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개-
‘폭격’
남뚜리엠 목장 / 박명숙 권사
모처럼 한가한 토요일 오전에 넷플리스로 '폭격'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영화 폭격의 원제는 (The Shadow in My Eye)입니다.요즘 러시아 침공으로 우크라이나가 얼마나 상상하지 못할 고통을 당하고 있을지 기도하고 있는 때에 만난 영화라 그런지 보기 전에도 가슴이 떨려왔는데...
이 영화는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2차 세계대전에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을 배경으로 합니다. 1945년 3월 21일 '카르타고 작전'이란 이름으로 코펜하겐의 건물을 영국 전투기로 폭격하는 중에 생긴 비극적인 사건을 영화로 만들었습니다. 영화의 처음 시작은 자전거에 계란을 싣고 가는 소년의 등장과 결혼식 피로연에 가는 예쁘게 단장한 3명의 아가씨로 들뜨고 평화로운 분위기였지만 이미 영화의 제목에서 느껴지는 어두움 때문인지 마음이 불안하고 심장이 쿵쿵! 뛰기 시작했습니다. 예상했던 데로 택시에 올라 탄 3명의 아가씨와 기사가 비행기의 무차별적인 폭격에 비참하게 살해당하는 장면을 보는 순간, 끝까지 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급하게 리모컨을 찾아 들었습니다. 그 두려움과 충격은 계란을 자전거에 싣고 가는 소년이 실어증에 걸릴 만큼 상당한 것이었는데 자전거가 넘어지고 계란이 땅에 떨어져 몽땅 깨어지는 장면에서 영화는 앞으로의 일들을 예고합니다. 나는 예전에 공포영화도 보고 전쟁영화도 많이 보아서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라는 생각으로 담담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제 마음이 달라진 건지? 또는 영화의 장면을 너무 잘 살려서 그런 건지? 그것도 아니면 전쟁에 대한 생각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현실로 다가와서 그런지 몰입이 되면서 보는 내내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났습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세계2차 세계대전, 유럽 덴마크가 나치 치하로 들어갔을 때 수도인 코펜하겐에 ‘셀후스’라는 게슈타포 본부가 있었고, 그 곳에서는 침략에 저항하는 현지 레지스탕스들에 대한 고문과 조사가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연합군 입장에서는 적군의 핵심 건물인데 영국군이 셀후스 건물을 공중 공습으로 날려버림으로 적군에게 타격을 주고자 작전을 수행합니다. 하지만 영국군의 타깃 오류로 셀후스 뿐만 아니라 수십 명의 아이들이 공부하고 있는 수녀원 겸 프랑스 학교가 표적이 되고 그 곳에 수십 개의 폭탄이 떨어지게 됩니다. 폭탄이 터지는 순간 건물이 무너져 내리고 학교는 순식간에 아비규환으로 지옥을 방불케 합니다. 그 일로 그 곳에 공부하던 학생들과 교사인 수녀님들까지 모두 희생되었습니다. 학교에 폭격 소식을 들은 부모들이 미친 듯이 폭격현장으로 달려와 자신의 아이를 찾으려고 정신없이 뛰어 다니는 장면, 아이들의 생사를 전해 들을 때마다 희비가 엇갈리는 극과 극의 얼굴에서 전쟁의 참혹함은 처절한 울음이 되어 메아리칩니다. 그 곳에 내 아이가 있다면 어떤 심정일지...상상도 하기 싫습니다.ㅠ 착오폭격으로 125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는데 그 중 학생 86명, 선생님 18명이 사망을 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화면에 사망자 명단이 스크롤로 올라가는데 아이들의 이름이 끝도 없이 올라가는 걸 보며 또 한 번 울었습니다. 그들이 무슨 이유로 죽어야 하는 건지...
뛰어난 연출과 배우들의 명연기로 현장에 있는 듯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 감정 전달이 뛰어난 영화입니다. 한 장면 한 장면을 머리속에 자동으로 저장하게 만드는 섬세한 화면 디테일이 영화의 깊이를 더해 줍니다. 가슴은 아프지만 완성도가 높고 오래도록 기억되는 영화를 좋아하신다면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전쟁 중에 민간인을 공격하는 건 전쟁범죄라 하지만 이미 전쟁을 일으키는 자체가 범죄인 것을... 악은 악을 낳고 결국 심판을 받게 되겠지요. 비가오기 전 겨울 내내 바짝 마른 숲에 산불이 끝도 없이 일어나고 꺼지기를 반복했지만 우리가 아무리 소방헬기를 띄워 물을 쏟아 부어도 결국 우리 인간의 한계를 느끼고 하늘의 비를 기다렸던 것처럼, 인간의 감성이 메마르고, 사랑이 변질되고, 도덕심이 사라지는 이때는 비가 오지 않는 겨울나무 숲처럼 위험합니다. 조금도 손해 보지 않으려는 나라와 나라. 사람과 사람 간에도 다툼의 불길이 끊이지 않으니 예전에도 그랬지만 전쟁의 비극은 여전히 지구 저 편에서 일어나고 있고 바람이 거세게 불면 이 산에서 저 산으로 불길이 옮겨가듯이 전쟁의 불길 또한 옮겨 붙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시대가 어수선한 요즘 더욱 마음을 졸이며 기도하게 됩니다. 전쟁을 격어보지 않아도 영화를 통해서 전쟁의 비극을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 아직 피지도 못한 무수한 꽃봉오리들이 무참히 죽어야하는 참혹함은 절대로!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됩니다. 전쟁으로 어려움에 처한 그들을 외면해서도 안되고 난민들을 사랑으로 도와야합니다.
이 비극은 예수님이 주무셔서 일어나는 일도 아니고 하나님이 계시지 않아서 일어나는 일도 아닙니다. 모든 것이 우리의 죄의 본능에서 비롯되었고 인간의 욕심에서 비롯됩니다. 인간이 악의 종노릇을 하다가 일어난 일입니다. 하나님은 선하신 분이시고 우리를 끝까지 참고 기다리시는 분이십니다. 어쩌면 군인들은 왜 싸우는지 이유도 모른 채 상부의 명령에 따라 싸우고, 살기 위해서 죽이고, 죽이다 보니 결국 미쳐서 이성도 양심도 마비되어 살상이 극에 달하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말씀만이 성령의 단비되어 이 전쟁의 불길을 끝낼 수 있을 것인데 우리는 하늘의 비가 끝없이 일어나는 산불을 끄는 모습을 보면서도 여전히 아무것도 알지 못하니 눈이 어두워서 앞을 못 볼지라도 귀를 열어서 목자의 음성을 듣고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가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의 본능은 악하지만 하나님 안에서는 선하게 살 수 있습니다. 날마다 그 안에 거함으로 봄비로 산불이 꺼지고 새싹들이 앞 다투어 피어나고 봄이 오듯이 전쟁이 끝나고 세계평화가 오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