 따끈따끈한 새내기 의사까지 다양하였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내과 외과 산부인과 안과 피부과 신경외과 성형외과 등등 작은 종합병원 규모로
21명의 의사와 엑스선 촬영 버스와 안과 이비인후과 장비가 장착된 버스 두 대까지 동원되었습니다.
저의 전공은 소아청소년과이지만 일부의 소아청소년 환자와 내과진료를 주로 하였습니다.
70대 초반의 한센병 환자를 진료하고 있습니다.(한센병 환자지만 멋쟁이었습니다)
의사협회장과 국회보건복지위원회 임두성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 강당에서 발대식을 하고 버스로 남양주시 화도읍에 도착하였습니다.
나병환자들과 직접 접촉하며 진료하는 것이 전염될까 바 겁날 것 같지만
전혀 그런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들도 손발의 모양만 좀 이상하지 우리와 똑 같습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백여 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돌아왔습니다.
대구에서 경기도까지 가고 오는 경비와 시간이 빼았겼지만,
뜻있는 일에 동참하고 돌아오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환자의 인두(목구멍)을 후레쉬로 비추어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 나병환자와 접촉한 손이라고 저와 악수하는 것을 꺼리는 그런 일은 없겠지요?
첫댓글 그럴리가요. 유심님의 모습이 정말 멋지고 광채가 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사는 곳 목표가 물질의 과다 여부가 아닐진대 낮은 곳으로 임하시는 그대 모습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 삶의 지향점 또는 열정이 우리를 또한번 더 높은 곳으로 데려가 준다면 그대는 우리 금볼의 영원한 꽃남입니다. 하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