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방의 선생님들과 어른들이 전세움 씨에게 건네는 다정한 말, 살피는 말, 익살스러운 말이 무척 많습니다.
잠깐 멈출 새도 없이 쏟아져요.
하나하나 주워 담고 싶은데, 손가락 사이사이로 빠져나갑니다.
흘러 흘러 어디로 가느냐면, 전세움 씨 바다로 갑니다. 그곳에 모입니다.
마땅한 곳으로 길 내어 갔으니, 저는 그럼 됐습니다.
물 온도는 따듯, 시원합니다. 전세움 씨도 그렇겠지요? 그러니 전세움 씨가 공방 선생님들 뵈면 활짝 웃는 거겠지요.
#걱정, 또 걱정
전세움 씨가 양손에 약통과 처방전 들고 갔습니다.
문 열고 들어서자마자 선생님들이 걱정 어린 투로 물어보십니다.
“세움 씨 병원 다녀왔어?”, “아파서 다녀왔어? 아니면 ~~때문에 다녀왔어?”
어떻게 더 설명할지 고민되는지 직원을 바라보는 전세움 씨에, 대신 전합니다.
직원: “정기진료 받았어요.”
최 선생님: “감기 걸려서 다녀왔나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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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이글거리는 태양에 탄 얼굴 보며 물어보십니다.
“세움 씨 새까맣게 탄 것 같아. 어디 놀러 갔다 왔어?”
전세움: “아니요.”
황 선생님: “선크림 좀 바르고 다녀~ 이쁜 얼굴 다 새카맣게 타겠어.”
다정한 어른들의 걱정, 또 걱정. 상관 참견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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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입니다. 걸어서 왔으니 전세움 씨도 직원도 얼굴이 발갛습니다. 가시지 않는 더위에 부채질하는데, 선생님들께서 제 먹으려던 아이스크림 하나씩 건네주십니다. 고맙습니다.
#선물은 정성, 그리고 잘
송 선생님께서 끝이 보이는 함지를 풀고, 다시 짧은뜨기 연습하라고 하십니다.
아아, 송 선생님. 수세미 제안은 잊으신 건가요. 2주 만에 간 우리의 탓입니다.
아니면 다른 뜻이 있는 건가요.
직원은 선물할 거니까, 지금 실력에 이 정도면 아주 조금 엉성해도 정성이면 되었지. 함지로 쓸 수 있다고 하셨으니까 되었지. 이대로 마무리해도 좋겠다는 생각으로 넌지시 운을 띄웁니다.
“선물하려는 것 같았는데요.”
그러자 송 선생님께서 “선물? 누구한테?” 하시며 전세움 씨에게 말만 하라고, 맞춤으로 해준다고 하십니다. 전세움 씨가 친구에게 선물한다고 답합니다.
그래서 풉니다. 짧은뜨기 연습할 겸, 무엇보다 선물하기 위해 함지를 다시 가방으로 만듭니다. 공방 선생님들은 진열대에 내놓는 것과 선물에는 대충이 없습니다. 풀고, 다시 잘 떠서 보냅니다. 여느 수강생과 다르지 않게 전세움 씨도 잘 만들어 선물할 수 있게 지도하십니다. 전세움 씨에게 그럴 힘이 있다고 바라보시는 것 같습니다. 송 선생님께 고맙습니다.
#사랑스러운 수강생
“쌤! 예뻐요. 괜찮은데요?”, “네? 그런 게 어딨어요~”
전세움 씨는 어른들 말에 맞장구 잘 칩니다. 기분 좋은 소리 잘합니다.
어른들이 주고받는 대화 사이에 전세움 씨에게 질문이 넘어오면 “??”하며 이해하지 못한 표정을 짓기도 하고, 약간 곤란한 듯 말하기도 하는데요. 어른들에게는 그 모습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수강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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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선생님께서 “세움 씨 봐봐.”하고 뜨던 옷 자랑하십니다.
“우와 예뻐요.”, “잘 어울려요.”, “어떻게 만들었지?”
최 선생님: “세움 씨도 이렇게 만들어야지.”
엄청 얇은 실로, 색도 여러 개 섞어서 그러데이션으로, 옷을 만드셨습니다.
여까지 따라와야지-하는 이끎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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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선생님이 최 선생님에게 대신해 달라 부탁하는 상황에 최 선생님이 전세움 씨에게 묻습니다.
“세움, 지 쌤이 이렇게 애교부리면 어떻게 해야 해? ‘노’해야 해, ‘예스’해야 해?”
“네?”, “예스요.”
흐하하. 지 선생님은 편을 얻었고, 최 선생님은 아군을 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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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선생님께서 최 쌤한테 딱콩 맞는다고 공방 가지 말자 하는 거 아니냐고 농담하십니다.
직원: “세움 씨가 최ㅇㅇ선생님 계실 때 오고 싶어 합니다.”
최 선생님께서 전세움 씨 바라보며 말씀하십니다.
“진짜? 고마워.”
#요리도 직접, 노래도 잘, 의젓, 색깔 잘 고르는 사람
전세움 씨는 이 공방에서 말도 잘하고, 만둣국도 만들어 먹을 줄 알고, 노래도 잘 부르고. 이르지도 않고, 배움 잘 따라오고, 선물 잘하는, 그 마음 가득한 수강생입니다.
“전세움 씨 오늘은 만둣국 해 먹고 왔어요.”
황 선생님: “세움 씨 만둣국도 해 먹어~?”
최 선생님: “세움 씨가 해준 만둣국 먹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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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움 씨와 어른들이 어떤 대화 나누다 “궁금하면 500원!”이란 말이 오고 갑니다.
그러다 전세움 씨에게 “노래해!”라는 말이 도착합니다.
전세움: “네~? ㅎㅎ”
전세움 씨 노래 잘합니다. 주저하는 듯 보이지만 판 깔아주면 할 수도 있어요.
선생님들이 기대 어린, 혹은 하기 어려운가 싶은 눈빛으로 전세움 씨를 바라봅니다.
직원: “.... 전세움 씨 노래 잘해요.”
이에 놀라며, 더 더 주문하십니다.
“노래방 18번!”
전세움: “(아는 노래가, 부를 수 있는 노래가) 너무 많은데.”
황 선생님, 수강생: “너무 많아? 노래방 18번!”
전세움: “너무 많은데.”
황 선생님: “18번도 많아~?”
최 선생님: “그 정도로 자신 있단 말이지~?”
최 선생님께서 다음에 준비해서 불러달라 하십니다. 한껏 올라간 열기를 꺼트려 주셨습니다.
혹여 부담일까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 지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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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선생님: “엄마한테 최 쌤 (딱콩한다고) 이르지 않지?”
전세움: “이제 안 일러요.”, “엄마한테 이를 나이 지났어요.”
선생님들께서 오오 하며 기특해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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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선생님: “세움 씨가 색을 잘 골라. 그리고 개성이 있어서, 자기 마음에 안 드는 건 아니라고 확실히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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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선생님: “친구들한테 선물 줄려면 자주 와야겠네.”
#오늘은 딱콩 없음
송 선생님: “기억 안 나는 거 아니겠지? 몸이 기억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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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선생님: “짧은뜨기 연습하라니까 이랑뜨기를 하고 있네! 돌아갔어.”
송 선생님이 최 선생님에게 전세움 씨 지도 맡기고 퇴근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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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뜨기, 이제 잘해요.
최 선생님께서 오늘 딱콩 한 번을 못 날렸다고 아쉬워하세요.
다들 칭찬일색입니다.
“정말 잘 뜨네.”
수강생: “균일하네.” “다른 사람이 뜬 것 같다.”
전부터 자주 뵙던 수강생분도 전세움 씨의 성장을 알아보십니다.
진짜 잘 떴습니다. 촘촘해졌고, 코 크기도 일정해졌습니다.
황 선생님: “최 선생님의 딱콩 때문이었구먼~”
맞은편에 앉은 최 선생님께서 전세움 씨 잘하고 있는지 한 번씩 다가가서 살펴보십니다. 딱콩! 대신, “굿잡. 브라보. 잘했어.” 하며 어깨 톡톡 쓰다듬어 주십니다. 그리고 살짝 늘어진 부분만 언급하십니다.
황 선생님: “다정 쌤 긴장하셔야겠네. 세움 씨가 금방 따라잡것어.”
전세움 씨가 높이 8cm 정도 떴습니다. 15cm 떠야 한다네요. 최 선생님께서 전세움 씨에게 마저 떠야 하는 높이가 어느 정도인지 줄자로 직접 재보며 차근차근 설명해 주십니다. 남은 7cm는 전세움 씨가 평소에 떠오면 됩니다. 전세움 씨가 야무지게 해오리라 믿고 맡겨주십니다.
#집중
전세움 씨가 직원을 바라봅니다.
‘지쳤나? 이제 그만 가고 싶은 건가?’
“그만하고 갈까요?”
아니랍니다.
딱콩 한 번 안 맞고 잘한다는 소리 들었습니다. 여러 사람이 성장한 것 알아보시고, 칭찬하셨습니다. 본인이 보기에도 이전보다 훨 잘 떴습니다. 그래서인지 멈추지 않습니다. 좀 더, 이만큼만 더. 어느덧 오후 4시 35분입니다.
전세움 씨가 뜨개질을 마치고 일어설 때쯤, 황 선생님께서 예쁘게 떠진 것 보시다가 그 이유를 깨달았다는 듯, 한껏 살리십니다.
황 선생님: “전화기 한 번 안 하고 뜨니까 잘하는구마잉!”, “전에는 한 번 뜨고 전화기 하고, 한 번 뜨고 전화기 해서 잘 못했는데잉.”
황 선생님: “설레임도 안 먹고 했어. 아까 먹고 싶다고 하더니마잉.”
“핸드폰 안 보고 하니까 잘하네. 예쁘게 잘 떴네.”
지 선생님: “못 하게 말 좀 시켜~”
하하. 진도 천천히 나가도록 말려야 할 때가 오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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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오신 동네 네일아트 사장님께서 막 떠나려는 전세움 씨 보고, “벌써 가셔요?”하고 물으십니다.
직원: “네, 오늘은 그래도 2시 50분쯤? 왔어요.”
지 선생님: “그래, 이렇게 두 시간은 해야지~”
#전세움 바다로 흘러 들어온 것
“일부러 핸드폰 안 본 거예요.”
“핸드폰 안 보고 하니까 잘 떴어요.”
공방 수업 마치고 집 가는 길, 전세움 씨 얼굴에 뿌듯함이 가득합니다.
직원은 핸드폰 안 보고 하고, 심지어 한 시간 반을 떴다고 알립니다. 적극 살립니다.
같은 초보가 보았을 때 전보다 ‘진짜’ 잘 떴습니다. 오늘 한 것 사진으로 못 남긴 것이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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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해서 가야겠어요.”
전세움 씨 음식 먹어보고 싶다는 선생님들의 말씀이 마음에 남았나 봅니다.
무엇을 요리해서 가고 싶은지 물었습니다.
“토스트 해서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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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 친구한테 선물할 거예요.”
“선물할 친구들 많아요.”
“누구 주지?”
자주 오고, 열심히, 그리고 잘 떠서 친한 친구들에게 선물할 생각 합니다. 선물하고 싶은 사람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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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움 씨 잘하는 것 자랑해야겠다. 만둣국 만들지, 노래 잘하지 또 뭐가 있죠?”
“춤이요!”
“아~ 맞다!”
오늘은 노래하라고 하셔서 노래를 말했다고, 다음번에 춤춰보라 하시면 춤 잘 춘다고 자랑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에 전세움 씨가 “어려운 거 해야겠다.”라고 말합니다. 공방에서 직원은 전세움 씨가 뜨개질 외에 잘하는 것, 할 수 있는 것 자랑할 때 증인이 되어줄 수 있겠습니다.
맑은 바람 불어서, 그 바다는 끊임없이 파도가 일렁입니다. 고맙습니다.
*
사실 공방 들어가기 직전까지 전세움 씨와 직원 사이에 무엇 때문인지 알다모를, 약간의 냉랭함이 감돌았는데요. 그 분위기에 이어 직원에게 약 봉투 툭툭 건네기에, 전세움 씨 것이니까 전세움 씨가 약 봉투랑 처방전 직접 들고 가면 되겠다고 했습니다. 덕분에 선생님들이 전세움 씨 걱정하는 말들 들었습니다. 이렇게 살려지다니! 앞으로는 전세움 씨가 자기 일, 자기 소식 직접 들고 가려 할 겁니다.
선생님들이, 그리고 공방에서의 일들이 전세움 씨를 품고, 살립니다. 전세움 씨와 직원 사이 어색함, 얼음을 아무렇지 않게 녹였습니다. 전세움 씨와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집 돌아갑니다. 고맙습니다.
2026년 7월 24일 금요일, 이다정
전세움 씨 방학을 맞아 뜨개공방 더 자주 오가며 공방 선생님들을 만나서인지 사이가 더 가까워진 듯합니다. 고맙습니다.
핸드폰도 내려놓고 뜨개질에 집중하는 세움 씨,
토스트 간식 만들어서 공방 선생님들과 나누고 싶다는 세움 씨,
친구들에게 뜨개 선물하고 싶은 세움 씨,
마음에 품은 뜻이 귀하고 정겹습니다. 고맙습니다. - 21더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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