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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전국사회인야구연합회 원문보기 글쓴이: 야구연합
한국 야구 대표팀이 결승전에서도 최후의 순간까지 드라마를 쓰면서, 3 : 2 한점 차이로 쿠바를 꺾고 전승으로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승을 차지하였다. 이것은 매경기 어려운 승부 속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자신들의 열정과 땀을 그라운드에 쏟은 선수들과 벤치, 전력 분석 팀 등 올림픽 야구 대표팀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일구어낸 성과라고 생각한다. 전승 우승이나 금메달 등 그 결과물과 관계없이 박수를 받기에 충분한 실력과 정신을 필드 위에서 보여주었다.
한국은 야구가 올림픽에서 첫 시범종목이 된 1984년 LA 올림픽에 참가한 것을 시작으로 해서 ,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기 전까지 메달과는 거리가 멀었다. 게다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아시아 예선에서 타이완에게 일격을 당하면서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2006년 3월에 열린 WBC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경기 방식으로 결승에 진출하지는 못했지만, 미국, 멕시코, 일본 등에게 승리를 거두면서 한국 야구의 저력을 보였다. 하지만, 2006년 도하 아시안 게임에서는 타이완에 이어서 사회인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에게도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였다.
결국, 한국은 WBC에서 큰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2004년 이후로 한수 아래라고 취급하고 있던 타이완에게도 덜미를 잡히는 등 '아시아의 종이 호랑이'로 전락하고 있던 상황이다. 이러한 우울한 분위기를 단번에 쇄신시키기면서, 세계 야구의 강자라는 자존심을 회복한 것이 이번 올림픽에서의 금메달(사실 개인적으로는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고 해도 예선 라운드에서 보인 것만으로도 명예 회복은 충분했다고 생각한다.)이 가지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밝혀두지만, 한국 야구 대표팀는 찬사와 박수 세례를 받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 대표팀을 통해서 생각해볼 부분 - 잔소리를 늘어놓을 부분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첫째는 과연 프로 팀의 감독을 대표팀까지 맡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라는 부분이다. 한국은프로선수들이 참가할 수 있게 된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20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굵직굵직한 대회(올림픽, 아시안 게임, WBC 등)의 감독 등은 프로 팀의 감독들이 맡아오고 있다.
사실 현역 감독이 대표팀을 맡는 것은 현장 감각이라는 측면에서 유리한 점이 분명히 존재하고, 실제로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베어스의 김경문 감독이 대표팀의 감독까지 겸임함으로서, 베어스는 동계 훈련부터 파행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었다. 베어스가 올시즌에 와이번스에 이은 시즌 2위를 달리고 있다고 해서 이 부분이 아무렇지도 않게 취급되어서는 안된다. (축구팬들에게는 미안한 비유이지만) 프로축구가 FC KOREA의 들러리가 되고 있는 상황을 KBO 등은 생각할 필요가 있다.
즉, 한국도 미국이나 일본처럼 전임 감독제를 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역에서 물러난 지도자 등을 감독으로 둘 경우에는 현장 감각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선수의 선발과 기용 등에서 제약이 따른다는 약점은 확실히 존재한다. 하지만, 전임 감독제는 지금과 같은 프로 구단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폐단을 막을 수 있다는 것과 함께 야구계 인력의 재취업이라는 측면 등에서 긍정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
전임 감독제는 앞으로 심도깊게 논의될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중요한 두번째는 결승전에서 있었던 강민호의 퇴장 사건이다. 한국이 3 : 2로 한점을 리드한 상황에서 9회말 1사 만루라는 위기를 맞는 순간에, 급작스럽게 주심이 포수인 강민호를 퇴장시켰다. 퇴장에 이르는 장면이 TV 화면에 잡히지 않았지만, 이미 그 이전에 볼 판정에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강민호가 주심을 바라본 장면이 있었기 때문에, 아마도 강민호가 주심의 스트라이크 볼 판정에 항의를 한 결과가 아닌지 짐작하였다. 실제로 경향신문의 6회 이용규 공 맞고도 볼? 심판 “아픈척을 안해서”라는 기사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볼 수 있다.
분명히 언어의 차이에 따른 소통의 어려움이 낳은 오해가 부른 퇴장인 측면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위에서도 말했듯이 이미 한번 주심의 스트라이크 볼 판정에 불만섞인 듯한 행동을 한 전조가 있었기에, 주심은 강민호를 퇴장시킨 것이다. 그렇다면, 심판의 퇴장 조치는 정당한 것일까? 사실은 강민호와 비슷한 사례가 이미 야구 경기가 열린 첫날에 있었다. 일본과 쿠바전에서 하프스윙을 둘러싼 항의 속에서 일본의 호시노 감독이 퇴장 조치 당했다.
http://www.youtube.com/watch?v=9-DDJpY9tSU
야동계의 거장인 싱아흉아님이 올린 일본과 쿠바전의 하일라이트로 7분 24초에 문제의 장면이 나온다. 2 : 4로 뒤진 9회초 일본은 무사 1루라는 실낱같은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후속 타자인 사토자키가 2스트라이크 1볼에서 하프 스윙을 한 것을 주심이 스윙으로 간주해서 스트라이크 아웃으로 판정하였다. 다양한 각도의 장면들이 나오지 않기에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개인적으로는 스윙으로 간주한 심판의 판단이 잘못된 것 - 즉, 오심은 아니었나 싶다. 어쨌든 이 장면에서 호시노 감독은 벤치에서 나와서, 주심에게 항의를 하려고 하지만, 주심은 분명하게 항의하지 말라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그렇게 어느 정도 정리되던 상황에서 호시노 감독은 주심에게 다가갔고, 주심은 퇴장을 선언하였다. 사실 호시노 감독은 선수 교체를 이야기하기 위해서 다가갔지만, 그 사인을 뒤늦게 한 것이 화근이었다. 여담이지만, 호시노 감독은 주심이 오해한 부분을 풀었다고 생각해서 계속해서 벤치를 지켰지만, 후에 퇴장을 선언당하고도 벤치에 있었다는 이유로 벌금이 추가되었다. 저 부분에서도 일본의 해설가 등은 "판정에 대한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등으로 주절주절 늘어놓고 있는데, 사실 일본도 그렇고 한국도 그렇고 해설가 등이 야구룰을 제대로 숙지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실제로는 알고는 있지만, 일본이나 한국의 프로야구에서는 현장에서 지나치게 용납되고 있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게 말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을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심판원과 관련된 야구 룰 9.02에는 다음과 같이 규정되어 있다.
[원주] 볼, 스트라이크의 판정에 대하여 이의를 말하려고 선수가 수비위치 또는 루를 이탈하거나 감독 또는 코치가 벤치 또는 코처스 박스를 떠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판정에 이의를 주장하기 위하여 본루 쪽으로 오면 경고를 하고 경고에도 불구하고 본루쪽으로 계속 오게되면 경기에서 퇴장시킨다.
(b) 심판원의 재정이 규칙에 위반된다는 정당한 의심이 있을 경우, 감독만이 그 재정에 관하여 올바른 규칙 적용을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어필은 부당한 재정을 내린 심판원에게만 하여야 한다.
[주1] 각 회의 초 또는 말이 끝났을 때는 투수 및 내야수가 페어 지역을 떠나기 전까지 "어필"을 하여야 한다.
[주2] 심판원이 규칙에 위배되는 재정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어필도 없이 정해진 시간이 경과하면 설사 심판원이 잘못을 깨달아도 그 재정을 바꿀 수는 없다.
(c) 재정에 대해서 "어필"을 받았을 경우, 심판원은 최종의 재정을 내리기 전에 다른 심판원의 의견을 요청할 수 있다. 재정을 내린 심판원으로부터 상의를 받았을 경우를 제외하고 심판원은 다른 심판원 재정에 대하여 비평을 가하거나 변경을 요청하거나 간섭할 수 없다.
결국, 강민호의 퇴장은 엄격하게 야구 룰이 적용된 국제대회에 경험이 일천한 관계로 빚어진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강민호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심판의 판정에 대한 불만이나 항의가 아무렇지도 않게 행해지고 있는 한국이나 일본 프로야구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자이언츠의 감독인 제리 로이스터는 시즌 전에 선수단에게 "판정이나 경기에 대한 항의는 나의 역할이기에, 판정에 신경쓰지 말고 경기에만 집중하라."는 말을 하였다. 실제로, 로이스터 감독은 항의를 할 때에는 주심이 아닌 그 판정을 한 심판에게 득달같이 달려가서 어필을 하고 있다. 또한, 그 시간도 그렇게 길지 않다.
사실 감독이 심판에게 항의하는 것에는 그 판정을 번복시키겠다는 의도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팀 분위기 전환이나 선수가 심판으로부터 불이익(판정 등)를 받고 있다고 생각할 때에, 그 선수에게 믿음을 주기 위해서 하기도 한다. 게다가, 경우에 따라서는 퇴장을 각오한 격렬한 항의를 하기도 하는데, 한국 프로야구의 심판들은 거의 대부분 퇴장을 선언하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스트라이크, 볼, 세이프, 아웃 등 야구 룰 상으로는 항의할 수 없는 부분도 한 경기에서 몇 번씩이고 행해지고 있고, 경기 시간이 고무줄이 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가 되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도 심판들이 야구 규칙 9.06에 규정된 것처럼 '공평하고 엄격'하게 룰을 집행할 필요가 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심판과 관련된 문제는 오심보다는 야구 룰에 따라서 제대로 적용하지 않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벤치나 선수들도 심판의 판정에 대해서 항의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존중의 정신을 잊어서는 안된다. 야구 경기는 선수만의 플레이로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와 심판, 그리고 관중이 하모니를 이룬 가운데 한 편의 드라마가 만들어질 수 있다.
어쨌든 천당과 지옥을 동시에 맛본 강민호는 큰 경험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진갑용의 부상 속에서 준결승과 결승전에서 보여준 활약 등은 미래에 한국을 대표하는 포수가 될 것임을 증명하였다고 생각한다. 24인 로스터에 든 모든 선수들과 김경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탭, 관계자들에게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낸다. 그들의 땀과 열정으로 일구어낸 성적은 한국 야구를 한단계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건 그렇고, 야구 대표팀과 관련된 뉴스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강태공들(?)의 낚시질도 여전한 느낌이다.
한국 대표팀이 쿠바와의 결승전을 앞둔 8월 23일 오후에 연합뉴스는 대표팀 탈락 임태훈, 한일전 승리 기쁘지만……이라는 쓰레기를 세상에 타진했다. 이 기사는 대표팀에 선발되었다가, 마지막에 윤석민으로 교체된 임태훈과 인터뷰한 내용이다.
강태공의 말처럼 임태훈은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확실하게 대표팀의 선전에 기쁘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사실 기사의 내용으로 봤을 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오히려 어떤 의미에서는 시의적절한 부분도 없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는 기사의 제목이다. 제목만 봤을 때에는 대표팀에서 교체된 것에 이해할 수 없다던지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딱 알맞다. 강태공 본인이 만든 제목인지, 아니면 데스크가 정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한 선수의 선의를 완전히 왜곡시키는 제목을 만드는 그 찌라시 정신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연합뉴스는 상호를 연합 낚시로 바꾸기 바란다.
추가
문득 깜박하고 언급 안했는데, 여기저기에서 이용규의 힛바이피치드볼이 그냥 볼이 된 것이 오심이라는 말들도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M방송국의 H 해설 위원이 야구 규칙에도 없는 것이라고 말한 것을 들었지만(다른 방송국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는지 솔직히 궁금하다. 기억하시는 분들은 댓글을 부탁드린다.), 헛소리이다. 아마 H 해설 위원이 순간적으로 착각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 부분과 관련된 야구 규칙은 6.08 (b)이다.
① 바운드 하지 않은 투구가 스트라이크 존에서 타자에 닿았을 경우.
② 타자가 투구를 피하지 않고 그 투구에 닿았을 경우. 투구가 스트라이크 존에서 타자에 닿았을 경우, 타자가 이것을 피하려 했건 안했건 모두 스트라이크가 선언된다. 그러나, 투구가 스트라이크 존 밖에서 타자에 닿고, 그리고 타자가 이것을 피하려고 하지 않았을 경우 볼이 선언된다.
[부기] 타자가 투구에 닿았으나 1루에 허용되지 않았을 때도 볼 데드가 되며 각 주자는 진루할 수 없다.[주1] '투구가 스트라이크 존에서 타자에게 닿았다'함은, 홈 플레이트 위의 공간에만 한정되지 않고 이것을 앞뒤로 연장한 공간에서 타자에게 닿았을 경우도 포함된다.
[주2] 투구가 스트라이크 존 밖에서 타자에게 닿았을 경우에도, 그 투구가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였을 때는 타자가 이것을 피하였으나, 안하였느냐에 관계없이 스트라이크가 선언된다.
[주3] 타자가 투구를 피하려 하였느냐, 안하였느냐는 어디까지나 주심의 판단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며, 투구의 성질상 피할 수 없었다고 주심이 판단하였을 경우에는 피했을 경우와 같이 취급한다.
[주4] 투구가 일단 땅에 닿은 뒤 이것을 피히려고 한 타자에게 닿았을 경우도 타자에게는 1루가 허용된다. 단,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고 바운드된 투구는 제외된다.
M방송국의 H 해설 위원은 잘못된 정보를 알린 부분에 대해서 사과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지금 블로고스피어에서도 그렇고, H 해설 위원의 말로 인해 심판이 볼로 판정한 것이 야구 규칙에도 없는 오심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너무 많다. 본인의 잘못에 대해서 책임있는 사과가 H 해설 위원에게도 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고, 게다가 생방송 도중에 나온 돌발 상황이기에 충분히 착각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