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우리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다. 한해 농사를 끝내고 오곡을 수확해 조상에게 바치고 가족이 나누어 먹는다는 풍요로운 명절의 의미가 갈수록 퇴색돼가는 것 같아 아쉽다.
추석은 이웃과 함께하는 나눔을 주는 공동체 의식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처럼 떨어져 있던 가족도 만나고, 이웃과도 만나 음식을 나눠먹는 `나눔의 명절`인 것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는 지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은 온전한 상태를 의미한다. 부를 많이 가진 자는 어려운 사람들도 생각하라는 인생의 철학을 내포하고 있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간에 사랑과 정을 나누고 실천하는 세시풍속이다.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넉넉하진 않았어도 이웃간에 즐겁게 추석을 맞이했고, 따뜻한 정을 나눴다.
지난달 우리나라 명품 축제인 포항국제불빛축제에서 대단한 뉴스가 나왔다. 포항지역 여성 고유 민속놀이 `월월이청청`의 대한민국 최대기록 도전에 모두 1천102명의 시민과 관광객이 참여해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인증을 받은 것이다.
월월이청청은 전라도 해안지방에서 전승되는 강강술래와 비교되는 동해안 지역 대표적 여성집단 전통놀이로, 정월대보름을 비롯해 보름달 밤 마을 처녀들과 새댁이 손에 손을 잡고, 노래를 부르며 원을 만드는 춤이다.
달 밝게 뜨는 보름날이면 여인네들은 할머니나 어머니에게서 들어 익힌 노래를 부르며, 손에 손잡고 춤을 추었다. 밝은 달밤에 논다고 그 이름도 월월이청청이다. 월월이청청을 놀아야 풍년이 들고, 마을에 탈이 없다는 여성들의 소박하고 강렬한 믿음은 대대로 전해졌고, 효험도 있었다.
일제 때 잠시 끊어졌다가 수년전 남인수 영일만 월월이청청 단장의 노력과 의지로 복원된 후 어릴 때 월월이청청을 놀았던 기억을 가진 포항 여성들이 남인수 단장의 후원으로 영일만 월월이청청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귀한 우리의 민속문화가 최근 보존·전승 활동을 둘러싸고 불협화음이 생겨 안타깝기 그지 없다. 무엇보다 최근 한국기네스북에 등재되는 등 지역 무형문화재로서의 가치 때문에 원형 전승·보전 필요성이 크게 요구되고 있어 더욱 그러하다.
월월이청청은 필자가 회장으로 있는 영일만 월월이청청과 포항문화원 월월이청청 두 단체가 각각 보존·전승 활동을 벌여 오고 있다. 자생적으로 포항에서 가장 먼저 창립된 영일만 월월이청청은 전통문화의 가치는 순수하면서도 봉사정신이 바탕이 되어 보존·계승돼야 한다는 전제 아래 체계적인 월월이청청 보존 활동을 하고 있다. 이에 반해 후발주자로 포항문화원이 후원해 창립된 포항문화원 월월이청청은 시 예산을 따기 위한 수단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이 문제다.
특히 각종 전국 대회에 시 대표로 출마하거나 공식 행사 등에 출연하는 것은 매번 포항문화원 월월이청청이 도맡아 하고 있다는 점이 두 단체가 반목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매월 회원들의 회비를 갹출해 회를 운영하며 전통문화 계승이라는 자부심 하나만으로 삶의 기쁨을 누리고 있는 영일만 월월이청청 회원들의 마음에 상처가 되는 것이다.
문화는 지역민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함께 어울려 보존하고 계승 발전시켜야 그 의미가 있다. 특정인 그룹이 배타적으로 독점하려는 사고는 합리적이지 못하다. 달밝은 밤 여인네들이 풍요와 다산을 기원하며 즐겁게 놀던 월월이청청의 진정한 의미를 깊이 이해하면 할수록 더욱 가슴 깊이 다가온다. 더욱이 월월이청청 보존·계승을 위해 논문을 발표하고 연구에 매진했던 이월희·남상익 선생의 전통문화 보존에 대한 고귀한 정신이 퇴색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 또한 크다.
첫댓글 다시봐도 우리 보름달 송회장님 영월청
단원들에 마음을 속시원히 대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늘 감사함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전통문화의 계승에 자부심을 느껴도 될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