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51세 남자로 6년 전에 4cm 크기의 섬모양 변종 갑상선 유두암으로
갑상선전절제술과 중앙경부 림프절 청소술, 수술 후 고용량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두 차례 받았습니다. 그리고 잘 지내오다가 작년에 좌측 옆 목
림프절에 전이가 발견되어 좌측 옆 목 림프절 청소술을 받고 또 두 차례 방사성 요오드치료를 고용량으로 받았습니다. 최근에 호흡하기가 약간
어려워서 PET-CT를 찍어 봤더니 양쪽 폐 사이의 종격동에 7cm 크기의 종양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종양이 큰
혈관을 사고 있고 기도를 침범해서 수술하기에는 위험하다고 담당주치의는 말하고 있습니다. 방사선 치료의 일종인 토모테라피(tomotherapy)를 권유하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망설이고 있습니다. 일본에는 중입자 가속치료기라는 것이 있어서 치료효과를 높인다고 하는데 이 치료법은 어떤 것이고 저에게는 효과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갑상선 유두암의 섬모양 번종(insular)는 같은 유두암이라고 하더라도 분화가
나쁜 저분화암으로 치료 결과가 나쁜 것이 보통입니다. 이런 종류의 암은 방사성 요오드 치료에도 반응이 좋지 않아 재발이 반복되다가 전신으로
퍼지는 난치성 암중 하나입니다.
현재 상태로는 수술을 더 이상 안 받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병원에서 권유하는 대로 토모테라피라는 방사선 치료가 질문하신 환자분의 상태에는 가장 적합한 치료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기존의 X-선을 이용한 방사선 치료는 부작용이 많은
데 비하여 치료 효과는 만족스럽지 못하는 점이 있습니다. 토모테라피는 기존 방사선 치료의 단점을 피하고 치료하고자 하는 암 조직에만 집중적으로
방사선 에너지가 들어가도록 하는 치료 방법입니다. 과거에는 치료불가라고 판정받았던 암들이 토모테라피로 새로운 희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건강보험 혜택도 받게 되어 고비용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중입자 가속기(Heavy Ion Medical
Accelerator)를 이용한 탄소입자 방사선 치료(carbon-oin beam
radiotherapy)도 방사선 치료의 일종입니다. 중입자 치료란 수소보다 무거운 탄소입자를 빛 속도의 70~80%정도 초고속으로
가속시켜 나온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인데 토모테라피처럼 많은 에너지가 집중적으로 암 조직에만 가도록 개발된 것입니다.
기존의 방사선 치료는 치료하고자 하는 암 조직 외에
피부나 주변 장기에도 방사선 피폭이 초래되어 환자가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 중입자 가속기 치료는 기존의 방사선치료보다 2~3배 효과를 보는데
비하여 부작용이 적은 이점이 있고 치료 횟수도 방사선 치료가 40~50회인 것에 비하여 10회 정도면 충분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모든 암에 다
이용될 수는 없고 움직임이 적은 장기에 생긴 암에서 효과가 있고, 창자와 같은 움직이는 장기에는 효과가 적습니다.
갑상선암을 비롯한 두경부암, 전립선암, 골육종, 폐암
등에서 이용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쓸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기존의 모든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암에서 최후의 방법으로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일본 치바대학에서 나온 결과를 보면 장기
치료결과는 아니지만, 피부암, 육종, 전립선암, 폐암에서 기존 치료보다 좋은 성적으로 보였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갑상선암에 대한 결과
보고는 없습니다(J Radiation Res
2010;51:385-92).
독일 하이델버그 대학의 경험으로는 식도암, 침샘암,
간암, 췌장암, 자궁암에도 효과가 있었다고 했습니다(Br J Radiol 2011;84:
35-S47). 이 치료 방법은 아주 큰 암(15cm 이상)이나 전신으로 퍼진 암에는 쓸 수 없습니다. 또 가장 큰 문제는 엄청난
치료비가 든다는 것입니다. 일본에서는 약 4,500만원 정도가 든다고 합니다.
중입자 가속기는 현재 일본에 3대, 독일 1대, 중국
1대가 설치되어 있고,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도 설치를 준비하고 있으며 설치비가 무려 2,000억원 이상이 든다고
합니다.
한국은 부산에 2016년에 설치되어 가동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입자 가속기 치료 효과 정도면 현재의 토모테라피도 이에 못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앞으로 추이를 지켜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출처 : 박정수 교수의 갑상선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