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뮤직비디오가 청소년에게 유해한 선정성과 폭력성을 담고 있어,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사진은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구굿닷컴 |
‘뮤직비디오가 청소년 정서와 사고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돼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영락교회 문화선교 저동문화교실’은 17일 ‘2006 가요뮤직비디오 모니터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2006년 발표된 200여 편의 가요 뮤직비디오 중 문제가 있다고 평가된 30여 편의 뮤직비디오를 모니터 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많은 뮤직비디오가 가치관을 왜곡하고 있으며,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성애 미화 등 가치관 왜곡 우려
지난해 크게 인기를 끌었던 뮤직비디오 중에는 동성애적 묘사나 가출, 자살 등을 미화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백지영의 <사랑안해>의 경우 두 여자가 키스하는 파격적인 장면으로 시작한다. 계속해서 동성간의 애정을 암시하는 묘사들이 잇따른다. 마지막에는 자살을 묘사하고 있기도 하다.
<여자를 사랑합니다>라는 반디의 뮤직비디오도 여성끼리 애무하고 키스하는 장면을 여과 없이 담고 있다.
씨야의 <미친 사랑의 노래>와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구두>를 연결한 뮤직비디오 역시 동성애 미화는 물론, 가출과 자살을 여과 없이 다루고 있다.
이러한 묘사는 문화적 자극에 민감한 청소년들에게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모니터를 담당한 강희자 집사는 “(뮤직비디오가) 요즘 우리 사회에 심각하게 부각되고 있는 가출이나 자살, 동성애와 같은 문제들을 유명 연예인을 출연시켜 아름답게 포장하고 있다”며 “청소년들에게 성 정체성 혼란과 자살 충동 등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어른들도 낯 뜨거운 묘사 넘쳐나
보고서에 의하면 여전히 많은 뮤직비디오들이 여성의 신체 일부를 클로즈업하는 등 성(性)을 상품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섹시 아이콘 이효리의 <겟차> 뮤직비디오는 시종일관 이효리의 몸과 선정적인 춤동작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섹시 열풍을 공언한 폭시의 뮤직비디오 <폭시 매직>과 <아일 비 위드 유>는 과도한 노출과 자극적 내용으로 이미 지상파방송 불가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이 뮤직비디오는 케이블이나 인터넷을 통해 청소년들이 쉽게 접할 수 있다.
이외에 허니 패밀리의 <백일몽>과 K-Flow의 <헤어지던 밤>, 엄정화의 <컴투미> 등의 뮤직비디오도 남녀 성행위 묘사를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들 뮤직비디오에서 드러난 ‘선정적인 묘사와 성 상품화는 청소년들에게 성에 대한 편향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다.
모니터에 참여한 남승일 집사는 “섹시한 몸매나 선정적 내용으로 성을 자극해 승부를 걸어 보겠다는 풍토가 이미 위험수위를 넘었다”며 “이 뮤직비디오를 보며 자라는 우리 아이들은 긍정적인 성의식 대신 쾌락적이고 음성적인 성의식을 갖게 될 것”이라고 염려했다.
폭력이 빠지면 뮤직비디오가 아니다?
이번에 모니터한 30여 편 중 절반이 넘는 19편의 뮤직비디오가 폭력을 소재로 한 것으로 분석됐다.
가비앤제이의 <그녀가 울고 있네요> 뮤직비디오는 고등학생과 조직폭력배의 패싸움을 연출하고 있다. 싸움 도중 병으로 머리를 내리치고 피를 흘리는 장면 등이 묘사되고 있다.
버즈의 <남자를 몰라>와 <마이 러브> 뮤직비디오도 고등학생들간의 패싸움과 각목으로 다리를 부러뜨리는 장면, 복부를 칼로 찌르는 장면 등 다수의 잔인한 폭력 장면으로 구성돼 있다.
이 밖에 지나친 폭력성으로 방송불가 판정을 받은 KCM의 <태양의 눈물> 뮤직비디오와 버블 시스터즈의 <사랑먼지> 등도 폭력을 주 소재로 삼고 있다.
이처럼 폭력행위나 폭력배를 미화한 내용을 자주 접함으로써 청소년들이 폭력성에 대해 무뎌지고, 심지어 모방까지 하게 된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모니터를 담당했던 강미화 권사는 “폭력이 난무하는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최근 인터넷에서 문제가 된 ‘여학생 폭행 동영상’을 떠올렸다”며 “청소년들이 보기에 너무 위험한 내용들이 반복적으로 방송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