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
‘개인이라 부리는 기적’, 박성현 지음, 심볼리쿠스, 2017
자칭 '니체의 제자'인 저자는 박성현이다. 그는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1980년대 최초의 전국 지하 학생운동조직이자 PD계열의 시발점이 된 '전국민주학생연맹'의 핵심 멤버 중 한 명이었다. 한국일보 편집기자, (주)고려시멘트 대표이사, (주)나우콤 대표이사와 뉴데일리 주필을 역임했다. 대표적 저서로 '망치로 정치하기', '상징의 탄생'과 니체의 대표적인 저서인 '짜라투스트라'를 번역한 '짜라두짜는 이렇게 말했지'가 있다.
우리사회에서의 개인주의는 세상사에 관심이 없고 모든 것을 자기중심으로 생각하는 나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사전에서도 매우 다의적인 것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국가나 사회보다 개인이 어떠한 식으로든 우선하는 사상이라 설명한다. 그렇다면 개인주의에서 말하는 개인이란 무엇인가?
그것을 알기 위해서 각 시대를 지배해오고 있는 '떼'에 대하여 설명한다. 기존 사회에서 '떼'가 필요했던 상황과 그 사이에서 나타나는 개인에 대한 탄압을 보여준다. 그러한 탄압에 저항하며 쌓여가는 개인이라는 개념의 성장 과정을 보여주는 형식이다.
개인을 알기 위해서 우선 '떼'라는 것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화자는 '떼'를 알아보기 위하여 인간사에서 '떼'가 나타난 이유부터 시작하여 역사 속 '떼'의 모습을 설명한다. 이를 위하여 실제 사건과 '떼'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들을 많이 들었다.
"로마가 쳐들어오면 다 죽습니다. 도대체 우리는 무엇을 위해 로마랑 싸워야 합니까? 한줌도 안 되는 지배세력을 위해서 싸웁니까? 저들의 아름다운 부인과 어여뿐 자식들을 위해서 싸웁니까? 저들의 호화로운 저택을 위해 싸웁니까? 저들을 제거하고 그 어여뿐 여자들과 재산을 우리끼리 나눕시다. 그리고 로마랑 평화롭게 지냅시다!"
이 주장을 생각 없이 읽는다면 평화, 평등, 진보의 메시지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교묘하게 사람들을 선동하여 상류층을 공격하도록 만들었고, 이를 위하여 개인의 자아와 사고를 마비시키고 '떼'의 행동으로 몰아가는 것을 보여준다.
최수남 작 'Only One'
'떼'가 박해를 나설 때 여러 모습으로 위장한다. 평등, 평화, 자유, 민중, 국민, 민족, 계급, 신앙, 권력, 정당 등의 모습으로 올바른 자아와 사고를 마비시키는 것이다.
이렇듯 작가는 내용을 설명함에 있어서 단순히 나열하지 않는다. 그렇게 사회가 움직이도록 조성된 상황과 과정을 보여준다. 고대의 철학자들부터 니체까지 많은 철학자와 문학가들의 저서를 이용한다. 그들의 저서들을 소개해주며, 그들의 장점을 설명하는 한편, 그들의 부정적인 부분과 그런 부분들이 나타나게 된 사회배경을 쌓듯이 설명한다. 그것을 위해 많은 저서와 에세이, 기사, 논문이 '떼'와 개인의 관점으로 해석된다.
이 글들은 직설적이고, 노골적으로 '떼'와 개인의 관점에서 사회를 해석한다. 그래서 어딘가 시원한 맛이 있다. 그런 만큼 그것을 모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만큼 이 책의 관점이 다른 책들과는 다른 곳에 놓여있다. 편협한 사고에 빠질 수 있는 현대 사회에서 새로운 관점을 하나 더 알아보는 것이 어떤가?
최진혁 학이사 독서아카데미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