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 화양구곡(선유계곡)

[여울목]

속리산은 충북 보은군과 괴산군, 경북 상주시에 걸쳐 있다.

신라시대 진표율사가 속리산에 다다르자 밭 갈던 소들이 무릎을 꿇어 율사를 맞이했다. 이를 본 농부들이 속세를 버리고 진표율사를 따르자 산은 ‘속세를 떠난다’는 이름을 가지게 됐단다.

속리산국립공원에 다다르는 길목 괴산에는 유독 보물을 숨긴 곳이 많다.

9가지 절경을 숨기고 있다해 ‘구곡(九曲)’이라 불리는데,  화양·선유·쌍곡·갈은·연하·고산·풍계 등은 모두 괴산의 ‘구곡’을 품은 계곡이다.

그중 화양동은 야영장 시설을 갖추고 있다.

온몸으로 계곡의 자연을 느끼고픈 이들에겐 더없이 좋은 곳이다.

속리산국립공원 화양분소 매표소에서 약 1.5km 아래쪽에 야영장이 있다. 계곡 둔덕부터 숲속까지 약 1만여평의 부지다. 이곳에 텐트를 내려놓고 화양계곡으로 나들이를 떠난다.

화양동야영장을 찾는다면 화양구곡을 찾는 산행은 필수코스이다.

매표소에서 산을 따라 올라가는 길옆으로 잔잔한 물결이 은가루처럼 반짝인다.

우암이 중국의 무이구곡을 떠올리며 9곡을 일일이 정한 연유를 이 길에 서면 절로 알 수 있다.

화양 10리 계곡의 첫 절경은 매표소를 지나자마자 바로 나타난다.

우거진 숲 속에 길게 뻗고 높이 솟은 바위가 하늘을 떠받든 듯 보인다. ‘경천벽’이다.

1km정도를 더 걸어 올라가면 맑은 소가 눈에 띈다. 맑은 물에 구름의 그림자가 비친다는 ‘운영담’.

투명한 계곡에 몸을 담그는 사람이 많았는지 ‘수영금지’ 표지판이 크게 걸려있다.

물의 노래를 들으며 계곡을 따라가면 바위는 더욱 드라마틱한 모습으로 변한다.

하늘로만 높이 솟던 바위가 마치 바닥을 흐르듯 평평해진다. ‘읍궁암’이다.

우암 송시열은 효종대왕(1619~1659)이 41세의 젊은 나이에 승하하자 이 바위 위에서 새벽마다 한양을 향해 활처럼 엎드려 통곡했다 한다.

그래서 바위 이름을 ‘읍궁암’이라 부른다.

조금 더 걸어 올라가면 화양구곡의 중심이라 불리는 ‘금사담’이 모습을 드러난다.

이름처럼 맑은 물과 깨끗한 모래가 보이는 계곡 속의 못이다.

금사담 바로 앞에는 송시열이 은퇴 후 학문을 닦았다는 ‘암서재’가 보인다. 금사담과 암서재가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같은 풍경이다.

계곡 맞은 편 숲에는 우암을 기리기 위해 지은 ‘화양서원’과 명나라 신종과 의종의 위패를 모신 ‘만동묘’가 있다.

이 길을 지나면 본격적인 산행코스이다.

도명산으로 오르는 입구에 서면 산 위에 돌을 차곡차곡 쌓아올린 듯한 ‘첨성대’가 눈에 띈다.

채운사 길목에는 산 속에 늠름하게 우뚝 솟은 ‘능운대’가 보인다.

도명산으로 오르는 길에는 용이 누워 꿈틀거리고 있는 모습과 닮았다는 ‘와룡암’, 청학이 바위 위에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았다는 ‘학소대’, 계곡 전체에 흰 바위가 티 없이 넓게 펼쳐진 ‘파천’이 차례대로 몸을 드러낸다.

파천 위를 흐르는 물길은 마치 용의 비늘을 꿰어 놓은 것처럼 보인다.

경천벽, 운영담, 읍궁암, 금사담, 첨성대, 능운대, 와룡암, 학소대, 파천까지 9개의 보물을 찾는 여정이 캠핑의 하루를 꽉 채웁운다.

 왕복 4시간 정도 소요.

다시 야영장으로 내려오면 본격적으로 캠핑을 즐길 시간이다.

화양구곡은 1975년 속리산국립공원에 포함됐고 야영장은 1990년대 초반 문을 열었다.

사이트 구획이 따로 나뉘어 있지 않아 텐트와 타프를 자유자재로 펼칠 수 있습니다. 자동차도 텐트 옆에 바로 세울 수 있다.

그렇다고 현대식 오토캠핑장으로 생각할 수는 없다.

야영장에서 전기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화장실 등 시설물에서 전기를 끌어 쓰다 적발되면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야영장은 강변 둔치부터 숲속까지 이어지는데 각 사이트마다 장단점이 있다

계곡 쪽에 텐트를 치면 풍경은 아름답지만 바로 뒤 찻길에서 나는 소음을 감내해야 한다.

계곡 쪽 사이트는 면적도 넓지 않아 넉넉하게 공간을 구성하기 힘들다.

숲쪽 사이트는 강이 바로 내려다보이지는 않지만 나무그늘이 풍부하고 공간도 넉넉하다.

찻길과 점점 멀어질수록 소음에서도 멀어진다.

야영장은 예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성수기에는 토요일 오전만 되면 사이트가 모두 꽉 찬다.

요즘에는 주차장 옆 잔디밭에까지 텐트를 친단다.

야영장 옆 계곡은 수심이 낮아 발을 담그거나 그물낚시를 즐기기에도 좋다.

여름 캠핑에서는 즐길거리가 풍성해진다.

요즘에는 카약이나 카누를 타는 캠핑객도 크게 늘었다.

카약은 원래 에스키모가 바다에서 타던 게 시작인데 보통 조정석은 덮개로 덮여 있어 물이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고, 양날 노를 이용해 추진동력을 얻는다. 우선 카약을 즐기기 전에 구명조끼를 꼭 착용해야 한다.

양날 노를 잡을 때는 노를 머리 위로 올렸을 때 팔꿈치와 90도 되는 지점에 잡아야 한다.

동시에 오리발 부분이 손등과 90도를 이루게 잡는다.

배에 타서 노를 저을 때는 노를 몸 쪽으로 끌어당기듯이 저으면 된다.

힘이 잘 전달되도록 엉덩이까지 길게 당긴다. 거꾸로 가고 싶으면 노를 반대로 저으면 되는데 배의 방향을 돌리고 싶을 때는 오른쪽으로만 노를 저으면 왼쪽으로 움직인다.

앞으로 갈 때는 노를 젓는 쪽의 반대방향으로 움직인다.

반대로 뒤로 갈 때는 노를 젓는 방향으로 방향이 틀어진다.

단 물놀이 사고가 많은 만큼 카약을 탈 때도 지나치게 물살이 세거나 무리한 구간에서는 타지 않는 게 좋다.

안전장치를 한 뒤 충분한 준비운동을 하고 카약을 타야합니다.

가는길/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화양동야영장 입구 500m 앞까지 시외버스가 운행된다. 자동차로 올 경우 내비게이션에 ‘화양동야영장’ 또는 ‘충청북도 괴산군 청천면 화양리 산496’을 입력하면 된다.

화양동 야영장 전화번호는 043-832-4347이다.

기타정보/

야영장이용료는 성수기 기준 어른 1인당 2000원이다. 주차료는 경차 2000원, 그 외의 차량은 1대당 5000원이다.

화양동야영장은 속리산국립공원 화양분소 매표소 가기 전 1.5km 아래 지점에 있다.

약 1만평 대지인데 실제로 텐트를 칠 수 있는 공간을 그리 넓지 않다.

요즘에는 텐트와 타프 등 장비가 대형화돼 200~250동 정도 칠 수 있다. 예약은 받지 않으며 선착순 입장이다.

토요일 오전이면 사이트가 모두 꽉 찬다. 강변쪽부터 숲속까지 사이트가 구성돼 있는데 강쪽은 바로 뒤가 찻길이라 소음이 심하다.

조용하게 캠핑을 하고 싶으면 숲쪽으로 들어가는 게 좋다.

야영장 안 매점이 평일에도 밤늦게까지 운영돼 편리하다.

장작도 판매한다.

화장실은 수세식과 재래식 등 종류별로 있다.

개수대는 2곳, 샤워실은 없다. 전기도 쓸 수 없다.

전기를 몰래 끌어다 쓰다 적발되면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