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계刑戒”는 대장자 여숙간呂叔簡이 쓴 책인데 추남고 鄒南臯 선생이 이를
출판하였고 내가 발문을 썼다.
거기에 적힌 매우 기이한 일 몇 가지를 소재하려 한다.
성품이 난폭한 어떤 관인이 있었다.
그는 걸핏하면 죄수를 심한 매질로 다스렸는데 맞는 사람이 아품을 견디지 못하여 내지르는 소리가 천지를 울려도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어느 날에 도인 차림의 노인이 대문을 밀치고 들어와서 청사 앞에 우뚝서더니
눈을 부릅뜨고 관인을 손가락질하며 나무랐다.
관인은 크게 노하여 군사를 불러 매우 치게 하였는데 그러자 곧 안채에서
“아드님이 가위에 눌려 거의 죽게 되었습니다“ 하고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 왔다
관인이 깜짝 놀라 쫓아 들어가 보니 아들이 살이 찢기고 터져 피가 낭자한 채
“귀신이 와서 몽둥이로 마구 후려쳤어요 아파서 견딜 수가 없어요!” 하고
울부짖었다.
관인이 급히 사람을 청사로 보내 보니 매 맞던 노인은 이미 간 곳이 없었다.
관인은 그제야 크게 후회하며 온몸을 땅에 짓찧으니 머리고 얼굴이고 상하지
않은 곳이 없었다.
아. 그노인은 천신天神이었을까!
사람들은 누구에게나 부모가 있고 남의 자식이든 내 자식이든 다 같이 소중한
존재인데 어찌하여 내 자식은 그처럼 애지중지하면서 남의 자식은 초개같이
여겼던 것일까.그와 같이 하고서는 과연 마음이 편안했을까!
어떤 지위 높은 관인은 어린 자식을 사랑하여 백정에게 날마다 돼지 창자를
바치게 하였다. 어느 날은 상한 창자를 가져왔다고 하여 크개 노하여 백정을
심하게 때리니 상처가 깊어 치료한 지 두어 달 만에야 나았다 한다.
종을 엄한 벌로 다룬 이야기도 이 책에 있다.
이 “형계”라는 책이 온 천하에 널리 읽히고 백세까지 전해지기를 바란다.
첫댓글 나무아미타불
생명 존중은 만고 불변의 법칙인데
함부로 대하면 그 화가 자신과 가족에게 닦치게 되나니 ㅡㅡㅡ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