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전에서 ‘골프퀸’이 살아났다. 상금왕 3연패 도전이 좌절된 아쉬움을 마지막 대회에서 풀려는 듯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김하늘(25·KT)이 15일 전남 순천 승주컨트리클럽(파72·6642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조선일보-포스코 챔피언십 2013에서 보기 없이 버디 9개로 9언더파 단독선두를 질주했다. 9언더파는 지난 8월 MBN 김영주골프 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기록한 라이프 베스트와 타이기록이다. 당시 김하늘은 23언더파로 역대 KLPGA 투어 최소타 기록을 세우며 통산 8승째를 챙긴 바 있다. 김하늘은 올 시즌 2승째를 노리고 있다. 2위 정혜진(26·우리투자증권·5언더파)과는 4타 차다.
올 시즌 김하늘은 상금왕 3연패 도전에 나섰다. 그는 “3년 연속 상금왕 도전에 자부심이 있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드라이버 입스(공포증)에 빠진 탓에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올 시즌 1승을 거둔 김하늘은 2억4430만원으로 올해 상금랭킹 12위에 올라있다.
대기록 도전이 좌절됐고 드라이버 입스 등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김하늘은 최종전은 부담 없이 치자고 결심했다. 욕심을 버리자 마음이 편해졌고, 경기는 술술 풀렸다. 김하늘은 5번 홀(파3)에서 첫 버디를 잡아내며 ‘버디쇼’를 시작했다. 6번 홀(파4) 2m, 7번 홀(파4) 1.5m 버디가 연속으로 들어갔다.
후반에는 퍼팅 감각이 더욱 좋았다. 11번 홀(파5)에서 1.5m 버디를 떨군 뒤 선두권으로 치고 나갔다. 13번 홀(파3)부터는 신들린 퍼팅 감각을 뽐냈다. 13번 홀부터 16번 홀까지 4연속 버디를 낚았다. 특히 16번 홀(파3)가 하이라이트. 어려운 내리막 퍼팅 라인에도 ‘ㄱ자형’으로 휘어들어가는 9m 버디를 성공시킨 것. 17번 홀(파4)에서도 버디를 솎아낼 뻔했다. 회심의 버디 퍼트는 홀컵 20cm 앞에 멈춰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김하늘은 마지막 홀에서 6m 버디 퍼트를 홀컵에 떨구며 기분 좋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하늘은 "연습라운드 때 코스가 너무 어려웠고, 샷 감이 좋지 않아 편하게 쳐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퍼팅 거리감이 너무 좋았다. 옆라인이 되게 많았는데 말도 안 되게 잘 들어갔다"고 소감을 밝혔다. 29.94로 평균 퍼트 부문 3위에 오른 김하늘은 주로 감으로 퍼팅을 하는 스타일이다. 그는 "감이 왔을 때 몰아치기가 가능하다. 하지만 감으로 하기 때문에 기복이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하늘은 "예상하지 못한 우승권이라 기분이 좋고, 굉장한 선수들이 따라오고 있다. 남은 라운드를 잘 풀어야 우승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상 포인트, 상금, 다승, 평균타수 부문에서 4관왕을 노리고 있는 장하나(21·KT)는 최유림(23·고려신용정보)의 기에 눌리며 부진하게 출발했다. 짧은 버디 퍼트를 계속해서 놓친 장하나는 버디 1개, 보기 3개로 2오버파 공동 43위까지 처졌다. 상금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는 김세영(20·미래에셋)은 4언더파 단독 3위에 올랐다. 지난 ADT 캡스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최유림은 1언더파 공동 17위에 랭크됐다. / 기사제공-J골프 김두용 기자, 사진제공-KLPGA 박준석 기자
[단독선두 김하늘 주요 홀별상황]
5번홀(파3,159야드) : 6i->핀우측 3M 1퍼트 버디
6번홀(파4,341야드) : D->120Y 9i->핀뒤 2M 1퍼트 버디
7번홀(파4,378야드) : D->177Y 22UT->핀앞 1.5M 1퍼트 버디
11번홀(파5,575야드) : 3W->3W->110Y PW->핀좌측 1.5M 1퍼트 버디
13번홀(파3,171야드) : 6i->핀뒤 1.5M 1퍼트 버디
14번홀(파5,521야드) : D->3W->82Y 52야드->핀좌측 4M 1퍼트 버디
15번홀(파4,379야드) : D->105Y PW->핀좌측 9M 1퍼트 버디
16번홀(파3,174야드) : 6i->핀좌측 7M 1퍼트 버디
18번홀(파4,344야드) : D->122Y 7i->핀뒤 6M 1퍼트 버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