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정규시즌 1위팀 도로공사(13승 5패)와 4위 KGC인삼공사(7승 11패)의 경기가 오늘(1/13, 토) 대전에서 있었습니다.
3강 3약의 큰 틀이 굳어져가는 이번 2017-18 V-리그에서 그 두 그룹의 간격을 좁힐 수 있었던 중요한 경기, 한 번 되돌아 봅니다.
양팀의 스타팅 라인업은 불변, 견고하죠?
■ 오늘 경기 흐름 살펴보기
1세트, 양팀의 외국인 선수들이 나란히 공격을 주도하는 가운데, 도로공사에서는 이바나 선수 이외에도 국내 선수들을 두루 활용한 이효희 세터의 분배가 돋보였습니다. 경기 초반부터 정대영 & 배유나의 센터 공격에 문정원 선수까지 적절히 활용하며 도로공사가 초반 앞서나갔습니다. 반면 알레나 뿐이었던 KGC인삼공사는 1세트 중반 교체투입된 한송이 선수가 공격에서 힘을 보탰고, 지민경 선수까지 득점포를 가담하며 조금씩 점수차를 좁혀갔습니다.
결국 유희옥 선수의 2연속 서브득점으로 17 대 16 역전을 만들어낸 인삼공사였지만, 마지막 결정력이 아쉬웠습니다. 공격에서 확실한 마무리를 보여줘야했던 알레나 선수의 잔실수가 몇 차례 나왔고, 결국 1세트는 도로공사가 25 대 22로 가져갔습니다.
2세트는 고민지 선수의 서브득점에 (고민지 선수의 서브에서 파생된) 알레나 선수의 다이렉트킬 득점까지 나오며 인삼공사 출발이 좋았습니다. 이어서 세트 내내 양팀의 공방이 계속 되었고, 인삼공사의 알레나 & 한송이 콤비에 도로공사에서는 박정아 & 이바나 듀오가 맞섰습니다. 세트 중반엔 공격에서 박정아 선수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고, 20점대에 들어서서는 이바나 선수의 결정력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세트를 가져간 것은 인삼공사였습니다. 고민지 선수의 귀중한 서브득점으로 24 대 24 동점을 만든 인삼공사는 알레나 선수가 2연속 득점으로 세트를 마무리했습니다. 28 대 26, 인삼공사가 세트를 가져갑니다.
3세트에도 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양팀의 멋진 디그와 끈질긴 랠리가 계속되며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이바나 선수는 랠리 도중 발 디그(?)를 성공시킬뻔한 장면도 있었습니다.
양팀의 치열한 승부 속에 "잘하고 있는데 마무리가 안되고 있다"는 인삼공사 서남원 감독의 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선수들이 힘을 냈습니다. 3세트 중반 한수지와 알레나 선수의 연속 블로킹 성공으로 18 대 16을 만든 인삼공사는, 20점대에서도 한수지 선수의 속공득점 & 유희옥 선수의 다이렉트킬로 연이어 세트를 가져왔습니다(25 대 23). 3세트에만 15득점을 기록한 알레나 선수의 활약에 국내 선수들의 적절한 양념(?)이 더해지며 승기를 잡은 인삼공사입니다.
4세트는 도로공사가 승부의 균형을 맞췄네요. 인삼공사에서 알레나 선수가 4세트까지 47득점이나 기록하며 맹활약 해줬지만, 반대로 도로공사에는 세트 공격점유율 50%를 가져가준 박정아 선수가 있었습니다(오늘경기 24득점).
그리고 다시 한번 세트 후반의 집중력에서 도로공사 선수들이 앞섰습니다. 4세트 중,후반 이바나 선수의 서브득점에 이어진 블로킹 2방으로 승기를 잡은 도로공사는 25 대 21로 세트를 가져가며 5세트에 접어든 양팀입니다.
5세트에도 이어진 접전에서 빛난 것은 인삼공사의 블로킹이었습니다.
이바나 선수의 공격을 2연속 막아낸 한수지-알레나 콤비의 블로킹(10대7)에 14 대 12, 매치포인트를 만들어낸 유희옥 선수의 단독 블로킹까지... 세트스코어 3대2, 대어를 잡아낸 KGC인삼공사 선수들! 기뻐하던 선수들 모습 지켜보기에 참 흐뭇하였습니다.
■ Today's Best Player : KGC인삼공사 한송이 & 이재은 선수
오늘 경기, 개인 통산 1경기 최다득점기록을 경신(56득점, 공격성공률 47.22%)한 알레나 선수에 대한 칭찬은 더할 필요가 없죠. 지난시즌부터 KGC의 승리엔 항상 알레나 선수가 또 있어왔구요. 오늘 경기도 200점짜리 활약이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제 눈에 띈 또 다른 선수는 한송이 선수였습니다. 이전 소속팀 GS에 있을 땐 참 많이 비판하기도 했었는데, 오늘 경기에서는 본인 몫을 다했습니다. 채선아-고민지 선수 영입 이후 수비적인 부담을 많이 덜어낸 한송이 선수는 틈틈이 순도 높은 공격(11득점)을 보태줬으며, 몇 차례 인상적인 디그(10개)도 있었습니다. 그 흔했던 서브범실도 전혀 없었고요.
물론 오늘 경기도 알레나 선수가 경악할만한 공격점유율(59.67%)을 가져가긴 했지만, 한송이 선수가 이만큼만이라도 꾸준한 활약을 해준다면 인삼공사로서는 참 숨통이 조금 트일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항상 묵묵히 제역할을 다해내는 이재은 세터. 오늘 4세트 중반에 수비 도중 전광판에 부딪치며 부상을 입어 잠깐 코트를 비우기도 했었죠. 금방 복귀해 또 다시 전광판까지 거침없이 달려가는 투지 어린 수비를 칭찬해주고 싶었습니다.
■ Today's Worst Player : None
사실 패한 팀 도로공사의 플레이를 되짚어 봤을 때 그렇게 못한 선수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오늘 경기는 한 세트가 끝날 때마다 리뷰(오늘 경기 흐름)를 써놨었는데, 사실 결론만 마지막에 바뀌었을 뿐 어느 팀이 이겨도 이상할 것 없었던 경기였고요. 세트별 득점에서도 알 수 있지만 치열한 접전 중에 어느 한 팀이 '탁'하고 기회를 잡았고, 그 찰나의 집중력에서 각 세트별 승패가 갈렸습니다. 도로공사도 충분히 이길 수 있었고, 단지 마지막 1%가 부족했을 뿐입니다.
■ 그 외 주요 Point!
KGC인삼공사 선수들에 대해서는 앞서 언급했고. 도로공사 선수들에 대해 조금 이야기해 보려고요.
일단, 요즘 팬들이 박정아 선수에게 '슬로우 스타터'라는 별명을 붙이고, 오늘 중계진도 이에 대해 많이 언급하더라구요.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는 1세트 막판부터 경기 끝까지 꾸준한 공격력을 보여줬습니다. 이만한 득점과 공격점유율이면 합격인데, 아직도 중간중간에 보이는 박정아선수 표정이 어두워 참 안타깝습니다.
정대영-배유나 선수의 중앙속공(with 이효희)은 국내 여자배구에서 사기급 무기라고 생각하고요. 이에 상대적으로 정선아 선수가 오늘도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해 많이 또 안타까웠습니다. 중간중간에 원포인트 블로커로 투입되기는 한데, 무언가 보여줄 수 있는 시간 자체가 오늘도 전혀 없었습니다. 최근 부상복귀한 하혜진 선수는 그래도 후위에서 출전시간이 그래도 좀 있었는데... 앞으로 또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이바나 선수는 오늘도 33득점이나 해줬지만 알레나 선수의 56득점에 완전히 뭍혔고, 문정원 선수는 오늘 인삼공사에 수차례 서브득점을 헌납하면서 또 표정도 많이 어둡더군요. 체력적인 부담이 컸을까요? 많이 힘들어 보였습니다.
사실 각팀의 리베로를 포함해도 올시즌 리시브를 가장 많이 받아내고 있는 선수가 바로 문정원이죠. 오늘도 임명옥 리베로(20 시도)보다 3배 많은 75회의 리시브 시도가 있었고 37회 정확했습니다(성공률 49.33%). 오늘 경기 활약도 그리 나쁜 편은 아니었으나, 오늘 유독 상대에 서브에이스를 내주는 장면이 많이 잡혀 아쉬움이 남네요.
패배는 많이 아쉽겠지만, 그래도 도로공사 선수들도 멋진 경기 고맙습니다. 진짜 접전이었고, 또 수준 높은 경기였습니다.
오늘 경기 승부로 상위권과 하위권, 3위와 4위의 승점차는 9점으로 줄어들었고, 상위권(1~3위) 내 순위경쟁은 더욱 치열해졌습니다.
막판까지 멋지고 재미있는 시즌을 기대해봅니다. 감사합니다.
■ Today's Photo
오늘 경기 한송이 선수(왼쪽) 활약이 참 좋았고, 오지영 리베로(오른쪽)는 올시즌 내내 꾸준하게 잘해주고 있죠.
이효희 세터(왼쪽)는 지난 시즌 경기 외적인 이유로 참 비난 많이 했었는데, 진짜 경기력 하나는 작년이나 올해나 인정합니다.
박정아 선수(중앙)는 득점을 하든 못하든 요즘 표정이 많이 어두워 보입니다. 보기가 많이 안쓰럽네요.
최근 복귀한 하혜진 선수(No.1)는 천천히 조급해말고 비중을 높여 갔으면 합니다. (하 선수도 하 선수지만) 정선아 선수가 더 걱정...
개인적으로는 도로공사의 외국인선수였던 니콜 포셋 선수가 참 인상적이었는데, 알레나 당신이란 선수는 도대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