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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계시록 강론 71
요한계시록 18:9-20
화 있도다 화 있도다
요한계시록 18장은 큰 성 바벨론이라는 음녀에 대한 심판을 집중적으로 기록한다. 2절에서 “무너졌도다 무너졌도다 큰 성 바벨론이여”라는 선언과 함께 멸망의 정황과 원인을 말씀한다. 이렇게 바벨론의 심판에 대하여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유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음녀를 어떻게 심판하시며 그 속에서 자기 백성들을 어떻게 건져내시는가를 말씀하기 위해서이다. 9-19절은 세 부류의 애가를 기록하는데 9-10절은 땅의 왕들의 애가, 15-17a절은 땅의 상인들의 애가, 17b-19절은 바다 사람들의 애가 그리고 20절은 하늘 성도들에게 즐거워하라는 말씀이 주어진다.
“그와 함께 음행하고 사치하던 땅의 왕들이 그가 불타는 연기를 보고 위하여 울고 가슴을 치며 그의 고통을 무서워하여 멀리 서서 이르되 화 있도다 화 있도다 큰 성, 견고한 성 바벨론이여 한 시간에 네 심판이 이르렀다 하리로다”(9-10절). “그와”라는 표현은 앞에서 이미 생각했던 것처럼 ‘그녀’라는 음녀를 가리킨다. 음녀와 함께 “음행하고 사치하던 땅의 왕들이 그(녀)가 불타는 연기를 보고”, 즉 바벨론이 하나님의 심판에 의해 멸망되는 것을 보고 애곡한다. ‘불, 연기’는 심판의 상징어이다(참고 창 19:28, 사 34:10, 벧후 3:12). 신명기에 보면 이런 말씀이 나온다.
14 네가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시는 땅에 이르러 그 땅을 차지하고 거주할 때에 만일 우리도 우리 주위의 모든 민족들 같이 우리 위에 왕을 세워야겠다는 생각이 나거든 15 반드시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택하신 자를 네 위에 왕으로 세울 것이며 네 위에 왕을 세우려면 네 형제 중에서 한 사람을 할 것이요 네 형제 아닌 타국인을 네 위에 세우지 말 것이며 16 그는 병마를 많이 두지 말 것이요 병마를 많이 얻으려고 그 백성을 애굽으로 돌아가게 하지 말 것이니 이는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이르시기를 너희가 이 후에는 그 길로 다시 돌아가지 말 것이라 하셨음이며 17 그에게 아내를 많이 두어 그의 마음이 미혹되게 하지 말 것이며 자기를 위하여 은금을 많이 쌓지 말 것이니라 18 그가 왕위에 오르거든 이 율법서의 등사본을 레위 사람 제사장 앞에서 책에 기록하여 19 평생에 자기 옆에 두고 읽어 그의 하나님 여호와 경외하기를 배우며 이 율법의 모든 말과 이 규례를 지켜 행할 것이라(신 17:14-19)
출애굽하여 가나안 땅을 향해 가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모세는 하나님의 뜻을 선포하였다. 가나안 땅에서 백성들이 왕을 요구하게 될 것인데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이 아니지만 백성들의 요구가 있을 때 전쟁을 위한 말을 많이 두지 말라는 것과 아내를 많이 두지 말라는 것, 그리고 사치하지 말며 율법의 말씀을 곁에 두고 늘 말씀을 따라 좌우로 치우치지 아니하는 왕으로 세우되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택한 자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미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다.
4 보라 내 언약이 너와 함께 있으니 너는 여러 민족의 아버지가 될지라 5 이제 후로는 네 이름을 아브람이라 하지 아니하고 아브라함이라 하리니 이는 내가 너를 여러 민족의 아버지가 되게 함이니라 6 내가 너로 심히 번성하게 하리니 내가 네게서 민족들이 나게 하며 왕들이 네게로부터 나오리라(창 17:4-6)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통해 나라를 세우고, 그의 후손에서 왕을 세울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쉽게 생각하면 앞의 말씀과 모순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언약의 관점에서 보자면 사람이 세우는 왕을 거부하고 하나님께서 세우시는 참된 왕을 보여주시겠다는 뜻이다. 이런 점에서 사울도 다윗도 그 이후의 모든 왕도 하나님이 원하시는 왕이 아니지만 다윗에게 언약을 주셔서 언약에 의한 왕이 이 땅에 세워질 것이라는 말씀이다. 누가복음에 보면 이렇게 말씀한다.
31 보라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 32 그가 큰 자가 되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아들이라 일컬어질 것이요 주 하나님께서 그 조상 다윗의 왕위를 그에게 주시리니 33 영원히 야곱의 집을 왕으로 다스리실 것이며 그 나라가 무궁하리라(눅 1:31-33)
결국 하나님이 이 땅에 세우고자 하신 왕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였다. 이런 점에서 바벨론을 심판하신다는 것은 하나님 왕국의 주인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심판하심으로 “땅의 왕들”(1:5, 6:15, 17:2, 18, 18:3, 19:19), 즉 땅적 존재로 자기 자신을 머리로 여기며 왕이 된 모든 죄인이 슬퍼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때 음녀와 즐겼지만 막상 멸망의 상황이 되자 땅적 존재들은 “그(녀)의 고통을 무서워하여 멀리 서서”라고 하였다. 음녀가 불에 타는 상황이 되니 거리를 둠으로 자신은 관계없는 것처럼 하면서도 자신에게 임할 심판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큰 성, 견고한 성 바벨론”, 즉 위대하고 강대한 나라 바벨론이라 할지라도 “한 시간”에 심판이 이르렀다고 하였는데 헬라어 ‘미아 호라’는 ‘한 시점, 한때, 한순간’이라는 뜻으로 하나님의 심판이 즉각적으로 완전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나타낸다.
“땅의 상인들이 그를 위하여 울고 애통하는 것은 다시 그들의 상품을 사는 자가 없음이라 그 상품은 금과 은과 보석과 진주와 세마포와 자주 옷감과 비단과 붉은 옷감이요 각종 향목과 각종 상아 그릇이요 값진 나무와 구리와 철과 대리석으로 만든 각종 그릇이요 계피와 향료와 향과 향유와 유향과 포도주와 감람유와 고운 밀가루와 밀이요 소와 양과 말과 수레와 종들과 사람의 영혼들이라”(11-13절). “땅의 상인들”도 땅의 왕들과 더불어 음녀의 음행에 동참하였고 사치하였다(18:3).
“그들의 상품”은 15절에서 “바벨론으로 말미암아 치부한 이 상품”이라고 하였다. “치부한”의 ‘플루테오’는 ‘부하다, 부요하게 되다’라는 뜻이다. 즉 음녀 바벨론을 통해 부자가 되었다는 것은 하늘의 생명으로 구원을 얻는 것이 아닌 음녀의 것, 곧 음행을 구원의 재료로 삼아 하늘 생명을 누리고자 하는 상태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상품”이라는 말은 ‘몸들의 상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람의 영혼들”(헬, ‘프쉬케’)이란 ‘목숨, 영, 마음, 호흡, 생명’이라는 뜻인데 외적인 육체를 표현하는 말이다.
12 다시스는 각종 보화가 풍부하므로 너와 거래하였음이여 은과 철과 주석과 납을 네 물품과 바꾸어 갔도다 13 야완과 두발과 메섹은 네 상인이 되었음이여 사람과 놋그릇을 가지고 네 상품을 바꾸어 갔도다 … 16 너의 제품이 풍부하므로 아람은 너와 거래하였음이여 남보석과 자색 베와 수 놓은 것과 가는 베와 산호와 홍보석을 네 물품과 바꾸어 갔도다 17 유다와 이스라엘 땅 사람이 네 상인이 되었음이여 민닛 밀과 과자와 꿀과 기름과 유향을 네 물품과 바꾸어 갔도다(겔 27:12-13, 16-17)
하나님께서 두로에 대한 심판을 말씀하시면서 두로와 무역을 한 나라들을 언급하였는데 핵심은 멸망 받을 나라의 상품을 사고팔고 하는 그 행위가 같은 멸망의 상태에 있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상품의 목록에는 “사람”도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 유다와 이스라엘도 상인으로 참여하였기에 심판의 대상이 된다고 말씀한 것이다. 단순히 상품을 사고파는 것이 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각종 보화와 여러 상품이란 성전에 사용되는 물품들을 의미하고 그것은 곧 인간의 의를 사서 하나님께 드리려는 행위이다. 그것을 보여주는 것이 그다음 구절이다.
“바벨론아 네 영혼이 탐하던 과일이 네게서 떠났으며 맛있는 것들과 빛난 것들이 다 없어졌으니 사람들이 결코 이것들을 다시 보지 못하리로다 바벨론으로 말미암아 치부한 이 상품의 상인들이 그의 고통을 무서워하여 멀리 서서 울고 애통하여 이르되 화 있도다 화 있도다 큰 성이여 세마포 옷과 자주 옷과 붉은 옷을 입고 금과 보석과 진주로 꾸민 것인데 그러한 부가 한 시간에 망하였도다”(14-17a절). “네 영혼이 탐하던 과일”이란 표현으로 하와가 선악의 나무를 취한 탐심을 암시한다. 음녀 바벨론과 함께 놀아나며, 하나 되어 즐기던 모든 것이 선악과를 취한 것과 같은 의미라는 말씀이다.
그런데 그것이 사라진다고 땅의 왕들, 자신이 머리가 되어 왕으로 나타내는 자들이나 세상의 것을 사고파는 행위로 성전을 자기 것으로 삼는 땅의 상인들은 그것이 끊어지니 애통해 한다. 하나님은 음녀 바벨론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고 그것을 생명으로 여기는 모든 사람의 죄악상을 바벨론의 심판을 통해 폭로하신 것이다. 이것이 땅적인 것, 음녀의 것으로 영생을 취하려고 하는 죄인들의 실상이다.
“모든 선장과 각처를 다니는 선객들과 선원들과 바다에서 일하는 자들이 멀리 서서 그가 불타는 연기를 보고 외쳐 이르되 이 큰 성과 같은 성이 어디 있느냐 하며 티끌을 자기 머리에 뿌리고 울며 애통하여 외쳐 이르되 화 있도다 화 있도다 이 큰 성이여 바다에서 배 부리는 모든 자들이 너의 보배로운 상품으로 치부하였더니 한 시간에 망하였도다”(17b-19절).
“모든 선장과 각처를 다니는 선객들과 선원들과 바다에서 일하는 자들”이라고 하였는데 “바다”란 궁창 아래의 물로(창 1:7-10) 짐승의 출처이다(13:1, 단 7:2-3). “배 부리는 모든 자들”이란 말의 ‘부리다’는 헬라어로 ‘에코’인데 ‘가지다, 소유하다’라는 뜻이다. 즉 바다에 빠지지 않고 떠 있을 수 있는 배를 소유하였다는 것은 짐승에 의해 먹고 사는 짐승과 같은 존재로 아랫물에 속한 것을 자기 소유로 삼고 있는 자들이라는 의미이다.
이들의 애곡은 “화 있도다 화 있도다 큰 성, 견고한 성 바벨론이여”(10절), “화 있도다 화 있도다 큰 성이여”(16절), “화 있도다 화 있도다 이 큰 성이여”(19절)라는 것이다. ‘우아이, 우아이’는 슬픔 혹은 비난을 표현한 것으로 예수님께서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을 향해 일곱 번 “화 있을진저”(헬, ‘우아이’, 마 23:13, 15, 16, 23, 25, 27, 29절)라고 하신 말씀이다. 이는 모세의 자리에 앉아 율법적 행위로 성전을 사유화한 것에 대한 심판을 선언하신 것이다. 요한 사도는 이것을 두 번 반복하여 강조한다.
음녀 바벨론과 함께 하였던 땅의 왕들, 땅의 상인들, 바다의 선장, 선원들, 곧 바다에서 일하는 자들은 바벨론의 멸망으로 인해 애통 가운데 있는데 이 “애통”(11, 15, 19절)을 ‘펜데오’로 쓰고 있다. 그런데 20절에서 애통하는 자들과 다른 사람이 등장한다. “하늘과 성도들과 사도들과 선지자들아, 그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라 하나님이 너희를 위하여 그에게 심판을 행하셨음이라 하더라”(20절). 이 표현 역시 구약에서 바벨론에 대한 심판의 말씀 중에 하신 것이다.
48 하늘과 땅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이 바벨론으로 말미암아 기뻐 노래하리니 이는 파멸시키는 자가 북쪽에서 그에게 옴이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49 바벨론이 이스라엘을 죽여 엎드러뜨림 같이 온 세상이 바벨론에서 죽임을 당하여 엎드러지리라(렘 51:48-49)
“하늘과 성도들과 사도들과 선지자들”이란 하늘에 속한 자들을 열거한 것이다. 하늘에 속한 자로 ‘거룩하게 된 자들, 보내심을 받은 자들, 말씀을 맡은 자들’로 묘사한 것이다. “즐거워하라”라는 표현 역시 명령형으로 되어 있지만 즐거워하는 것이 명령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는 하나님께서 음녀 바벨론을 심판하심으로 애통 가운데 있던 자들이 하늘에 속하여 즐겁게 된다는 의미이다. 이런 점에서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마 5:4)라고 하셨다. 다시 말해서 음녀 바벨론과 하나 되어 즐기던 자들 중에 애통하는 애가로 끝나는 자들이 있는가 하면 애통으로 인하여 웃고 즐기는 것으로 바뀌는 자들이 있다. 그들이 예수 그리스도와 한몸된 교회요 성도이다.
구원이란 결코 우리 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구원은 고작 이 땅에서 잘 사는 것이고 또한 내가 원하는 천국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성경에서 말씀하는 구원은 하늘의 생명을 주셔서 하늘의 사람이 되게 하시는 것이다. 그것은 곧 땅의 것에서 날마다 건져내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되게 만드신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구원의 은혜를 입는 것은 날마다 세상에서 분리되는 자기 부인과 십자가 죽음으로 인해 생명을 사랑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1 그러므로 너희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리심을 받았으면 위의 것을 찾으라 거기는 그리스도께서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느니라 2 위의 것을 생각하고 땅의 것을 생각하지 말라 3 이는 너희가 죽었고 너희 생명이 그리스도와 함께 하나님 안에 감추어졌음이라 4 우리 생명이신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그 때에 너희도 그와 함께 영광 중에 나타나리라(골 3:1-4)
(20240331 강론/주성교회 김영대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