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방관속 폭력배 교회에서 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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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연합뉴스) 조계창.국기헌기자 = 경찰이 수수방관하고 있는 가운데 교회안
에서 폭력배들이 신도를 집단 구타한 사건이 발생했다.
5일 전북 익산경찰서에 따르면 4일 오후 9시20분께 익산시 중앙동 모교회에서
폭력배로 보이는 10여명이 신도 김모교수를 집단 구타, 김 교수가 송곳니가 부러지
고 머리와 귀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이 과정에서 저녁 예배를 위해 예배당에 모여있던 전 당회장 S목사측 신도와 반
대파 신도 등 3백여명이 서로 맞고함을 치고 비명을 지르는 등 아수라장이 됐으며
일부 신도들이 서로 뒤엉켜 난투극을 벌이기도 했다.
김 교수는 "신변의 위협을 느껴 경호원 5명을 동행하고 예배당 복도를 따라 밖
으로 나가려고 했으나 S목사측 신도로 보이는 70여명이 우리를 제지하자 출입문을
점거하고 있던 폭력배들이 달려들어 나와 경호원들을 마구 구타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동안 교회 밖에 있는 경찰은 아무런 조
치도 취하지 않은채 수수방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관할 익산경찰서는 교회의 내분이 심상치 않다는 제보에 따라 2-3일 전부터 정
보과 형사들을 교회로 보내 내분의 추이를 파악하고 있던 중이었다.
또 사태발생 당시에도 김 교수측의 요청에 따라 순찰차 1대가 오후 7시부터 교
회 주변에 대기중이었으며 정보과와 수사과 형사들도 출동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
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 현장에 있던 신도들도 "폭력사태가 발생했어도 경찰이 팔짱을 낀채
구경만 하고 있어 사실상 폭력사태를 방조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모(70) 장로는 "형사 1명이 예배당안으로 들어와 `신변의 위협을 느끼는 사람
은 나를 따라 나오라'고 말하고 사라진 후 20분이 지나 예배당 안의 불이 꺼지자 난
동이 시작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장모 장로는 "당시 예배당 입구쪽 조명등은 모두 꺼져 있었으며 폭력배들이 입
구까지 점령해 사실상 감금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익산경찰서 정보과 관계자는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있었지만 폭력까
지 빚어질 줄은 몰랐었다"면서 "교회 책임자로부터 승낙을 받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
에 교회 구내로 진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교회 관계자 1명이 익산 조직폭력배 부두목 출신과 긴밀한 관계라는
점을 중시, 교회 내분에 조직폭력배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
이고 있다.
이번 사태가 발생한 교회는 지난 52년 창립돼 1천5백여명의 신도가 다니고 있으
며 지난해 7월 전 당회장 S목사가 헌금 횡령 등과 관련, 사직한 후 전북지방교단에
서 파송한 임시 당회장 체제로 운영돼 오다 최근 임시 당회장마저 사직서를 제출한
가운데 교회 운영권을 놓고 내분을 빚어왔다.
phillife@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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