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일과를 마친 후,
대학병원에 입원해 있는 한 사람을 병문안하러 갔다.
전부터 아는 사람은 아니고
우연히 식당에 밥을 먹으러 왔을 때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종교얘기가 나왔다.
낯선 사람이기는 하지만, 善해 보이는 사람이었다.
그러더니 천주교에 대해서 물었다.
나는 천주교에 대하여 내가 아는범위안에서
이야기를 해 주자, 신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천주교에서는 신자가 되려면 교리를 받아야 되고
그 교리기간이 6개월이상 된다고 하자,
그래도 받겠다고 했다.
그럼 입교일자를 알려주겠다고 하자 자신의 연락처를
보여주며 그리로 연락 바란다고 했다.
몇일 후
배달 중에 어느 골목 슈퍼에 앉아 있는 그를 만났다.
그는 나를 먼저 알아보고, "안녕하세요?"하며
먼저 인사를 꺼냈다.
그러면서 울먹거리며 얘기를 꺼냈다.
"병원에서 검사를 했는데 말기 암이래요."하며 눈가에 눈물이
돌았다.
나는 깜짝 놀라며, "아니 왜 몰랐어요?"
"얘. 어느날 건강검진이 있어 검사를 하니까. 정밀검사를 해보라 했는데
내가 시간이 없어 병원엘 않갔지요. 그런데 어느때부턴가 옆구리가
아파오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CT를 찍었더니 간암 말기라네요."
"그래서 어떻게 하래요?"
"검사하던 의사는 수술을 하면 나을 수 있을 거라고 큰 병원엘
가보라하네요. 그랬던걸, 큰 일부터 처리하고 간다고 미뤘지요
그리고는 옆구리가 자꾸 결려서 대학병원엘 가니까 폐에까지
전위가 되었데요. 그래서 병원에 입원하라고 하데요."
H 중공업에서 젊음을 보냈던 그 김동일.
그는 두 남매를 둔 아버지였습니다.
큰 아이 초등학교에 다닐때 아내와 이혼하고
두 아이를 키워 지금은 박사학위까지 받았다고 말합니다.
자식을 키우는데만 열심하다보니
자신의 몸관리에는 소홀 했던 것인가 봅니다.
그 옛날 부산 망미동에서 살때에
망미성당이 바라보였는데, 그 성당에 무척이나 궁금했더랍니다.
그래서 어제 병원에 들러 지금의 심경과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습니다.
수술은 불가능하고, 항암치료만 한다고 합니다.
얼마전, 아내도 다녀 갔다고 합니다.
보호자가 없어 늘 혼자 병실에 있어야 하는 그는
첫째도 둘째도 외로움일 것입니다.
나와 아내가 문안을 하니 무척이나 반가와 하며 눈물까지 흘리더군요.
그리고는 60년간이나 이 세상에서 아무탈업시 잘 살았으니
이제 떠나도 후회는 없다고 말하며, 찾아와 줘서 고맙다고 합니다.
나는 그에게 몇일 후
우리 레지오 단원들이 찾아 오겠다고 말하자
고맙다고 하면서 반가와 했습니다.
이제 모든 것은 하느님에게 맡기고
남은 생을 주님께 매달리라고 했습니다.
그는 그런다고 말하며 떠나는 나를 엘리베이터까지
배웅을 하며 고맙다는 말을 연실하였습니다.
엘리베이터에 문이 닫히며 그의 모습이 사라졌습니다.
그를 알고부터 묵주기도 속에 그의 이름을 지향하며
그의 쾌유를 빌어봅니다.
우리 성당 교우님들의 그를 위한 기도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