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2월 15일 목요일 맑음.
아침 7시 15분 숙소에서 제공해 주는 식사를 했다. 뷔페식인데 죽과 쌀국수가 맘에 들었다. 짐 정리를 했다. 오늘 밤에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간다. 9시에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맡겼다. 전에 보았던 호치민 시내를 둘러보기로 했다. 숙소에서 가까운 곳부터 살펴보기로 했다.
먼저 벤탄 1지구에 있는 타오단 공원(Tao Dan Park)을 만났다. 사찰이 자리자고 있는 넓은 공원이다. 에술 조각상들이 많이 보인다. 개 모양을 한 꽃 장식들도 있고 여러 가지 꽃으로 잘 가꾸어 놓았다. 꽃 보다는 오래된 나무들이 공원을 어둡게 했다. 행사가 있다. 입구를 만들어 놓고 입장료를 받고 있다. 안을 들여다보니 물건 파는 부스와 먹거리 부스가 길게 이어져 있다. 입장료는 30,000동(1,500원)이다. 별로 흥미가 없어서 공원만 둘러보고 나왔다.
호치민 전쟁박물관(War Remnants Museum)에 도착했다. 전에 방문했던 박물관이다. 한국군의 기록도 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건물의 겉모양만 바뀌었다. 새롭게 리모델링을 한 것이다. 담장에 붙어있는 커다란 포스터에는 한국 국기도 보인다.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사라진다.
통일궁, 대통령궁이라고도 하는 구정부청사로 발걸음을 옮겼다. 뜨거운 태양열을 식히기 위해 설치했다는 지붕의 옥상 모양이 생각나고, 지하에 위치한 보고 받는 대통령 집무실도 생각난다. 여전히 많은 관광객들이 단체로 몰려 들어간다. 정문 앞 큰 도로가에 있는 공원에는 줄지어 홍보 사진이 붙어있다. 경사북도와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의 자매결연 식 사진도 있다.
쭉 걸어 올라가니 왼쪽 앞에는 지금은 모르지만 옛날 대우빌딩이 그대로 있다. 다이아몬드 프라자 건물로 되어있다. 롯데 시네마가 입점해 있단다. 천주교 성당(notre dame cathedral saigon) 건물 뒤편이다. 성당 앞으로 걸어간다. 성당 벽에는 옛날 성당의 모습이 사진으로 붙어있다. 일부가 수리중이다. 정면에는 성모상이 세워져 있다. 사람들이 많이 몰려와 사진을 찍고 있다.
성당 건너편에 우체국이 더 발길을 끈다. 아내는 우체국 앞에서 펼쳐 놓고 팔고 있는 입체 카드에 맘을 빼앗겼다. 편하게 앉아서 카드들을 살펴보고 있다. 결국은 카드를 사고 말았다. 우체국에 들어가니 호치민 초상화가 벽에 걸려있다. 여러 도시의 시게도 걸려있고 전화 부스로 사용하던 구역이 그대로 있다. 5번 서울 시계도 있다. 서울은 현재 오후 4시 40분이다. 여기는 오전 10시 10분이다.
우리가 다녀온 사파의 계단식 논도 홍보 사진으로 붙어있다. 아내가 사라졌다. 찾아보니 좁은 기념품 매장으로 들어가 있다. 이번에는 올빼미가 그려진 가방에 정신을 놓고 있다. 결국 올빼미 가방도 하나 샀다. 우체국으로 들어가는 대문이 3개 있는데 유난히 눈에 들어온다. 잠시 의자에 앉아서 드나드는 사람들을 쳐다보며 쉬었다. 밖으로 나오니 우체국 양 옆에 공산주의 냄새가 나는 동상이 두 개 버티고 있다.
국립 도서관 앞에 있는 거리로 간다. 책을 주제로 한 보행자 거리다. 책도 팔고 있고 기념품점도 있으며 마스코트를 제작해 주는 이도 보인다. 책과 관련된 독서와 관련된 동상도 있다. 만화 캐릭터들도 잔뜩 그려져 있다. 도라애몽, 짱구의 그림이 낯익다.
아내가 어제 밤에 지나왔던 보행자 거리로 가잔다. 장식해 놓은 꽃을 더 보고 싶단다. 시청사 앞으로 걸어간다. 서 있는 호치민 동상이 왠지 딱딱해 보인다. 보행자 거리에는 사람들이 엄청 많다. 날이 뜨거워서인지 분수에서 물이 솟아오른다. 싱싱하게 가꾸어 놓은 꽃들을 구경한다. 잠시 유럽풍으로 깔끔하게 지어놓은 오페라 극장을 보고 왔다. 아주 예쁘고 품위 있어 보이는 정면이다.
다시 보행자 거리로 왔다. 덥다. 사람들이 꽃만큼 많아 보인다. 가족단위로 온 사람들, 연인 사이, 친구들과 함께 온 사람들이다. 낮에 보니 개 형상들의 디자인이 아름답게 보인다. 베트남이 참 살기 좋아졌다는 생각이 든다. 분수에서 정신없이 놀고 있는 아이들이 많다. 옷이 다 젖어도 마냥 즐겁단다. 꽃도 풍성하고 관리도 잘 되고 있다. 화려한 색상의 아오자이를 입은 아가씨 5명이 대로에서 사진을 찍는다고 요란하다.
양 옆 상가 앞에는 먹거리들이 있다. 꼬치 종류가 참 다양하고 풍성하다. 어묵 종류와 고기 종류가 쌓여있다. 우리는 길가에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다. 벤탄 시장으로 왔다. 구정 전날이라고 문이 닫혀있다. 점심을 먹으려고 Pho 2000 식당을 찾아갔으나 문이 닫혀있다. 작은 종이에 구정으로 쉰다고 적혀있다. 거리도 점점 한산해 지는 것 같다.
점심 먹을 곳을 찾았다. 롯데리아가 문이 열려있다. 치킨과 감자, 샐러드, 밥이 있는 세트 메뉴를 주문해서 먹었다. 점심을 먹고 선물을 살려고 롯데 마트를 찾아가려고 맘먹었다. 그런데 오전에 보이던 버스들이 보이지 않는다. 택시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롯데 마트가 문이 닫혔는지도 모르겠다. 머리가 복잡해진다. 마트에 가는 것은 포기하기로 했다.
오전에 알아 둔 공항 가는 버스 타는 곳으로 가보았다. 일본인 여행객 둘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30분을 기다렸는데, 버스가 오지 않는단다. 우리도 109번 버스를 확인해 보았다. 버스가 오지 않았다. 오전에는 보았는데, 이상하다. 구정이라고 운행을 하지 않는 것 같다. 공항가지는 약 6km 정도 되는 거리다. 버스가 없으면 걸어가지 하는 마음으로 여행자 거리 팜누라오 근처로 걸어간다.
가는 길에 거리 공연을 만났다. 사자 탈춤을 추는 베트남 청년들이다. 단체로 복장을 입고 북을 비롯한 징, 심벌 등의 전통악기를 연주하는 팀은 우리나라 난타 공연 비슷하다. 힘있게 두드리는 타악기의 소리에 맞추어서 용의 탕을 들고 열심히 공연한다. 힘이 있어 보인다. 받침대를 설치한다. 바닥에는 안전 보호용으로 메트를 깔아놓는다. 2명의 청년이 사자탈을 쓰고 받침대에 올라가 춤을 춘다. 약간 위험하게 보이는 고난이도 춤이다.
사자 탈 속에 들어간 두 명이 호흡을 잘 맞추어야 할 것 같다. 가금 사자 입에 돈을 넣어주는 사람도 있다. 한가하던 도로에 사람들이 가득 모였다. 거의 반은 외국인인 것 같다. 우리나라 농악 팀이 상모를 돌리며 거리를 돌며 공연하는 모습과 비슷한 것 같다. 외국인들은 모두 스마트 폰을 꺼내서 녹화를 하고 있는 모습이 재미있다. 한참을 구경했다.
여행자 거리인 팜누라오 거리로 와서 과일 주스를 사 먹는다. 망고와 아보카도 주스다. 신카페 앞으로 오니 건너편에 전에 마시던 과일주스 가게도 그대로 있다. 죽 거리를 걷다가 재래시장이 있는 곳으로 갔다. 시장도 문을 닫고 있다. 아니 이미 문이 닫혀 있고 몇몇 상인들만 장사를 하고 있다. 오후 6시다. 숙소로 걸어가서 짐을 찾아 나왔다. 저녁식사하기로 했다. Phạm Ngũ Lão거리를 이제는 Backpacker St라고도 불리고 있다.
거리 끝에 있는 쌀국수 집으로 갔다. 4층 건물이 전부 식당이다. 사람들이 제법 많다. 3층으로 올라가 쌀국수를 주문해서 먹었다. 이제 쌀국수도 마지막이구나. 혹시나 해서 공항 가는 버스 타는 정류장으로 가 보았다. 역시 버스가 오지 않았다. 한국인 관광객을 만났다. 서로 얘기를 나누고, 그들은 택시를 타고 서둘러 공항으로 갔다. 우리는 시간이 많다. 건너편 화장실에 잠시 들린 후에 아내는 마사지를 받겠다고 샾으로 들어간다.
오후 6시 30분부터 한 시간 쉬다 나오기로 했다. 10여 년 전에 묵었던 숙소를 찾아보기로 했다. 기억을 더듬어 골목에 있는 Thanh Guesthouse를 찾았다. 반가웠다. 참 작고 좁아 보인다. 신카페 앞에 있는 주스 집으로 가서 생과일주스를 하나 주문했다. 믹서기가 오래되어 지저분했다. 내가 들고 있던 생수로 씻어내고 과일을 갈았다. 망고주스다. 손에 들고 나와 공원으로 가서 벤치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며 마신다. 공터에서는 인도계 청년 둘이서 배드민턴을 친다. 여행자가 아니고 일하는 청년들인 것 같다. 아내를 만나러 마사지 샾으로 갔다. 공항에서 먹자고 반미 두 개를 사서 가방에 넣었다.
공원에서 보니 초록색 조끼를 입은 오토바이 택시 Grab가 보인다. 공항가지 흥정을 해 보았다. 생각보다 비싸다. 명절이라 택시도, 버스도 구하기 어렵단다. 두 대를 빌려 타고 가려다가 한대에 타고 가기로 했다. 배낭은 앞에 놓고, 또 등에 매고 힘겹게 오토바이에 3명이 탔다. 무게가 느껴져 약간 불안했으나 잘도 간다. 공항이 가까워서 다행이다.
한 5km 정도를 갔는데, 갑자기 오토바이가 골목으로 들어갔다. 앞에 경찰이 있단다. 아내가 안전모를 쓰지 않았고 둘을 태우고 갈 수 없단다. 함 명씩 태워다주겠단다. 거의 1km 정도 남겨 놓은 거리다. 시간도 여유가 있어 그냥 걸어가기로 했다. 공항 가는 거리는 가로수마다 네온이 붙어있어 화려하가. 음악 올림표 기호로 만들어진 조명이다. 걸어서 조금 가니 공항이 나온다. 큰 길을 위험하게 건너 공항으로 들어섰다. 국내선 공항이다.
카트에 짐을 넣고 국제선으로 밀고 간다. 배낭을 카트에 실고 가니 발걸음이 가볍다. 국제선으로 들어가서 벤치에 앉았다. 사온 반미를 먹으며 비행기를 탈 준비를 했다. 그동안 잘 사용했던 칼은 쓰레기통에 버렸다. 세면을 하고 두꺼운 옷을 꺼내 입었다. 체크인을 하는데 배낭의 무게를 잰다. 10.5kg이다. 7kg이 기준이란다.
카메라와 테블릿 PC를 꺼내려 하니 그냥 통과해준다. 이렇게 해서 탑승절차를 다 끝냈다. 우리 비행기는 새벽 2시 40분 비행기다. 11번 게이트에서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며 여행경비 결산을 해 보았다. 항공료가 72만원, 경비가 약 93만 원 정도 들어간 것 같다. 총경비가 165만원이다. 여행을 하면서 느낀 것은 베트남이 참 많이 발전했다는 것이다.
과일이 풍성하고 쌀국수를 많이 먹었다는 생각이다. 물가가 저렴하고 교통이 편리해서 여행하기 편리했다. 남쪽 무이네, 호치민은 관광객이 많은 탓에 물가가 조금 올라가는 것 같아 아쉬웠다. 구정이 끼어 교통에 문제가 생겨 불편했지만 행사와 거리 치장이 아주 보기 좋았다. 친절하고 순박한 베트남 사람들이 고마웠다. 치안도 안전해서 걱정 없이 잘 다닌 것 같다. 여행에는 끝이 있구나.
* 2월 15일 경비— 숙박비 2박 1,030,000 가방 115,000, 엽서 20,000,
아이스크림20,000, 롯데리아 122,000, 주스 55,000,
쌀국수 104,000, 반미 40,000, 마사지 240,000, 공항오토바이 98,000,
계1,844,000동*0.05=92,200원.
누계 93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