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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웅변, 바이올린 전문교육원
 
 
 
카페 게시글
*현 바이올린* 스크랩 바이올린 기교곡.
목련나무 추천 0 조회 33 08.11.14 22:28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바이올린 기교곡.


1) Paganini, Caprices No.24 in A minor.

피가니니,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카프리스 Op.1 중에서 제 24번 A단조


파가니니

바이올린을 연주하기에 완벽한 몸을 갖고 태어나서, 완벽하게 바이올린을 연주했기에, 귀신 들렸다는 소리까지 들었던 전설의 바이올리니스트 파가니니는 세개, 네개의 현으로 동시에 연주를 할 수 있을만큼 그는 믿을 수 없도록 길고 유연한 손가락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카프리스 Op.1 중에서 제 24번 A단조

파가니니는 신기(神技)에 가까운 연주기교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바이올리니스트. 그가 작곡한 여러 바이올린 작품 가운데 ‘24개의 카프리스’는 19세기 기교주의의 극치를 대변하는 동시에 음악적으로도 충실한 걸작이다. 화려한 트릴과 2중 3중의 스토핑, 하모닉스, 피치카토, 스타카토와 아르페지오 등 온갖 기교가 망라되는 바이올린의 교본 같은 곡이다. 그러나 이 작품의 가치는 24개의 곡들이 단순한 연습곡의 수준을 넘어 뛰어난 음악성을 구비하고 있다는 데 있다. 풍부한 선율과 생기있는 리듬, 자유로운 악상의 전개가 순간순간 광채를 발하는 작품. 마지막 곡은 브람스와 라흐마니노프가 변주곡의 주제로 써서 더욱 유명하다.

파가니니는 신비스러움을 유지하기 위해 생전에 자신이 작곡한 작품의 악보를 출판하지 않았지만 유독 이 곡만큼은 생전에 출판했다. 이 카프리스는 24곡 모두 고난이도 기교들로 포진되어 있어 바이올리니스트를 꿈꾸는 학생들에게는 도전의 대상이 되고 있는, 거쳐가지 않으면 안되는 큰 산과 같은 존재다. 카프리스라는 제목 자체가 ‘변덕스러운’ 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이 곡의 출판을 두고 그야말로 파가니니의 변덕이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자기 이외에는 어차피 제대로 연주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거라는 자신감의 발로였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카프리스caprice는 카프리치오capriccio라고도 하며 일정한 형식에 구속되지 않고 자유로운 요소가 강한 기악곡을 의미한다.


ⓐ 파가니니 콩쿠르 우승자 김수빈씨의 코멘트 中 부분 발췌.

1996년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열린 파가니니 콩쿠르에서 우승한 바이올리니스트 김수빈씨는 입상 기념으로 연주 기회를 얻었다.

우승자가 사용할 수 있는 악기가 독특했다. 당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로 이름을 날렸던 파가니니가 생전에 사용한 전설적 악기 ‘구아르네리 델 제수’를 직접 써보게 된 것이다. 악기 보관 창고를 열기 위한 두 열쇠는 각기 다른 두 관리인의 목에 걸려있었다. 기관총을 든 경찰 2명이 날카롭게 구석에서 눈을 부릅뜨고 있는 가운데, 악기 저장실의 문이 열렸다.

인터뷰에서도 김수빈은 11년 전의 풍경을 뚜렷하게 기억했다.

 “파가니니가 이 악기를 들고 자신의 곡을 연주했을 것이라고 상상하니 가슴이 뛰었어요. 저장실 내부에서 불어나온 바람에서 그의 숨결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죠.”

극도로 까다로운 기교 때문에 파가니니의 작품은 흔히 ‘악마의 곡(曲)’으로 불리기도 한다. 김수빈에게도 파가니니가 ‘악마’ 같기는 마찬가지였다.

 “15세 무렵에 그의 곡을 배웠지만, 아무리 연습해도 나아지지 않았고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끊임없이 좌절했어요.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는 말이 그 때처럼 생생했던 적이 없었지요.”

기교에 대한 집착 때문에 파가니니는 흔히 ‘가벼운 작곡가’로 취급되기도 한다. 하지만 김수빈은 이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모든 음악엔 서로 다른 목적이 있는 걸요. 파가니니의 음악은 이탈리아 오페라의 테너처럼 영웅적이고 힘이 넘쳐요. 당시 부인들이 그의 음악을 듣고서 눈물을 흘리며 쓰러졌다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죠.”


2) Sarasate, Zigeunerweisen Op. 20

사라사테, 지고이네르바이젠 Op. 20


이 곡은 집시들에게서 전해오는 선율을 주제로 하고 있으며, 바이올린의 모든 연주법상의 기교가 총망라된 난곡(難曲) 중의 난곡으로 비범한 기술을 요하며 표현이 어렵기 때문에 사라사테 생존 중에는 이곡을 완전히 연주해낼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고 할 정도이다. 사라사테가 지고이네르바이젠(Zigeunerweisen 집시의 노래)을 작곡한 후 여러 음악가들한테 ‘지옥에서 온 음악가’ 라고 불릴 정도였다고 하니 말이다.

Zigeuner란 집시를 가리키며 Weisen이란 선율·가락을 뜻하는 말이다. 모두 연속되는 3부분으로 이루어졌으며 제 1부에서는 집시들의 잠겨 있는 정열과 억압할 수 없는 애환과 울분이 나타나며 우수에 찬 바이올린 선율을 느낄 수 있다. 제 2부에서는 옛 기억을 회상하는 듯한 달콤한 감상이 느껴지며 목메어 우는 애수가 넘쳐흐르고, 음의 악센트가 마치 말을 하는 듯하다. 제 3부에서는 집시 특유의 광적인 환희로 돌변하여 잠재하고 있던 정열이 폭발하고 만다. 그 화려한 기교와 집시풍의 선율로 듣는 이를 곧잘 매료시키는 명곡이다.


제 1부 : Moderato 다 단조 4/4박자 - 애조띤 가락. 로맨틱하며 거기에 집시의 우울함을 엷게 포함시키고 있다. 변화에 찬 기교는 온화한 가락 속에서 섬세하고 유연한 정취를 그려 준다.


제 2부 : un poco piu lento 2/4박자 - 감미로운 감상이 넘치는 가락. 제 2부는 두개의 주제로 나뉘는데 제 1주제는 온화하고 기복하는 노래조이며 제 2주제는 일변해서 난폭하게 급히 나는 듯한 무곡조이다. 그리고 그 밑바닥을 흐르는 집시 특유의 애수와 우울을 담은 명곡이다.


3) Tchaikovsky,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35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D 장조 Op. 35


오늘날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가장 연주회수가 많은 협주곡의 하나이나 그것이 완성된 당시에는 아주 대접을 못받았다. 그 점은 그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의 경우와 매우 비슷해서 이 곡도 초연 때 말썽이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차이코프스키는 항상 그 시대의 음악가나 청중보다 50년, 아니 100년 앞을 내다보고 있었기 때문 이다.

이 곡은 차이코프스키가 안토니나 밀르코바와의 결혼에 실패하고 이탈리아, 스위스에서 요양하던 1878년(38세)에 작곡되었다. 그는 이 기간에도 교향곡 제4번 오페라 《에프게니 오네긴》 등을 완성했고, 1878년 4월에는 친구인 코테크라는 바이올리니스트가 찾아와 함께 지냈다. 차이코프스키는 이 친구의 협력을 얻을 수 있었는데 이 사실은 바로 멘델스존과 다비드, 브람스와 요아힘의 관계와 같다 하겠다.

차이코프스키는 이 곡이 완성되자 곧 초고를 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아우어에게 보였다. 아우어는 짐발리스트, 하이페츠, 엘만 등의 스승이 되는 대 바이올리니스트이다. 그런데 아우어의 회답은 냉랭한 것이었다. ‘기교적으로 보아 연주 불가능’이라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이 곡은 페테르부르크에서 초연할 수 없게 되었다. 그리하여 약 3년 동안 이 악보는 버려져 있었다. 그런데 이것을 바이올리니스트 브로드스키가 채택하여 1881년 12월 4일, 빈 필하모니 연주회에서 공연함으로써 빛 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그때 지휘를 맡았던 한스 리히터도 연주하기를 꺼렸다고 한다.

그러나 평은 아주 나빴다. 독설로 유명한 음악평론가 한슬릭은 이렇게 혹평했다.

“리는 천하고 품위없는 얼굴만 봤고, 거친 고함소리만 들었고, 싸구려 술냄새만 맡았다. 프리드리히 피셔는 짜임 새 없는 묘사그림을 평할 때 「보고 있노라면 냄새가 나는 그림이 있다」하고 말했다. 그런데 차이코프스키의 이 곡은 음악작품으로 들어서 냄새가 나는 작품이 있다는 두려운 생각을 처음으로 우리에게 일게 했다.”

한슬릭의 비평을 읽은 차이코프스키는 어깨가 축 쳐졌다. 그러나 이 곡의 진가를 믿은 브로드스키는 꾸준히 각지 에서 연주하여 점차 성공을 거두었고 인기도 차츰 높아갔다. 드디어는 아우어도 이 곡을 연주해서 대성공을 거두 었고 그의 제자들에게도 가르쳤다. 차이코프스키는 이 곡을 초연 이래의 공로자인 브로드스키에게 헌정했다.

한슬릭이 말한 그 「냄새」야 말로 러시아의 냄새였고, 그 강렬한 민족적 「냄새」야말로 이 곡의 자랑이었던 것이 다. 아우어가 「연주 불가능」이라고 말한 바와 같이, 이 곡을 마스터하려면 상당히 높은 기교를 필요로 한다. 여담이자만 베토벤, 브람스,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이 한결같이 D장조인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인데, 이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D장조는 바이올린이 가장 잘 울리는 조성이기 때문이다.

악기의 편성은 독주 바이올린, 플루트 2, 오보에 2, 클라리넷 2, 파곳 2, 호른 4, 트럼펫 2, 팀파니, 현 5부.


제 1악장, Allegro moderato - Candenza

소나타 형식의 악장이다. 서주에서 잠시 주제가 암시된 후 바로 바이올린에 의해 낭랑히 울려펴진다. 전개부에서는 화려한 바이올린의 테크닉의 향연이 펼쳐지며 폭발하듯 터져나오는 오케스트라의 야성적인 외침은 짜릿한 쾌감을 느끼게 한다. 카덴차 (독주자가 반주없이 자신의 기교를 최대한 과시하는 즉흥연주를 하는 부분. 고전파 이후 상당수의 작품에서는 작곡자가 대부분 카덴차까지 겸해서 작곡해두는 것이 대부분이나 일부 연주자들은 자신만의 카덴짜를 연주하기도 한다)가 끝나면 다시 처음의 주제가 반복되고 곡이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끝나게 된다.

제 2악장, Canzonetta (Andante)

‘칸쪼네타 (작은 노래)’ 라고 되어있는 A-B-A의 3부 형식으로 되어있다. 애수 어린 멜로디가 곡전체를 지배하며 깊은 감동을 자아내는데, 이는 매우 슬라브적인 비애감이 젖어있는 정서가 풍부한 선율이다. 곡은 명확히 끝나는 부분이 없이 3악장으로 연결된다.

제 3악장, Finale (Allegro vivacissimo)

피날레, 자유로운 소나타 형식의 악장이다. 전악장에서 이어진 곡은 갑자기 분위기가 확 바뀌면서 열광적이고 웅장한 리듬의 축제로 변한다. 중간에 잠시 우수어린 선율이 고개를 내밀다 제시부의 첫선율이 다시 나타나기를 되풀이 하다 점점 열기를 고조시켜 나가면서 마지막에는 환희에 찬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의 총주로 끝맺는다.


4) 그 외 난곡 리스트


 피아노 독주곡

발라키레프 ‘이슬라메이’

발라케레프라는 러시아 작곡가가 작곡한 ‘이슬라메이’ 라는 곡은 현재까지의 모든 작곡가들이 작곡한 피아노 독주곡들을 통틀어서 기교적으로 가장 어려운 난곡 중의 난곡으로 평가받고 있는 곡이다. 현재 이곡을 완벽하게 연주해낼 수 있는 피아니스트는 러시아의 피아니스트인 플레트네프 단 한 명 밖에 없다고 한다.

 피아노 협주곡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모든 피아노 협주곡들 중에서 가장 기교적으로 어렵다고 알려진 곡이다. 이곡을 가장 잘 연주했던 피아니스트로는 작곡가가 가장 잘 연주한다고 호평한 1989년에 타계한 20세기 최고의 기교파 피아니스트인 블라지미르 호로비츠 입니다.


 바이올린 독주곡

파가니니 ‘24개의 카프리스’

인류 역사상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로 평가받는 하이페츠도 연주하기를 꺼려했다는 난곡이다. 바이올린의 기교를 극한으로 사용한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바이올린 독주곡들 중의 최고의 기교적인 난곡이다.

 바이올린 협주곡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차이코프스키가 작곡한 당시에는 이곡이 도저히 바이올린으로는 연주 불가능 하다고 해서 한동안 거의 연주되지 않았던 곡이다. 20세기 들어서 연주법이 발달하고 크라이슬러, 하이페츠, 오이스트라흐같은 명 바이올리니스트가 출현하면서 차츰 연주 횟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곡을 잘 연주했던 바이올리니스트로는 하이페츠와 오이스트라흐를 들 수 있다.


 -바흐의 샤콘느와 비탈리의 샤콘느

바흐(Bach, Johann Sebastian, 1685, 1750)는 우리가 흔히 ‘음악의 아버지’라고 부르는 바로크 시대의 대 작곡가이다. 1,000곡이 훌쩍 넘는 많은 작품을 남겼고 후대에 끼친 영향은 그를 ‘음악의 아버지’라고 부르는 데에서 쉽게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반면 비탈리(Vitali, Tomaso Antonio, 1663, 1745)는 비슷한 시기에 활동한 작곡가이지만 이 샤콘느를 제외하고는 별로 알려진 곡이 없는 작곡가다. 그나마 이 샤콘느 마저도 위작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아마도 낭만파 시대에 와서 작곡되고는 비탈리의 이름을 빌리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을 받고 있다.


그 다음, 연주 형태에 있어서도 큰 차이가 있는데 바흐의 샤콘느는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와 파르티타’라는 작품 중에서 파르티타 2번, BWV 1004의 마지막 곡이다. 조성은 D단조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무반주, 즉 피아노나 오케스트의 반주없이 네줄짜리 바이올린 하나만 가지고 혼자서 연주해야 때문에 여러 개의 성부를 동시에 연주하려면 상당한 기교가 요구된다. 직접 들어보면 마치 두세 대의 바이올린이 함께 연주하는 것처럼 들릴 것이다. 덧붙여 후에 부조니라는 이탈리아의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가 이 곡을 피아노용으로 편곡했기 때문에 피아노로도 종종 연주되곤 한다.


반면 비탈리의 샤콘느의 조성은 G단조이고, 바이올린 독주에 오케스트라나 오르간, 피아노 등의 반주가 딸려 있다.

곡의 느낌도 상당히 큰 차이가 있는데 둘 다 매우 정열적인 작품이지만 바흐의 샤콘느와 비탈리의 샤콘느는 종종 아폴론과 디오니소스에 비유되곤 할 정도로 듣고 나서의 느낌은 큰 차이가 있다.

아폴론은 그리스 로마 사람들에게 지성과 문화를 상징하는 신으로, 바흐의 샤콘느는 선율적인 요소보다는 화성적인 진행이 강조된 만큼 전체적인 느낌이 내향적이고 이지적이라는 느낌을 준다. 여러 성부가 겹쳐서 나타나기 때문에 복잡한 느낌도 있고 해서 조금 차갑게 느껴지는 것이다.

반면에 비탈리의 샤콘느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곡’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매우 애처로우면서도 열정적인 선율을 가진 작품이다.

신화 속의 디오니소스는 열정적, 감성적, 즉흥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신이었던 만큼 비탈리의 샤콘느에서는 셋잇단음표나 여섯잇단음표, 또 싱코페이션 같이 바흐의 것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리듬이 보이고, 슬러 스타카토라든가 스피카토, 더블 트릴 같은 화려한 바이올린 기교들도 많이 쓰이고 있다.


5) 바이올리니스트 하이페츠.

야샤 하이페츠 Jascha Heifetz 1901. 2. 2~1987. 12. 10


20세기 바이올린의 황제, 바이올린의 전설 등으로 불려지는 야샤 하이페츠는 86년의 생애중 83년간 바이올린을 연주했다. 60년 이상을 세계 각지를 돌며 무대에 섰고 200만 마일 이상의 연주여행을 하였으며 많은 청중들에게 경악과 감동을 안겨준 반면, 수많은 바이올리니스트들을 좌절하게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하이페츠와 동시대를 살아 그의 연주를 실황으로 들어야했던 연주자들에게는 정말 불운했던 시기라고 밖에는 할 수 없을 것이다.

흔히들 야샤 하이페츠 등장을 ‘재래(再來)’라고들 말한다. 이 ‘재래’란 말을 그냥 평범하게 풀어버리면 별 말이 아닐 수도 있다. 그저 다시 ‘돌아온 것 뿐’일테니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의 용례를 살펴보면 그것은 하이페츠를 신격화 하는 의미까지 들어있는 말로서 예수 재림에 버금간다는 말이된다.

하이페츠는 과연 누구의 재래였을까. 파가니니? 아니면 대체 누구였을까?

하이페츠의 등장으로 당대의 많은 바이올린 주자들이 설 자리를 잃었다. 독설가로 이름 높았던 버나드 쇼 조차도 하이페츠의 19세 되던 1920년 런던 데뷔 무대를 보고 그에게 편지를 보내어 「제발 잠들기 전, 기도 대신 아무 곡이나 서툴게 연주하라. 인간으로 태어나 그렇게 신처럼 완벽하게 연주하다가는 자칫 하느님의 시기로 요절할지도 모른다.」고 충고 아닌 충고를 했다는 것도 유명한 일화이다.


 하이페츠의 생애

하이페츠는 1901 년 2월 2일 제정 러시아의 빌나에서 태어났다. 유태인 계열의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아버지 루빔 하이페츠에게 세살 때부터 4분의 1사이즈 바이올린으로 기초를 배웠고, 일곱살에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첫 공개 연주회를 가졌다.

당시 청중들은 “매끈하고 둥근 음색과 완숙한 솜씨로 작은 손가락이 매우 어려운 음표들을 유려하게 짚어나가는 모습에 마법에 걸린 듯 황홀하였다.” 고 한다.

1910년, 아홉살의 나이로 페테르부르크 음악원에 입학하여 러시아 바이올린계의 당대 최고의 스승인 레오폴드 아우어 교수에게 사사하였다.

러시아는 유럽의 음악계에서 상당히 중요한 인물들을 많이 배출하였는데, 특히 러시아 바이올린의 역사는 19세기말 유태인 혈통의 음악가들에 의해 시작되었으며, 그 대부가 바로 아우어 교수였다. 1886년에서 1918년 사이에 나타난 숱한 명 바이올리니스트들 -예프렘 짐발리스트, 미샤 엘만, 나탄 밀스타인, 에디 브라운, 막스 로젠 등등- 이 모두 아우어의 제자들이었다.

하이페츠 또한 아우어 교수의 탁월한 음악교육에 찬사를 보내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신동으로 대접받는 것은 질병과 같은 것이며 치명적인 것이다. 나는 운좋게도 겨우 살아남은 몇 안되는 신동이라 불리우던 사람이었으며, 이는 전적으로 위대한 음악선생인 아우어 교수와 음악을 사랑하는 우리 가족들 덕분이었다.”

아홉살에 아우어의 문하에 들어간 하이페츠는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지 2년만에 아르투르 니키쉬가 지휘하는 베를린 필과 함께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하여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였다. 이듬해인 1913년에 하이페츠는 라이프찌히에서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하였는데, 이 당시 관객석에는 당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였던 크라이슬러와 짐발리스트가 참석하였었다.

12세 소년의 연주를 듣고난 후 크라이슬러는 짐발리스트에게 말하기를 “자네나 나나 이제는 바이올린을 내던져 박살내는 편이 나을 것 같네.” 라고 하였다.

하이페츠는 1917년 10월에 시베리아와 일본을 경유하여 미국으로 건너가 카네기 홀에 데뷔했다. 이때 그가 보여준 초인적인 기교와 뛰어난 음악성으로 인해 그는 하룻밤 사이에 미국 음악계의 우상으로 떠오르게 되었으며, 미국 데뷔 첫 해에 그는 뉴욕에서만 30여회의 독주 무대를 가질 정도가 되었다. 저명한 비평가 쵸치노프는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적고 있다.

「열여섯살의 이 소년은 홀을 꽉 채운 청중들에게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 듯 했다. 태연히 무대에 걸어나와서는 이 유서 깊은 홀에서조차 아무도 들어본 적이 없는 엄청난 기교와 음악성을 보여주었다.」

이 당시 제정 러시아는 공산당 혁명으로 붕괴되고 있었기에 하이페츠 일가는 많은 고생 끝에 뉴욕으로 이주하여 미국에 정착하였으며, 이후부터는 미국을 본거지로 하여 그의 음악활동이 펼쳐지게 되었다. 그는 1925년에 미국 시민권을 얻게 된다. 40대에 이르러 그는 캘리포니아의 비벌리 힐즈에 편안한 자택을 구하였고 여생을 마칠때까지 거기서 머물렀다.

하이페츠는 솔리스트로서의 활동 외에 루빈스타인, 포이어만과 더불어 이른바 ‘백만불짜리 트리오’를 결성하여 실내악 연주활동도 하였다. 이 트리오는 1942년 포이어만이 사망한 후에도 피아티고르스키를 영입하여 수년간 지속되었다. 그러나 명성과는 달리 이 트리오의 연주는 그다지 깊은 조화를 들려주지 못하였는데, 루빈스타인의 말을 인용하면 ‘순전히 하이페츠의 음색과 고집 때문’ 이었다.

그는 1962년부터 남캘리포니아 대학에 교수로 취임하여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점차 연주활동을 줄여나가 1972년 10월 23일의 공연을 마지막으로 연주계에서 완전히 은퇴하였다. 이후 그는 주로 후진양성에 힘쓰다가 1987년 12월 11일 자택에서 86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하이페츠의 음악

사진이나 비디오로 남아있는 하이페츠의 연주 모습을 보면 매우 특이하다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꼿꼿이 선채로 바이올린을 높이 치켜들고 거의 무표정한 상태을 끝까지 유지하며 연주에 몰입한다. 그래서인지 하이페츠의 연주는 ‘차갑다’는 오해를 받는 경우가 많다.

RCA사의 찰스 오코널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누군가가 하이페츠를 차가운 사람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아마도 그의 정교한 손놀림 때문일 것이고, 또 누군가가 하이페츠를 가리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차가운 사람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하이페츠가 언제나 음악에 대해 객관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본능과 같은 분석력이 있기 때문에 나온 말일 것이다. 그래도 또 누군가가 그를 차가운 사람이라고 말한다면, 나는 ‘그렇다, 그는 차가운 사람이다’ 고 말해줄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그처럼 자신의 감정을 탁월하게 조절하는 음악가를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이페츠의 활잡는 방식은 활을 팔목 상부에 놓고 집게 손가락의 누름을 강조하는 전형적인 아우어 교수의 방식이었다. 몸에서 떨어진 좌우 팔꿈치가 현에 강한 압력을 더해 주었다. 거기에다 팔목과 팔을 움직여 내는 비브라토가 더해져 강렬한 빛을 발했다. 이같은 연주법상의 개성과 함께 하이페츠는 극도의 집중력과 대담함, 가까이 하기 힘든 위엄, 완벽한 콘트롤을 보여주었다. 이로 인해 그의 소리는 힘이 넘쳤고 당시의 바이올린계에 따라다니던 애수어린 감상적인 소리를 제거해 버렸다.

그의 연주는 너무나도 완벽한 기교와 정확한 음정을 자랑하였으며, 이것만으로도 그는 다른 바이올리니스트들의 경외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였다. 요제프 베흐스부르크 라는 사람은 하이페츠와의 만남 가운데서 다음과 같은 일화를 전해준다.


“나는 비버리 힐즈에서 하이페츠와 긴 대화를 나눈 후 이렇게 질문을 던졌다. ‘당신이 그 협주곡의 어려운 패시지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저를 비롯한 다른 바이올리니스트들에게는 수수께끼입니다.’ 그러자 하이페츠는 태연히 바이올린을 집어들고 나를 위해 지독하게 어려운 패시지를 매우 빠르고도 쉽게 연주해보였다. 나는 그가 어떻게 연주했는지를 도저히 파악할 수 없었기에 한번 더 연주해달라고 했다. 그는 한번 더 연주해주었지만, 그래도 나는 도저히 알아낼 수가 없었다. 그는 내 멍청한 표정을 보더니 슬픈 듯이 고개를 저었다. 오늘날까지도 나는 그가 어떻게 그 패시지를 처리했는지 아직 모르고 있다.”


하이페츠의 기교적 측면은 두말할 필요없는 위대함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의 예술성을 파악하기는 쉽지가 않다. 그는 스트라디바리우스로 연주를 하든 싸구려 연습용으로 연주를 하든 똑같은 소리를 내었다고 한다. 하이페츠를 위대한 바이올리니스트로 꼽는 이유는 아름다운 음색과 감정의 깊이를 음악 안에 담을 줄 아는 능력과 예리한 보잉(활을 쓰는 주법), 흠잡을 데 없는 심미안 등등이다.

하이페츠는 정확한 기교구사 이상의 예술가로서의 그 무엇을 가지고 있다. 그의 연주는 냉정함으로 일관하는 것으로 오해받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그의 연주회장에 참석한 사람들은 그가 들려주는 극도의 서정적인 표현 때문에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경우도 잦았다고 한다.

하이페츠의 다소 과장된 빠르기와 극적효과를 위한 슬라이딩 주법 등은 때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가 만들어낸 음향은 비판으로 일관하기에는 너무나 완벽했다. 맑게 트인 톤과 명확하면서도 거침없는 프레이징이 그처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경우는 발견하기 힘들 것이다. 하이페츠의 빠른 템포가 어색함을 주지 않았던 것도 그 때문이라 여겨진다. 칭찬에 인색하기로 유명했던 칼 플레슈의 말을 인용하자면 “역사적으로 절대 완벽한 연주자는 아직 없었다. 그래도 완벽에 가까운 사람이라면 하이페츠가 유일한 예다.”


6) 바이올린 추천곡.

① Sarasate, Carmen Fantasy Op.25 사라사테 카르멘 환상곡 Op. 25

사라사테의 카르멘 환상곡은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을 모체로 하여 변형을 시도한 곡으로 오페라 카르멘에서 널리 알려진 선율들을 모아 사라사테 특유의 어려운 기교들을 담아 편곡한 것이다. 바이올린 오케스트라 연주용으로 곡의 정식 명칭은 ‘오페라 카르멘의 모티브에 의한 연주회용 환상곡’이다. 전곡은 끊이지 않고 연주되는 4개의 부분으로 되어있고 제1곡의 앞에는 별도의 서곡이 있다.


 서곡 - 알레그로 모데라토Medreato

피아노가 ff로 제 4막 전주곡의 아라고네이즈를 힘차게 연주하기 시작하며, 이윽고 바이올린이 악보 18과 같이 연주하기 시작하고 트릴, 중음, 트레몰로, 플레젤렛을 자유로이 구사해서 피치카토로 끝난다.

 제 1곡 - 모데라토 4분의 2박자

피아노가 왼손으로 유명한 제 1막의 하바네라 리듬을 치기 시작하며 즉시 바이올린은 악조 19와 같이 들어와서 3중음, 피치카토 등에 의해서 이 선율이 눈부시게 장식되고 격렬한 트레몰로 후에 ff로 제 1곡을 끝낸다.

 제 2곡 - 렌토 아사이Lento assai 8분의 6박자

여기서는 제 2막에서 카르멘이 넉살좋게 노래하는 콧노래의 선율이 사용되고 있다. 피아노의 단음으로 시작되어 ff로 바이올린이 악보 20과 같이 시작되며 수 많은 프레젤렛을 연주하고 조용히 마친다.

 제 3곡 - 알레그로 모데라토Allegro Medreato 8분의 3박자

여기서 사용되는 것은 제 1막의 유명한 세기딜랴이다. 피아노 반주가 p로 세기딜랴 선율의 연주로 시작되며 바이올린도 이 선율을 악보 21과 같이 연주하며 여기서도 피치카토, 프레젤렛, 글리산도, 트릴의 기교가 눈부시게 펼쳐진다.

 제 4곡 - 모데라토Medreato 4분의 3박자

이곡에는 제 2막 릴리아스 파스티아의 술집에서 카르멘이 노래하는 유명한 집시의 노래가 사용되고 있다. 느닷없이 p로 바이올린이 악보 22와 같이 연주하기 시작하고 점차 템포를 빨리하여 열광적인 트레몰로의 연속으로 ff에서 곡이 끝난다.


② Sonata per violine e continuo ‘Il trilo del diavolo’ 타르티니 바이올린 소나타 G 단조 ‘악마의 트릴’

1713년 어느 날 밤, 타르티니는 꿈 속에서 악마를 만나 악마에게 ‘너의 영혼을 팔아다오’라는 요청을 받고는 그만 악마가 무서운 나머지 자신의 영혼을 팔아 버리고 만다. 그랬더니 악마는 그 보답으로 타르티니의 소원은 무엇이든지 들어줄 테니 말해 보라는 것이었다. 타르티니는 악마가 과연 어떻게 바이올린을 연주하는지 궁금하여 자기의 바이올린을 건네주면서 한 곡 켜주는 것이 자신의 소원이라고 말했다.

악마는 바이올린을 집어들자 초인적(超人的)인 기교로 놀랍도록 아름다운 곡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타르티니에게 인간의 세계에서는 도저히 들어볼 수 없는 황홀한 곡이었으며, 타르티니는 그 곡을 듣고있다가 그대로 그 묘기에 매혹되어 넋을 잃고 말았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에 꿈에서 깨어났다. 타르티니는 잠자리에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방금 꿈 속에서 들은 ‘악마의 곡’을 되살리며 악보에 적기 시작했으나 악마가 연주한 놀라운 음악은 그대로 살려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 때 타르티니가 정신 없이 작곡한 G 단조의 바이올린 소나타는 그의 작품 중 가장 뛰어난 명곡의 하나가 되었다. 타르티니 자신이 ‘악마의 트릴’이라는 부제를 붙인 것도 그 꿈 때문이었다. 곡은 3악장으로 되어있으며 제 3악장에 놀라운 기교로 연주하는 ‘악마의 트릴’이 들어있다. 전곡에 걸쳐 악마의 야릇한 아름다움이 잘 나타나 있다.


제 1악장 느린 부분. 서정적이면서 애수가 깃든 비가이다.

제 2악장 1악장과는 대조적이다. 짧고 풍자적인 작은 트릴을 계속하면서 리드믹한 악절로 옮겨진다.

제 3악장 신과 악마와의 대화라고 하겠는데, 느린 데서 빠른 알레그로 아사이. 악마와 트릴을 나타낸다. 힘찬 더블 스토핑과 화음 등, 신의 승리의 보고자로서 최후에 울려 퍼진다. 마지막 페르마타에서 작곡자는 카텐챠를 요구하고 있다. (연주시간 : 14분)


③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BWV 1001-1006

바이올린을 위한 연습곡 정도로 여겨오다가 20세기 들어서면서 부터 독주 바이올린 곡으로서 중대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작품을 관통하는 지적인 힘과 독창성, 건축적인 균형감이 특징. 수준높은 연주력을 필요로 한다. 3개의 소나타와 3개의 파르티타로 이루어지는데, 소나타가 이탈리아 교회 소나타 양식을 취하는 반면, 파르티타는 모음곡 형식으로 되어 있다. 소나타의 둘째 악장을 장식하는 푸가는 바흐의 능통한 대위법을, 파르티타의 작은 춤곡들은 바로크풍의 우아함과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파르티타 2번의 유명한 샤콘느에서 당김음 주제가 간결한 화음을 토대로 펼쳐가는 변주의 파노라마는 특히 압권이다.

1번 소나타-BWV1001, 2번 파르티타-BWV1002

3번 소나타-BWV1003, 4번 파르티타-BWV1004

5번 소나타-BWV1005, 6번 파르티타-BWV1006

이중에서 세 곡 (1001,1003,1006)은 소나타인데 ‘느리고-빠르고-느리고-빠르고’의 형식(교회 소나타라고 부름) 으로 되어 있는 4악장의 기악곡이고, 두 곡(1004, 1006)은 각국의 춤곡을 모아 엮은 옴니버스 곡집으로서 각 곡 첫곡으로는 곡의 시작과 전체분위기를 알리는 전주곡(prelude)이 붙어 있다.


④ 비발디,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

비발디의 ‘화성과 창의의 시도’ 작품 8을 구성하는 12곡의 바이올린 협주곡 중의 첫 4곡이다. 각 곡의 초두에 적힌 소네트와 더불어 봄·여름·가을·겨울의 4계절 풍경이 음악으로 묘사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4곡 모두 바이올린의 독주부와 오케스트라의 리토르넬로가 교대로 나타나고, 느린 악장을 사이에 두고 빠른 악장이 처음과 끝악장에 놓이는 변함없는 규칙성이 조금은 단조롭게 여겨지지만, 작품 사이사이에서 만나는 바이올린의 화려한 연주기교와 비발디 특유의 생동감있는 표현은 세월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 이 작품의 매력이라 할 만하다. 음악사적으로는 독주 바이올린 협주곡 양식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⑤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작품 61

베토벤이 쓴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이면서 이 장르 최고의 걸작이다. 장대한 스케일과 역동감이 작품 전체를 지배하는 가운데 깊고 뜨거운 열정이 강렬한 힘으로 뿜어져 나오는 곡. 팀파니의 5번의 연타로 시작되는 첫 악장부터 불꽃이 튀는 듯한 마지막의 론도 악장에 이르기까지, 꽉 짜인 곡의 구조와 악기간(독주와 오케스트라)의 균형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들에 비해 남성적 강인함은 덜한 편이지만, 정(靜)과 동(動)의 교묘한 공존에서 빚어지는 긴장감은 엄청난 힘을 발한다.


⑥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1번-10번

모차르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들도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아닌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작품이다. 그러나 내용적으로는 전 시대에 비해 두 악기가 거의 대등한 균형을 이룬다. 모두 10곡. 그 가운데 5번과 9번이 가장 유명하다. 화사한 곡의 분위기로 인해 ‘봄’이라는 부제를 달게 된 소나타 5번은 베토벤의 작품으로서는 드물게 단순하고 맑은 시정을 담고 있다. 아직은 바이올린이 피아노보다 한 발 뒤로 물러서 있는 단계다. 반면에 소나타 9번 ‘크로이처’에서 두 악기의 역할은 보다 더 대등해지고, 그 밀착된 대화와 협주적 갈등구조는 대단한 격정을 뿜어낸다. 베토벤은 애초에 이 곡을 바이올리니스트 브리지타워에게 헌정하려 했으나 한 여자를 두고 그와 연적의 관계가 됨에 따라 헌정자를 크로이처로 바꾸었다.


⑦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작품 64

멘델스존 생전에 발표된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으로서 낭만주의적 정서가 다분하다. 형식에 있어서 전 3악장이 쉬지 않고 연주된다는 점과 1악장의 카덴차가 소나타 형식의 전개부와 재현부 사이에 삽입된 점이 이채롭다. 무엇보다도 획기적인 것은 오케스트라가 주제를 제시하기 전에 독주 바이올린이 곧바로 주제로 들어간다는 사실이다. 깨끗하고 유창한 멘델스존의 특징이 두드러지는데, 2악장의 선율은 특히 더 감미롭다.


⑧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

프랑크가 쓴 유일한 바이올린 소나타. 이 곡을 가리켜 뱅상 댕디는 ‘최초이자 가장 순수한 순환 주제의 소나타’라 했지만 순환형식이 그리 엄격하게 지켜지지는 않는다. 어쨌든 작곡가 자신은 서로 연관되는 선율을 가리켜 ‘사촌들’이라 했고, 이것이 작품 전체에 통일감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4악장 구조. 신비적인 첫번째 주제가 그렇듯이 전체적으로 조용하고 환상곡풍의 무드가 지배적이며 이따금 강렬한 정열이 표출될 때도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오이겐 이자이에게 헌정된 곡이다. 베토벤, 브람스의 작품과 더불어 바이올린 소나타의 걸작으로 꼽힌다.


⑨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1번-3번


현존하는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는 모두 3곡. 모두 그의 바이올린 협주곡보다 나중에 작곡된, 실내악의 걸작들이다.

1번 G장조 소나타는 일명 ‘비의 노래’로 불리는데, 이는 동명의 브람스 가곡을 주제로 쓴 3악장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실질적으로 이 노래의 리듬은 전악장을 지배한다. 2번 A장조 소나타에서도 브람스는 자신의 가곡 선율을 이용하는데, 단지 이번엔 하나가 아니라 여러 곡이 조금씩 비치는 정도다.

제 1번은 그의 가곡 Op.59-3을 기초삼아 흔히들 비의 노래라는 부제로 불리우고 있다. 이 작품은 브람스가 이탈리아를 방문한 때에 느낀 동경과 남극의 정열적인 감성이 담겨있다. 특히 장송풍의 2악장 아다지오의 애절한 선율이 깊은 감명을 전한다.

제 2번은 브람스가 스위스 투너 호숫가의 호프 슈테트 시절에 작곡된 것으로 투너 소나타라고도 불린다. 브람스의 전기작가인 막스 칼베크는 이 소나타를 사랑하는 애인을 기다리며하고 말하고 있기도 하다.

곡상은 힘차고 늠름하며 알프스풍의 위엄을 가지고 있기는 하나 가요적이고 친숙한 보편성의 작품이다. 이 곡은 명 바이올리니스트 예뇌 후바이가 초연하였다.

제 3번은 브람스의 친구인 폴의 죽음과 자신의 불행한 시절을 나타낸 것으로 그의 내성적인 체념의 감정과 심오한 내용의 정열을 그리고 있다. 이곡의 헌정을 받은 대 지휘자 한스폰 뷜로는 가장 독창적인 작품이다, 하고 이 곡을 평가하였다. 초연은 요하임이 했었다.

이 바이올린 소나타는 브람스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자 매력적인 우울한 감성이 가장 극명하게 나타난 명곡이라 할 수 있다. 특히 2악장 카바티나풍의 어두운 선율에 깔리는 바이올린의 우수 어린 감성, 슬픔의 탄식으로 이어지는 곡상은 인간이 처절한 고독의 한탄을 직감하게 될 명작이다.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1번 비의 노래

이곡을 작곡할 당시 브람스는 전원생활을 즐겼었는데 작품에도 그러한 정서가 반영되어 밝고 화사하다. 곡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서정적인데 브람스 특유의 중후함보다는 청순한 이미지가 돋보이고 촉촉하게 젖어있어서 감상에 잠긴다. 특히 애수를 띈 3악장은 브람스의 풍부한 낭만성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온화한 친근미, 사무친 우수와 깊은 명상적 기분은 곡의 아름다움과 함께 음악 애호가들을 완전히 매료하고 있다.

제 1악장 Vivace ma non troppo 비바체 마 논 트로포 G장조.

제 1악장은 밝고 화사하며 어느정도 선율적인 성격을 띄지만 대위법적인 전개를 하기 때문에 두터운 양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명암의 대비를 통한 긴장감의 조성이란 점에서는 브람스의 체취를 강하게 풍긴다.

경쾌한 성격의 제 1주제와 위풍당당한 제 2주제로 제시부가 형성되고, 전개부에서는 절묘한 대위법이 평쳐진다. 주목할 부분이다. 이 소나타 전체에 걸쳐 몇 번이고 되풀이되는 ‘세개의 D음’d이 곡 첫머리에 제시된다. 하나의 악기로 표시된 주제는 다른 악기로 응답을 받아 공명하며 움직인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의 곡상이 표현되며, 바이올린과 피아노에 의해 우아한 가락을 빚어낸다.

제 2악장 Adagio 아다지오 E flat장조 4분의 2박자. 3부 형식.

2악장의 아다지오는 브람스의 전형적인 아다지오 악장이다. 지극히 차분하고 우울하다. 사실 1, 3악장이 밝고 화사하다고는 하지만 이것은 그의 다른 작품에 대한 상대적인 평가이고 다른 작곡가들의 작품에 비해서는 상당히 어둡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2악장에서의 가라앉은 분위기는 1, 3악장의 화사함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어린 소년 시절의 추억일 것이다. 단순한 가락은 민요풍의 성격을 띄고 있어 전원의 풍취를 느끼게 한다. 비의 정취는 중앙부에 와서 일변하여 장송 행진곡풍의 애수를 뚜렷이 떠올린다. 이것은 슈만의 부보를 접했을 때 어두운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는 것이리라.

표정이 아주 풍부한 민요풍의 선율이 피아노만으로 한동안 연주된 후 비로소 바이올린이 주제를 노래한다. 애잔한 감정의 파문이 빗줄기 사이로 선명하게 보이는 긋한 악곡이다. 세부분으로 구성된 이 악장에서 밝은 음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역시 기본은 죽음의 장송 노래에 가깝다. 이렇게 깊이깊이 애상의 심연으로 빠져드는 느린 악장도 흔하지는 않다.

제 3악장 알레그로 모레토 모데라토 G단조 4분의 4박자. 론도 형식.

제 3악장은 그의 ‘비의 노래’와 주제가 유사하여 이곡에 ‘비의 노래’라는 별명을 붙여준 악장이기도 하다. 이곡을 들을때면 봄날 풀잎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이 연상된다. 비가 내릴 때 이곡을 들으면 슬프도록 아름다운 감상에 젖을 수 있을 것이다. 애수가 깃든 청순함, 사람의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줄 아름다운 곡이다.

이곡이 가장 아름다운 악구이다. 졸졸 흐르는 시내, 퐁퐁 솟는 샘의 울림이 자연의 상냥한 위로나 체념을 나타내고 있다. 아주 부드럽게 바이올린으로 노래되는 첫머리의 동기는 저 유명한 ‘비의 노래’다. 이 선율은 라장조이고, 뒤이어 라단조로 노래되는 것이 제 1부주제이다. 이 선율은 우아함의 전형이다. 이를 받침하는 피아노의 리듬이 재미있다. 여기서부터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다정한 대화가 계속되는데 그 모습이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제 2부주제는 아주 스마트한 것인데 제 2악장 첫머리에 들었던 바로 그 선율이다. 코다 부분도 예사롭지 않다. 제법 길게 지속되는데 상당한 감정의 기복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2번

2번은 가장 노래에 가까운 작품이다. 그런 면에서 일단은 쉽게 친숙해질 수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서정적이고 선율적인 곡이지만 브람스의 무게를 느낄 수 있다. 더구나 만년의 작품이니만큼 밝고 서정적인 선율 뒤에 적적함이 숨어있다. 바이올린 소나타 3번에서 나타나는 짙은 어둠의 그림자나 격렬함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경향은 오히려 바이올린 소나타 1번과 비슷하다. 오히려 1번보다도 밝지만 너무나 갸날픈 곡이라서 그렇기 때문에 더욱 슬픈 곡이기도 하다.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3번

제 3번은 제 1번보다 10년이 늦은 1888년에 완성된 작품이다. 브람스는 1886년부터 3년간 해마다의 여름을 투운이라는 휴양지에서 보낸다. 첫 해는 그런 데로 즐겁고 행복한 휴양생활을 보냈다. 그러나 그 이듬해, 친구들이 병들거나 병사하는 소식을 잇달아 들으면서 어쩔 수 없이 인생의 무상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체념과 체관에 빠져든다. 특히 하이든 연구가로 유명한 폴(Carl Ferdinand Pohl 1819-1887)의 부음에 큰 충격을 받았다.

제 1악장 알레그로

전곡 중 가장 아름다운 악장으로, 바이올린이 복잡한 주제를 연주한다. 피아노의 싱코페이션 리듬을 타고 바이올린이 다소 우울하지만 그러나 로맨틱한 분위기의 제 1주제를 연주하면서 시작되는 악장이다. 제 2주제는 피아노가 주도한다. 이따금씩 결렬한 외침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기조는 역시 체관과 관련된 것이다.

제 2악장 아다지오

제1악장의 긴장은 이 악장에 들어와 풀린다. 문자 그대로 로맨틱하고 서정적이며 스마트한 악곡이다. 전형적인 카바티나의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제 3악장 Un poco e con sentimento

f#단조의 불안한 느낌이 전곡에 감돌고 있다. 음산하고도 고뇌에 찬 표정으로 일관되는 악곡이다. 스케르조 악곡의 이런 분위기를 지니는 곳이 결코 흔하지 않다. 이것만으로도 귀 기울일 가치가 있다.

제 4악장 Presto agitato

넘치는 듯한 원기와 타오르는 정열이 전곡을 덮는다.  앞의 3개의 악장과는 판이한 분위기를 갖는 악장이다. 그것은 마치 견디기 어려운 스트레스를 터는 듯한 느낌이다. 단지 제 2주제만이 브람스다운 온화한 성격을 지니고 있을 뿐이다.


⑩ 크라이슬러 바이올린 소품곡 아름다운 로즈마린 or 사랑의 기쁨 or 사랑의 슬픔

바이올린 소품곡으로 유명한 ‘사랑의 기쁨’ ‘사랑의 슬픔’ ‘아름다운 로즈마린’ 은 크라이슬러의 대표적인 곡들이다.

아름다운 로즈마린 - 우아하고 매력적인 선율의 아름다운 로즈마린을 듣고있으면 프랑스의 화가 르누아르의 아름답고 귀여운 소녀들이 연상되고는 한다. 아름다운 로즈마린은 그 곡명 그대로 ‘로즈마린’이란 소녀의 깨끗한 사랑스러움, 그리고 밝은 아름다움을 그려낸 듯한 한편의 소품이다.

사랑의 슬픔 - 과거 빈의 무도회장에서 유행했던 왈츠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A단조의 주 멜로디가 동양적인 애상과 서정을 자아내며, 사랑의 슬픈 기억을 회상하는 듯한 감미롭고 애상적인 아름다움이 곡 전체를 휘감고 있다.

사랑의 기쁨 - 지금 막 사랑이라는 것에 눈을 뜨게된 밝고 발랄하지만 어딘가 수줍은 부끄러움을 간직하고 있는 시골 아가씨가 연상되는 곡이다. 사랑을 발견하게된 처음의 환희가 차츰차츰 수줍게 다가가는 아가씨의 발걸음처럼 부끄러움을 가지고 머뭇거리듯 춤을 추다가 자신의 사랑을 다시 한번 확고하게 다짐하는 듯 기쁨의 노래를 부르는 것 같다.

 

⑪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Op.47

핀란드의 자연이 낳은 음울한 선율.

핀란드의 자연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이 작품은 독특한 환상적 선율과 풍성한 관현악의 울림에 있을 것이다. 시벨리우스의 작품은 핀란드의 자연에서 자연에서 탄생한 것이고 그만큼 민족주의 색채가 강하다.

제 1악장 알레그로 모데라토에서는 2분의 2박자 D단조의 자유스러운 소나타 형식을 취하며 독주의 바이올린은 북 유럽적이며 애수에 차 있으면서도 어딘가 거칠어 보이는 1테마가 연주된다. 제 2악장에서는 4분의 4박자 B플렛 장조 세도막 형식의 부드럽고 우는 듯 나직한 연주가 특징이며 제 3악장은 D장조 4분의 3박자로 이 악장은 교향곡에서만 맛볼 수 있는 론도 형식의 폴로이네즈풍의 곡이다. 독주 바이올린으로 나타나는 제 1테마와 현악기의 유니즌으로 연주되는 제 2테마가 나타나 재현부를 지나고 코다로 들어간 후 끝난다.

이곡은 강한 노스탤지어와 낭만적인 성격으로 이루어져 있다.


 ⑫ 엘가 사랑의 인사

그가 작곡가로서 대성할 수 있었던 데에는 아내의 공이 지극히 컸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엘가 자신도 아내의 고마움을 늘 잊지 않고 있었다. 그러한 생각이 음악으로 표현된 것이 결혼한 해에 작곡한 이 ‘사랑의 인사’이다.

‘사랑의 인사’는 ‘세레나데’, ‘한숨’, ‘아침 노래’, ‘밤노래’ 등과 함께 그의 살롱풍의 소품 중에서도 특히 인기가 있는 곡이다. 아내에 대한 따뜻한 사랑이 훈훈하게 스며나오는 매혹적인 음악이다.


‘사랑의 인사’는 단순 소박한 화성과 매력적인 ‘벨 칸토’적인 멜로디를 지니고 있다. 멜로디 그리고 세련된 기교에 대한 엘가의 천부적인 재능이 유감없이 잘 발휘되고 있다. 원래 엘가가 32세 때인 1888년에 피아노 곡으로 작곡한 뒤 이듬해에 관현악곡으로 편곡하여 널리 알려졌다. 불과 3분 정도의 소품이지만 그지없이 달콤한 낭만적인 곡이다. 요즘은 바이올린이나 첼로곡으로도 편곡되어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먼저 당김음 리듬의 반주가 나오는데 이것은 곡 전체를 통해 통일성있게 나타난다. 곡의 후반에 코다로 들어가는 부분에서만 정상적인 리듬으로 바뀌고 다시 당김음 리듬으로 돌아와 반주를 마친다.

곡은 크게 2개의 가락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마장조의 A 가락이 두번 반복된 후 사장조로 바뀐 B 가락으로 진행하며 짧은 연결을 거쳐 다시 마장조의 A 가락이 나오는데 후반에 가락이 클라이맥스로 치달으며 코다(종결부)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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