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에서 회복되는 시간적 제약 때문에 올 가을 마라톤 시즌에 대한 준비를 충분히 하지 못한 사람들은 지금쯤 무슨 도깨비 방망이처럼 “몸을 만들어라 뚝딱!”하면 내일이라도 당장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여 42.195km 전 구간을 즐겁게 달릴 수 있는 무슨 비책이 없을까 궁리하게 된다.
이런 사람들에게도 분면 해답은 있게 마련이다. 기존의 훈련 방법을 약간 수정하여 목표로 하는 마라톤 대회에 참가할 준비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말이다. 마라톤 대회 준비에 지름길이 없다는 것은 분명하고 그런 훈련이 있다고 하더라도 쉬운 것도 아니지만, 훈련의 종류에 관계없이 같은 값이면 훈련의 양보다는 질을 택하여, 그것도 짧은 기간안에 마라톤 대회에 나가 잘 달릴 수 있는 것은 여전히 필요하다.
대회날까지의 남은 기간이 얼마 없다고 몸도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장거리 훈련을 하기 위해 갑자기 30km 35km 혹은 40km 장거리 달리기를 하게 된다면 다시 부상을 당하거나 훈련 피로에서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회날을 맞게 될 수도 있다.
단기간의 집중적인 훈련으로 마라톤 대회를 완주할 수 있는 방법을 정리해본다.
첫째, 핵심 달리기를 결정한다. 지금부터 마라톤 대회까지는 엄청난 달리기를 계획하게 된다. 마라톤 대회를 위한 주된 훈련은 장거리 달리기이며, 이것은 변할 수 없는 진리다. 그 외에 하나의 훈련을 더 추가하는데, 대회 코스를 감안하여 대회 주로가 대부분 언덕이면 언덕 훈련을 추가하고, 평지면 템포런을 추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지 주로를 위한 템포런은 잘 다듬어진 트랙훈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평지 주로에서의 템포런이다. 이 두가지 훈련을 대회일로부터 역산하여 주당 어떻게 얼마나 주중에 얼마나 할 것인지를 계산한다.
둘째, 기본적인 주당 훈련계획표를 짠다. 대회일까지 만약 2개월(8주)가 남았다면, 물리적으로 후반부의 훈련량을 줄여야할 후반부 2~3주를 감안하면 본격 훈련이 가능한 기간은 5~6주 밖에 안된다. 그러면 주중에 2번(화, 목요일) 언덕훈련이나 템포런을 10~15km 정도 달리고 주말에 장거리 훈련(일요일)을 하고, 언덕훈련이나 장거리 훈련을 한 다음날(금, 월요일)은 휴식하고, 수요일과 토요일은 쉬운 달리기를 하거나 대체훈련으로 달리기 근육의 피로를 가중시키지 않는다. 템포런과 언덕훈련은 대체훈련 다음날하고 템포런이나 언덕훈련 다음 날은 휴식함으로써 훈련의 질을 높일 수 있다.
훈련량의 정점은 4~5주째로 하며, 주말 장거리는 25km, 30km, 35km, 25km, 37km로 늘인 후 다시 반대로 계속 20km까지 줄인다. 마지막 2~3주는 일반적인 훈련을 해온 사람들과 똑같이 훈련량 줄이기를 해야 피로감없이 대회날 잘 달릴 수 있다. 장거리 훈련이 한번에 하기가 힘들면 토요일과 일요일에 나누어 해도 되는데, 이 경우 반씩 나누기보다는 1/3~4과 2~3/3~4로 나누어 가볍게/힘들게 조정하고, 속도는 템포런이나 대회 속도로 달리는 편이 애초의 장거리 달리기의 목적에 맞다.
대체훈련은 자전거가 가장 좋고, 수영과 에어로빅 기구도 좋다. 어떤 종류의 훈련을 하더라도 핵심 운동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의 중간강도의 훈련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체 훈련 대신에 가벼운 달리기를 해도 괜찮다.
일단 계획이 완성되면, 별 문제가 되지 않으면 고치지 말고 그 훈련계획을 고수해야 한다. 훈련기간이 짧기 때문에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기분이나 컨디션이 괜찮다고 정해진 훈련시간이나 종류를 초과하거나 변경하여 훈련하면 안된다. 또 희망 속도를 즐겁게 유지하기 힘들면 억지로 거기에 맞추려 할 필요가 없다. 목표 거리를 일정한 속도로 유지하여 달릴 수 있는 속도로 줄여서 훈련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마라톤 대회에서도 달리는 속도가 아니라 전 구간을 달려서 완주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셋째, 실제 대회 계획을 세운다. 마라톤 대회는 지금 이 대회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음 주에도 있고 그 다음 주에도 계속 있다. 대회에서 달리는 것은 자신의 체력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요구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대회날에 희망대로 달릴 수 있도록 실질적인 대회에서의 주행 전략이 필요하고, 이것을 세우는데 심사숙고 해야 한다. 여기에는 훈련량, 현재의 체력상태, 그리고 가장 중요한 대회 목표에 대한 고려가 포함되어야 한다. 전반을 너무 빨리 달려 후반에 고생하기보다는 후반을 평소보다 조금 느리게 가고 후반에 만회하는 전략도 아주 바람직하다.
마라톤 대회도 결국에는 하나의 놀이이다. 놀이는 즐거워야 하고, 즐겁지 않다면 그것은 놀이가 아니라 노동이다. 심신이 피로하게 완주하는 것보다 100% 즐겁게 준비된 대로 완주하는 것이 더 좋다. 마라톤 대회도 다른 경기처럼 완주 후에 당연히 즐거워야 한다. 그런 즐거움을 위해 힘들게 훈련을 해온 것이다. 만약 통증이 불편함이 있거나, 훈련 속도를 유지할 수 없거나, 아니면 달리고 싶은 평소의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면, 이번 대회에만 집착하기보다는 재도전하는 것을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