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리의 경전 ‘御書’에서 배운다 (43-1)
신니부인답서(新尼夫人答書)
만인이 행복해지는 길을 여는 ‘신심의 어본존’
8월이 되면 지금도 내 고향인 도쿄 오타구 좌담회에서 은사 도다 조세이 선생님을 처음 만나 뵌 날이 그리워집니다.
1947년 8월 14일, 나는 19세 청년이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 전날, 민중을 고뇌의 늪에 빠뜨린 비참한 전쟁이 끝난 지 2년이 막 지나려고 했습니다.
패전 후 혼란에 빠졌을 때, 나는 결핵을 앓으며 죽음의 그림자를 눈앞에 느끼면서 인생의 목적은 무엇인가, 올바른 인생은 존재하는가 하고 깊은 고뇌에 빠져있었습니다.
그때 도다 선생님은 처음 대면하는 젊은 나에게 마치 구면처럼 대하며 광포의 큰 이상을 위해 끝까지 사는 인생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나는 8월 24일에 이 스승을 믿고 입회했습니다.
광선유포는 한마디로 말하면 자신의 인간혁명을 원동력으로 하여 자타(自他)가 함께 행복을 확립하고 세계평화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우리 각자가 빠짐없이 행복해지고 인류평화라는 이상을 향해 올바르게 전진할 수 있는가.
니치렌대성인은 난세(難世)에 삶을 영위하는 우리가 한사람도 빠짐없이 자신에 내재하는 부처와 동등한 생명을 열어 절대적 행복경애를 확립하려는 방도로써 어본존을 도현하여 말법의 모든 민중에게 수여하셨습니다.
올바른 신심만 있으면 누가 불러도 광대한 공력(功力)을 용현시켜 반드시 행복해집니다. 이것은 불법(佛法)의 법리에 비추어 명확합니다.
도다 선생님은 이 어본존의 위대한 힘을 "죄송스럽지만"하고 서론을 말하고 알기 쉬운 표현으로 '행복제조기'라고 비유하셨습니다.
우리는 불법이라는 최고 철학을 실천
도다 선생님이 이렇게 명쾌하게 지도하셨습니다.
"이 어본존은 불법이 지닌 최고 이론을 '기계화'한 것으로 이해해도 좋습니다. 예를 들면 전기의 이론에 따라 전등이 생긴 것과 같다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불교의 최고 철학을 '기계화'한 어본존은 어디에 도움이 되는가 하면 인류를 행복하게 하는 수단입니다.
니치렌대성인의 최고 철학을 실천하는 행동은 이 어본존을 믿고 남묘호렌게쿄(南無妙法蓮華經)를 부르는 것으로, 인류는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이 어본존은 '신심의 어본존'입니다. 수지한 우리의 신력(信力)과 행력(行力)으로 불력(佛力)과 법력(法力)이 나타나고, 각지가 가능성과 사명을 깨달아 인생의 승리를 쌓는 것입니다.
여기에 참다운 세계평화 실현의 기반도 있습니다. 그래서 도다 선생님은 어본존 유포를 민중의 행복을 확대하는 지표로 삼으셨습니다.
이번에 <신니부인답서>를 배독하여 광선유포에 꿋꿋이 사는 '신심의 어본존'을 근본으로 하는 인생을 배웁시다.
◇
<본문> (어서 904쪽1행 ~ 14행)
감태(甘苔) 한 자루 보내셔서 받았노라. 또 대니부인(大尼夫人)으로부터의 감태(甘苔) 황송(惶悚)하게 생각하나이다. (중략)
고향(故鄕)의 일들은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지금 이 감태(甘苔)를 보니 까닭 없이 추억(追憶)에 젖어 시름에 잠겼노라.
가타우미(片海)·이치카와(市河)·고미나토(小溱)의 해안(海岸) 근방(近方)에서 옛날 보았던 감태(甘苔)로다.
빛깔이나 모양이나 맛도 변(變)함이 없구나, 그런데 나의 부모(父母)는 변(變)하셨으리라고, 행로(行路)가 달라진 한스러움에 눈물을 금(禁)할 길이 없도다.
<현대어역>
감태 한 자루 보내주셔서 잘 받았습니다. 또 대니부인이 보내주신 감태도 정중하게 받았습니다. (중략)
고향의 일들은 오랫동안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지금 이 감태를 보고 여러 가지 일이 생각나서 슬프고 괴롭습니다.
가타우미, 이치카와, 고미나토 갯바위 부근에서 옛날에 본 것과 똑같은 감태입니다.
빛깔이나 모양이나 맛도 변함이 없는데, 어찌하여 우리 부모는 돌아가시고 말았는가 하고, 행로가 달라진 한스러움에 눈물을 참을 수 없습니다.
아와의 문하가 보내온 감태
1275년 2월, 미노부에 해산물인 감태가 전달되었습니다.
고향인 아와지방(현재 지바현 남부)에 사는 여성문하 신니부인이 보낸 공양이었습니다. 이른 봄에 아직 찬 바다에서 막 캐내어 바다 냄새가 풍기는 감태였습니다.
이 신니부인의 소식과 함께 대니부인이라는 여성도 감태를 공양으로 보내왔습니다. 신니와 대니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 두 사람은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관계라고 생각됩니다. (신니를 대니의 딸, 또는 손자의 며느리라는 설도 있음)
대성인은 대니부인에게는 "황송하게 생각하나이다." 라고 다소 격식을 갖춘 말을 쓰셨습니다.
이 어서의 후단에 "영주가(領主家)"라고 말씀하신 것으로 보아 "영주의 부인"(어서 890쪽, 895쪽)이라고 부르신 여성과 같은 인물로 생각됩니다.
"니치렌에게 중은(重恩)의 사람"(어서 906쪽), "니치렌의 부모에게 은혜를 베푸신 사람"(어서 895쪽)이라는 말씀과 함께 생각해 보면 대니부인은 아와지방 나가사군에 영지를 소유하고 있으며, 필경 대성인의 양친에게 은혜를 베푼 인물로 생각됩니다.
그리운 고향 생각을 말한다
1274년 5월, 대성인은 미노부에 입산하셨습니다. 그 이후 9개월간의 소식에 미노부에서 지낸 생활에 대해서는 특별히 쓰시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어서에서는 그리운 아와지방 사람들에게 바닷가 풍토와 전혀 다른 산속 모습을 쓰셨습니다.
"통(筒) 속에 강병(强兵)이 화살을 사출(射出)한 것과 같으니라."(어서 904쪽)고 비유하신 후지강의 급류. "높은 병풍을 넷 꽂아 세워놓은 듯하다."(어서 904쪽)라고 형용하셨듯이 험준한 산들. 주위에 울리는 것은 늑대와 원숭이, 사슴 그리고 매미 소리. 가끔 사람의 그림자가 보이면 나무꾼이 땔나무를 줍는 모습이고, 때때로 찾아오는 사람은 예로부터 친한 동료 정도다.
산에 올랐을 때, '어떻게 해서 여기에 미역이' 하고 자세히 보면 그것은 고사리이고, 산골짜기로 내려와서 '감태인가' 하고 살펴보면 미나리가 물기에 무성하다….
대성인은 미노부에 도착한 감태를 보고 그리운 고향을 연상하신 듯합니다. 대성인은 1264년에 아와지방으로 돌아가서 병상에 있는 모친을 문병하여 <주1>갱사수명(更賜壽命)을 기원하시는 등 고향에 중요한 발자취를 남기셨습니다. 그러나 그 후는 대난의 폭풍 속에서 한 번도 고향을 다시 찾지 못하셨습니다.
고향의 감태는 일찍이 맛보았을 때와 변함없는데, 이미 아버지도 어머니도 세상을 떠나셨다.
"눈물을 금할 길이 없다."는 말씀에서 자신을 키워주신 부모의 은혜, 고향에 대한 애석한 마음이 우러나오는 듯합니다. 대성인이 고향을 생각하시는 심정은 모든 사람의 가슴 깊이 스며들지 않았을까요.
더구나 김의 역사를 연구하는 데, 어서에 씌인 이 글월은 귀중한 증거 문서가 됩니다. 차원은 다르나 우리 집안도 도쿄 오모리 바다에서 김양식과 제조업을 경영했으므로 나도 김의 향내는 태어난 고향과 부모의 추억이 겹칩니다.
#
<주1> 갱사수명(更賜壽命) : 법화경 수량품 제16에 있으며 "다시 수명을 주시옵소서"라고 읽는다.(법화경 485쪽) 양의병자(良醫病者)의 비유에, 아버지(양의)가 집을 비운 사이에 잘못하여 독약을 마시고 고통스러워하던 아들이, 돌아온 아버지 지에게 고칠 수 있는 양약을 요구하며 수명을 연장해 달라고 원하면서 한 말. 법화경을 신수하여 실천하는 공덕으로 생명력을 증진하고 더욱 수명을 연장하는 것. 어서에 "니치렌은 비모(悲母)를 기념하였던 바 현신(現身)으로 병을 고쳤을 뿐더러 사개년(四箇年)의 수명을 연장했느니라."(어서 985쪽)고 있다.
◇
<본문> (어서 904쪽 15행 ~ 905쪽 1행)
이것은 차치(且置)하고, 그런데 대니부인의 어본존의 건을 말씀 듣고 보니 마음이 괴롭소이다.
그 까닭은 이 어본존은 천축(天竺)에서 한토(漢土)로 건너간 수많은 삼장(三藏)·한토(漢土)에서 월지(月氏)로 들어간 사람들 중에도 써서 남기시지 않았고
<현대어역>
그것은 차치하고, 그런데 이번에 대니부인의 어본존의 일을 말씀 듣고 보니 니치렌도 마음속으로 괴롭습니다.
그 까닭은 이 어본존은 천축(인도)에서 중국으로 건너간 많은 삼장법사 또 중국에서 월지(인도)로 들어간 사람 중에도 써서 남기시지 않았다.
전대(前代)에 미증유의 만다라(曼茶羅)
신니부인이 언제 묘법(妙法)의 신앙을 시작했는지 분명하지 않지만, 대성인이 사도유죄중에도 미노부 입산후에도 순수하게 신심하고 때때로 공양했습니다.
대성인은 이와 같은 강성한 신심에 대해 이미 어본존을 수여했거나 혹은 이번 답서와 함께 수여하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편 대니부인에게서도 "어본존의 건" 즉 "자기도 어본존을 받고 싶다."라는 요망이 첨부되어 있었습니다.
이에 관해 대성인은 "마음이 괴롭소이다."라고 쓰셨습니다. 실은 후단에서 결론으로 대니부인에게는 수여할 수 없는 취지를 전하셨는데, 대성인은 그 이유를 설명하면서 어본존의 심심한 의의를 밝히셨습니다.
우선 처음에 대성인이 도현한 남묘호렌게쿄의 어본존은 인도에서 중국, 일본으로 전래한 오랜 불교사(佛敎史) 중에서 전대미문의 어본존임을 밝히셨습니다.
예증으로 각국 사원의 본존은 그 유래 등이 여러 가지 기록으로 남았으나, 대성인이 도현하신 어본존에 관해서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대만다라는 불멸(佛減) 후 이천이백이십여년간(二千二百二十餘年間) 일염부제(一閻浮提) 내에서는 아직 홍통되지 않으시었다."(어서 1305쪽)라고도 말씀하셨듯이 정법(正法)과 상법(像法)시대에는 아직 홍통하지 않은 어본존입니다.
이 어서에서 대성인은 어본존에 대해 사실은 "경문(經文)은 눈앞에 있으니."(어서 905쪽)라고 문증(文證)에서 보아도 분명하다, 단지 지금까지 '기(機)'가 없고 '때(시(時))'가 이르지 않아서 아무도 나타내지 않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논거로 다음 단에서, 이 어본존은 석존 일대의 설법에서 법화경 수량품(壽量品)에 설해 밝힌 것과 그것을 멸후악세(滅後惡世)를 위해 신력품(神力品)에서 상행보살에 위탁한 사실을 밝히셨습니다.
◇
<본문> (어서 905쪽 12행 ~ 906쪽 5행)
지금 이 어본존(御本尊)은 교주석존(敎主釋尊)·오백진점겁(五百塵點劫)부터 심중(心中)에 간직하시었는데 세상(世上)에 출현(出現)하시고서도 사십여년(四十餘年)·그 후(後) 또 법화경(法華經) 중(中)에도, 적문(迹門)은 그냥 지나고 보탑품(寶塔品)에서 일이 비롯되어 수량품(壽量品)에 설(說)하여 나타내고 신력품(神力品)·촉루(屬累)에서 일이 다 끝났으나, (중략)
내가 오백진점겁(五百塵點劫)부터 대지(大地)의 밑에 숨겨 두었던 참된 제자(弟子)가 있으니, 이들에게 물려주겠노라 하여 상행보살(上行菩薩) 등(等)을 용출품(湧出品)에서 불러내시어, 법화경(法華經)의 본문(本門)의 간심(肝心)인 묘호렌게쿄(妙法蓮華經)의 오자(五字)를 물려주시면서, (중략)
그런데 니치렌(日蓮)·상행보살(上行菩薩)을 아니지만, 이전(以前)부터 대략 이를 알았음은, 그 보살(菩薩)의 재량(裁量)인가 하고 생각하여, 이 이십여년(二十餘年) 동안 이를 말했노라.
<현대어역>
지금 이 어본존은 교주석존이 오백진점겁의 옛날부터 마음속에 간직하고 세상에 출현했어도 40여 년 동안은 설하시지 않고, 그 후에 법화경 중에도 적문에서는 설하지 않고 보탑품에 일이 일어나서 수량품에 설해 나타내고, 신력품과 촉루품에서 일을 성취했다. (중략)
석존은 "내게는 오백진점겁부터 대지의 밑에 숨겨 두었던 참된 제지가 있다. 이들에게 물려주겠다."고 말하고 용출품에 상행보살 등을 불러내시어 법화경 본문의 간심인 묘호렌게쿄의 오자를 물려주셨다. (중략)
그런데 니치렌은 상행보살은 아니지만 이전부터 대략 이 일을 알 수 있었던 것은 상행보살의 배려인가 하고 생각하여 이 20여 년 동안 이 일을 말해왔다.
석존의 참뜻은 법화경의 허공회에
니치렌대성인이 도현하는 이 '어본존'은 석존이 오백진점겁에 성도(成道)한 이래, 마음속에 간직했던 어본존이라고 밝히셨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법화경의 허공회(虛空會) 의식으로 엄연히 설해 밝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 허공회의 뜻을 다시 확인합시다.
법화경 보탑품 제11에서 갑자기 거대하고 장엄한 보탑이 공중에 출현합니다.
석존은 삼세시방의 본신(分身)의 부처를 불러들여 탑 안에 있는 다보여래(多寶如來)와 나란히 앉아서, 그때까지 영취산에 있던 중생을 공중으로 끌어올려 허공회의식을 시작합니다.
거기서 석존은 제일성으로 "내 멸후에 이 사바세계에 법화경을 홍통할 제자는 없는가."라고 외쳤습니다.
스승의 바람에 응하여 멸후의 악세에 광선유포 투쟁에 일어설 진실한 제자는 누구인가, 이 서원의 제자에게 영원한 부처의 생명인 묘법을 맡기는 것이 허공회의 가장 큰 주제입니다.
이 사제(師弟)계승의 의식은 보탑품 제11을 원서(遠序)로 하여 시작해서 수량품 제16에서는 석존의 구원(久遠)의 생명을 밝힙니다.
그리고 신력품 제21과 촉루품 제22에 이르러 구원의 부처가 각지하여 가지고 있는 법(法)의 모든 것을 후계의 제자에게 부촉하고 허공회는 막을 내립니다.
참으로 "보탑품에서 일이 비롯되어 수량품에 설하여 나타내고 신력품, 촉루에서 일이 다 끝났으나"라는 말씀과 같습니다.
이 경문에 의해 대성인이 도현하신 어본존이 불법(佛法)의 정통임은 명백합니다.
상행보살에 묘법 오자(五字)를 부촉
그런데 멸후의 홍통을 생각하는데 가장 초점이 되는 것은 불멸후의 사바세계는 <주2> 오탁(五濁) 악세라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정법(正法)을 넓히면 틀림없이 대난이 다투어 일어납니다.
이 어서에서는 문수사리보살 미륵보살, 관세음보살, 약왕보살 등 쟁쟁한 보살들이 원함에도 석존은 악세의 홍통을 물려주지 않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대성인은 그 이유를 "법화경을 배우기 시작하여 아직 일천하다." "말대(末代, 악세말법)의 대난을 이겨낼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 도대체 누가 석존의 진실한 후계자로서 말법의 사바세계에서 대난을 이겨내고 광선유포하겠습니까?
"내가 오백진점겁부터 대지의 밑에 숨겨 두었던 참된 제자가 있으니"라고, 석존의 전폭적인 신뢰에 부응하는 자로서 대지 아래에서 불러낸 것은 상행보살 등 지용보살(地湧菩薩)입니다.
지용보살은, 법화경에 "나는 아득히 먼 옛날부터 이들 대중을 교화(敎化)하였느니라."(법화경 467쪽)고 설했듯이 석존이 구원부터 지도하고 육성한 가장 연(緣)이 깊은 <주3> 본화(本化)의 제자입니다.
누구보다도 스승과 똑같이 말법유포에 대한 마음을 공유한 제자이고, 누구보다도 스승에게 훈련을 철저히 받은 제자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지용보살에 관해 "더할 나위 없이 마음을 단련하셨으리라."(어서 1186쪽)고 말씀하신 것도 가장 어려운 말법의 광선유포를 책임지려면 마음을 철저히 단련해야 합니다. 그리고 석존이 상행보살들에게 말법 홍통을 위해 물려주신 법이 바로 "법화경 본문의 간심인 묘호렌게쿄의 오자"입니다.
이 취지는 <관심의 본존초>에도 "지용천계(地涌千界)의 대보살을 불러서, 수량품의 간심인 묘호렌게쿄의 오자를 가지고 염부(閻浮)의 중생에게 수여케 하심이라."(어서 250쪽)고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구원의 부처'가 소지한 대법(大法)은 십계호구(十界互具)의 생명을 밝히고, 만인을 영원히 평등하게 성불시키는 묘법입니다.
그 묘법의 어본존을, 부처를 대신해서 악세 말법에 홍통하는 사명을 지닌 것이 삼세 영원한 사제의 유대로 맺어진 '구원의 제자'입니다.
고뇌에 시달리는 악세의 민중 속으로
그러면 '말법의 처음'에는 어떤 양상이 나타났는가.
어서에서는 정법을 비방하는 악승들이 사회에 충만하고, 머지않아 천변지이(天變地異)를 비롯하여 가뭄, 역병, 기근, 전쟁 등이 일어나 민중이 도탄에 빠져 괴롭고 시달리는 시대가 온다고 밝히셨습니다.
그 고뇌에 시달리는 민중 속에 뛰어들어 평화와 행복을 실현하려고 투쟁하는 것이 지용보살입니다.
그 사제서원의 “법화홍통(法華弘通)의 기치(旗幟)”(어서 1243쪽)가 어본존입니다.
이 어서에서 부처의 소원으로서 "이 오자(五字)의 대만다라를 몸에 지니고 마음에 간직하면"(어서 906쪽)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즉 어본존을 색심(色心)함께 신수(信受)하여 끝까지 지키라고 권유하셨습니다.
고난을 피할 수 없는 투쟁의 시대에 사는 중생을 어떻게 구하는가. 지상에서 비참과 불행을 없애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것에 대해 부처는 난세(亂世)에 사는 민중 한 사람 한사람을 강하고 현명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 어떤 고난도 물리치는 불계(佛界)의 생명력을 촉발할 수밖에 없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생명 근원의 힘을 바로 나타내려면 어본존이 필요합니다.
이 어서에서 한 사람 한사람이 어본존을 신수하는 실천 속에 <주4> “현세안온(現世安穩) 후생선처(後生善處)”라는 큰 공덕이 있다고 약속하셨습니다. 탁악한 이 세상에 사는 민중을 위한 어본존임을 명확히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대성인은 악세 말법을 구제하는 위대한 불법을 홍통하셨기에 <주5> '삼류강적(三類强敵)'과 싸웠으며, 그 대난을 극복하고 승리하여 어본존을 도현하셨습니다.
어떤 대난도 물리치고 법화경을 홍통하는 모습이 바로 대성인이 말법유포의 사명을 자각한 상행보살임을 증명하셨습니다.
#
<주2> 오탁(五濁) : 악세(惡世)의 탁한 상태. 생명의 탁한 모습을 다섯 종류로 분류한 것. 법화경 방편품에 있다.(법화경 124쪽) 겁탁(劫濁, 시대의 탁함), 번뇌탁(煩惱濁, 번뇌에 의해 탁함), 중생탁(衆生濁, 사람들의 탁함), 견탁(見濁, 사상(思想)의 탁함), 명탁(命濁, 수명의 탁함)을 말한다.
<주3> 본화(本化) : 본불(本佛)에게 교화된 중생을 말함. 적화(迹化)의 반대말이며 구체적으로는 법화경종지용출품 제15에 출현한 지용보살(地湧菩薩)을 말한다.
<주4> 현세안온(現世安穩) 후생선처(後生善處) : 법화경 약초유품 제5에 "이 모든 중생은 이 법(法)을 듣고 나서, 현세에서는 안온하고 후세에는 선처에 태어나서"(법화경 243쪽)라고 있다. 법화경을 신수하는 자는 현세에는 안온한 경애가 되고, 미래세에는 반드시 선처에 태어난다는 뜻.
<주5> 삼류강적(三類强敵) : 석존 멸후의 악세에 법화경을 홍통하는 사람을 박해하는 세 종류의 강적. 속중증상만(俗衆增上慢, 재가<在家>의 박해자), 도문증상만(道門增上慢, 출가<出家>의 박해자) 참성증상만(僭聖增上慢, 박해의 원흉<元兇>인 고승<高僧>).
|
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