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의도
몇 달마다 바뀌는 입시제도 속에서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는 것이 있
다. 시험기간 학생들의 입시 스트레스가 그것이다. 시험기간이 다가오
면 학생들은 복통과 위경련, 구토등을 호소하고 양호실은 아픈 학생들
로 넘쳐나며, 서로를 보는 눈에는 경쟁이 번뜩인다. 내신이 절대평가
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입시에선 과목별 석차가 중요할 수밖에 없고,
때문에 학생들은 이제 매 과목마다의 등수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
다. 게다가 대학마다 내신의 반영비율도 저마다 다른 속에 갈피를 못
잡는 학생들은, 혼란의 화살을 서로에게 돌린다. 시험기간동안 학생들
은 ‘우정’을 일시 유보시킨다. 나누는 기쁨은 배가 되고 슬픔은 반
으로 줄어드는 ‘우정’의 기본원칙은, 시험기간 동안 없다. 등수오른
친구는 기쁨을 감추고, 떨어진 친구는 자괴감을 감추며 서로는 그저
무표정으로, 밟고 일어서야할 적으로만 여기게 되는 것이다. 학교 20
화는 기말고사 기간을 맞아 시험 스트레스를 다룬다. 고3수험생이 되
기전 특히나 중요하다는 여름방학 직전의 기말고사, 학생들의 스트레
스는 극에 달한다. 성적에 초월한 듯 보이던 다인이도, 전교 1등을 놓
치지 않는 이경이도, 새로운 학교에서 첫 성적을 좋게 내어 부모님과
선생님의 기대에 부응해야하는 수현이도, 모두의 스트레스는 같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마지막, 몰리던 수현은 해서는 안될 방법을 통해
이경을 꺽고 전교1등을 쟁취해낸다. 돌아서면서 수현은 그래도 잘한
것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한 것이라고 수현
에게 가르친 것은, 어쩌면 우리 어른들일지도 모른다.
씬 1. 지난줄거리
청소시간. 찢어진 동양 자수 발견한 이경.
이경 (떨며, 화난)이거 누가 그랬니..
웅성대는 아이들. 그속에서 무표정하게 이경 보는 수현. 그 위로,
정글의 법칙(가제)
씬 2. 2학년5반교실(낮)
수학시간. 수현을 비롯한 영은, 병구, 등 아이들 앞에 나와서 칠판에
수학문제 ‘미분’ 풀고 있다.
유란 (한문제씩 보며 못풀고 있는 아이들 향해)뒤로 가서 서. (다
른 아이향해)너두 가. 너두..
달식, 병구, 영은 푹 숙이고 뒤로가고. 유란, 마지막 차례 수현이다.
유란 (가만히 보다가 잘 설명해주는)여기가 이게 아니지, (가르쳐
주는)
아이들 그모습 보고 작게 ‘어우~ 뭐냐.’ 하는데 수업끝나는 종소리
울린다.
유란 오늘은 여기까지. (좋은말투 수현향해)그리구 수현이는 지금
나 좀 따라와.(나간다)
수현, 따라 나가자마자‘어우~’하면서 궁시렁 대는 아이들.
나영 (뚱)뭐니? 누구는 뒤루 나가래구. 왜 최수현만 차별대우야?
혜란 저 깍쟁이 수학이 잘해주는거 보면 모르냐, 수현이 쟤가 제주
도 의 배이경이였대. 그쪽 학교에서 맨날 전교1등이였다더라
구.
다인 우와, 정말?
나영 근데, 무슨 전교 1등이 저런 수학 문제를 못풀어서 쩔쩔매?
씬 3. 교무실(낮)
유란 (수학 교과서 보며)저번 학교에서 어디까지 배웠었다구?
수현, 유란옆에 상담하듯 앉아있는.(영진 없다)
수현 ....수열이요.
유란 (한숨쉬며)두단원이나 늦네?
수현 ......
유란 (좋게 말하는) 선생님이 프린트 내준거 있지? 반정도는 거기
서 나올꺼니까 집중적으로 파봐. 물론 한두문제 지뢰를 심어
놓긴 할꺼지만...그래두 너 옛날 학교에서 전교 1등 놓치지
않았다며. 기본이 있으니까 따라올수 있을꺼야. 그렇지?
수현 (억지미소 짓는)
유란 절대평가라고 ‘수’받을 생각만 하면 안돼. 과목석차까지 따
지는 대학교두 많이 있으니까. 좋은 학교 가려면 1등이 중요
해. 잘할수 있겠지?
수현 네...
유란, 가보라는 듯 미소지으면 수현, 인사하고 돌아선다. 그때 들어오
는 이경. 동양자수들고 들어오는.
이경 (둘러보다가, 유란에게) ..가사선생님 어디 가셨어요?
유란 잠깐 나가신거 같은데, 왜?
이경 (아무렇지 않은 미소) 동양자수 숙제 어제 못낸거, 내려구요.
수현 보면, 가사선생님 책상에 자수 놓는 이경. 동양자수, 멀쩡하다.
씬 4. 교실(낮)
교탁앞에 나와 기말고사 시험시간표 적고 있는 이경.(세찬 없다)
이경 (다 적고 돌아서서)담주 기말고사 시험 시간표 칠판에 적어놨
으니까 봐. 그리고 이번주 토요일날 교련 붕대실기시험 있댄
다. 준비해오구.(들어간다)
자리로 가는 이경을 가만히 보는 수현, 그 위로,
혜란 (E)여하튼, 괴물이래니깐? 강남쪽에 애들 숙제까지 해주는 곳
있지? 거기서 새걸루 사온거 같애. 아니면 하룻만에 어떻게
자수 한판을 다 뜨냐?
수현, 초조하게 가만히 이경을 보며 있다.
씬 5. 수현집 외경(밤)
씬 6. 수현방(밤)
새벽2시. 수학 공부하고 있는 수현. 그때, 문 열고 수현모 들어온다.
(수현의 어머니는 대학교수다. 인텔리풍의 당당한 커리어 우먼)
수현모 뭐야, 아직두 공부하는거야? 그만하고 자.
수현 (미소)이제 자려구요. 아직 안주무셨어요?
수현모 (웃음)세미나 준비 때문에. 나 이번에 또 주제발표 걸렸거든.
(수현펼쳐놓은 수학책 보고는) 근데 정말 학원 안끊구 괜챦겠
어? 수학진도가 그렇게 틀리다면서.
수현 (웃으며)괜챦아요, 따라잡으면 돼죠, 뭐.
수현모 말안해두 니가 잘해와서 이제까진 학원같은데 안보냈지만 이
번엔 끊어봐.
수현 저, 한다면 하는거 아시쟎아요. 저, 믿으시구 가서 주무세요.
수현모 (가만히 보다가 어쩔수 없는) 하여간... 그래두 안되겠으면
말해? (나가려다가).....이번 학교는 괜챦니?
수현 (무슨 소린가 보면)
수현모 (가만히 보다가 웃으며)....소문... 같은거 안돌지?
수현 (멈칫하다가 미소) 없어요, 그런거. 괜챦아요.
수현모 (가만히 보다가 따스한)수현아. ...누가 뭐래두 넌 내 딸이
야. 알고있지?
수현 (가만히 보다가 미소)..네.
수현모 (웃으며 나간다)
수현모 나가자 웃음기 걷힌 수현, 수학 정석책 가만히 보며 앉아있다.
손가락 탁탁 긁는. (엄지손가락 손톱으로 중지 손가락 탁탁 튀기는)
스탠드 불빛 약하게 조종하고는 초조한 듯 서랍에서 알약꺼내 먹는 수
현, 다시 공부하기 시작한다.
씬 7. 학교외경(낮)
씬 8. 2학년5반교실(낮)
국어수업중인 성민.
성민 (책 펼치며)자, 오늘은 언어와 문학의 <용비어천가>할 차례
지? (하다가 웃으며)....왜그래? 분위기 썰렁하다?
혜란 (뚱)선생님. 국어 시험문제 체크 안해주세요?
달식 (뚱)진도는 이제 고만 나가구 체크 좀 해주세요.
‘뒷반 국어선생님은 다 체크 해줬데요’ ‘찍어줘요 시험문제~~’이
제까지 쌓여온 듯 왕왕대는 아이들.
아이들, ‘어우~ 뭐야’ 성민 들으라는듯 교과서 탁탁 내려치고, 신경
질적으로 책 넘기는. 성민, 떨름해서 그런 아이들보고.
씬 9. 보건실(낮)
희정 (웃으며)그래서 해줬어요?
성민, 희정과 복만에게 하소연하고 있다. 그 옆에는 간간히 학생들 들
어와서 약타서 먹고 가는, 분주한.
성민 .....아뇨. 시험문제 체크해준다는 것두 그렇쟎아요. (어이없
는 듯 웃음)그래두 그렇게 노골적으로 애들이 나올줄은 몰랐
어요.
일평 애들 버릇이 아주 나쁘게 들었어. 내신 올려줄려구 몇번 찍어
줬더니, 이젠 그게 아주 당연한줄 알아요. 내참...
복만 제시간에두 체육 쉬구 견학하겠다는 애들이 세배나 늘었어요.
그런다구 걔네들이 견학을 하나? 스탠드에서 영어단어만 달달
외우고 있다니까요?
일평 요즘애들이 그렇게 무섭다니까. (성민향해)그래두 체크는 해
줘 보지 그래. 애들 계속 들들 볶을걸?
성민 (안내키는 듯 어색하게 웃기만 하는데)
희정 (성민향해)그냥 복습시켜준다구 생각하시면 어때요? 시험문제
체크가 아니라.
성민 (보면)
희정 (웃으며)애들 지금 시험이랑 관련 없는건 아무것두 머리에 안
들어올꺼에요. 그 상태에서 진도 나가봤자 둘다 벽보고 얘기
하는 거 밖에 안될텐데 효과적인 공부가 좋지 않겠어요?
성민 (희정말에 수긍하는. 그러면서도 한숨만 길게 나온다)
씬 10. 2학년5반교실(낮)
쉬는시간. 기말고사 시험준비로 떠들석한 교실. 몇 명은 노트 베끼고,
포기한 아이들은 자고, 대다수는 공부하고. (수현과 세찬, 없다)
원석 (어깨 두드리며 재민에게) 야, 너 파스 남은거 있지? 나좀
줘. 너무 긴장을 했나, 어깨가 돌덩이다.
재민 (배 감싸고 나가며) 가방에 있어. (나간다)
원석 어디가냐?
달식 냅둬, 쟤 요즘 변비잖냐. 시험때만 되면 아주 화장실에서 용
을 쓴다. 그것보다-
하면서 달식, 재민 교과서 들어 원석에게 보여준다. 밑줄, 주 등으로
빡빡한 교과서. 원석 놀라고.
원석 이게 다 뭐냐? 이자식, 선생님 농담까지 다 적었네?
달식 (감탄) 정말 재민이 교과서는 아름답지 않냐? 자, 빨리 베끼
자. 재민이 변비니까 20분은 걸릴꺼야. (원석과 함께 달려들
어 베끼는)
씬 11. 복사가게(낮)
긴줄이 늘어서있는 복사가게. 유진, 다인, 나영 줄속에 껴있고. 나영
은 말없이 초조한 얼굴로 손톱만 물어뜯고 있다.
유진 (노트보며 걱정) 국사 진짜 큰일났네...어우, 범위는 또 왜
이렇게 많어-
다인 (같이 노트보며 걱정) 나두 큰일이다....울 엄마, 중간고사
성적보구 까무라치셨잖아. 뒤에서 네 번째가 뭐냐구....
유진 난 영어땜에 죽겠어. ‘우’받으려면 이번에 90점 이상 맞아
야되는데....시간 너무 없지 않니? 시험전까지 겨우 한번이나
훑어볼까 말까...
하는데, 슬쩍 나영 앞으로 끼여드는 여학생.
나영 (팍 밀치며 신경질) 야! 너 어딜 껴들어!!
여학생 (사정) 좀 봐줘- 나 이거 두장만 복사하면 되는데-
나영 (짜증) 시험때 안급한 사람 있니? 뒤로 가서 서!!
여학생, 나영 흘기며 뒤로 가고, 계속 초조한 듯 손톱 물어뜯는 나
영....유진과 다인, 그런 나영 흘끔 보고, 자신들도 노트보며 암기.
씬 12. 약국(밤)
수현 (지갑 꺼내며) 얼마죠?
약사 (약 주려다 머뭇거리며)....학생 약 너무 많이 먹는거 아냐?
수현 (보면)
약사 ...이약, 부작용있어. 잠이 안오는 대신 머리가 멍해지구, 가
슴도 빨리뛰구, 손두 떨리구....공부하는데 오히려 방해될텐
데..?
수현 (미소) 시험때만 먹는건데요, 뭐.
약사 학생 지난달에도 한통 사갔었잖아, 진도 맞춘다구. 근데 또
이렇게 많이 먹으면....
수현 (O.L 단호한) 3천원, 맞죠? (돈 내민다)
약사, 멈칫하다가 할수없다는 듯 돈받고, 약 내미는.
씬 13. 교실(낮)
성민, 돌아다니며 지난단원 복습해주고 있는 중.
성민 다음은 옛날에 배웠던 <북한의 말과 글>을 복습해 보자. 먼
저, 이글의 집필목적은 뭐라구 했어. 남북한 언어의 이질화
현상의 실상을 파악한 거라구 했지? 요거 요새, 시기가 시기
니만큼 아주 중요하다~~?
학생들, 마구 ‘야, 형광팬 줘봐~’ ‘별표~ 별표~’주제적고 별표치
고. 성민, 그런 모습들 보며 약한 한숨으로 지나가는데, 수현, 사회책
위에 수학정석 겹쳐 펴놓고 문제 풀고 있다. 수현쪽으로 다가온 성민,
지나가려다 흘끔 수현의 책 발견. 그래도 모르고 계속 수학푸는 수
현....
성민 (가만히 수현풀고 있는 것 보다가 장난스레)야, 너 여기 미분
문제 틀렸다?
수현 (그제서야 성민 발견하고 놀라서 수학책 덮는)
성민 (한숨쉬며 보다가 모두 향해 좋게 말하는)시험기간이라 딸리
는 과목 공부하는 것두 좋지만 니들 원하는대루 복습해주구
있는데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줘야지- (뒤쪽향해)어이~ 거기
뒤쪽, 아까부터 계속 암기과목 펼쳐놓는 당신들두 마찬가지
다?
뒤쪽학생들, 눈치보며 암기과목 주섬주섬 넣고 국어책 펴는.
성민 (약하게 한숨쉬며 보다가 기운내는)자, 그 다음 보충프린트에
나온문제 한번 보자?
해쓱한 얼굴로 있는 보충프린트 펼치던 수현, 눈앞이 흐릿해온다. 글
자가 잘 안보이는....
씬 14. 동교실(낮)
교련선생 (초시계 누르며)시작.
교련시간. 수현, 이경등 4명의 여학생들, 앞쪽에 환자로 의자에 앉아
있는 학생들의 머리에 붕대 감으며 시험보고 있다. (※시간내에 붕대
를 단단하게 감아 마무리를 끝내야하는 시험) 여전히 눈이 흐릿한 수
현, 안색이 안좋다. 손도 떨리고......그때, 잘못해서 붕대를 놓치는
수현. 떼구르르 굴러가는 붕대.....수현, 당황해서 다시 잡아 감아보
지만 그나마 환자 머리에 감아놓았던것까지 다 풀려버리는....강산을
비롯한 다인, 나영등, ‘어떡해...’보고 있고.
혜란 (나영향해 작게)야, 저거 붕대 떨어트리면 0점처리 아니냐?
수현, 다시 이악물며 처음부터 붕대 감는데,
교련선생 (초시계 스톱누르며)그만!
수현, 해쓱해져서 보면 옆에 이경, 완벽하게 붕대 다 매놓은채 서 있
다. 교련선생, 채점할 듯 나머지 학생들이 붕대 살펴보며 지나가고...
초조한 얼굴로 굳어져서 이경 보는 수현.
씬 15. 화장실(낮)
세수하고 있는 수현. 해쓱하게 거울 보며 있다. 1점이 중요한판에 치
명적인 실수...입술 질끈 깨물며 손가락 초조하게 튕기는...
씬 16. 빈교실(낮)
체육수업 나간 듯, 비어있는 교실. 앞문 열고 누군가 들어온다. 누군
가의 시선, 맨뒷자리 이경의 자리에 와서 멎는.
씬 17. 2학년5반교실앞
복도(낮)
교무실로 심부름 갔다 오는 듯 노트 잔뜩 들고 걸어가던 여학생1(딴반
학생), 2학년5반교실앞 지나쳐가는데 삐끗해서 노트들 우루루 떨어트
린다. 한숨쉬며 쪼그려 앉아 다시 공책들 챙기는 여학생1. 그때 여학
생1의 시선에 언뜻 스치는 2학년5반 앞문쪽에서 나오는 누군가의 발.
여학생1, 흘끔 고개들면 모퉁이 뒤쪽으로 막 사라지는 체육복 차림의
여학생의 뒷모습.... 여학생1, 뚱하게 보다가 다시 노트 줍는.....
씬 18. 2학년5반 교실(낮)
체육수업 끝내고 돌아온 듯 체육복 차림의 이경, 새하얗게 질린 얼굴
로 서 있다. 자신의 책가방과 서랍들 누가 뒤진 듯 어지러이 물건들
난장판이 돼 있다. 옆에 세찬과 석주도 굳어져서 그 난장판 보며 서
있고. 세명 주위로 ‘뭐야, 왠일이니, 배이경꺼만 뒤졌대’웅성대며
모여 있는 남녀학생들. 그때 수현과 다인, 같이 들어온다.
다인 (신나서 들어오다가).....뭐야? 무슨 일이야?
나영 누가 이경이 가방을 뒤졌나봐. 저번 자수두 누가 찢어놓더니
두 번째야. 왠일이야~
이야기 들은 수현, 보면 폭발직전인 듯 화 참으며 서 있는 이경.
세찬 (흩어진 물건들 챙겨주며 이경향해)...없어진거 없어? 잘 봐
봐.
이경 .....보충프린트가 없어졌어. (하다가 멈칫하며)잠깐만. 내
암기과목 요점 노트...(초조하게 뒤지는)
세찬 야, 그건 아침에 나 빌려줬쟎어. (꺼내 보이며)여?어, 그건.
혜란 (구경하다가 작게 나영향해) 뭐냐? 저노트는?
나영 (작게 소곤소곤)이경이 암기과목노트. 몰아서 볼려구 엑끼스
만 정리한대는데 진짜 죽인대.
혜란 (작게, 반짝)정말? 빌려봐야겠다(하는데)
석주, 주책맞은 혜란 날서게 쳐다본다. 혜란과 나영, 찔끔하고.
이경 (화나는 숨 씨근대며 있다가)더 이상은 안되겠어. 담임한테
말할꺼야.(나가려는데)
세찬 (잡으며)잠깐만. 뭐라구 할껀데.
이경 (화난)그대루 다 말하지 뭐라구 하긴.
세찬 (좋게 말하는)보충프린트 없어졌으니까 찾아달라구? 아니면
누가 날 디게 미워하는 것 같은데 밝혀내달라구?
이경 (말못하고 보면)
세찬 (달래듯)...꼭 우리반애들짓이 아닐 수두 있어.
이경 (참듯)그럼 어떡해. 이대루 그냥 있으란 말이야?
석주 (O.L)경고를 해, 애들한테.
이경 (보면)
석주 세찬이 말대루 우리반이 아닐지두 모르지만 우리반 중 하나
일수두 있어. 확실하게 엄포를 놓으라구.
이경, 가만히 석주 보다가 결심한 듯 교탁앞으로 간다. 웅성대던 아이
들도 자기 자리로 가는.....
이경 (아이들향해 화난, 낮은)우리반애가 한짓이라구는 믿구 싶지
않아. 하지만 니들두 알다시피 이번이 두 번째야.
무심히 체육복 집어넣을듯 사물함쪽으로 가던 준희, 자리로 가려던 수
현과 부딪힌다. 수현, 버릇처럼 웃으며 지나가고 준희, 무심히 사물함
에 체육복 넣다가 문득 수현 가만히 본다.
이경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나한테 이러는지 알지두 못하구 알구
싶지두 않아. 하지만 이거 하나만 알아둬. 경고하는데 앞으로
또 한번 이런짓을 했다가는 그땐 나두 가만 안있을꺼야.
자리에 앉아 무심히 수학 공부하고 있는 수현...그런 수현을 가만히
보는 준희. 그위로 F.C
-> 수현, 등돌리고 강산자리에서 가방에 뭔가 넣던(16회) 가만히 수현
보고있는 준희.....
씬 19. 동교실(낮)
쉬는시간. 반수의 아이들은 공부하고 몇몇 애들은 조용조용수다떨고
있다. 수현은 수학 공부만 하고 있다.
유진 (심각)진짜 누구야. 우리반애가 그런건가, 진짜?
다인 나까지 괜히 기분 이상한거 있지. 이경이 진짜 기분 나쁘겠
다.
여학생1 (뚱)배이경이 적이 한둘이겠냐? 한번두 전교1등을 놓쳐본적
이 없는데 사실, 나두 좀 얄밉더라, 야.
나영 (뚱)하긴, 아까 그 난리난거 딴반애들두 와서 다 구경했쟎아.
근데 막 ‘꼬시다’구 하는 애들두 있더라?
다인 (화난다)참나, 애들 말 참 이쁘게두 한다(하는데)
혜란 (뛰어들어오며)야~~빅뉴스!! 빅뉴스!! 목격자가 나타났
어~~~!! 이경이 가방 누가 뒤졌나 본 사람이 있대!!!
아이들 (일순 ‘헉’ ‘뭐야?’ 놀라서 보면)
혜란 (흥분한 이경향해)아까 3교시 체육시간에 누가 우리교실에서
나오는거 8반애가 봤대!!
달식 여..여자래, 남자래?
혜란 여자!! 머리는 길게 풀어내린 머리래. 체육복 입구 있었대!!
이경 (기가막힌 듯 웃으며)....그럼 우리반중에 한명이란 얘기
네..?
세찬 (말막듯 이경향해)야, 그시간에 우리반 말구 체육한 반 많어.
그러나, 아이들 묘한 침묵속에 잠시 말이 없다. 이중에 그런짓을 한애
가 있을까...서로를 의심하기 시작한 아이들..
재민 ......머리가 길다구?
일순, 아이들 의도하진 않지만 머리긴 여학생들쪽으로 시선 돌아가는.
수현, 더 빨리 손가락 튕기는.
여학생1 (시선 모아지자 신경질)아, 뭘봐! 머리 긴애 나 하나냐?
유진 (아이들 시선으로 잡히는 그 옆의 유진 깜짝 놀라며 버버)
나....나, 그때 머리 묶구 있었어, 더워서. (다인등 향해 빠
르게 버버)니들..니들두 나 봤지, 어? 그때 묶은 고무줄두 여
깃어.
혜란 그럼 도대체 누구야?(하다가 준희 본다)
영은 (문득 시선 느끼고 으르렁) 야, 아줌마. 눈 안돌려? 우리 준
희 나랑 같이 있었어.
준희, 그러나 이야기들 무심히 흘리며 뭔가 짚히는 듯 시선 수현에게
로 돌린다. 수학책만 보며 손가락 이제는 신경질적으로 계속 튕기는
수현.....
혜란 유진이두 아니구 진아(유진짝)두 아니구 난 머리 짧구....그
담 머리 긴애가 (하는데)
강산 (약간 화난)야, 니들 지금 뭐하는 거야. 우리반앤지 아닌지두
확실히 몰라. 왜, 분위기 이상하게 만들구 그래.
혜란 (뚱, 이하 강산에게 변명하듯 조랑조랑 이야기하는)꼭 우리반
이라기 보다는 그냥 따져보자는 거죠. 머리가 길다니까 누가
있나, 유진이는 아닐테구, 진아두 아닐테구, 난 머리 짧
구...(하다가)그담 머리긴 애, 수현이두...(하는데)
그때 ‘쾅’하고 철제 필통 떨어지는 소리. 조용히 긴장하고 있던 아
이들, 그 소리에 ‘엄마야~’‘꺄악~’하고 놀라는.
수현 (미안해서 어색한 웃음 필통 주으며)어....미안해.
혜란 (놀란 듯 신경질 꽥)어우~ 야. 깜짝 놀랐쟎아.
달식 (짜증)아줌마! 니 소리땜에 더 놀랐어!
강산 (아이들 향해)니들 이제 그만해. 이정도면 됐어. 그만하자구.
혜란 (뚱)그래두 오빠~ (하다가)아, 맞다! 지금 자리에 없는데 상
희 있지, 걔 기말고사 목숨 걸어야 한다구 디게 스트레스 받
지 않았냐? 걔두 머리 길지(하는데)
세찬 (O.L)(낮은)야, 그만 좀 할래, 아줌마?
혜란, 보면 무표정하게(그러나 나름대로 화난)있는 세찬이다.
세찬 (못마땅 낮은)그렇게 따지면 너두 가능성 있다는거 몰라? 아
니, 우리반에서 시험 스트레스 안받는 사람 있어? 그 기준으
로 보면 우리반 몽땅 용의자야.
혜란 (화난다. 기가막힌)야, 목격자가 머리가 길다쟎아. 뭐가 다
용의자야(하는데)
세찬 (O.L)(웃고 있지만 날선)작정하구 가발쓰구 한건지두 모르쟎
아. 조혜란 니가 말야.
혜란 (기가막혀 보다가 열받은)뭐야??(하는데)
강산 (소리)야, 니들 그만해, 둘다.
세찬 (혜란에게 뭐라 한마디 더 하려다가 참고)
강산 (혜란향해)그만하자구, 어? (아이들향해)우리반애 있다 하더
라두 이런 분위기에서 이제 다시 함부로 그런짓 못해. (이경
보며 동의구하듯 달래듯)그러면 된거 아니냐? 이정도선에서
끝내자.
이경 ........
아이들, 웅성웅성 강산말 수긍하듯 자리에 앉는다. 그래도 여전히 삼
삼오오 ‘뭐냐? 누구같냐’떠드는. 그 혼란속에 준희, 가만히 떨어진
필통 정리하는 수현을 본다.
씬 20. 학교외경(낮)
성민 (E)자, 책들 넣고, 책상위에는 필기구만 올려놓는다.
씬 21. 2학년 3반 교실(낮)
성민, 시험감독 들어온 듯 시험지 든채 책 넣고 시험볼 준비하는 아이
들 착잡하게 본다. 그 위로,
광도 (E)컨닝단속 신경 쓰셔야 합니다. 먼저 한줄로 옆칸 보내시구
요 그 담은 앞뒷줄 바꿔 앉도록 하세요.
성민 (가만히 아이들 보다가)......니들 믿어두 돼지?
학생들 .....
성민 (따스한)앞뒷줄 바꾸구 옆칸씩 보내구 구태여 그런거 안해두
양심을 지켜주리라 믿어. (싱긋 웃으며)시험지 뒤루 돌려.
학생들 (눈치보며 시험지 돌리기 시작하고)
씬 22. 교무실(낮)
시험끝난 듯 수고하셨습니다~~화기애애한 교무실(영진, 희정, 유란없
다) 그때, 안좋은 얼굴로 문 열고 들어오는 광도.
광도 3반 시험감독 누가 들어가신분 누구죠?
성민 (고개들어보는데)
종수 왜그러세요?
광도 (화난)3반애들 단체 컨닝한 거 같아. 시범으루 한번 매겨봤는
데, 점수가 거의 89점으루 똑같아.
성민 (!!)
종수 (놀란)아니, 이것들이 간이 배밖으루 나왔나. 어디 좀 봐요.
(광도가 매긴 OMR 보며) 히야~ 한놈이 답안지를 싸그리 돌렸
구만? 이것들이 진짜....
전교감 ....3반 영어시험감독 어떤분이 들어가셨습니까.
성민 (해쓱한)저...전데요.
광도 (화난)이봐요, 임선생. 도대체 어떻게 감독을 했길래, 이렇게
돼나! 시험보기 전에 애들 자리 섞어줬어?
성민 (당황한)....그게 그냥 양심에 맡기겠다구(하는데)
광도 (소리)아, 믿을 사람이 따루 있지, 애들을 어떻게 믿어, 이사
람아! 누군 할 일이 없어서 애들 줄바꾸라구 하는줄 알어!
성민 (그래도 아이들 믿고싶다) ...그래두 내신에 들어가는 기말고
산데, 설마 애들이 그렇게까지....
하는데, 교무실 문 벌컥 열며 뛰어들어오는 윤미, 엉엉 울며 히스테릭
한 상태다.
윤미 (히스테릭, 성민향해 소리) 선생님~~~시험 다시봐요~~애들 다
컨닝하구 난리도 아녜요,지금~~
성민 (놀란)...뭐?
윤미 (엉엉울며, 소리)저 왠만하면 안올라 그랬는데요~~해두 너무
한다구요~~ 어떤애는 아예 교과서 펴놓구 막 베끼구~ 저는 진
짜 열심히 했는데~~ 애들은 막 베끼구~~ 선생님~~ 너무해
요~~~왜 시험감독두 안해요~~이거 선생님 임무 방기예요~~시
험 다시봐요~~
일평 (당황, 윤미 막으며)얌마, 아무리 그래두 너 교무실에서 지금
무슨 짓이야.
복만 (윤미 잡으며)선생님, 소리 지르지 마세요. 이놈 지금 히스테
리 상탠거 같에요. 얘, 일단 보건실 가자, 어?
윤미 (엉엉 울며)재시 봐요~~~ 재시 봐야돼요~~애들 컨닝했다구
요~~(꺄아아아악 소리지르는)
광도와 전교감, 어이없는 듯 윤미 보고....소리지르는 윤미 말리는 복
만과 일평....그 아수라장 한가운데서 당황하고 놀라서 어쩔줄 몰라
서 있는 성민....
씬 23. 상담실(낮)
마주 앉아있는 전교감과 성민.
전교감 ...임선생님, 교직생활 얼마되셨죠?
성민 ...2년인데요.
전교감 (옅은 미소) 부럽군요. 2년이면 한창 애들한테 지칠땐데 아직
도 순수하시니 말입니다. 좋은 일입니다.
성민 (쓴 웃음)...이젠 겁나요. ..못믿겠어요, 애들....
전교감 애들은 더 힘들겁니다. 인생을 좌우한다는 입시는 코앞에 와
있지, 게다가 그 입시란건 맨날 바뀌지, 친구를 거꾸러뜨리고
올라서야지.....우리보다 애들은 몇배나 더 혼란스럽고 힘들
겁니다, 지금.
성민 (보면)
전교감 ...하지만 3반 영어, 재시험 봐야 하는건 아시죠?
성민 ...네.
전교감 내일부터 시험감독 두명씩 들어갈껍니다. 두분이서 역할분담
을 하세요.
성민 .....
씬 24. 교실(아침)
시험대형으로 맞춰진 교실. 나영, 유진, 원석, 달식, 재민, 책상에 마
구 적고 있고. 한쪽 구석에서 수현, 공부하다가 가만히 고개 들어 이
경 본다. 침착한 표정으로 공부하고 있는 이경. 그때, 시험감독으로
들어오는 성민. 학생들, 더욱 초조해서 책상에 마구 적는데,
달식 (울상)뭐야~ 왠 시험감독이 둘이나 돼~
재민 (울상)하필이면 또 종수가 뭐냐~?(하는데)
종수 (O.L)거기 누가 떠들어!!!!!
일동 (찔끔하고)
성민 (가만히 보다가).....니들을 존중해주구 싶은데 지금은 시기
가 아닌거 같아. ....한줄씩 어서 옮겨.
궁시렁대면서 일동, 미치겠는 듯 한줄 옆으로 옮긴다. 나영등 자신의
책상만 하염없이 보며 울상으로 옮기는데,
종수 아직이다. 거기서 또 한줄 오른쪽으로 옮겨.
일동 (어우, 너무해요~~)
성민 이럴수록 니들 시험볼 시간 줄어드는거 알지? 얼른 바꿔.
일동 (궁시렁 대며 한줄 더 옮기는데)
종수 경고하는데, 컨닝하다가 걸리는 놈들은 그 즉시 사망이다. 거
기다 보너스루 전과목 빵점처리 할꺼니까 대학 안가고 싶은
놈들은 맘대루 컨닝해. 자, 책 다 집어넣어. 거기, 누가 책
꺼내 보나!!!! 빨리 안 집어넣어?!!
성민 (전쟁터같은 살벌함 넘치는 교실속에 가슴아프게 서있는)
씬 25. 동교실(낮)
시험보고 있는 수현 흘끔 보면 시험문제 다 푼 듯 답지와 답 최종 맞
춰보고 있는 이경. 수현, 가만히 이경 보다가 자신도 답지와 시험지
맞춰보는데 끝나는 종소리.
복만 자, 타임아웃! 뒷사람 걷어와 오늘 모두 고생들 했어.
혜란, 유진, 나영, 다인등 여학생들 자신의 답지 걷히자 말자 가까이
앉은 수현에게 시험지 들고 몰려들며 아우성이다. 이하, 밑의 답지 묻
는 대사는 정신없이 서로 주고 받는.
혜란 (초조)수현아, 2번답 뭐야?
수현 (미소)어, 3번이라구 했는데?
나영 (신난)꺄악~ 맞았다. 찍었는데 어우~너무 좋아.
다인 (울상)아씨, 나 막판에 1번으루 바꿨어. 어뜩해~
유진 (울상)문제 왜 이렇게 어려워.
혜란 (울상)난 그거 딱 한문제 알겠드라, 25번문제. 그건 완전 보
너스 문제 같드라? 답 4번 맞지.
수현 (틀렸구나. 혜란이 안된, 어색하게 웃으며)...1번인거 같은
데.
혜란 (헉...)뭐?? 4번아니구? 어우~ 어우~ 어뜩해~~
수현 (위로하는)긴장해서 니가 착각했나 부다.(하는데)
다인 (긴가민가 싶은)......저기, 그거 답 4번 아냐?
유진 ....어. 나두 4번이라구 했는데?
나영 .....나두.
수현 (멈칫해서 보는)
나영 (걱정스런)이경아, 25번 답 뭐라구 했어?
이경 (시험지 보며)4번.
수현 (멈칫해서 보다가 웃으며)아냐, (시험지 보며)다음중 수라상
에 올라갈 수 없는 것을 고르라구 했쟎(하는데)
이경 (O.L)없는게 아니라 있는거 고르는 거쟎아.
수현 (멈칫해서 보면 자신이 문제 잘못 읽었다. 입술 깨무는)
혜란 (흥분한 이경향해)그지!!! 내가 맞는거지!! 어우씨~ 깜짝 놀
랐쟎아. 사실, 이문제는 완전 보너스 문제쟎어. 내가 딴건 몰
라두 이문제는 확실히알고 있었는데 말야~(흥분해서 떠들고)
해쓱해진 수현 기색 알고 다인등 혜란입 막는다. 해쓱하게 앉아있는
수현.
씬 26. 게시판앞 복도(낮)
오늘본 시험 답안지 주렁주렁 달려있다. 아이들 틈에 끼여 답지 보며
서 있는 수현, 해쓱하다. 고개 돌려 보면 시험 잘본 듯 답지 맞춰보고
있는 이경. 수현, 참담하다.
씬 27. 2학년5반교실(낮)
해쓱해서 교실로 들어오는 수현, 힘없이 자리로 간다. (반의 반수 이
상이 자리에 없다. 모두 답지보러간 상황.- 비버리 + 강산, 다인, 유
진 없다)
나영 (시험지 들고 일어서며)혜란아 답지 붙었는데 안봐?
혜란 (한숨, 울상)안봐두 알어, 오늘 시험 죽쒔다구, 나. 이렇게
되면 암기라두 잘봐야돼는데. (하다가 반짝하는)....야, 배이
경 노트가 그렇게 죽인다구?
나영 어. (이경 책상 가르키며 소곤소곤)저거야, 저거. 빨간 노트.
쟤, 과외까지 받쟎아. 쪽집개가 팍팍 집어준거까지 다 정리해
논거래.
혜란 ....빌려달라 그럼 안빌려주겠지?
나영 (뚱)..당연하지. 너라면 빌려주겠니?(맞춰볼 듯 나간다)
혜란 (신경질난다 나영 따라나가며)어우씨~ 하여간 돈많은 것들은
과외까지 받구, 진짜 열받아서.
둘의 이야기 듣고 있던 수현, 가만히 이경의 빨간 노트 본다. 갈등하
듯 보는 수현, 그러나 결국 입술 깨물며 참듯 그냥 고개 돌린다.
씬 28. 복도/교실(낮)
교무실 갔다온 듯 걸어오는 이경.
이경 얘들아, 금방 담임선생님 종례하러 오실꺼니까 들어가 (교실
로 들어간다)
‘뭘 시험기간에 종례를 꼬박꼬박 챙기냐’ ‘초임이라 덜떨어졌다’
궁시렁대며 교실로 들어가는 아이들. 이경, 자기자리로 가서 앉다가
멈칫한다. 서랍쪽과 책상 바닥쪽 찾다가 이경, 굳어져서 서 있다.
이경 (더 이상 못참겠다. 이갈듯).....누구니. 내 노트 가져간사
람.
일동 (서로 얼굴만 보며 웅성대는)
이경 (화난, 낮은, 이갈듯)방금 전까지 내 책상위에 있었어.(소리)
도대체 누구야!!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영진 (O.L).... 무슨 일이야.
이경, 앞문에 영진 서 있는 것 보고는 화 삭일 듯 그냥 자리에 앉는
다. 그러나 영진, 서둘러 자기 자리 찾아 앉는 아이들 굳어보이고...
반분위기가 이상하다.
영진 ....배이경 무슨 일이야. 말 안해?
이경 (굳은 표정으로 화 삭이며 앉아있고)
씬 29. 동교실(낮)
영진, 굳은 표정으로 학생들 소지품 검사하고 있다. 눈감고 조용하게
앉아있는 학생들.....보는 영진, 그러나 없는 듯. 영진, 한숨으로 교
탁앞에 다시 서고.
영진 ...눈떠.
일동 (눈뜨면)
영진 ....함부로 소지품 검사한건 미안하다. 미안한데......
일동 .........
영진 (묵묵히 있다가, 미소로 차분히) 니들 서태지의 교실 이데아
알지. 가사가 뭐드라? 전국 9백구십만의 머리속에 똑같은걸
집어넣어, ....또, 내 옆에 친구의 머리를 밟고 올라서도록
해....기타등등.
일동 ........
영진 니들 그 노래 듣구 신나했었지? 맞어, 학교가 우릴 이렇게 만
들구 있다. 죄없는 우리들을 이상하게 만든다. 그래, 가사 참
좋아.맞는 말이야. 근데-
일동 ........
영진 ....한가지만 부탁하자. 제발, 흔들리지마. 어찌됐건간에 교
실을 지키고 있는건 너희들이야. 입시제도를 만든 교육부 장
관도 아니고, 나도 아니고, 바로 니들이라구.
일동 ..........
영진 ...(가슴아픈)..정말 부탁인데 노트 가져간 사람, 다시 돌려
줘. 입시가 아무리 살벌해두 인간성마저 잊어버리면 어떡하
냐.....그렇게 해서 대학가면 뭐가 좋은건데...어?
아이들, 묵묵히 있는. 가만히 앉아있는 수현.....이야기 듣고 있던 준
희, 가만히 수현의 뒷모습 보고......
씬 30. 하교길(낮)
강산앞으로 바쁘게 가는 달식, 재민, 원석. 급한.
재민 아씨, 시간 엄청 까먹었네. 달식아, 낼 아침까지 얼마 남았
냐?
달식 (시계보며) 열여섯 시간!! 으아, 한과목당 네시간이다!!
원석 니들 밤 샐꺼야?
재민 밥먹을 시간두 없엄마!! (달식등과 함께 급히 가고)
강산도 단어 외우면서 가는데,
준희 (O.L)오빠.
강산 (보면, 길가에 준희 서있는)
씬 31. 교정일각(낮)
이야기하는 준희, 강산.
준희 ....최수현, 원래부터 알고 있었다면서요? 걔 어떤 애예요?
강산 수현이? 갑자기 그건 왜?
준희 (대답해달라는 듯 그냥 본다)
강산 (떨름해서 보다가)....좋은애야, 얌전하고 잘 웃고...
준희 예전에 혜란이 시디플레이어, 오빠 가방에서 나왔던일 기억나
요? 나 그때 빈교실에서 수현이 봤었어요.
강산 !!!!!!
준희 그때는 제가 머리가 복잡해서 심각하게 생각하진 않았었는데
요....
강산 (O.L) 수현이가 일부러 그걸 내 가방에 넣었다구? (어이없는
웃음) 말이 되냐? 걔가 나한테 뭐하러 그래- 니가 잘못 봤겠
지.
준희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봤다는 애가 말하는 인상착의도 최
수현이랑 비슷해서요. 듣기에 걔두 전교에서 놀던 애라면서
요? 공부 잘하는 애들중에 등수에 집착하는 애들 많거든요.
전 이해가 안가는 일이지만요.
강산 (조금 기분 나쁜) ......수현이는 그런애 아냐. 내가 장담해.
준희 (가만히 보면)
강산 (기분나쁜)이야기 끝났지? 간다. (돌아서는데)
준희 기분나빴다면 미안해요. 하지만 걔 조심하는게 좋을꺼예요.
오빠라서 하는 말이예요.
강산 (멈춰서서 돌아보면)
준희 ......(단호한) 저 시력 좋아요. 최수현 그때 분명히 오빠 가
방에 뭔가 넣고 있었어요. 혜란이 시디플레이어, 은색으로 둥
근거 맞죠? 그거였어요.
강산 (굳어져서 있는)
번 호 : 176/176
입력일 : 2000/07/26 10:36:39
자료량 : 493줄
제 목 : [학교 III / 제 20회 7월 30일 (일)] 3
씬 32. 교실(아침)
평상시와 다름없이 공부하고 있는 수현. 강산, 그런 수현을 보며 혼란
스럽다. 진짜인가 아닌가.....강산, 그렇게 갈등하다가 결심한 듯 수
현자리로 간다.
강산 (가만히 보다가, 짐짓 밝게) 공부 많이 했냐?
하는데 깜짝 놀라는듯한 수현, 보던 노트 덮는다.
강산 (멈칫하는)....왜 그렇게 놀라냐?
수현 (웃으며)아, 놀라긴요. 오빠는 많이 했어요?
강산 (느낌이 이상하다 어색하게 웃으며)........뭐 보던거야?
수현 ....네?(보던 것 서랍속에 넣어버리며)아무것두 아니에요.
고개 푹 숙이며 울고 있는 긴머리의 윤미. 그 앞에 광도와 성민, 착잡
해서 서 있다. 특히, 성민은 멍하게 윤미 본다.
윤미 (울머)...죄송해요. 잘못했어요. 그냥 너무 화가나서.....진
짜루 해꼬지할 맘은 없었어요.....
광도 (답답한)이놈아. 아무리 그래두 그렇지 어떻게 그런짓을 해-
윤미 (엉엉울며)죄송해요...잘못했어요............
성민 (잘못은 했지만 가슴아픈. 가만히 보다가 광도향해)일단 시험
은 보게 하시면 안될까요?
광도 뭘 시험을 봐!! 이런 놈이 시험은 봐서 뭐해!!
윤미 (엉엉울며 빌는)선생님.....제발 시험만 보게 해주세요....잘
못했어요.......다신 안그럴께요.....
성민 (착잡하고 속상해서 보는)
씬 34. 교정일각(낮)
착잡해서 앉아있는 성민. 그때 영진 다가와 옆에 앉는다.
영진 ....일단, 시험 치도록 돌려보냈어요.
성민 ......
영진 ......괜찮으세요?
성민 (한숨 쉬며 웃음)아뇨, 지금 기분이 딱 어떠냐면요, 덥구 짜
증나는 열대야를 고장난 선풍기 하나루 버티구 있는 느낌이에
요.
영진 ........
성민 (쓰게 웃으며)....아까 윤미를 야단치긴 했는데 과정이야 어
떻든 결과가 중요한거다... 윤미에게 그걸 가르친건 어쩌면
저 아닐까 싶어요.
영진 (보면)
성민 ....시험보기 전에 윤미한테 농담처럼 그랬거든요. “야, 이
번엔 꼭 1등 한번 해야지.....?”
영진과 성민, 보면 집에 가면서도 교과서와 단어장들 중얼중얼 외우며
정신없이 가는 아이들 보인다. 성민, 하늘 보면 쨍쨍하고 무더운...
강산 .......미안하다.
수현 (기분 안좋은)
강산 내가 너무 성급했어. ..미안해서 어떡하냐?
수현 (기분 안좋은) 끝난 일이예요. (억지미소) 아까 준희한테도
미안하단 말 들었어요. 됐어요. (간다)
강산 (미안한 얼굴로 있다가 수현 몇걸음 따라가는)
수현 (가다가 강산 따라오는 기색 알고 돌아보면)
강산 (버버, 억지미소)...도서관 가는거지? 나 에어콘 빵빵하게 나
오는 도서관 알고 있는데.
수현 (그냥 보는)
강산 (풀어주려는, 미소) 니 자리까지 맡아줄까? 내 나이루 밀어붙
이면 에어콘 바로 앞자리 문제없거든.
수현 (그냥 보는)
강산 (미소)거기다 팥빙수에 커피에 저녁까지, 풀코스로 봉사. 어
떠냐?
수현 (보다가 어이없다는 듯 웃어버리고)
강산 (됐다, 신나서) 가자~~~!!
강산, 앞장서서 가고, 수현 할수없다는 듯 웃으며 따라간다.
씬 36. 교무실(낮)
윤미 ....무슨 노트요?!! 전 아니에요.
영진 (답답) 왜그래 너- 이경이 노트두 니가 가져갔다며....
윤미 아니에요! 무슨 노트를....전 그냥, 동양자수하구, 가방만 조
금 뒤졌어요! 노트는 정말 아니에요!
광도 (화난) 너 이자식, 다시 싸그리 뒤져야 이야기할꺼야?
윤미 (울며)뒤져보세요오~~전 정말 무슨 소린지 모르겠어요! 그날
은 저두 시험공부땜에 화장실두 안갔단 말예요! 저희반 애들
한테 물어보세요오~~
광도,영진 (이상하다. 서로 얼굴 쳐다보는)
씬 37. 도서관 여자
열람실(밤)
공부하고 있는 수현. 그때, 다가와서 툭 치는 누군가. 수현 보면 강산
이다.
수현 (놀란, 작게)어머, 여기 어떻게 들어왔어요.
강산 (장난)우와~ 여자 열람실은 분위기 좋다? 배고파서 왔어. 밥
안먹냐?
수현 (어색하게 웃으며)전 밥생각 별루 없는데....
강산 야, 너 아까 점심두 걸렀쟎어.
수현 그래두 정말 밥생각(하는데)
강산 야, 시험두 나중에 다 먹구 살자구 하는거다.(수현이 펼쳐놓
은 책상 척척 정리하며)몇 숟갈이라두 좋으니까 좀 먹어.
수현 (당황해서 강산 말리며) 오빠, 아뇨 저 진짜..
그러나 강산, 주우려다가 멈칫한다. 검은색 파일에서 튀어나와 있는
빨간색 노트.......강산, 굳어져서 노트들어 보면 <이름:배이경>씌어
져 있다. 강산, 망치에 얻어맞은 듯 수현 본다...
강산 ......이게....어떻게........
수현, 굳어져서 보다가 해쓱하게 굳어져서 강산 보는....더 이상 도망
갈 핑계도 변명의 여지도 없다. 그런 수현을 멍하게 굳어져서 보는 강
산...
씬 38. 도서관일각(밤)
굳어진채 앉아있는 강산. 그 옆에 수현, 굳어져서 앉아있다. 수현은
만사 체념한 얼굴....지친 표정이다.
강산 (앞만 보며 낮은)......설명 좀 해줄래? 어떻게 된건지.
수현 .......
강산 (약간 높아진)......할말없어? 아무말이나 해봐.
수현 (일어서며).....나중에 이야기해요.
강산 ....뭐?
수현 (건조한)낼 시험 암기과목만 잔뜩이에요. 수학진도 맞추느라
하나도 못했어요. .....공부해야돼요.(간다)
강산 (굳어져서 보다가 화난)....야, 최수현.(잡는데)
수현 (뿌리치며, 화난 소리, 히스테릭한)이를려면 일러!!
강산 (처음보는 수현의 날선 모습이다. 굳어지는)
수현 (자신의 짓까지 밝혀지고 초조한, 날카로워질대로 날카로워져
히스테릭한 반응의 날선)말하구 싶음 하라구! 하나두 안무서
우니까! 난 그것보다 낼 시험공부가 더 중요해. 알어?!
강산, 충격으로 굳어져서 보는데 수현, 굳은표정으로 보다가 도서관안
으로 들어가 버린다. 혼자 남겨진 강산.....멍하게 있고.........
씬 39. 거리일각(밤)
어둑해진 거리 굳어진채 생각에 빠져서 걷는 강산.....그러다 다리 풀
린 듯 휘청 벤치에 앉는.....그렇게 미동도 없이 앉아있는 강산..
씬 40. 학교외경(아침)
혜란 (E)(놀란)노트는 아니라구?
씬 41. 교실(낮)
유진, 나영, 혜란등 아이들, 달식 자리에 모여 이야기 듣고 있다.
달식 그래- 가방하구 동양자수만 그랬대- 노트는 전혀 모르드래-
재민 그냥 딱 잡아 떼는거 아냐?
달식 아닌가봐. 엄마아빠까지 걸구 맹세했다든데?
유진 그럼 뭐야, 범인이 또 있는거야?
웅성거리는 아이들......강산, 굳어져서 있다가 보면 이경, 공부는 하
고 있지만 얼굴 기색 매우 안좋다. 초조해보이는.....강산, 보면 수현
의 자리 비어있다. 아직 안온 듯. 그때 시험감독으로 들어오는 일평.
아이들, 서둘러 자리에 앉고, 일평 뒤따라 지금 등교한 듯 수현 들어
온다. 강산, 굳어져서 보면 수현, 자리에 가서 앉고.
아이들, 한숨쉬며 책 집어넣는....그 와중에 강산, 굳어져서 수현 보
면, 필기도구등 꺼내놓는 수현.......
씬 42. 복도(낮)
시험끝난 듯 답안지 붙여져 있는 게시판. 아이들 우글우글 보고 있다.
아이들 틈에 껴서 초조하게 답지 보고 있는 수현, 얼굴 환해진다. 잘
봤다. 수현, 기분 좋아서 돌아서려는데 강산 보인다. 멈칫해서 서 있
는 수현, 시선 피하며 그냥 걸어가 버리고.....강산, 굳어져서 서 있
고.
씬 43. 교실(낮)
강산, 들어서는데, 이경 위로하고 있는 세찬과 석주 보인다.
석주 (걱정)얼마나 못봤길래 그래.
세찬 (풀어주려는)에이~ 배이경이 못봐봤쟈, 배이경인데~~
이경 (대답없이 해쓱한)
세찬 (가만히 보다가 다시 풀어주려는)통틀어서 한 세 개 정도 틀
렸냐? 아님, 네 개?
이경 ....네 개.
세찬 (가만히 보다가 기가막힌 웃음)네 개? 아니, 이게 누굴 놀리
나. 그럼 평상시대루 본거네, 임마.
이경 .......윤리 한과목에서만 네 개야.
세찬과 석주 (멈칫해서 보면)
이경 (어이없는 듯 힘없이 웃으며)......80점 맞은거 태어나서 처
음이야, 나.(하다가 배아픈 듯 배께 잡고 일어서며)....나 양
호실 좀 갔다올께.(나간다)
세찬 (석주향해)....쟤, 저거 또 신경성이지.
석주 (걱정되는 듯 나가는 이경 착잡하게 보며 있고)
그모습 지켜보던 강산, 안되겠는 듯 일어서서 뒷문으로 나간다.
씬 44. 복도(낮)
화장실 갔다 나오는 듯 걸어오고 있는 수현. 그때 뚜벅뚜벅 걸어오는
강산. 수현, 멈칫하는데.
강산 (낮은)최수현. 얘기 좀 하자.
수현 (보면)
강산 오늘 시험은 끝났으니까 괜챦지? (간다)
수현 (가만히 강산 보는. 올 것이 왔다, 싶은)
씬 45. 옥상일각(해질녁)
강산, 생각에 잠긴 듯 아래만 내려다 보고 있다. 그 옆에 수현, 초췌
한 얼굴이다. 불러놓고 오래도록 말이 없는 강산. 수현, 초조해서 먼
저 입연다.
수현 (초췌한, 애써 침착한)....뭐 각오는 하구 있어요. 하지만 저
만만하게 보지는 마세요. 오빠가 말한다구 해두 얼마든지 둘
러댈 자신 있으니까.
강산 (앞만 보며 생각만 하고 있는)
수현 (희미한 미소, 초췌한)..학교 선생님들이나 아이들, 공부잘하
는 사람한테는 태도가 어떻게 바뀌는지 아시죠? 저요, 머리만
잘 쓰면 오빠가 다 떠벌여두(하는데)
강산 (O.L)(앞만보며)..힘들게 머리 쓸 필요 없어. 난 말 안할꺼니
까.
수현 (보면)
강산 (앞만 보며)...너 협박하구 싶진 않아. 중요한건 니 의지쟎
아.
수현 ...........
강산 (결심한 듯 들고 있던 노트 건네며)....이거랑 교환하면 안되
겠냐? 이경이 노트.
수현 (보면)
강산 ...이거, 내가 평소때 진짜 열심히 암기과목 요약해 놓은거
야. 이경이꺼보단 못하겠지만 그래두 볼만은 할꺼야. 어제 문
제집 여러개 사서 밤새서 더 채워넣었거든.
수현 ........
강산 (수현에게 말하고 있지만 스스로에게 수현의 행동을 납득하려
고 애쓰는)....초조했지, 너. 전학와서 진도두 뒤쳐져 있구,
한번두 전교 1등 뺏겨 본적 없는데 거기다 가장 중요하다는 2
학년 기말고산데..나 충분히 이해해. 누구나 그럴 수 있어.
너 아니구 나였다구 할지라두 잠시 삐끗했었을 꺼야. ......
그럴 수 있어.
수현 (흔들리지 않으려는 듯 이 악물고 본다)
강산 (속상한)근데.....이건 아냐, 수현아. 문제는 입시제도구, 정
글에서 살아남으려면 수단과 방법 안가려야 한다, 모두들 그
렇게 우릴 몰아세우지만, 언제나 결정은 우리 몫이야. 교실을
약육강식이 판치는 정글로 만들지 아닐지는 말야.
수현 .........
강산 (부탁하듯, 간절한, 입술깨물며)....수현아. 이경이 노트 제
자리루 돌려놔. .....그리구 너두 제발 제자리루 돌아와.
수현 (무표정. 그러나 입술 깨물며 흔들리듯 강산 보며 서 있
고....)
씬 46. 수현방(밤)
공부하다 말고 가만히 강산이 준 노트들 보며 있고....그 옆의 빨간
노트 보는 수현......해쓱한 표정으로 고민하는 듯.....
씬 47. 학교외경(아침)
씬 48. 교실(아침)
강산, 등교하는 듯 교실로 들어서다가 문득 이경 본다. 보통때와 같이
초조한 얼굴로 공부하고 있는 이경. (세찬, 석주, 수현 없다) 강산 수
현자리 보면 가방만 있고 수현은 보이질 않는다.
강산 (망설이다가 짐짓밝게)이경아. 공부 잘돼냐?
이경 (피식 웃으며)그저 그래요.
강산 그래?(하고는 눈만 굴리며 서랍안쪽 책상 이모저모 살펴보는.
수현이 도로 가져다 놨나 초조하고 궁금하고)
이경 (이상한).....무슨 할말 있으세요?
강산 (표정을 보니 다시 안갖다 놓은 듯 하다. 한숨쉬며 어두운)..
아냐, .....공부해라. (가려는데)
이경 오빠.
강산 (보면)
이경 (피식 웃으며)저 노트 찾았어요.
강산 !!!!!!
이경 (자기가 보고 있던 노트 겉표지 보여주며)아침에 나가려고 보
니까 대문안으로 밀어넣어져 있는거 있죠. 누군진 모르지만
참..(하다가 힘없이 웃으며)뭐 어떡해서든 찾았으니까 다행이
죠 뭐.
강산 (안도의 한숨쉬며 밝게)어, 그래 진짜 다행이다.
이경 (피식 웃으며)어째 오빠가 저보다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강산 (신난)그럼~ 좋지, 임마. 공부해?
신난 강산, 자리로 가다가 문득 보면 수현 여전히 빈자리다.
강산 (혜란에게 신난)혜란아. 수현이 어디갔냐?
혜란 (뚱)옥상이요. 거기서 조용하게 공부한다던데요?
씬 49. 옥상일각(낮)
나란히 서 있는 강산과 수현. 한동안 말없이 서 있는 둘...
강산 (앞만 보며 미소).....고맙다.
수현 (앞만 보며 피식 웃음)그 말은 제가 해야 되는거 아닌가요?
강산 ...그래두 나 너한테 고마워.
수현 (보면)
강산 (앞만 보며)나 솔직히 무서웠었어. 너 도서관에서 소리지르고
그럴 때. 내가 알던 니가 아니라서...... 난 니가 이경이 노
트를 훔쳤다는 것보다두 그때 니 태도에 더 놀랐었거든. 전혀
딴사람인 것 같아서....
수현 (가만히 앞만보여 힘없이)....오빠야 말루 고마워요. 애들한
테 떠벌이지 않구 끝까지 나 설득해준거. (강산보며)....저
징그럽지 않아요?
강산 (웃음)징그럽긴, 임마. 다시 돌려줬쟎아. 그게 중요한거 아
냐?
수현 ......고마워요. 믿어줘서.
강산 (가만히 보다가 웃으며)안내려가냐? 어우~ 나 이럴때가 아닌
데. 나 국사는 쥐약이쟎냐.
수현 (힘없는 미소)내려가세요. 전 여기서 공부할래요. ...한동안
은 미안해서 이경이 얼굴 보기두 힘들꺼 같아요.
씬 50. 교실(낮)
기분 좋아서 교실로 들어서는 강산.
병구 (자다 일어난 눈비비며)형, 뭐가 좋아서 그렇게 히죽거려요?
강산 아니~ 오늘은 기분상 만점 받을꺼 같다.
병구 그럼 나 좀 보여줘요, 형~
강산 (장난, 농담)그래, 기분이다 까짓거.
원석 참, 형 알아요? 배이경 노트 찾았대요.
강산 (기분좋은)응. 들었어. 잘됐지?
달식 (뚱)잘되긴~ 챠~ 오늘이면 시험땡인데, 오늘 찾아서 뭐하냐구
요. 그것두 걔, 오늘 아침에 발견했대쟎아요. 하여간 누군지
몰라두 진짜 악질아니냐?
강산 (웃으며)악질은 아니지. 돌려줬쟎아.
원석 (뚱)아, 돌려준게 대수냐구요. 이미 목적은 달성했는데.
강산 (멈칫하는).....뭐?
재민 배이경은 그동안 암기과목 그 노트만 믿다가 시험 못봤구, 그
훔친애는 어쨋든 이틀동안 신나게 공부했을꺼 아니냐구요, 배
이경 노트루.
달식 챠~ 거기다 복사 한부 떠놓으면 돼는데 돌려주는게 대수냐?
강산 (굳어지는).....복사?
씬 51. 옥상일각(아침)
무표정하게 복사한 이경의 노트보며 중얼중얼 외고 있는 수현. 그 위
로,
달식 (E)그래요, 복사. (혼잣말처럼)챠~ 또 모르지. 지금 배이경
노트 복사본 가지구 천연덕스럽게 마지막 시험공부를 하구 있
을지두.
그 모습 구석에서 굳어져서 보고 있는 강산........멍하게 보
는........
씬 52. 복도(낮)
전교 50등까지 붙은 석차표. 수현, 석차표 보고 있다.
<전체수석 1등 최수현> < 2등 배이경 >
한켠에서 등수표 보고 있던 이경, 수현을 가만히 본다. 이경, 수현과
눈마주치자 의례적인 미소 보여주고 돌아선다. 그러나 얼굴 해쓱한 이
경. 최초다. 전교1등에서 밀린 것은. 그렇게 서로 엇갈려서 걸어가는
수현과 이경. 수현, 지치고 해쓱한 얼굴로 걸어가는 그 위로,
원석 (E)야, 봤어? 배이경이 밀렸어. 야, 천지가 개벽한거 같애~~
달식 (E)최수현, 제주도의 배이경이래더니 소문 진짜였나봐~
재민 (E)수학 진도두 떨어졌었다던데, 머리가 엄청 좋은건가?
다인 (E)근데 이경인 이번에 하두 사건이 많이 생겨서..
혜란 (E)그래두 결과가 중요하지. 어쨋든 배이경이 진거쟎어. 안그
러냐?
위의 오디오 덮히는 가운데 지쳐있는 수현의 얼굴에 점점 희미하게 안
도의 미소 어린다. 그렇게 걸어가는 수현.....
수현 보면 어딘지 착잡하고 화난듯 슬픈 듯 굳어진 표정으로 가만히
수현을 보고만 있는 강산.
강산 ......수현아, 하지만 여기서 끝나는거 아니다.
수현 ....네?
강산 이제부터가 겨우 시작이라구. 비록 이번일은 내가 한방 먹었
지만 말이야.
수현 ...무슨 소리에요, 오빠?
강산 무슨 소린지 모르겠으면 됐어. 하지만 이거 하나만 알아둬.
수현 .......
강산 니가 무슨 이유루 이렇게 변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난 너 꼭
제자리루 돌려놓을꺼야. (싱긋 웃으며)난 정글은 질색이거든.
더위에 약해서 말야.
수현 (가만히 보다가 웃음기 거의 걷혀서 보면)
강산 느긋하게 기다려. 앞으루 시간은 많으니까. (가만히 보다가
의미있게 싱긋 웃으며)앞으루 잘해보자, 최수현.(간다)
심상치 않은 강산의 말....뭔가 달라진 강산의 뒷모습 불안한 듯 무표
정하게 가만히 보고있는 수현의 모습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