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선 개인전
2014. 3. 1 - 3. 30
남원 송은갤러리 (전북 남원시 율치길 19-1 T.063-631-1173)
문형선 (MOON, HYEONG-SUN)
전남 영암 출생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및 동 교육대학원 졸업
조선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박사과정
<개인전>
2010 혼자놀다展 - 유스퀘어 문화관 금호갤러리, 광주
2012 Dreaming Landscape 展 - 무등갤러리, 광주
2013 문형선展 - 화순전남대학교병원 여미아트갤러리, 화순
공간-유토피아展 - 꾼갤러리, 순천
2014 문형선 개인전 Space-Utopia - 송은갤러리, 남원
<아트페어>
2010 제1회 아트 광주(광주청년작가전) -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주
2011 글로벌 코리아 영 아티스트 개인부스전 - 일산 프라임 갤러리, 경기
2012 아트광주2012 (art in gwangju) -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주
2013 아트광주:13 -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주
그 외 기획전 및 단체교류전 85여회 출품.
[수상경력]
2012 광주예술문화상 공로상 수상
2011 대한민국 청년작가대상전 우수상
2001 전국대학미전 특선, 미술세계대상전 입선
2000 전라남도전, 광주광역시전 입선
[경력사항]
어등미술제 운영위원, 광주광역시미술대전 운영위원, 여수바다사생대회 심사위원 역임.
아시아예술창작스튜디오(레지던스)프로그래머, (사)한국미협광주광역시지회 사무국장 역임.
현재. (사)한국미술협회, 아트그룹 라이브, 탑전, 중작파, 광주청년작가회 회원
조선대 미대 출강, 광주광역시 광산문화원 사무국장
주소 - 광주광역시 광산구 산정동 1027번지 다사로움@ 201동 1402호
E-mail : mare0611@hanmail.net h.p : 010-8434-6093
<컨템포러리 아티스트, 문형선을 말한다>
‘다채롭다’고 말할 수 있는 문형선의 작품은 현재 세계 최고의 예술 철학자이자 비평가인 단토(Arthur C. Danto, 1924- )가 미술에 대해 말하는 것을 떠올리게 한다. 그의 현대미술(contemporary art)에 대한 견해는 ‘예술 종말론’과 관계된다. 그는 서양미술의 역사를 두 개의 주요 에피소드들로 나누는데, 하나는 바사리(G. Vasari, 1511-1574)의 에피소드이고, 나머지 하나는 그린버그(C. Greenberg, 1909-1994)의 것이다. 바사리의 에피소드는 재현적인 미술과 관계되며, 외부 대상을 보다 잘 재현해 온 역사가 미술의 역사가 된다. 하지만 바사리의 에피소드는 “영화(moving picture)가 회화가 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실재를 묘사할 수 있음이 입증되자” 종말을 고했다. 모더니즘은 “그것을 비춰봤을 때 회화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를 물으면서 시작”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입증하기 시작”한다. 그린버그는 미술의 신원확인적 조건들, 특히 각각의 다른 모든 미술로부터 회화를 구별하는 것과 관련하여 미술을 정의한다. 그러나 그린버그의 이야기는 그가 폄하했던 팝 아트와 더불어 “미술은 어떠해야 한다는 특별한 방식이 없다는 걸 알게 됐을 때” 종말은 고한다.
단토가 자신의 여러 책에서 밝히고 있듯이 1964년 맨하탄의 스테이블 갤러리의 <브릴로 박스Brillo Box>전은 그에게 철학적인 질문을 제기한 전시였다. 브릴로 박스는 미국의 유명한 세제를 담아 둔 상자로서, 우리 나라의 슈퍼타이처럼 슈퍼마켓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자다. 워홀은 나무상자에 실크스크린을 하여 슈퍼마켓에 있는 상자와 겉으로 보기에 전혀 차이가 없는 상자를 미술관에 전시했다. 단토가 생각하기에 모더니즘이 추구해 온 ‘미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진정한 철학적인 질문이 아니다. 진정한 철학적인 질문은 두 개의 사물이 겉으로 보기에 시각적인 차이를 구별할 수 없을 때, “미술작품과 미술작품이 아닌 것 사이의 차이를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이다. 워홀의 <브릴로 상자>란 작품이 이러한 질문을 제기 한 순간 기존의 미술은 종말을 고한 것이다.
미술은 이제 어떠한 역사적인 방향도 갖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모든 것이 가능한” 시대가 온 것이다. 워홀 역시 “당신은 어떤 것을 포기한다고 느끼지 않고서 다음 주에 당연히 한 명의 추상표현주의자가, 아니면 팝 아티스트가, 또는 사실주의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형선은 작품은 ‘미술의 종말 이후의 미술’, 그리고 ‘역사 이후의 미술’로 오늘날의 미술을 정의하는 단토의 미술관과 맞물려 있다. 그의 작품은 단토가 말하는 “모든 것이 가능한” 시대의 미술을 잘 설명하고 있다고 보인다. 물론 “모든 것이 모든 시대에 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는 20세기 전반의 미술사를 지배했던 하인리히 뵐플린의 유명한 경구처럼, 문형선의 작품은 그것이 역시 오늘날의 시대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 터이다.
필자는 현재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부분의 전시들과 이번 전시의 차이를 주목하고자 한다. 기존의 전시들과 문형선의 전시 사이에는 어떤 다른 점이 있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기존의 전시들 역시 세련되고 오늘날의 시대에 맞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형식에 있어서도 매우 다양함이 존재한다. 하지만 한 번의 전시에서 전시되는 그들의 작품에는 어떤 공통적인 양식이 존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한 작가는 팝 아트적인 작품으로 전시를 하며, 다른 작가는 미니멀리즘적으로, 또는 디지털 매체로, 아니면 전통적인 회화로 자신들만의 양식을 나타낸다. 그러나 문형선의 작품은 다양한 양식으로 제작되어 있다. 이 번 전시가 재밌는 점 중 하나는 동일한 전시 공간 안에서 그의 여러 가지 작업 스타일을 동시에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나타내고자 하는 바를 하나의 양식으로만 보여주지 않는다. 여러 장의 사진을 겹쳐서 사용한 작품도 있고, 한 사진의 여러 기법을 이용한 사진 작품도 있다. 나무 줄기에 자신의 작은 이미지들을 올려 놓은 작품은 포토샵을 사용했다. 그런가 하면 팝 아트적인 작품도 있으며, 유화 작품도 있다. 또 사진에 유화 등을 칠한 복합적인 작품도 있고, 여러 캔버스를 입체적으로 설치한 작품도 있다. 우표의 이미지를 사용하기도 하고, 글자를 쓰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전시 공간 안에서 보여진다.
‘혼자 놀다’라는 이 번 전시의 타이틀은 그의 작품을 가장 적절하게 나타내는 것이라 여겨진다. 문형선은 자신이 갖고 있는, 그리고 꿈꾸는 유토피아적 세계를 일종의 유희처럼 우리에게 제시한다. 이 유희에는 그 어떤 형식적인 제약도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한없는 자유로움을 제공한다. 그의 미술은 미술이 어떠해야 한다는 그 어떤 특별한 방식에서도 벗어나 있다. 그는 “한 명의 추상표현주의자가, 아니면 팝 아티스트가, 또는 사실주의자가 될 수” 있다. 이는 그가 자신에게 적절한 하나의 특정한 양식을 찾지 못해서가 아니다. 그는 우리시대가 그러한 것으로부터 벗어나 있음을 본능적으로 안 것이다. 마치 이성적인 자유의 실현이 헤겔에 있어서 역사의 목적이었던 것처럼, 문형선의 작품은 미술이 그 역사에 있어서 하나의 종착점에 다다름과 동시에 모든 제약에서 벗어나 자유의 시대에 도달했음을 알리는 듯하다. 작가 노트에서 그는 이렇게 쓰고 있다. “현실과 가상공간에 히어로가 될 수 있는 또 다른 공간을 위하여 작가는 훨~훨~ 날고 싶다”...“날고 싶고 먹고 싶고 놀고 싶고 하고 싶어...” 그는 오늘도 여전히 자유롭게 꿈을 꾼다.
- 김병헌 미학·미술사학 박사
(무등현대미술관 학예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