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장에는 다윗의 휘하 장수들의 이름과 공적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모두 37명의 명단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 중에는 밧세바의 남편이었던 우리아도 있습니다. 마지막 절인 39절을 보겠습니다.
39 헷 사람 우리아까지, 모두 합하여 서른일곱 명이다.
하지만 실제로 세어보면 37명이 아니라 36명의 이름만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오래동안 총사령관을 지낸 요압의 이름이 빠져있습니다. 원래는 있었는데 누군가 요압을 명단에서 빼버렸다고 추측할 수 있겠습니다. 본문의 최종편집자가 그랬는지 그 전에 어느 단계에서부터 빠졌는지 확인할 길은 없습니다. 어쨌든 이런 기록물은 기록될 당시의 히브리인들에게는 가문의 명예가 달린 중요한 기록이었겠습니다. 하지만 현대인들에게까지 큰 의미가 있는 기록은 아니므로 이만 넘어가겠습니다.
24장에는 다윗이 인구조사를 하고 그것이 하나님의 마음을 상하게 해서 이스라엘에 재앙이 내려졌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먼저 인구조사의 결과부터 살펴보겠습니다. 9절입니다.
9 요압이 왕에게 백성의 수를 보고하였다. 칼을 빼서 다룰 수 있는 용사가, 이스라엘에는 팔십만이 있고, 유다에는 오십만이 있었다.
이스라엘에 80만, 유다에 50만, 총 130만 명인 것으로 파악되었답니다. 이 숫자는 전쟁에 나갈 수 있는 장정들의 숫자입니다. 부풀려졌다는 생각이 들지만, 어쨌든 인구조사를 하는 목적은 병력파악과 세금징수에 있습니다. 다윗은 자기 군대의 병력이 얼마나 되는지, 국력은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전쟁을 피할 수 없는 현실에서 필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이 일을 싫어하셨다고 본문은 말합니다. 1절을 보겠습니다.
1 주께서 다시 이스라엘에게 진노하셔서, 백성을 치시려고, 다윗을 부추기셨다. "너는 이스라엘과 유다의 인구를 조사하여라."
왜 하나님이 인구조사를 싫어하셨다고 본문의 기자는 판단한 것일까요? 아마도 하나님을 온전히 의존하기보다 자기의 권력에 대한 과시라고 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본문에 의하면 다윗이 자기 의지로 인구조사를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진노하셔서 백성을 치시려고 다윗을 부추기셨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다윗에게 책임을 묻기 어려워집니다. 다윗을 부추겨놓고는 그랬다고 책임을 묻고 벌을 주는 이상한 하나님이 되어버리니까요. 모든 것을 섭리하고 지배하신다는 원시 유일신 신앙이 이런 모습으로 본문에 기록되면 후대 사람들에게 하나님이 욕을 먹게 된다는 사실을 본문의 최종편집자는 인식조차 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어지는 본문에는, 인구조사의 결과로 이스라엘 전역에 하나님이 내리신 전염병이 돌아 칠만 명의 백성이 죽었다고 본문은 말합니다. 이런 기록들을 여전히 사실의 기록으로 읽는 사람들이 많은 우리 한국 교회의 실상은 단순히 마음이 아프다는 감정을 넘어 무서운 현실입니다.
어쨌든 다윗은 자기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회개하여 여부스 사람 아라우나의 타작마당을 사서 거기에 제단을 세우고 정성껏 제사를 드렸다고 본문은 말합니다. 솔로몬이 성전을 건축한 곳이 바로 이 여부스 사람 아라우나의 타작마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