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자동차의 탁월한 영업직원인 B.C가 한 군인을 데리고 왔다.
나이 32세, 하사관으로 입대한 지 10년차, 상사나 준위진급을 앞둔 신랑감으로 매력적인 청년이다.
대형고급,승용차를 사서 탈 수있는 정도의 경제력을 갖추고
국가에서 보장하는 안정된 직업군인의 길을 걷고 있다.
짧은 시간동안 면담하였지만 근면,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한 젊은이로 보였다.
중사의 신분과 실력으로 고급차를 굴릴 수있는 정도의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물질적으로는 풍요하고 참 잘 사는 나라가 우리나라이다.
내가 해외에 처음 나간 1971년도의 사정과 비교하면 너무나 격세지감이 있다.
우리가 항상 경쟁상대로 생각한 일본에 처음으로 가서 직접 보았을 때는
숲이 우거진 산과 자연과 거주환경이 우리와 비교가 되지않을 정도로 우월했고,
귀하고 비싸서 맛볼 수없었던 밀감의 가격이 너무나 싸다는 것과
수십종류의 소프트 드링크류와 고급스런 상품으로 가득찬 슈퍼마켓들,
세계 최고의 전자제품이 경쟁하듯히 진렬된 전자상가들,
모두가 하나같이 우리들의 기를 죽이고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게 했다.
그 당시 한국에는 백색전화와 냉장고와 T.V를 소유하는 것이 부자들의 상징이었다.
선원들이 일본의 주택가에서 이리저리로 다니면서 버려놓은 흑백 T.V나 냉장고를 가져와서
약간 수리를 해서 팔면 큰 용돈이 되었다.
미국에 가서 더 놀랐던 것은 부두 노동자들까지도 세단차를 타고 출퇴근을 하고,
길가에 주차할 수있는 여유가 전혀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줄지어 서있는
고급차들의 행렬이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뉴욕 102층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가서 1$인가를 내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고층의 전망대에도 올랐다.
중고 의류점에 가서 청바지나 옷들을 사서 선물을 해서 폼을 잡을 수있기도 했고,
매일 점심때 마다 나오는 선키스트를 모아서 집에 가지고 가면 온 동네 사람들이 나누어 먹었다.
1973년 해군 중위로 제대하여 2등항해사,기관사로 나간 친구들은 월급봉투를 받고 깜짝 놀랐다.
중위월급의 10배나 20배나 되는 수출선원들의 월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나의 아버지는 구청앞에서 대서소를 하셨는데 월급날 은행에 가면 지점장이 놀라운 눈으로 바라보고
고액월급을 받는 아들을 둔 당신을 언제나 부러워했다고 자랑하셨다.
그러나 지금의 경우, 중사의 월급이 년봉 3000만원이 된다니까,
초급해기사의 그것과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
30년을 한 세대로 본다면 이렇게 한 세대가 바뀔 때마다,
개인의 살아가는 형편이나 국가의 G.N.P나 브랜드가치가 변화해 온 것이다.
요사이 우리 사무실에 들리는 손님들과 버츄카드로 게임을 하는 것이 나의 즐거움이 되었다.
52개의 카드 중에 자기가 가장 좋아하고 중요시하는 5개의 버츄( 미덕의 말 )를 선택하도록 한다.
그리고 내가 그가 가장 선호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버츄 5개를 골라서 비교한다.
5장의 버츄중에서 3개가 일치하면 내가 이기는 것이고, 2개이하로 맞추면 내가 지는 게임이다.
B.C가 선택한 버츄 5개중에서 3개를 맞추고, 처음 만난 D.H에게는 하나밖에 맞추지 못했다.
B.C; 감사 ,기쁨, 도움, 배려, 근면 나; 감사,이상품기,도움,배려, 한결같음
D.H; 겸손, 신뢰, 책임감, 존중, 배려, 나; 정직,인내,책임감,소신, 믿음직함.
오래동안 사귀면서 그의 성품을 알고 온 B.C에 대한 나의 예측은 거의 정확했으나,
직업군인으로 가져야할 만한 덕목으로서 내가 평소해 생각해 온 가치관을
D.H에게 적용하려던 나의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대신에 그가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고,신뢰하는 덕목을 가장 우선시한다는 사실을 배운 것이다.
**상사나 손윗 사람들에게 겸손하고 예의를 지키며 책임감을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요즈음 보기드문 젊은이,D.H를 사위나 남편으로 삼을 분이 있으면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