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이저우마오타이
[똑똑차이나-82] 중국 대표 바이주 제조사인 구이저우마우타이가 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상표권 소송을 취하하면서 중국 바이주 업계가 '국주(國酒·국가 명주)' 타이틀을 놓고 지난 17년간 이어온 치열한 공방전은 일단 마침표를 찍게 됐다.
13일 저녁 구이저우마오타이그룹(이하 마오타이)은 자사 홈페이지 성명에서 "상표권 행정소송을 취하하기로 결정했다"며 "당국과 바이주 업계 관계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마오타이의 상표권 분쟁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마오타이는 국가상공행정관리총국상품심평위원회(이하 심평위원회)에 '국주 마오타이'라는 상표권을 신청했다. 자사 바이주 제품에 '국주'라는 호칭을 공식적으로 붙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심평위원회는 번번이 승인을 보류했다. 업계 반발이 심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국주' 호칭에 대한 마오타이의 집착은 강했다. 2001년 이후 마오타이는 총 9번에 걸쳐 심평위원회에 상표 등록 신청을 넣었다.
2016년 12월 26일 심평위원회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한마디로 '불가'였다. 당시 우량예, 펀주, 랑주 등 31개 바이주 업체들은 일제히 심평위원회의 결정에 환영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마오타이는 곧바로 심평위원회에 재심사를 요청했다. 그러나 지난 5월 25일 심평위원회는 "'국주'라는 명칭을 상표권으로 등록할 수 없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자 마오타이는 이번엔 소송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7월 마오타이는 베이징 지식재산권 법원에 상표권 소송을 제기했다. 심평위원회를 피고로, 31개 경쟁 업체를 제3자로 지정했다. 그러다 한 달 만에 돌연 마오타이가 소송을 취하하면서 '국주' 타이틀을 둘러싼 업계의 갈등은 일단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마오타이가 중국 당국의 완고한 불가 입장과 업계의 거센 반발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눈여겨볼 대목은 지난 17년간 마오타이가 '국주'라는 호칭에 집착을 보인 이유다. 한 바이주 회사 대표는 중국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국주'라는 상호에는 국가가 마오타이의 품질을 인정한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며 "마오타이가 국주 타이틀 확보에 욕심을 낸 이유"라고 말했다. 중국 온라인 매체 몐지에는 "'국주 마오타이'라는 호칭은 자칫 소비자들에게 '국가 공인의 중국 최고 명주'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며 "마오타이에만 '국주'라는 타이틀을 부여하는 것은 사실상 독점 상표권을 마오타이에 주고, 경쟁사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기 때문에 당국에서 등록 불가 판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공산당과 국가의 권위는 절대적이다. 중국 지식 플랫폼 더다오는 "'당과 국가의 지지와 지원이 없으면 어떤 일도 하지 못한다'는 과장된 말이 있을 정도"라며 "현재 중국은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 체제를 추구하면서 당, 국가, 인민 간 상호 권력 관계가 재정립되고 있는 과도기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