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의 새 식생활
홍우진(여,31,J어학원 강사)씨는 오후 3시부터 밤 9시 40분까지 초등학생에게 영어를 가르친다.
70분~80분 '인정사정없이'입을 열고 10분 쉬는 강행군이다.
지난 6월까지 홍씨는 대개 밤 10시 이후의 '더부룩한 만찬'을 했다.
7월 이후부터 홍씨는 오후 6시30분에 생식 한 봉지를 두유에 타 마시는 것으로 저녁을 떼운다.
아침 메뉴도 '밥과 국'에서 생식 한 그릇+ 과일 한개'로 바꿨다.
홍씨 남편 강태현(30, 메릴린치 서울지점 부장)씨의 아침 식단도 부인과 같아졌다.
업무상 회식이 있을때는 저녁에 '일반식'을 하지만, 약속이 없으면 '생식 한그릇'이다.
넉달동안 이 부부는 4~5kg씩의 몸무게와 설거지 거리를 잃었다.
홍씨는 지난 2월 둘째 예성이를 낳고 떠나보내지 못했던 뱃살과 얼굴의 뽀루지도 "보냈다". 대신 부부는 "움직이기 편해진 몸, 빠르고 색깔이 달라진 변, 건강에 대한 관심"을 얻었다.
1~2시간에서 10분으로 석식이 짧아지면서 나온 '보너스 시간'은 자료를 더 읽거나 영화 보는데 쓴다.
홍씨는 "친정어머니의 권유로 시작했다가 이제는 동료 강사들로부터 '생식 전도사'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말했다.
불에 조리한 '화식(火食)과 대비되는 생식(生食)은 '자연 그대로의 음식을 먹는다'는 의미, 생식 업체들이 4~4년전 곡물, 채소류의 동결 건조와 분말 포장으로 이를 상품화하면서 애당초 노린 수요층은 암(癌)등에 시달리는 만성질환자 였다.
하지만 홍, 강씨 부부처럼 '건강에 별 이상이 없는 2030들'사이에 요사이 '생식열풍'이 불고 있다.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는 '이롬 황성주 생식'의 경우, 6개월 이상 된 고객 중 20.3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작년 말 32.6%에서 올해 10월 말엔 48.9%로 늘어났다.
2030고객수는 9200여명에서 2만 3000여명으로 10개월만에 꼭 두배 반이 됐다.
대상, 풀무원 등 다른 업체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에 대해 생식 전문가 박미현(생명과학 연구소 팀장)씨는 "건강, 다이어트 간편함을 '일거삼득' 할
수 있다는 게 특히 30대 전문직 종사자와 맞벌이 부부, 독신족의 기호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해설한다.
고지혈증이나 당뇨처럼 '젊어지고 있는 성인병'에 생식이 효과가 있다는 실험 결과들도 한몫한다.
올해 초 연세대 의대 심장혈관센터 장양수 박사팀이 고지혈증 환자 18명에게 생식을 아침식사로 제공한 결과 3~6개월 후 이들의 체지방과 총 콜레스테롤 수치는 평균 2% 포인트 내려갔다.
최근 '살에게 말을 걸어봐'라는 책을 낸 한의사 이 유명호씨는 '고기 - 죽은 동물의 복수', '밀가루 - 얼마나 독하면 벌레도 안생길까', '빵 - 좋아하면 빵빵해진다.' , '라면 - 몸이 쓰레기통인가', ' 설탕 - 뼈를 깍는 아픔이 기다린다.' 는 말로 몸에 독이 되는 음식을 풀이하면서 '몸의 약'으로 생식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