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해전...
임진왜란 당시, 거의 전멸하다시피 한 수군을 재정비하여 이곳 울둘목에서 대승을 거둠으로써 조선 수군은 상실했던 해상권을 다시 되찾게 되고, 전쟁 종료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되지요.
그 명량해전의 바다... 지금도 윙윙 울며 거세게 흐르는 울둘목에서 진도여행은 시작되었습니다.
진도 향토문화회관...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진도 향토문화회관에서 관람한 진도 씻김굿과 진도만가 공연은 진도만의 특색있는 문화와 역사, 그리고 예술에 대한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한편으로 놀란점은 바로 진도가 대도시가 아니라 군단위의 자치단체라는 점이었죠.
대도시도 아니고 이렇게 정례적으로 토요일마다 무료 민속공연을 실시하는 지자체가 대한민국에서 과연 몇이나 될까요?
제가 알고있는 한, 인구 100만 이상의 도시를 제외하고 이렇게 무료로 정례연주회를 실시하는 곳은 꽤 규모있는 도시인 '전주' 외에는 기억이 나질 않는군요.
매일은 아니지만, 토요일이나마 정례적으로 실시하는 민속공연을 보면서 진도사람들의 문화적 힘을 느낄 수 있었고, 또 진도군의 문화관광정책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진도를 대표하는 마스코트이자 국견인 진도개의 묘기 역시 진도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공연이었지요.
사실 이번 여행도중 몸에 갑작스레 이상이 생겼었습니다. 심한 알러지가 생긴 것이었죠.
해서 향토문화회관 근처에 있는 '전남병원'이라는 곳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보통 다른 지역에서 겪었던 휴일응급실 초진 진료비에 비하여 절반밖에 나오지 않았던 진료비에 놀랐습니다. 한데 더더욱 놀란건 근무하시던 간호원분과 의사선생님이 응급실 밖에까지 배웅해주시며 '즐거운 여행 되시길 바란다'며 인사를 건네시더라구요.
1박2일간의 진도여행 일정 중, 채 반의반도 끝나기 전에 저는 진도만이 가진 매력에 물씬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진도개 묘기를 관람한 후, 운림산방으로 향했습니다.
소치 허련 선생님과 그의 직계자손들이 200여년이나 예맥을 잇고 있는 이곳... 운림산방~
영화 스캔들에서 예인들에게 창과 악기를 연주하게 하고, 연못에 배띄워 이미숙과 배용준, 전도연이 풍류를 즐기던 장면을 촬영했던 장소이기도 합니다.
소치 허련 선생의 묵죽도
소치선생은 물론이거니와 그의 후손인 남농선생의 명성과 인기가 지금도 사그러들지 않고 있기도 하지만, 꼭 대중적 인기와 지명도를 떠나서 한 가문이 그림이란 공통된 화두를 4대 200여년동안 지속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드문 일이지요. 하여 운림산방은 우리나라 미술사에서는 물론 가업의 계승이라는 측면에서도 특별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듯합니다. 해서 한편으로는 마음 숙연해지기도 했고요.
운림산방에서 나와 한국판 '모세의 기적'으로 불리는 신비의 바닷길 앞에 섰습니다. 신비의 바닷길은 1년에 두차례 정도 열린다 합니다. 물때를 맞춰오지 않았기 때문에 신비의 바닷길을 육안으로 볼 수는 없었지만, 이 바닷물이 갈라지며 길이 나타난다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이곳은 신비한 바다였습니다.
신비의 바닷길 옆에 위치한 진도해양생태관... 세계의 희귀한 조개류 표본과 바닷속 생물들의 서식환경을 재현해 놓은 곳입니다.
신비의 바닷길을 직접 걸어보진 못했지만, 해양생태관 1층 전시실로 들어가다 보면 이렇게 거대한 사진으로 바닷길이 열리는 풍경을 재현해 놓아 간접으로나마 바닷길 건너는 체험을 할 수 있게 해놓았네요. Good Idea~ ^^
첫쨋날의 마지막 일정은 바다위에서 보는 세방낙조~
쉬미항에서 배를 타고 한시간 가량 다도해를 도는 이 코스는 그야말로 압권이었습니다.
보는 위치에 따라 각각 여러가지 동물형상으로 보이는 섬들 자체도 흥미롭고 아름다웠지만...
특히나 세방낙조는 사람의 심금을 울리더군요.
저녁에 남도풍 회정식에 진도홍주~
진도의 노랫가락과 세방의 붉은 노을은 그렇다 치고, 진도의 술과 맛까지 이렇게 사람의 심금을 울릴거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진도에서의 건배는 술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남도음식으로도~ *^.^*
여행 2일째 찾은 남도석성...
석성 앞의 새운천에는 두개의 다리가 놓여져 있는데, 특히나 쌍운교의 운치있는 아름다움은 선암사 승선교에 비견될만하더군요.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육중한 남도석성 안의 마을이었습니다.
자연석으로 쌓아진 돌담은 물론, 아직 정비하지 않은 구불구불한 하수구외 좁은 길...
어쩐지 석성을 경계로 바깥세상과 겪리되어 살아가는 마을처럼 느껴질 정도로 우리네 옛 마을 정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던 곳이었습니다.
특히 제주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자연석과 흙으로 벽을 쌓은 돌집들은 흔히 볼 수 없음을 감안할 때, 석성내의 자연석을 이용한 돌집들은 그 독특한 외관과 희귀성 때문에라도 보존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네요.
여하한 난장판이 되어버린 하회마을이나 낙안읍성 등과 참 비교되는 때묻지 않은 모습에 반해버린 곳입니다.
여행의 마지막 일정으로 찾은 조도.
하조도에 위치한 이 하조도등대는 내년이면 점등 100주년을 맞는...우리나라에서는 가장 오래된 등대 중의 하나랍니다.
등대가 지닌 역사적 가치도 가치거니와, 수직의 해안절벽 위에 서 있는 등대 자체의 모습도 주변경관과 어울려 아름다웠습니다.
"세상의 극치~!!"
상조도 도리산 정상에 올라 이렇게 외친 사람은 한국사람이 아니라, 200년 전 이곳 상조도에 착륙한 영국인 선장이었다 하네요.
아름다움을 느끼는 시선에는 시대라는, 인종이라는, 국가라는 경계도 사라지는 듯합니다.
해무때문에 조도의 아름답다는 다도해 전망은 보질 못했지만, 간혹 해무사이로 보이는 다도해 풍경만으로도 황홀한 시간이었네요.
1박 2일의 진도여행... 참 아쉬움이 많이 남는 여행이었습니다.
진도 자체에 결핍된 무엇이 있어서가 아니라, 무궁무진하게 볼거리, 먹거리 많은 진도를 돌아보기엔 1박 2일이라는 시간도 너무 짧았기 때문이었지요.
맛과 멋과 흥이 자연에 녹아 흐르는 진도여행... 남도여행의 진국이었던 것 같습니다.
진도여행 중 단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택시였네요. 뭐, 진도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 소규모 군지역을 자가용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여행할 때 대부분 느끼게 되는 불편함입니다. 진정한 남도관광 1번지를 꿈꾼다면 택시기사님들의 직업정신 발휘가 필요할 듯 싶더라구요.
자세한 여행기와 사진은 아래에...
* 세방낙조 : http://slowalker.net/130052129241
* 남도석성 : http://slowalker.net/130052330012
* 조도여행 : http://slowalker.net/130052397375
* 운림산방 : http://slowalker.net/130052218024
* 진도대교/울둘목/신비의바닷길/진도해양생태관 : http://slowalker.net/130051983341
* 토요민속여행 /진도개묘기 : http://slowalker.net/130052059671
첫댓글 두 누님은 늘 빠지지 않네... 우리 기자단의 마스코트
ㅋㅋㅋ 진도 진도개 아가씨... 그리고 누구는 진도 홍주 아가씨까지 섭렵했으니 여한이 없을 듯합니다. ^^
그러게~ 기자단 이쁜 마스코트~^_^
후기 정말 요모조모 잘쓰셨네요~
저는 운림산방 같은 작업실이 너무 가져보고 싶단 꿈을 가지게 됐구요... 토요일마다 있는 문화공연이 진도의 힘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러모로 매력적인 진도... 그 땅을 가보았다는게 정말 정말 기분 좋아요...^^ 여행기도 잘 봤어요~^^
그리고 아무도 가보지 않은 전남병원 체험까지 ㅎㅎ 모텔에서 아침에 일어났는데 진도에는 전남병원이 있구나 하고 병원 건물을 본 기억이 나요^^
여기저기 떠다니는 저 얼굴..담엔 좀 자중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