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필 무렵
31-32화
동백의 집 거실
동백은 식탁에 앉아 있고 용식은 부엌에서 요리를 내어온다
용식:잔소리 말구유, 밥 먹고 자유. 제가 항시 말하쥬? 세상만사 다 밥심이라구.
동백:남들은 다 이렇게들 사는거죠? 걱정 받는 거 되게 기분 좋네요. (동백은 숟가락을 든다) 걱정 받고 걱정 해주고 사는 거 그거 진짜 엄청난거였네.
용식:(소세지에 케찹하트를 만들어 동백의 앞에 놓고 옆에 앉는다) 아이구 이까짓것 감동하지 마요 예? 아직 쓰나미는 시작도 안했으니께.
동백:딴 사람들은 어쩜 그렇게 몸도 마음도 튼튼한가 했더니 다 이런 걸 먹고 살아서 그렇구나? 치..
용식:동백씨.. 동백씨가 지금껏 어떤 세상에서 살았었는지 나 솔직히 몰라요. 그냥 이제부터는요, 남은 생은 축제다 각오를 하셔요.
동백:(눈시울이 붉어진다)
용식:(동백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잣집 고명딸처럼 타고난 상팔자처럼 아주 그냥 철딱서니 없이 사실 수 있다록 제가 싹 다 세팅을 할테니께.
동백:아 또 말을 그렇게 해요 짜증나게.. 그 부잣집.. 외동딸 막내딸 고명딸 같은 애들 있잖아요. 막 곱게 머리 땋고 학교오고, 막 옷에서도 항상 좋은 냄새 나는 그런 애들.. 하.. 끄떡하면 막 필통도 바꾸고.. 짜증나게 예쁘게 웃는 그런 애들.. 너무 하염없이 쳐다보고 그랬는데... 기분 그지같은데 나 좀 그렇게 살아보고 싶었어요.. 세상 그늘 다 피해 간 걔네같이 좀 살아보고 싶었는데.. (오열한다)
용식:(눈물을 닦으며.동백을 달랜다) 나레이션. 등짝이 손바닥만한 사람이 대체 뭘 짊어지고 살아온지 모르겠다. )
동백:(울며 숟가락을 들어 먹는다)
용식:(na, 나는 동백씨가 너무 좋고, 너무 아프다)
동백:(눈물을 참지 못 하고 서럽게 운다)
용식:(용식도 함께 운다)
동백:지는 왜 울어 지는. 지를 뭘 믿고 살아 저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