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시
머리를 조금씩 돌려 회전목마가 될 것
생각을 꺼내 정수리 위에 올라탈 것
생각과 머리가 어우러지고 맞물리는
그 지점을 살펴볼 것
그리고 조용히 빠져나올 것
생각에 낚인 나를
저만치 두고
사모하여 안타깝게
바라보는
어떤 도착에 이르면
하늘이 열릴 듯
다시 닫히다
그리고 막막해지는
커다란 슬픔이라
애초에 준비도 없이
길을 잘못 들어 허우적대며
오늘은 실패했지만
내일을 기약하며
그렇게 조금씩 전진했다는 것에 대하여
<시작 노트>
그러니 나는, 나의 일생은, 나의 꿈을 조직하고 조직하는데 바친다. 혼자만이 꾸고, 혼자 밖에 꿀 수 없는 것을 정녕 꿈이라고 할 순 없지 않는가.
위안이거나 분풀이거나 원죄이거나 달빛과 파도소리로 전전하던 월경이거나 증명할 길 없는 피의 역류이거나 인간의 그것도, 짐승의 그것도 아닌 채 허위허위 도는 애초에 새로 운 種인 것처럼.
첫댓글 고희림 시인님의 시 한 편 더 올립니다.
강
너에게 가면 문자가 가난해진다
반대가 자유이다 너에게 가면
한 개도 없는 전화 번호에
도시가 필요없다
기다리지 않아도 너에게 가면, 되었다.
된다. 너는 한 개의 강으로 누워
너는 무당 꽃 같은 내 곁에서 잠들고
준비한 한 필의 무명 천 같은 손길로
일상에 대한 예의를 갖추고
한 접시의 박나물처럼 남기지 않을
짦은 순간을 오래 내게 대접하는 너는
바로 하나의 희귀한 미련이며
하나의 속속한 정
우리는 비로소 한 개의 존재가 되어
가난한 마음을 버린다고 말하지 않지만 너는
모두 아시고
-네이버 블로그 <시선>에서
세상 사람과는 좀 다르게 걷고 싶었지만
생각과 이성은 늘 어긋나고 삐걱대는 법이 아닐까요?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하늘이 문이 열리다
다시 닫히는 것 같은 절망감이 우리를 누르고 두렵기도하고
막막한 그 도착의 끝은 누구나가 겪는 허탈하고 외롭고 슬픔만이 남겠지요
우리의 삶은 자궁에서 내던져질 때 그 자리에서 시작되는 것이지요
누구의 인생이든 준비도 모르고 허우적 거리며 걸어간다고 해도
그것은 실패가 아닌 것입니다
그래도 전진하는 것에 대하여 의미를 두며 더 밝은 내일이 있다는 믿음으로
계속 힘을 내 전진하는 것입니다
좋은 작품 잘 감상하고 갑니다
아자 아자 화이팅!!!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서둘지 말 것 침묵할 것. 그것이 은교의 사랑법이라면, 희림의 서序는 엇에 대하여 역의 흐름에 대하여 또는 새로운 시간과 자아, 새로운 종種에 대하여 생각할 것 조금씩 전진할 것. 열린 닫힘, 아니 닫힌 열림으로 조용히 빠져나올 것.
우리의 삶에는 시간의 점spots of time이 있다./ 이 선명하게 두드러지는 점에는/ 재생의 힘이 있어…/ 이 힘으로 우리를 파고들어/ 우리가 높이 있을 땐 더 높이 오를 수 있게 하며/ 떨어졌을 때는 다시 일으켜 세운다. -W·워즈워스,「서곡Prelude」12,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정영목 옮김)에서 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