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병진
교육부 교육전문직 공채시험 12명 합격자 중 수석합격, 교육부, 교육청 장학사 및 감사관, 고등학교 교감, 고등학교장 역임, 1975. 〈칠오동우〉 외 4편 데뷔, 한국문인협회 위원,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자문위원, 한국현대시인협회 지도위원, 한국문예작가회장, 《한국문예》 발행인, 한국시문학대상, 한국시조문학대상, 한국문학대상, 한국문학명인대상, 한국문학공로대상, 향토시인 증서 외 40여회 수상, 논문집 14집, 수필집 2권, 칼럼집 1권, 시조집 3권, 시집 《이파리 없는 나무도 숨은 쉰다》 외 11권
자아 존중감에서 행복은 온다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문득 자신의 존재를 잊어버리고 마치 굳어버린 습관처럼 그냥 살아갈 때가 있다. 그러다가 어느 때쯤이면 자기의 행복을 찾는 일에 때를 놓치고 마는 일이 종종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일상 속에서 진실한 자신을 찾아보고자 할 때, 그때가 바로 인간으로서의 배움이 시작 되는 때이다.
이러한 자기반성을 통하여 참다운 마음의 배움이 시작되는 때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왜냐하면 자신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사는 사람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왜 내가 태어났는지, 학교에 다니면서 공부는 왜 하는지, 왜 살려 하는 것이지, 이런 생각들에 헤어나지 못하는 동안, 자기 자신도 모르게 세월은 흘러간다. 인간은 자기 자신에 대한 존재감을 가져야 한다. 인간은 자연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하기에 존재의 소중함과 함께 자연에 대해 고마움과 사랑을 느낄 수 있어야 인간다운 생활을 누릴 수 있다.
일상 많은 사람보다 순수하고 진실하게 인간관계를 영위하려고 한다. 그러나 여러 사람을 상대로 할 때는 그것이 그리 쉽지 않음을 많이 본다. 그러면 정말로 진실하고 순수해질 수 있는 대상은 무엇일까? 인간의 본성으로 돌아가 잃어버린 자신을 찾고자 할 때 그 마음은 진정한 마음으로 순수해질 수 있을 것이다.
완전한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미완성에서 완성으로 가기 위해서는 스스로 부단한 노력을 하여야 할 것이다. 그 노력 여하에서 자기 인생의 삶을 윤택할 수도 있다. 인간은 누구나 다 피해 의식과 이기심과 자만심에 빠지기 쉽다. 그럴 때일수록 건전한 생각과 올바른 사고를 가져야 한다. 그리고 건전한 마음가짐으로 생활한다면 불완전한 것이 완전한 것으로 전환될 것이다. 항상 자기 자신을 알고 자신에 대해 고마움과 사랑하는 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한 개인의 행동 경향은 자기 자신이 가진 가치관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이므로 자신의 가치를 어떻게 지각하느냐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본다. 가치관의 문제는 사회생활을 통해 습득되는 문화현상이며 사회생활에 따라 가치관도 다름을 알 수 있다.
T.J. Cottle은 ‘자기존중감(Self Esteem)은 개인의 이상과 자신의 실제 개념과의 일치 정도이며 이상과 실제 성취와의 불일치가 크면 클수록 자기존중감自己尊重感이 낮아지고 일치의 정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자기존중감이 높아진다’고 하였다. 자기존중감은 언제 어느 때나 모든 것에 관련돼 있다 하여 자기존중감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또한, R.L.Shavelson은 ‘자기(Self)의 정적情的으로 견해발달見解發達에 대단히 중요한 자기 존중감自己尊重感은 단순한 구조를 가진 것이 아니라 개체행동 결과를 설명하고 예언하는 데 도움을 주는 중재적변인仲裁的變人으로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자기존중감이 낮으면 심리적으로 우울한 지표가 될 수 있고, 자기존중감과 학업성취에 따른 고립감의 연구에서 자기존중감이 학업 및 사회적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하였다. 그러고 보니 자기존중감(자아존중감(自我尊重感)은 포부와 성공과의 함수관계가 있다고 보겠다.
남정현 수필가는 〈좋은 인연〉에서 ‘우리는 전생에 수만 수천 번의 만남이 있어도 이 세상에서 다시 만나는 인연을 늘 새싹이 모락모락 트는 날이 되기를 두 손 모아 본다’라고 하였다.
인간관계에서 좋은 인연을 가지는 것은 참으로 좋은 것이다. 인간관계가 좋은 사람은 항상 밝고 맑은 얼굴로 생활의 활력이 넘쳐흐른다. 또한 자기 존재감을 확연하게 보여 주는 것이다. 수필 〈산! 시니어 행복 복합타운〉에서도 인간관계를 이렇게 말하였다. ‘은퇴 후 건강한 삶을 지속하려면 마당발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의도적으로 마당발이 되지 않고서는 사회관계 형성을 제대로 하기 어렵기 때문이리라, 은퇴하고 나면 사회적 조직체 역할인 자의 위치에서 멀어지고 만다. 직책도 없고 권한과 책임도 없는 자연인이 되다 보니 자칫하면 사회와 단절되거나 소외되기에 십상
이다’라고 역설하였다.
박수덕 수필가의 수필집 〈새벽은 새벽에 눈뜬 자만이 볼 수 있다〉에서 ‘자기 안에 천국을 만들고, 남이 파 놓은 샘물을 떠다 먹으려 할 것이 아니라 자기 가슴속에 샘물을 파야 합니다. 남이 칭찬해 줄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칭찬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럴 때 그 사람의 가슴에 샘물이 솟고, 그 물을 주위 사람들에게 나누어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이러한 말을 새기면서 저 자신을 돌이켜 볼 때, 무엇을 어떻게 얼마만큼 남이든 자신이든 사랑의 마음, 정성의 마음이 있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본다.
아이는 아이답게, 어른은 어른다운 사랑을 간직할 때가 아름답듯이 사랑을 베풀 때 가장 아름답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남을 사랑하는 이상으로 자기 자신을 먼저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