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들 장가보내는 아버지로서의 소회(所懷) -
아들아 이제 하룻밤만 더 자면 네가 장가가는 날이다.
생각해보면 늦었지?,
아빠는 네 나이 때쯤에 벌써 네가초등학교 4~5학년은 되었을 게다.
네 동생만 해도 벌써 출가하여 지후, 지윤 이가 여섯 살
세 살 이잖니?
아빠 엄마는 네가 진작 결혼하기를 원했고 그래서 노력했건만
네가 뜻이 없었는지 마음이 안 들었든지 잘 안 되더구나,
그러던 차에 네가 지금의 처자와 결혼 하겠다 하기에 엄마와
아빠는 서로 마주보며 웃었었다~~
인연이라는 것이 조금 늦게야 찾아왔구나!
하지만 인간 수명이 90이 넘으니 그냥 늦지도 않았다.
인간이란, 모든 동 식물도 그렇지만 나이 들어 짝을만나 일가를
이루고 처자식 건사하고 살다보면 또 한세대가 가고 그러는 것 같다.
우리 아버지! 그러니까 너의 할아버지가 나에게 했던 것보다
내가 너한테 더 잘하려고 했지만 그게 잘 되지 않더구나.
너는 나중에 아버지한테 받은 사랑보다 더 많은 사랑을 너의 자식들한테 주려무나.
엄마는 네 동생이 출가할 때보다 네가 결혼하여 나가는 것이 더 서운 하다고 한다.
세 식구 살다가 네가 결혼하여 나가니
달랑 둘만 남는대서 오는 서운함의 강도가 더 큰 모양이다.
그래도 멀리 가서 살지 않으니 너희는 안 좋을지 몰라도 우린 위안이 된다.
남들처럼 좋은 집 못 사주고 풍족한 혼수며 넉넉한 결혼절차를못해주어 미안 하구나!
가진 것 없는 부모의 비겁한 변명 같지만,
네가 장차 하나하나 이룩하는 성취감을 느끼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그렇게 좋게 좋게 생각 해주면 고맙겠다 ...
그동안 3십 몇 년을 같이 살면서 큰 속 썩이지 않고 잘 자라준 것
이제 말이지만 고맙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처자식과 잘 살기 바란다. 그것이 바로 효도 이기도하다.
부모한테 상의하던 것도 이제는 처와 상의하고 큰소리 밖에 안 들리게
행복하게 사르려므나. 아내 말도 잘 듣고 .....
이제는 어른이니 나보다는 옆을 돌아보는 마음도 갖기 바란다.
너는 심성이 착하니 잘살고 잘 헤쳐 나가리라 믿는다.
너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는 엄마 아빠가 뒤에 있음도 기억해다오.
아들아 오늘 잘 자고 내일을 기대하자 !!
내일은 날씨도 좋았으면좋겠다....
(이글은 4년전아들 장가가기 전날 쓴 것임)
첫댓글 자신을 돌아보며, 내가 해야할 이야들이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