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지마을 부연동(釜淵洞)
이번에는 강원도 최대의 오지마을인 부연동(釜淵洞) 가마소를 다녀왔다.
월정사가 있는 오대산 국립공원의 북쪽에
위치한 산속마을인데 진부에서 6번국도로 진고개를 넘어간후
송천약수를 지나 좌회전하여 양양으로 가는 59번
도로를 타고 깊이 들어가면 도착하는 작은마을이다.
그런데 우리는 양평-홍천-인제를 거쳐 내설악을 지나 한계령을
넘어 양양에 도착한후
거꾸로 양양에서 59번도로를 타고 탁장사마을을 지나 부연동에
도착하는 코스를 이용하였다.
그리고 서울로 돌아올때는 낙산사를 둘러본후 강릉으로 내려와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오는 코스를 택하였다.
<붉은색이 서울에서 넘어 간 코스....
파란색은 서울로 돌아 온 코스...>
가마소의 유래는 이
마을 한곳에 가마솥처럼 생긴 소(沼)가 있다하여 가마소라 이름 지었다 하며
이 소(沼)에서
쇠죽을 끓여 구용소(궁이소, 가마소 바로 밑에 있으며 소여물을 끓여 담는 궁이처럼 길게 생긴 소)에 다 부어 소가 먹게 했다는 전설과
함께 옛날 마을이 번창 했을 때 북쪽 마을인 어성전 마을 사람들이 이곳에 와 고기를 잡아가자 이를 막기 위해 어성전 경계 부근에 있는
가짜소를 가마소라 부르게 했는데 지금도 이 가짜소를 아랫 가마소라 부른다고 한다.
가마소/부연약수로부터 신왕초교 부연분교까지 약 4.2㎞구간을 ‘97.06.17일자로 마을관리 휴양지로 지정하였으며
10동의 통나무집을 지어 산촌체험마을을 운영하고 있어
숙박시설이 편리한 곳이기도 하다.
<통나무집.....한동을 빌리는데
8만원이다>
이 산촌체험마을의 통나무집들은 부연약수터 앞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방인혁씨가 관리하고 있었는데
강릉시에서 단지를 건설한후 주민에게 관리권을 부여한듯 하였다.
(033-661-0975, 6671)
오후 2시쯤 도착한 우리는 방인혁씨 식당에서 점심으로
곤드레밥(1인분 8천원)을 시켜먹었다.
밑반찬으로 취나물과 곤드레나물, 묵무침, 버섯, 깻잎등 소박한
반찬들이 나오고 밥은 나물과 함께 비벼서 나온다.
여행에서의 즐거움... 먹걸이 아니던가?... 부침개와
동동주도 함께 시켜 먹었다.
<곤드레밥 상차림....
>
■
부연 약수(藥水)
부연약수는 식당 바로 뒷편을 흐르는 계곡물 옆에 있었는데
바위틈에서 많지는 않으나 끊임없이
솟아오르고 있었으며
강한 탄산과 철분의 독특한 맛이 느껴짐은 오색약수와 비슷한
느낌이었고 역시 주변이 벌겋게 철분 물이 들어보였다.
그러나 병이나 플래스틱통 등에 담아두면 이틀이 지나지 않아
붉은 색으로 변색되므로 먼 곳까지 옮길 수 없다고 하며
소화가 잘 안되거나 술마신 다음 숙취해소에 도움이
되고, 신경통, 눈병 등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부연약수>
■ 부연동(釜淵洞)
가마소
약수터에서 가마소 또한 그리 멀지 않았다.
약수터가 식당의 뒷쪽이라면 가마소는 앞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냇물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면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또다른 식당과 민가를 지나가니 넓게 펼쳐진 밭... 취나물이
심어진 취밭이 나타난다.
이곳에서는 대부분의 취나물을 이렇게 밭에서 재배하고
있었다.
<취 밭...>
이윽고 개울을 만나 징검다리를 건너고 거슬러 올라가기를
십여분...
마침내 가마소가 나타난다.
가마솥처럼 생긴 소(沼)....
가마소...
부연동(釜淵洞)이라는 마을이름도 결국은
'솥 부(釜) 연못 연(淵)'이니 가마소
마을이라는 얘기가 된다.
■ 폭포를 찾아서...
부연 약수터와 가마소를 둘러보고 나니 다소 시시(?)하다는
느낌...
오지마을만의 그 무엇을 느끼기에는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수터에서 차를 타고 분교까지 이동한후 그곳에서 30분 남짓 개울을
따라... 숲속길을 걷는 트래킹을 하였다.
입구에 서있는 보호수...높이가 25m에 달하고 나이가 500살이 넘은
소나무이다.
산이 깊고 높아 농사지을 평지가 별로 없는 이곳...
예전에는 화전민도 살았다지만 지금은 찾아 볼 수 없고, 그동안 밭을
갈면서 수없이 솎아내고 걷어내었을 돌멩이들이
밭고랑 옆에 산을 이루고 쌓여있다. 마치
성황당처럼~~
개울물을 건너야하기에 이곳에서도 할수없이 징검다리를
건넜다.
계곡물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으로 바라보았다.
그런데 자세히 둘러보니 이곳도 지난 2003년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매미가 할퀴고 간 상처에 아직도 신음하고 있었으며
그 다음에 지나간 태풍 루사에 의한 피해가 겹쳐서 많이 부서지고 무너진
모습이어서 안스러웠다.
조금 올라가다가 이내 숲속길로 접어들었는데 쭉쭉- 뻗은 삼나무 숲길이
시원하다....
비로소 오지마을에 찾아온 느낌이 든다.
숲속길을 걷다보면 숨겨진 보물찾기처럼 조촐한 너와집 한채를 발견할수
있다.
약초를 캐는 사람이 지었다는데 상주하지는 않고 가끔 이곳에서 지낸다는
설명이다.
숲속의 향기에 취하고 가만히 서서 눈감으면 산이 숨쉬는 소리가 들릴듯 한
곳....
약간은 무섭기도 하고 야생동물을 만날것도 같은 곳...
이름모를 꽃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는 곳...
바로 오지(奧地)마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느낌들이다.
이렇게 여유로운 마음으로 조금 더 걸어 올라가자 마침내 나타나는
폭포...
지도에도 나오지 않았고 이름도 없는 무명폭포... 사람들의
발길도 닿지 않는 곳이다.
이곳 주민들은 칙소(또는 찍소)폭포라고 부른다는데 어디에도 문헌적 근거는
없다.
그러나 이름이 무슨 소용이랴?
평화로이 흐르던 냇물이 굽이쳐 바위 위에서 내려꽂히는 모습.... 비록
높지는 않지만 참 멋진 모습이다.
높지 않은 폭포지만 위에서 내려다보니 현깃증이
난다...
■ 명주사(明珠寺)
약수터, 소(沼), 폭포.... 그리고 풍부하게 흐르는 냇물과 깊은
숲... 손바닥만한 하늘과 높은 산...
오지마을이 갖추어야 할 요소들이 빠짐없이, 그리고 이쁘게 갖추어진
곳이다.
거기에 하나 더.... 절(卍)이 있었다.
이름은 명주사(明珠寺)
언듯보니 역사도 짧고, 건축물도 지나치게
단촐(?)하고...
개인이 요즈음 지어놓은 암자수준의 사찰인가 했는데
조금 떨어진곳에 위치한 부도들을 보고는 깜짝 놀랄수 밖에....
고려시대의 절이었다.
고려 목종 12년 (1009년)에 지었다니 천년고찰이
아닌가?
<종각, 대웅전, 요사채가 전부인
명주사....>
<명주사 부도탑....>
도심을 떠나 강원도 깊은 산속에서의 하룻밤을 보내고 온 감흥이 아직도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