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둘째주 산행후기>
산행일자 : 2010.8.8 (일) 북한산 밤골계곡
오늘이 말복, 그러고 보니 이제 여름도 얼마남지 않았다. 그러나 연일 계속되는 불볕더위가 예사롭지가 않다. 장마는 끝났는데도 밤새 또 시원한 소나기가 내린다. 이번 주 에도 더위에 지친 일상을 계곡의 시원한 물과 함께 보내기로 한다. 효자2리로 가는 버스를 타기위해 집을 나선다. 버스에 오르니 산대장이 맨 뒷쪽에 자리잡고 있다. 마침 빈자리가 있어 옆쪽에 앉아서 같이 가게되었다.
이 버스는 노후가 심한데다가 뒷쪽이라 유난히도 덜커덩거리고 있다. 점차 승객으로 넘쳐 어느 새 만원버스로 바뀐다. 그래도 우리는 시원한 에어콘 아래서 앉아서 갈수 있으니 다행이다. 홍제역에서 수성이 승차하여 뒷쪽으로 온다. 엔진룸 윗쪽 계단에 아직도 빈 공간이 남아있어 옆 승객에서 양해를 구하고 깔판을 깔고 앉는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이 버스에 인파에 숨어 못보았던 우리 일행이 제법 내린다. 대기소에서 나머지 일행이 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가게에서 막걸리등 간단한 준비물을 구입한다.
오늘 참석한 인원은 산대장/패션, 푸르른날, 첨지, 털보, 0.1톤, 천리향, 목동아재, 사느로, 수성, G.P.S 이상 10명이다. 오늘 산행코스는 물을 찾아 무더위를 날릴 밤골계곡 산행이다.
9시50분, 매표소 입구까지 가는 길 양쪽은 그야말로 온통 피서객(?) 차량으로 가득차있다. 나무숲과 돌뿌리 온갖 장애물을 뚫고 신기에 가까운 주차 실력을 과시하며 차들은 나름대로 명당에 자리잡고 있다. 아직도 계속 차들이 드나들고 있으니 이곳은 오늘 무척 붐빌 것 같다.
등산로를 따라 물좋은 계곡을 향해 전진한다. 그러나 벌써부터 찌는 듯한 더위가 호락호락 우리일행의 호흡과 땀을 젖게 만든다. 밤새 간간이 내린 비로 많은 물이 넘쳐 흐르는 첫번째 징검다리를 건넌다. 이제 좌측 으로 난 물가 계곡길을 따라 진행중이다. 이때 우측 냇가 방향 숲속에서 빗물에 촉촉히 젖어있는 무거운 낙엽층을 밀쳐내고 탐스럽게 솟아나 자라고 있는 보기힘들다는 노란 망태버섯도 보았다. 이제 깊은 숲속으로 접어들고 경사는 서서히 높아지기 시작한다. 한구비를 돌아나오니 제1폭포 아래에 다다른다.
폭포는 비가 자주내린 덕분에 많은 물이 힘차게 밀려내려와 낙차를 이루며 시원스럽게 떨어지면서 수중을 강타하고 깊은 물속으로 떨어진 후 하얀 거품이 되어 다시 솟구쳐 나온다. 시간이 일러서인지 아직은 피서객이 부근에드문드문 자리하고 있다. 햇볕은 나뭇가지 사이로 모습을 보이기를 반복하고 있다. 이제 햇볕까지 내려쬐니 오늘도 숨이 막힐 듯한 폭염이 계속 될려나 보다.
바로 위쪽으로 오르니 제2폭포, 이곳도 이번 만큼은 제대로 모양을 유지한다. 이렇게 다음 제3폭포 까지 오르고 나니, 산대장이 계속 전진이다. 평소 같으면 이곳에서 대열을 정검하고 좀 쉬어 가는 데 오늘은 주행을 계속한다. 후미에 따르는 몇명은 아직도 모습이 안보인다. 바위를 오르고 우측 산길을 돌아나와 쇠파이프 울타리로 길을 막아놓은 곳을 넘어서 좌측 물길을 따라 계곡으로 진입한다.
이제 우리가 도착한 곳은 이곳에 오는 길이면 항상 쉬어가곤했던 옹녀폭포가 있는 너럭바위다. 일행은 이곳에서 배낭을 내리고 쉬기로 한다. 이곳에는 이미 다른 등산객 한분이 쉬고있다. 등산로에 접어든지 40여분이지난 10시20분, 일행은 이곳 너럭바위에 모두 모였다.
사느로는 벌써 이곳 바위아래 옹녀폭에서 오늘도 시원한 폭포수 강타 안마와 더불어 수중잠수탐험에 몰입중이라 거의 무아지경 상태다. 일행은 시원한 폭포수 물을 묻혀 땀를 씻고 대충 체온을 유지한다. 이곳에서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후 본격적인 휴식을 위한 리허설에 빠지고 있다.
누군가 벌써 시원한 말걸리를 따는 걸 보니, 오늘은 더 이상 고공 등산은 힘들 것 같다. 사느로도 너럭바위로 올라와 자리하니 모두가 먹거리를 선보인다. 0.1톤이 물이 많은 달콤한 오렌지를 반쪽으로 잘라 나눠준다. 오늘은 오랫만에 떡집아재가 참석한 덕분에 찹쌀모찌도 맛볼 수가 있었다. 수성이 피망고추와 현미김밥을 내려 놓는다. 또 누군가 가져온 포도 햇사과 등 과일과 밤빵을 나눠 먹었다.
패션이 카레 컵라면을 준비하는 동안 모두가 막걸리를 한잔씩 따르며 나눠 마시고 있다. 이곳은 통상 등산로와는 떨어져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은 아주 가끔씩이다. 그리고 오늘은 이곳 고도 부근 위쪽을 오르는 등산객은 드물어 보인다. 더위탓에 대충 물가 바위 근처에 제각기 자리잡고서 발 담그고 싸온 먹거리를 즐기는 정도다.
사느로가 현미가래떡을 가져와 산대장이 쓸어서 넣는다. 컵라면이 익어들 정도가 되니 적당히 분배하여 식사를 한다. 한쪽에서는 누군가 준비한 고도리판이 돌고있다. 그런데 너무나 원사이드 하게 끝나버렸다. 채 30분 정도 판을 돌렸는데 초자(?)들의 협조로 좀 모자라긴 해도 여기서 올린 수익금으로 백숙 한마리는 가능할 듯 하다. 첨지가 정당하게 중노동의 댓가로 올린 수익은 산대장에게 전부 기부한다. 드디어 오늘 산에서 이렇게 처음으로 바닥을 때리며 새도 잡아본다.
11시50분 이곳을 떠나 12시5분 제2옹녀탕에 도착한다. 이곳도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고 있어 폭포소리가 요란하다. 밤골 8-7 표지판을 지나 호랑이등바위 가는 길 개울가에 도착한다. 많은 비가온 탓인지 계곡을 넘쳐 쏟아져내리는 물줄기가 바위를 타고넘어 조그만한 급류로 바껴 계곡을 흐르니 이곳에서 발을 담그며 땀을 씻고 더위를 식힌다. 좁은 이곳에서도 여전히 사느로는 온몸을 담그고 흐르는 물을 맘껏 즐기고 있다.
이제 더 이상의 산행을 위한 전진은 무의미해 보인다. 일행은 12시30분 하산을 결행한다. 하산은 정상 등산로를 택해 진행한다. 밤골8-6 지점 지나고 밤골8-1 지점으로 하산이 진행되었다. 오늘이 말복이니 효자2리 정류장 건너 물가에서 백숙을 먹으러 갈 예정이다. 내려오는 물가 계곡은 인산인해로 가득하고, 가족단위로 밀려오는 피서객들의 행렬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폭포주변은 물놀이 기구를 준비한 어린이들이 얼마남지 않은 여름의 향연을 즐기고 있다.
1시10분 효자2리 정류장에 도착하여 0.1톤이 보행자 횡단 버턴을 누르니 이내 신호등이 파란색으로 바뀐다. 안전하게 길을 건너 건너편 밤나무집과 해남집을 돌아보고 해남집을 선택한 후 냇가자리를 구해 일행은 이곳에서 백숙이 익는 동안 도토리묵, 해물파전, 맥주, 막걸리를 시켜 마시기로 한다.
이곳 개울가에도 물놀이를 즐기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많이 모여있다. 이 여름 한철이 이곳을 생업으로 여기는 상인들의 즐거운 비명을 울리고 있다.
그런데 오늘이 말복이라 손님이 많아 아무리 기다려도 시킨 음식이 나오지 않는다. 참다못한 수성이 백기사를 자청하며 밑반찬 나르기에 여념이 없다. 그런데 이모습을 본 옆 손님이 수성을 주인으로 알았는지 시킨것 빨리 달라고 재촉한다. 술이 떨어지니 바빠서 말로는 안통하니 가서 직접 가져와야 한다. 그냥 기다리면 언제 나올지 모르니까! 이렇게 반찬도 자체 수급형태로 바낀지 오래다. 거의 한시간을 기다리니 백숙이 나왔다. 백숙을 나눠먹은 후 잠시 기다리니 천리향과 사느로는 아직도 잉여과일을 소지하고 있어 후식으로 포도와 사과를 나눠 먹는다. 이렇게 한여름의 밤골계곡산행을 추억의 일부로 남기고 이곳에서 뒤풀이와 함께 오늘의 계곡산행을 마감한다.
(산행시간 : 3시간20 , 출발: 9시50, 하산 : 1시10분, 연신내역 해산 : 15시20)
첨지가 연신내 역에서 지난주에 못 먹었던 물회를 먹으러 가자고 부른다.
상암동에서 가까운 거리에 집이 있는 첨지, 목동아재, 사느로와 함께 택시를 타고 DMC 부근에 새로 개업한 물횟집에 도착한다. 여기서 물회와 막회 맥주를 시키고 막걸리를 달라고하니 한병밖에 없단다.
횟집이라 막걸리 수요가 없는지 제조일이 4일 지난 막걸리 한병이 유일하다.
첨지가 부근 마트를 뒤져 전일 제조한 신선한 막걸리를 사서 가져왔다. 이곳에서 뉴스를 통해나온 개각에 대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얼마간의 시간이지나고 난 후 첨지가 이부근에서 누굴만나기로 했는데 좀 늦어진다고 하여, 지루하니 부근에서 호프한잔 더 하자고 한다. 호프집 쌈바쌈바는 문이 닫혀 있고, 부근 상가를 돌아보니 적당한 곳이 없다. 할 수 없이 편의점으로 갔는데 바깥 야외 식탁에는 이미 누군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곤란하다. 사느로가 편의점 의자2개를 구해오고 나머지는 나무 그늘이 있는 화단 부근의 대리석에 걸터 앉으라 한다. 낮동안 데워진 대리석은 마치 찜질방 처럼 따끈한게 걸터 앉으니 좌욕을 한 듯 뒤쪽이 시원하다. 그리고 사느로가 편의점에서 캔맥주를 사와서 같이 마셨다. 또 첨지가 말하는 털복숭이 아닌 북한말 얼음보숭이를 시원하게 하나씩 먹고 집으로 향했다.
첫댓글 친구들 고국의 북한산이 무지무지 그립소이다. 계곡의 맑은물에 몸을 담그는 모습을 보니 내가 시원하네요.
그리고 같이나누는 음식들 이바구들....
말복을 지나 여름이 가고 있지만 여기는 9월말까지는 30도 이상을 오르내리니 시원한 그림 많이 올리소
GPS 당신 덕분에 친구들 얼굴이랑 고국산천의 아름다움을 늘 가까이 할 수 있어 고맙소이다. 복 마이마이 받어소.
아재 반갑소이다. 좌우당간 타국에서 고생이 많소. 항상 건강 잘 챙기기 바라오...
평소 보기 힘든 망태버섯(노란색)을 밤골8-1과 밤골8-2 사이에서 보았다는 얘기?쩌----업 사진에 담아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