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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 山中大地
1, 大地의 所在와 體相
爾時에 普賢菩薩이 復告大衆言하사대 諸佛子야 此世界海大輪圍山內의 所有大地가 一切皆以金剛所成이라 堅固莊嚴하야 不可沮壞며 淸淨平坦하야 無有高下하며 摩尼爲輪하고 衆寶爲藏하며 一切衆生의 種種形狀인 諸摩尼寶로 以爲間錯하며 散衆寶末하고 布以蓮華하며 香藏摩尼를 分置其間하며 諸莊嚴具가 充遍如雲호대 三世一切諸佛國土의 所有莊嚴으로 而爲校飾하며 摩尼妙寶로 以爲其網하야 普現如來의 所有境界가 如天帝網하야 於中布列하니 諸佛子야 此世界海地에 有如是等世界海微塵數莊嚴하니라
그때 보현보살이 다시 대중에게 말하였다. “모든 불자들이여, 이 세계바다의 대륜위산 안에 있는 대지는 모두 다 금강으로 되었으며, 견고한 장엄을 깨뜨릴 수 없으며, 청정하고 평탄해서 높고 낮음이 없으며, 마니로써 바퀴가 되고 여러 가지 보배로 장엄하였으며, 모든 중생의 갖가지 형상인 온갖 마니보배로 사이마다 꾸몄으며, 온갖 보배가루를 흩고 연꽃을 펴놓았으며, 향기를 머금은 마니를 그 사이에 나누어 두고 모든 장엄거리가 충만하여 구름 같은데, 삼세의 온갖 부처님 국토에 있는 장엄으로 아름답게 꾸몄으며, 마니의 묘한 보배로 그 그물이 되어 여래의 있는바 경계를 널리 나타내어 제석천의 그물처럼 그 가운데 펼쳐졌느니라. 모든 불자들이여, 이 세계바다 대지에 이와 같은 것들이 세계바다 미진수의 장엄이 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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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대지(山中大地)
*
산 가운데 큰 땅이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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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大地)의 소재(所在)와 체상(體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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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爾時)에 : 그 때에
보현보살(普賢菩薩)이
부고대중언(復告大衆言)하사대 : 다시 대중들에게 말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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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불자(諸佛子)야 : 모든 불자들이여
차세계해대륜위산내(此世界海大輪圍山內)의 : 이 세계에 대륜위산 안에
소유대지(所有大地)가 : 큰 땅이 있는데 그 땅은
일체개이금강소성(一切皆以金剛所成)이라 : 다이아몬드로 이루어졌더라.
그동안 내가 여러 수천 번을 말씀드리지만 ‘시성정각하시니 기지는 견고하야 금강소성이라’고 하였다. 깨닫고 보니 온 우주 전체가 다이아몬드로 이루어졌더라. 이 세상에 다이아몬드보다 더 좋은 물질이 있었다면 아마 그것으로써 표현했을 것이다. 그 당시에 있던 것으로는 다이아몬드가 제일이므로 이런 표현을 쓴 것이다 지금도 다이아몬드가 제일이긴 하다.
견고장엄(堅固莊嚴)하야 :장엄이 견고하게 되어서
불가저괴(不可沮壞)며 : 도저히 무너뜨릴 수가 없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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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평탄(淸淨平坦)하야 :깨끗하고 평탄해서
무유고하(無有高下)하며 : 높고 낮은 것이 없다. 전부 끝없이 펼쳐져 있는 평원이더라.
마니위륜(摩尼爲輪)하고 : 마니로써 둘레가 되었고
중보위장(衆寶爲藏)하며 :그 둘레 안에는 온갖 보석이 꽉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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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중생(一切衆生)의: 일체중생이
종종형상(種種形狀)인 : 한 가지 모양으로만 있으면 안 된다. 종종형상인
제마니보(諸摩尼寶)로 : 마니보배로 보인다. 일체중생이 전부 가지가지로 세상에 둘도 없이 값지고 소중한 존재로 보인다.
‘중생의 형상’이라고 하는 것이 참 묘하다. 아무리 한 뱃속에서 쌍둥이로 태어나도 같은 이가 없듯이 그야말로 종종 형상이다.
이위간착(以爲間錯)하며 : 사이사이마다 거기에 놓여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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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보말(散衆寶末)하고 : 온갖 보석 가루를 흩고
포이연화(布以蓮華)하며 : 연꽃으로써 펼쳐놓았고
향장마니(香藏摩尼)를 :향이 가득 담겨있어서 풍기고 있는 마니로써
분치기간(分置其間)하며 : 사이사이마다 나누어서 안치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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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장엄구(諸莊嚴具)가 :온갖 장엄구들이
충변여운(充遍如雲)호대 : 가득차서 구름과 같다.
우리는 얼른 봐서 ‘구름은 저 하늘 높은 데에 떠있는데 그것이 몇 푼어치가 된다고 무슨 구름과 같다고 할까’ 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인도의 구름은 다르다.
인도에서 우기에 구름은 손을 뻗으면 바로 닿을 듯이 몰려든다. 그 구름 두께가 얼마나 두꺼운지 몇 날 며칠을 비를 퍼부어도 걷히지가 않는다. 그래서 홍수가 졌다 하면 감당을 못한다. 그런 것들도 법화경 약초유품에서 아름답게 문학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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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세일체제불국토(三世一切諸佛國土)의
소유장엄(所有莊嚴)으로
이위교식(而爲校飾)하며 :교식이라고 하는 것도 장엄하고 꾸몄다고 하는 말이다.
마니묘보(摩尼妙寶)로 : 마니묘보로써
이위기망(以爲其網)하야 :그물을 만들어서 곳곳에 드리웠고.
그물이 자주 나오는데 이것도 일종의 장엄구이다. 초파일이나 좋은 행사가 있을 때 그 행사가 장엄하게 되려면 다라니라도 걸어서 그물처럼 드리워 놓아야지 행사를 하는 것 같다. 어느 절은 가보니, 장막을 치듯 등을 달아서 뒤에 보아서는 안 될 것들을 감추어 놓은 곳도 있었다. 그물이 그렇게 많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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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현여래(普現如來)의 : 보현여래의
소유경계(所有境界)가 : 있는 바 경계가
여천제망(如天帝網)하야 : 제석천의 그물과 같이 널리 나타나서. 그물하면 제석천의 궁전을 장엄하기 위해서 덮고 있는 그 그물이 제일이다. 그 그물은 전부 다이아몬드로 짜놓았다. 실도 다이아몬드이고 사이사이에 달려있는 구슬도 다이아몬드이다. 제망중중이다. 사실 이 세계는 제망중중이다.
청양국사가 그런 표현도 했는데 중중 중중 중중하고 무진 무진 무진한 것이 이 세상이고 그대로 화장장엄세계이다.
어중포열(於中布列)하니 : 제석천의 그물들이 그 가운데 펼쳐져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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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불자(諸佛子)야 : 모든 불자야
차세계해지(此世界海地)에 : 이 세계해지에
유여시등세계해미진수장엄(有如是等世界海微塵數莊嚴)하니라 :이와 같은 등이 세계해 미진수 장엄이 또 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해놓고도 다 이야기를 못해서 꼭 끝에는 결통무진(結通無盡)이라고 과목을 치는데 다함이 없다는 것을 이렇게 표현한다.
깨달은 사람의 눈으로 보면 어디 한 지역만 그런 것이 아니다.
눈 뜬 사람의 눈으로 보면 어느 세계, 어느 나라에 가더라도 신기하고 볼 것이 많다.
그런데 눈 감은 사람이 본다면 아프리카에 가도, 미국에 가도, 나이아가라 폭포를 봐도, 이과수 폭포를 봐도 그냥 캄캄할 뿐이다.
우리는 이러한 성인의 위대한 경전의 가르침을 통해서 그래도 간접적으로 실눈이라도 떠 보는 것이다.
2, 重頌
爾時에 普賢菩薩이 欲重宣其義하사 承佛神力하사 觀察十方하고 而說偈言하사대
이때 보현보살이 그 뜻을 거듭 펴려고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어 시방을 관찰하고 게송을 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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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송(重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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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爾時)에
보현보살(普賢菩薩)이
욕중선기의(欲重宣其義)하사
승불신력(承佛神力)하사
관찰시방(觀察十方)하고
이설게언(而說偈言)하사대
(1) 大地의 體相
其地平坦極淸淨하고 安住堅固無能壞라
摩尼處處以爲嚴이요 衆寶於中相間錯이로다
金剛爲地甚可悅하니 寶輪寶網具莊嚴이라
蓮華布上皆圓滿하고 妙衣彌布悉周遍이로다
菩薩天冠寶瓔珞을 悉布其地爲嚴好하고
栴檀摩尼普散中하니 咸舒離垢妙光明이로다
寶華發焰出妙光하니 光焰如雲照一切라
散此妙華及衆寶하야 普覆於地爲嚴飾이로다
密雲興布滿十方하니 廣大光明無有盡이라
普至十方一切土하야 演說如來甘露法이로다
一切佛願摩尼內에 普現無邊廣大劫하니
最勝智者昔所行을 於此寶中無不見이로다
其地所有摩尼寶에 一切佛刹咸來入하며
彼諸佛刹一一塵에 一切國土亦入中이로다
그 땅은 평탄하여 지극히 청정하고
견고하게 안주하여 깨뜨릴 수 없어
마니로써 곳곳에 장엄하였고
온갖 보배로 그 가운데 사이사이 꾸몄네
금강으로 땅이 되어 매우 즐겁고
보배바퀴 보배그물로 장엄 갖추어
연꽃이 위에 퍼져 다 원만하며
묘한 웃음 가득 덮어 다 두루하네
보살의 하늘관(冠)과 보배영락으로
그 땅에 모두 펴서 곱게 꾸미고
전단과 마니로 널리 흩으니
때 없는 묘한 광명 모두 펴도다
보배 꽃이 불꽃 내어 묘한 광명 쏟으니
광명 빛이 구름처럼 모든 것을 비추고
이 묘한 꽃과 온갖 보배를 흩어서
그 땅을 널리 덮어 장엄 하도다
짙은 구름 일어나서 시방에 가득하니
넓고 큰 광명 다함이 없네
시방의 모든 국토에 널리 이르러
여래의 감로법을 연설 하도다
모든 부처님의 서원(誓願)이 마니 속에서
끝없고 광대한 겁 동안 두루 나타나니
가장 훌륭하신 지자(智者)의 옛적 행한 것을
이보배 속에서 다 보도다
그 땅에 있는 마니보배에
모든 부처님 세계가 다 들어오며
그 모든 부처님 세계의 낱낱 티끌에
모든 국토가 도 그 속에 들어가네
*
대지(大地)의 체상(體相) : 땅의 세상
*1
기지평탄극청정(其地平坦極淸淨)하고 : 그 땅은 평탄해서 지극히 청정하다. 청정이라는 말은 참 의미가 많다. 아름답고 뛰어나서 뭐라고 말 할 수 없을 때 청정이라고 표현한다. 극청정이라고 했으니 말로 다할 수 없는 깨끗함을 말한다.
안주견고무능괴(安住堅固無能壞)라 : 안주한 것이 견고해서 능히 무너뜨릴 수 없더라.
마니처처이위엄(摩尼處處以爲嚴)이요 :마니가 곳곳에서 장엄이 되어 있고
중보어중상간착(衆寶於中相間錯)이로다 : 온갖 보배들, 온갖 보석이라는 보석은 다 이 가운데 사이사이에 장엄을 했다. 한 가지만 장엄을 해 놓으면 지루하고 심심하다.
*2
금강위지심가열(金剛爲地甚可悅)하니 : 다이아몬드로써 땅이 되어서 매우 기쁘고 즐겁게 보이니
보륜보망구장엄(寶輪寶網具莊嚴)이라 : 보배둘레와 보배 그물들이 함께 장엄되었더라.
연화포상개원만(蓮華布上皆圓滿)하고 : 연꽃이 위에 펼쳐져서 다 원만하고
묘의미포실주변(妙衣彌布悉周遍)이로다 :아름다운 천이 가득히 덮여서 두루 해 있다. 옷이라고 하면 덮기가 곤란하기 때문에 여기도 의(衣)를 천이라고 해야 이야기가 된다.
*3
보살천관보영락(菩薩天冠寶瓔珞)을 : 보배와 영락으로 되어 있는 보살천관을. 천관이란 보살이 쓰는 관이다.
실포기지위엄호(悉布其地爲嚴好)하고 : 모두 그 땅에 펼쳐서 아주 아름답게 장엄을 하고
전단마니보산중(栴檀摩尼普散中)하니 : 전단 마니로써 널리 그 가운데 흩어놓았으니
함서이구묘광명(咸舒離垢妙光明)이로다 : 다 때를 여읜 아름다운 광명을 펼치고 있더라.
*4
보화발염출묘광(寶華發焰出妙光)하니 : 아름다운 꽃이 불꽃을 발하고 묘한 광명을 내니
광염여운조일체(光焰如雲照一切)라 :불꽃처럼 빛나는 광명이 구름과 같이 많다. 이럴 때 운(雲)자는 구름과 같아서 일체를 비춤이라.
산차묘화급중보(散此妙華及衆寶)하야: 이 아름다운 꽃과 온갖 보석들을 흩어서
보부어지위엄식(普覆於地爲嚴飾)이로다 :땅에 널리 덮어서 장엄을 했더라.
*5
밀운흥포만시방(密雲興布滿十方)하니 : 빽빽한 구름이 가득히 일어서 시방을 가득 채웠으니
광대광명무유진(廣大光明無有盡)이라 : 광대한 광명이 다함이 없더라.
보지시방일체토(普至十方一切土)하야 : 시방일체토에 광대한 광명이 곳곳에 이르러서
연설여래감로법(演說如來甘露法)이로다 : 여래의 감로법을 연설하더라.
구름이 펼쳐져 있고 빛이 나는데 그대로가 여래의 감로법이다.
온갖 시냇물소리가 모두 부처님의 광장설법이라고 했듯이, 소리만 광장설법이 아니고 온 시방 모든 존재가 그 모습 그대로 다 여래의 감로법을 연설하는 것이다.
*6
일체불원마니내(一切佛願摩尼內)에 :일체 부처님의 원이 그 마니구슬 안에
보현무변광대겁(普現無邊廣大劫)하니: 끝없는 세월동안 널리 나타내고 있으니
최승지자석소행(最勝智者昔所行)을 :가장 수승한 지혜로운 사람이 옛날에 행한 바를. 내가 최승불교라는 표현을 하는데 가장 수승한 불교가 과연 무엇일까. 여기에선 최승지자라고 했다. 최승지자란 가장 우수한 사람, 가장 뛰어난 지혜를 가진 사람, 깨달은 사람이다. 곧 부처님이다.
그 사람이 옛날에 행한 바를
어차보중무불견(於此寶中無不見)이로다 :이 보석 속에서 다 볼 수 있다. 부처님이 과거에 무슨 보살행을 했고, 어떤 수행을 했는가를 이 보석 속에서 다 보인다. 신기한 일이 아닌가.
이러한 이야기를 의상스님은 법성게에서 ‘일미진중함시방(一微塵中含十方)’이라고 하였다. 한 먼지 속에 시방세계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가 하는 것까지 다 표현되어 있다.
공간적인 것만 그런 것이 아니다. 시간적인 것 역시 ‘일념즉시무량겁(一念卽是無量劫)’이라고 표현하였다. 한순간 속에 한량없는 세월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익히 잘 외우는 법성게이지만 법성게야말로 화엄의 도리를 제대로 표현했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옛날부터 ‘의상스님의 법성게는 뛰어난 글이다’라고 눈 밝은 사람들의 칭찬이 이루 말할 수 없다.
*7
기지소유마니보(其地所有摩尼寶)에 : 그 땅에 있는 바 마니보석에
일체불찰함내입(一切佛刹咸來入)하며 : 일체 부처님 세계가 다 와서 그 속에 들어오며
피제불찰일일진(彼諸佛刹一一塵)에 : 저 모든 부처님 세계의 낱낱 먼지에
일체국토역입중(一切國土亦入中)이로다 :일체 국토가 다 동등하게 그러하다.
‘일미진중함시방(一微塵中含十方) 일체진중역여시 (一切塵中亦如是)’라고 하였다. 어떤 특정한 한 먼지에만 시방세계가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낱낱 먼지마다 동등하게 그렇다. 그것이 바로 피제불찰일일진에 일체국토역입중이다. 일체국토가 또한 낱낱 먼지 가운데 포함되어 있더라는 것이다.
이것을 교리적인 용어로는 법계연기라고 한다. 그렇게 낱낱이 설명하면 격도 낮고 감동은 적어지지만 옛 화엄학자들이 그런 표현을 한 것은 온 우주 법계는 전부 그렇게 연기의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이 그러하고, 일체가 다 그렇기 때문에 전체를 다 들어서 ‘법계연기’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다.
(2) 道場自在
妙寶莊嚴華藏界에 菩薩遊行遍十方하야
演說大士諸弘願하니 此是道場自在力이로다
摩尼妙寶莊嚴地에 放淨光明備衆飾하야
充滿法界等虛空하니 佛力自然如是現이로다
諸有修治普賢願하야 入佛境界大智人은
能知於此刹海中에 如是一切諸神變이로다
묘한 보배로 화장세계를 장엄하고
보살들이 온 시방에 노닐어서
대사(大士)의 모든 큰 서원 연설하니
이것은 도량의 자재한 힘이로다
마니의 묘한 보배로 땅을 장엄함에
깨끗한 광명 놓아 온갖 장식 다 갖추고
법계에 가득 채워 허공과 같게 하니
부처님의 힘이 자연히 이와 같이 나타났네
여러 세상에서 보현의 원을 닦아서
부처님의 경계에 들어간 큰 지혜 있는 사람은
능히 이 세계바다 가운데에
이러한 온갖 신통변화를 알도다
*
도량자재(道場自在) : 도량의 자재한 힘
*8
묘보장엄화장계(妙寶莊嚴華藏界)에 : 아름다운 보석으로 장엄한 화장장엄 세계에
보살유행변시방(菩薩遊行遍十方)하야 :보살이 한 두 사람이 아니라 시방세계에 꽉꽉 차있다.
아무리 아름다운 세계라 하더라도 거기에 사람이 없으면 재미가 없고 아무런 맛이 없다. 황금으로 빌딩을 짓는다 해도 사람이 없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여기도 보면 보살유행변시방이라고 하였다. 보살은 불교에서 말하는 가장 이상적인 사람이다. 가장 사람답고, 선량한 사람이다. 남을 위해서만 살고, 좋은 일만 하는 아주 총명한 사람이 보살이다.
그러한 보살이 아름다운 보석으로 장엄되어 있는 화장장엄세계에 다니는데
연설대사제홍원(演說大士諸弘願)하니: 보살들의 큰 원을 연설한다. 보살을 대사라고도 번역을 한다. 보살이 돌아다니기만 하고 진리의 말씀이 없다면 또 아무것도 아니다. 대사 보살들의 큰 원을 우리는 사홍서원이라고 하는데 그것이 바로 보현행원이다. 그것을 연설한다. 이런 데서도 화엄경의 주된 뜻은 보현행원에 있다는 것이 드러난다.
과거스님들은 화엄의 우수성을 법계연기, 즉 ‘일미진중 함시방(一微塵中含十方) 일중일체다즉일(一中一切多卽一)’에서만 찾았는데 나는 화엄의 주된 뜻이 보현행원에 있다고 본다.
*9
차시도량자재력(此是道場自在力)이로다 : 이것은 이 도량이 자재한 힘이다.
마니묘보장엄지(摩尼妙寶莊嚴地)에 : 마니의 아름다운 보석으로 장엄한 그 땅에
방정광명비중식(放淨光明備衆飾)하야 : 온갖 청정한 광명을 놓아서 온갖 꾸밀 거리를 갖추었다. 요즘은 곳곳에서 등 축제며 불꽃축제를 한다. 다리를 놓고도 등이나 빛으로 아름답게 치장한다. 온갖 꾸밀 거리를 전부 광명으로 꾸민다고 하는 이 구절과 같다. 빛을 이용해서 아름답게 하는 일들이 모두 화장장엄 세계를 닮아가는 일이다.
충만법계등허공(充滿法界等虛空)하니 : 법계에 충만한 것이 허공처럼 많다.
불력자연여시현(佛力自然如是現)이로다 :부처님의 힘은 자연스럽게 저절로 이와 같이 나타났다.
이것 역시 불꽃을 쏘아올리고 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 있는 그 모습 그 대로 털 끝 하나 움직이지 아니하는 상태에서 이렇게 비춰지는 것이고, 보여 지는 것이다. 제대로 진리의 눈을 뜬 사람에게는 이렇게 보여진다. 진리를 꿰뚫어 보는 그 안목이 불력이다. 그러한 안목이 부처의 힘이니까 자연히 이와 같이 나타난다.
*10
제유수치보현원(諸有修治普賢願)하야 : 지옥 아귀 축생 인도 천도 아수라 할 것 없이 온갖 존재, 온갖 육도에서 보현행원을 닦아서.
또 보현원이 나왔다. 보현행원의 첫 번째 항목은 예경제불이다. 모든 생명, 모든 존재를 부처님으로 예경하여 받는다는 것이다.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일체 사람, 일체 생명, 일체 존재, 두두 물물을 전부 부처님으로 예경한다는 뜻이다. 보현행원의 열 가지 중에 이 하나면 다이다. 예경제불 하나면 나머지 아홉 개는 저절로 따라가게 되어 있다. 보현행원은 간단명료하지만 정말 깊이 있고 대단하다. 온갖 육도에서 보현행원을 닦아서
입불경계대지인(入佛境界大智人)은 :부처의 경계에 들어간 큰 지혜를 가진 사람은
능지어차찰해중(能知於此刹海中)에 :능히 이 세계해 가운데서
여시일체제신변(如是一切諸神變)이로다: 이와 같은 일체 모든 신통변화를 안다.
그대로 신통변화이다. 정말 자세히 뜯어보면 두두물물 사물 하나하나 그 무엇도 신통변화 아닌 것이 없다. 정말 기기묘묘하다. 그리고 그 기기묘묘한 것을 다 안다. 불 경계에 들어간 지혜 있는 사람은 이와 같은 모든 신통변화를 안다.
*
우리가 자꾸 이런 성인의 가르침을 훈습하고 공부하고 눈을 뜨면 뜰수록 세상이 신기하게 보이고 아름답게 보인다. 인생이 긍정적이고 희망적으로 보인다. 공부 많이 하시고 선천적으로 총명한 청량국사께서 이런 것을 하나하나 보시고 ‘내가 죽을 곳을 여기서 얻었구나 [득기사소(得其死所)]’라고 한 것이다. 죽음이라는 말은 함부로 쓰는 것이 아니고 함부로 쓰지도 않는다. 그런데 ‘내 죽을 곳을 얻었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그야말로 자기 가치관의 극적인 표현이다. 나처럼 말세의 어리석은 사람이 봐도 화엄경은 대단한데 이것을 제대로 음미하고 그 깊은 의미를 제대로 깨달아 아는 분이기 때문에 그런 표현을 한 것이다.
박수소리
하강례
내 살아가는 이 일, 부처님의 뜻에 맞는 일
화엄산림 1부 공부가 끝나자 스님들은 하강례를 올렸다.
모두 서둘러 공부 탁자를 착착 마주 붙이고 다과회 자리를 만드셨다.
모두 일어나 가사를 다시 수하시고 큰스님을 기다렸다.
69회 생신을 축하드리는 3단 케잌에 촛불이 켜졌다.
올 해는 한결같이 ‘사랑하는 큰스님’대신 ‘존경하는 큰스님 생신 축하합니다’라고 가사를 맞춰 불렀다. 촛불을 끄실 때는 스님들도 모두 아이같이 기뻐하셨다. 큰 박수소리.
“큰스님께서 날마다 즐겨 쓰시도록” “큰스님 지금도 깔끔하신데 더욱 깔끔해지시라고 전기면도기 선물을 준비했습니다.”라고 입승스님께서 알려주셔서 모두 웃었다.
“아무쪼록 큰스님 늘 건강하시고, 저희들 늘 지켜봐주시고, 또 저희들 열심히 따라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입승스님께서 대표로 말씀하셨다.
꽃을 올리고 큰스님의 말씀을 들었다. 큰스님 말씀을 원문그대로 조각조각 나누어서 정리했더니 다음과 같은 말씀이었다.
“저는 그대로 내 할 일 하면서 그저 살아가는 그 모습 뿐인데”
“다행히 내 살아가는 이 일이 부처님 뜻에 맞고 불교에 맞는 것으로 인정을 받게 되고 그것은 스님들이 이렇게 오셔서 정법을 공부하겠다고 하는 이것으로써 증명이 되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부처님께 귀의해서 출가한 의무를 내 나름대로 충실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면서”
“우리가 감사 감사 감사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근래에 와서 부쩍 저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리고 모든 사물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문득 나더라고요.”
“매사에 감사하는 것”
“처음 듣는 이야기도 아니고 모르는 이야기도 아닌데 살다보니까 모든 사람, 모든 인연들, 나를 기쁘게 한 사람도 감사한 사람이고, 나를 화나게 한 사람도 따지고 보니까 그게 결과적으로 내한테 또 다른 쪽으로 소득이 있어요.”
“나를 뉘우치게 한다든지 다음엔 절대 안 그래야지 한다든지 그래서 심지어 화나게 한 사람까지도 나중에는 감사한 사람으로 정말 고마운 사람으로 비쳐져요. 실지로 그렇게 느껴진다고요.”
“더구나 이 자리에 저에게 힘을 주고 많은 시간을 들여가면서 그 먼 거리를 여기 많은 스님들이 와서 이렇게 화엄회상을 성대하게”
“매달 매달 화엄축제를 베풀어주는 여러 스님들에게 너무너무 감사하고 고마운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내가 혹 스님들의 얼굴을 기억 못하고 이름을 기억 못하고 소홀히 대한다 하더라도 제 본심은 그게 아니라고 하는 것, 꼭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고.”
“아울러서 우리를 편안히 공부할 수 있게 하고 음식도 뒤에서 보이지 않게 열심히 준비하고 또 뒤처리 얼마나 많습니까. 이런 일 매달매달 줄기차게 그렇게 오셔서 해주는 후원회 봉사자 여러분들에게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는 뜻을 이 자리를 빌어서 전합니다.”
“우리 그분들에게 박수”
“고맙습니다.”
말씀을 마치시고도 오래도록 일일이 소임 맡은 여러 분들을 열거 하시며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셨다. 큰스님의 마침 말씀은 “대단히 감사합니다.”라는 말씀이셨다.
축하 공연으로 하모니카 연주가 있었다.
“축하 하모니카를 불어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동심으로 돌아가 몇 곡만 부르겠습니다.”
큰스님께서 늘 ‘재사스님’이라고 부르시면서 ‘재주 많으신 스님’이라고 설명해주시는 부산 수도사에 계신 스님이 연주를 맡으셨다.
첫 곡은 패티 김의 이별이었다. ‘어쩌다 생각이 나겠지. 둥근달을 쳐다보면서. 그렇게 사랑했던 기억을 잊을 수는 없을거야.’ 아직 이별하지 않은 사람들이 모두 함께 다과를 나누며 음미하는 이별노래는 달콤하고 살짝만 가슴이 아프게 분위기 있었다.
곧이어 하모니카 하면 떠오르는 노래, 오빠생각을 연주하셨다. ‘뜸북 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스님들이 허밍으로 따라하셨다. ‘비단 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아름다운 이 노래를 음미할 때 ‘가을에 하모니카는 난 싫다.’하시며 눈물 글썽이는 보살님도 계셨다.
앵콜곡으로는 섬집아기를 연주하셨다. ‘엄마’라는 말과 ‘아기’라는 말이 들어있기 때문인지 잠시 허공을 보는 스님들도 여러 분 계셨다.
섬세한 선곡이었다. 연주는 더더욱 멋있었다. 끝나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을 읽으셨는지 다과회가 파하고 자리를 정리할 때에도 하모니카를 연주해 주셨다.
‘해당화 피고 지는 섬마을에 철새 따라 찾아오신 섬마을 선생님’ 스님들이 책상을 정리하며 하모니카에 맞춰 노래로 따라 부르셨다.
시간이 또 이렇게 ‘그리움을 별처럼 쌓아놓고’ 흘러가버렸다.
스님들은 오늘 큰스님께 삼배를 올리고 같은 말씀을 하셨다.
“큰스님 생신을 감축드립니다. 만수무강 하십시오.” 간절한 것은 이렇게나 간결했다.
밝고 맑고 즐거운 생신날
모두가 웃으며 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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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_()()()_
매사에 감사하는 것...고맙습니다 혜명화 보살님~ ()()()
깨달은 사람, 눈을 뜬 사람의 눈으로 보면 어디 한 지역만 그런 것이 아니라 어느 세계, 어느 나라에 가더라도 신기하고 볼 것이 많다. 매사에 감사하고 긍정적으로... 헤명화 님, 늘 그렇지만 아름다운 글 고맙습니다^^_()()()_
“아무쪼록 큰스님 늘 건강하시고, 저희들 늘 지켜봐주시고, 또 저희들 열심히 따라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같은 마음입니다, 고맙습니다_()()()_
언제나 건강하신 모습 세세생생 보고싶습니다...나무대방광불화엄경,,,
아무쪼록 큰스님 늘 건강하시고, 저희들 늘 지켜봐주시고, 또 저희들 열심히 따라가도록 하겠습니다...고맙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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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고맙고 고맙습니다. _()()()_
감사감사감사합니다.큰스님 그리고 혜명화님_()()()_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큰스님 지금도 깔끔하신데 더욱 깔끔해지시라고" 어른스님의 恩惠는 白骨難忘이옵니다. 법체 강령하시옵소서._()()()_
매사에 감사하는 것,,,_()()()_
고맙습니다..._()()()_
대방광불화엄경 대방광불화엄경 대방광불화엄경
큰스님 언제나 늘 지금처럼 꽃같은 모습으로 가르침 주세요... 열심히 열공하겠습니다.
나무 대방광불화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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