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6년 4월 16일 시카고 트리뷴이 “크리스마스 영화 중 가장 사랑받는 영화”로 인정한 〈멋진 인생〉이 개봉되었다. 브리태니커 대백과사전도 프랭크 카프라 감독의 “〈멋진 인생(It’s a Wonderful Life)〉은 정말 훌륭한Wonderful 영화다.”라고 극찬했다.
타임지도 “〈멋진 인생〉은 미국 영화계에서 가장 영감을 주고 사랑받는 영화 중 하나로 널리 알려져 있다.”면서 “개봉 후 70년이 지난 지금, 이 영화는 미국의 고전 영화로서 확고한 입지를 가지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홀리데이 시즌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타임지는 개봉 이후 70년이나 지난 〈멋진 인생〉에 사람들이 변함없는 사랑을 보내는 까닭을 한 단어로 요약해서 설명해준다. ‘고전’이다. 타임지의 평언은, 인류가 아득한 세월 동안 추구해온 불변의 보편적 가치관이 영화 〈멋진 인생〉에 녹아 있다는 뜻이다.
조지 베일리 등 〈멋진 인생〉의 등장 인물들은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자발적 공동체를 결성한다. 그들이 만든 조직은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는 데 목표를 둔 협동조합이다. 돈을 모아서 집 한 채를 짓고, 순서에 따라 한 가족이 입주한다. 다시 돈을 모아서 두 번째 집을 완성하면 두 번째 가족이 ‘내 집’에 들어가서 오순도순 산다.
먼저 ‘내 집’을 소유한 가족이 집을 팔아버리고 종적을 감추면 모두가 함께 망하게 된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시도를 할 수 없는 사업이다. 하지만 인간이니까 가능하다. 우리는 만물의 영장 아닌가! 약속에 대한 믿음, 선의로 타인을 대하는 인간애는 인류 역사가 발전해온 밑바탕이었다.
그 따뜻한 시선을 〈멋진 인생〉은 영화의 바탕으로 삼았고, 70년 세월이 흘렀음에도 ‘고전’이 되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2014년 4월 16일 일어난 세월호 참사는 그와 너무나 다르다. 304명이나 되는 죄 없는 목숨이 수장되었다. 죽어가는 10대 학생들을 향해 누군가는 “가만히 있으라!”고 명령했고, “교통사고의 일종일 뿐”이라고 폄훼한 정치인은 여전히 국회의원이다.
세월호참사가족 누리집에 “아침에 눈을 뜨는 일이 가장 힘 든다. 아이가 없는 것을 확인해야 하니까.”라는 엄마의 목소리가 실려 있다. “진상 규명을 외친 정당이 왜 약속을 지키지 않나요? 무거운 돌이 심장 위에 얹힌 듯 답답해요.”라는 탄식도 있다. 우리나라는 ‘멋진 인생’이 불가능한 곳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