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베카 호른 REBECCA HORN 2007.5.18~8.19 로댕갤러리
독일의 대표적인 여성작가로 세계적으로도 명성을 쌓은 레베카 호른은 1970년대 초반부터 신체미술, 퍼포먼스, 설치, 조각 등 다양한 미술 형식들을 자유롭게 실험하고 영화, 문학, 연금술 등 미술 외적인 요소들을 적극 도입해 기존 미술의 장르적 경계를 뛰어 넘는 복합적이고 총체적인 작업을 진행해 왔다.
레베카 호른의 초기 퍼포먼스 작품들은 대부분 특별히 제작된 특이한 의상과 도구를 이용하여 신체적 자유를 속박하거나 신체 부분들을 연장, 또는 변형하여 신체적 경험을 확장하고, 신체를 통한 타인과의 소통의 가능성을 모색한 것들이다. 외부세계와 나 사이의 관계를 다양한 매개체들을 통해 관찰하고 탐색하는 이들 초기 작업은 심각한 폐질환으로 1년 가까이 요양소에 수용되어 있었던 작가의 경험과 무관하지 않다. 이후 초기 퍼포먼스를 기록하기 위해서만 사용되었던 비디오나 필름 제작은 극영화의 형식으로 발전한다. 1978년의<데어 아인탠저>, 1981년의 <라 페르디난다>, 1990년의 <버스터의 침실>등 레베카 호른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한 세편의 영화는 모두 전문적인 배우와 스텝을 동원한 장편의 극영화 형식을 취하고 있다. 한정된 특정 공간을 배경으로 외부와 내부세계를 대비하면서 작가는 일정한 인간 행위의 형식들, 두려움, 또는 긴장에 의해 분출되는 제식들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감정의 스펙트럼을 심리 영화의 형식을 빌려 담았다.
영화와 조각, 기계설치 형식과의 밀접한 연관성은 레베카 호른의 예술세계에 독특한 개성과 깊이를 부여하는 핵심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호른의 영화에는 인간적인 생명력과 감정이 부여된 다양한 기계 설치작품, 오브제들이 등장한다. 영화의 서사를 반영하고 해석하는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도록 고안되는 기계설치 작품들과 오브제들은이후 독립된 개별 작품으로 발전했다.
독일 국제교류처(ifa)가 기획한 이번 <레베카 호른> 전은 레베카 호른의 기계 설치 작품들과 초기 퍼포먼스 기록물들을 비롯하여 작가의 대표적인 장편영화 3편을 소개함으로써 다양한 미디어들의 강렬한 상호작용을 보여주는 작가의 작품세계를 회고적으로 일별해 볼 수 있는 기회이다. 이 전시가 탈 경계적인 포스트모더니즘 미술의 한 방향을 제시했을 뿐만 아니라 삶의 체험과 열린 감성의 직관에 의해 길어 올린 자신만의 언어로 현대미술의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 보인 레베카 호른의 예술세계를 만나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레베카 호른
* 작가소개
1944 독일 미켈슈타트 출생
1963 함부르크 시각예술학교에서 수학
1975 그녀의 영화 <베를린 - 아홉 개의 부분으로
이루어진 연습 : 멀리 물 속에서 사물에 대해 꿈꾸기>로 독일 비평상 수상
1977 글로컨가서 미술상, 쾰른 수상
1979 뵈트허스트라서 미술상, 브레멘 수상
1986 카셀 도큐멘타 상 수상
1988 <히드라의 숲, 공연하는 오스카 와일드>로 카네기 상, 카네기 인터내셔널,
피츠버그 수상
1989 베를린 미술학교에서 강의
1992 ‘Kaisering der Stadt Goslar’와 카를즈루헤 미디어 미술상 수상
2004 바넷 앤 애널리 상 수상, 뉴욕
2005 한스 몰펜터 상 수상, 슈투트가르트
2006 파이펜브록 조각 상 수상, 베를린
* 전시경력
1973 - 1989 다수 전시
1991 메뚜기들의 코러스 1 & 2, 갤러리 프랑크 앤 슐트, 베를린
버스터의 침실, 갤러리 엘리자베스 카우프만, 바젤
1992 달의 강, 에스파 포블레누 재단, 호텔 페닌슐러, 바르셀로나
1993 레베카 호른, 솔로몬 구겐하임 미술관, 뉴욕 : 스테델릭 반 아베뮤지엄,
아인트호벤,
1994 레베카 호른, 신 국립미술관, 베를린 : 쿤스트할레, 빈 : 테이트 갤러리,
서펀타인 갤러리, 런던
시베리안 까마귀의 도서관, 갤러리 쾨니흐, 비엔나
이름없는 자들을 위한 탑, 나쉬마르크트의 바로크 양식의 계단통, 비엔나
나무를 그리워하는 거북이, 마리안 굿맨 갤러리, 뉴욕
1995 레베카 호른, 뮤제 드 그라노블
악기들의 장례식, 갤러리 드 프랑스, 파리
레베카 호른, 파리 페스티발 도톤느, 살페티에의 샤펠 세인트 루이스, 파리 1996 돌들의 탄식,
갤러리 프랑크 앤 슐트, 베를린
1997 무한성의 섬광, 케스트너 협회, 하노버
탄식의 협주곡, 베니스 비엔날레, 베니스
1998 벌들의 행성 지도, 마리안 굿맨 갤러리, 뉴욕
밤의 거울, 슈톰른 유대 교회, 쾰른 근처
마음의 재단사, 갤러리 드 프랑스, 파리
1999 무수한 시간에 걸친 두더지들의 파괴적인 노력을 약화시키는 벌들의 식민지 - 부헨발트를 위한
콘서트, 파트 1 전차 보관소, 바이마르와 파트 2 바이마르 근처 쉴로스 에테르스부르크
2000 바위와 대양이 만나는 곳, 현대 미술 CGAC 센트로 갈레고,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까레 다르 - 현대 미술관, 님므
2001 아일랜드 현대 미술관, 더블린
2002 고래의 뱃 속에 갇힌 빛, 팔레 드 도쿄, 파리
2003 달 거울, 산 도밍고 이글레시아 수도원, 폴렌카, 마요르카
2004 고래의 뱃 속에 갇힌 빛, 에스 발루아르, 팔마, 마요르카
2005 신체 풍경, 벨렘 문화 재단, 리스본: 해이워드 갤러리, 런던
2006 레베카 호른. 드로잉, 조각, 설치, 필름 1964-2006, 마틴 그로피우스 바우, 베를린
*** 로댕갤러리 관람 안내 ***
개관시간
화요일 - 일요일, 10:00-18:00 (입장마감 17:30)
갤러리 음악회가 있는 목요일은 오후 9시까지 연장전시
* 월요일 휴관
입장요금
일 반 : 5,000
청소년: 3,000
20명 이상 단체 할인(일반단체: 3,000원/ 청소년: 2,000원)
버 스 / 주 차
지하철 :1, 2호선 시청역 하차, 8번 출구 (남대문 방면)에서 도보로 약 3분
버 스 : 시청경유 전노선, 시청 또는 삼성본관 앞 하차
주 차 : 삼성본관 지하 주차장 이용, 주차권 발급(1시간 무료주차)
주 소
서울시 중구 태평로 2가 삼성생명빌딩 1층
tel. 02-2259-7781~2 fax. 02-2259-7795
http://www.rodingallery.org
e-mail : rodin@rodingallery.org
[독일 현대미술가 레베카 호른 국내 개인전]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 독일 출신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레베카 호른(63)이 한국을 찾았다.
태평로 로댕갤러리에서 열리는 한국 첫 회고전(18-8월19일)을 앞두고 16일 기자회견을 연 호른이 "1970년대 초 퍼포먼스를 통해 미술계에 입문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듯 퍼포먼스에서 시작해 설치, 영상, 조각, 회화 등 각종 미술장르를 넘나든 작가다.
그의 초기 퍼포먼스 중 대표작이 유니콘이다. 키 큰 나체 여성이 띠를 몸에 감은 채 머리 위에 길고 흰 뿔을 매달고 걷는 모습이 담긴 환상적이고 신화적인 퍼포먼스는 무명의 독일 여성작가를 세계적인 스타로 만들었다.
깃털도 단골 소재다. 그는 "깃털은 육체의 연장이다. 깃털이나 머리카락은 사람이 죽어도 남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깃털처럼 육신을 연장하는 오브제로는 붕대, 거울, 가위도 사용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물감을 뿜어내는 청색 페인팅 기계도 사용했다.
이번 전시에서도 초기 퍼포먼스 영상 거울 속에서 만나는 방들에서 거울을 매단 옷을 입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여인, 깃털과 페인팅 기계를 볼 수 있다.
신체를 이용해 외부를 탐색하는 행위는 그의 단골 테마다. 또 허구와 실제상황, 현실과 비현실을 탐구한 초현실주의 영화같은 영상과 설치작품도 호른의 전형적인 작품들이다.
이 모든 개념적인 행위를 통해 그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그는 "2차대전 종전 직전에 태어나 폐허가 된 독일을 경험했다. 유대인 수용소였던 곳에서 작업한 적도 있다"며 "전쟁의 상처와 고통을 치유하고 화합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폴리에스테르나 유리섬유로 커다란 조각품을 만들다 폐에 이상이 생겨 요양소에서 지내던 시절부터 육체에 대한 탐구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의 작품에는 문학적인 상상력이 가득하다. 프랑스 괴짜작가 장 주네의 도둑일기에 심취했고, 프루스트, 카프카, 베케트를 탐독한 그는 퍼포먼스와 영상물에 모두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상징과 은유, 심리적 복선들을 깔았다.
한국에서도 많은 애호가 층을 거느리고 있는 그가 한국에서 회고전을 갖는 것은 처음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특별히 한국을 위해 새로 꾸미지는 않았지만 영화필름들을 늘어놓은 대표전시작품 시간은 흐른다는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한국의 작은 섬들을 생각하고 설치했다"고 말했다.
설치와 사진 20여점과 퍼포먼스 영상, 장편영화 3편이 상영된다. 관람료 5천원. ☎02-2259-7781.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