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다이바 백작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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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Coller 作 〈Lady Godiva 142.4×183.1898〉
11세기 영국 잉글랜드 중부 지역에 위치한 코번트리(Coventry).
시끌벅적해야 할 광장에 그 누구도 나와 있지 않고, 마을 전체는 정적에 휩싸였다.
춥지 않은 날씨인데도 마을의 창문은 모두 닫혀 있었고 커튼은 무겁게 내려져 있었다.
누구 하나 밖을 내다보지 않았다. 마치 아무도 살지 않는 유령 마을 같았다.
그때 마을의 중심가를 향해 말 한 필이 달려오고 있었다.
말 위에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의 여인이 긴 머리를 휘날리며 타고 있었다.
그녀가 벌거벗은 몸으로 말을 달려 마을을 한 바퀴 다 돌 동안
누구 하나 이 기이한 광경을 구경하기 위해 창을 열지 않았다.
벌거벗은 몸으로 말을 달려온 그녀는 이름난 창녀도, 타고난 바람둥이도 아니었다.
그녀는 마을을 다스리는 영주 레오프릭의 부인 고다이바(Lady Godiva)였다.
그녀는 백성들이 어렵게 살아가는 이유가 과중한 세금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남편에게 세금을 대폭 감면해 줄 것을 간청했다.
하지만 백작은 번번히 거절했고, 참견하는 부인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백작 부인이 끊임없이 간청하자 백작은 아내의 요구를 물리칠 묘안을 짜내다가
아내가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조건을 내세우면 그냥 포기해 버릴거라 생각하며 제안을 했다.
그것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말을 탄채 마을을 한 바퀴 돌아야 한다는 것!
하지만 '고다이바' 부인은 백성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벌거벗은 채 말을 타겠다고 했다.
그 소식을 접한 백성들은 감동한 나머지, 부인이 알몸으로 말을 타고 거리를 지나갈 때,
창문과 커튼을 닫고 아무도 밖을 내다보지 않기로 했다.
'고다이바' 부인이 말을 타고 시내를 알몸으로 다니자 백성들은 약속대로 보지 않았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훔쳐보는 사람이 있었다.
호기심을 참지 못했던 16세 소년 '톰(tom)'!
그는 부인이 알몸으로 말을 타고 가는 모습을 커튼 사이로 몰래 엿보았는데
나중에 장님이 되고 말았다는 설이 전해진다.
'톰' 이란 사람이 몰래 혼자 훔쳐 보았다고 해서 영국에서는
호기심을 억제 하지 못한 호색한을 '피핑 톰(peeping Tom)' 이라 부르기도 한다.
하여튼 '고다이바' 부인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논쟁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좋은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해 그녀가 행한 알몸 시위는 너무나 파격적이었는데,
오늘날, 관행이나 상식, 힘의 역학에 불응하고 대담한 논리로 과감히 뚫고 나가는 정치를
'고다이버'의 대담한 행동에 빗대어 '고다이버이즘(godivaism)'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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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6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죠셉 드랍스가
자신의 집 지하에 쵸콜릿 공장을 차리면서 탄생한 쵸콜릿 '고디바'(Godiva).
1956년에 '쇼콜라티에 드립스' 상호를 '고디바'로 바꾸면서
세계적인 프리미엄 쵸콜릿으로 명성을 떨치게 되었다.
방송국 옆 미술관 / 청주MBC / 감연희 | 2014.04.09 07:03
첫댓글 마산 쪽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계신 화가
phoenix몽 님의 오늘 아침 카스에 올라온 사진에 영감을 얻어
찾아올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