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칼럼] (44) 시노드, 프란치스코 교황이 열어가는 새로운 대화 / 미론 페레이라 신부
10월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재할 아마존 지역을 위한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시노드) 특별 회의는 그의 가장 중요한 회의 가운데 하나로 꼽힐 것 같다.2018년 6월 발표된 시노드 준비 문서는 교회 안에서 여성의 역할, 토착민의 권리와 전통, 성찬례에 참여할 수 있는 문을 넓혀 줄 필요 등 세 가지 중심 주제를 꼽았다.특히 마지막 주제는 기혼 남성 서품과 성찬례 요건의 변경이라는 큰 혁신을 위한 기회가 될 수도 있다.이 두 가지 요구가 대두된 까닭은 무엇일까? 아마존 지역은 외진 시골 지역에서 봉사할 사제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브라질의 클라우디오 우메스 추기경이 몇 달 전 지적했듯이 “아마존 지역은 이식된 유럽교회보다는 토착적 면모의 교회를 필요로 한다.” 그러면서 추기경은 이렇게 물었다. “토착 성직자 없이 어떻게 토착 교회를 생각할 수 있는가?”또한 통상 성찬례에 쓰이는 밀 제병이 습한 아마존 기후에는 적절하지 않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 나는 유카로 만든 제병의 허용 문제도 고려될 전망이다.오늘날 우리는 사목적 요구가 있다면 기꺼이 변화를 도입하려는 교황의 시대에 살고 있다. 5년 전, 프란치스코 교황이 로마에서 주재한 가정에 관한 첫 번째 시노드(2014년 10월의 임시 총회)에서도 이런 모습이 드러났다.2014년 시노드는 두 가지 면에서 이전 시노드들과는 달랐다. 첫째, 주교들은 회의 6개월 전에 전 세계에 회람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가톨릭 가정과 오늘날 사회에서 그들의 어려움’을 주제로 선택했다. 이전의 시노드들은 주로 교리 문제들에 관한 것이었다.이 설문조사는 교회 안에서 한 번도 공적으로 논의되지 않은 주제들을 끄집어냈다. 이혼한 가톨릭 신자들의 영성체, 가톨릭 신자들의 인공 피임, 대안적 삶의 방식으로서의 동성애였다.남아시아에서는 혼종혼과 박해받는 가톨릭 가정들의 연대가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카스트 계층의 최하층인 ‘달리트’들과 토착민들이 있는 인도에서도 그러하다.이 시노드에서 마련된 중간보고서는 전 세계 가톨릭교회 모든 교구에 회람되었고, 교황은 이 결과를 모든 사람이 연구하고 논의하도록 요청했다. 바로 교황의 이런 요청이 여느 주교시노드들과는 다른 ‘논의 방식’을 가능케 했다.이전 시노드들에서 주교들과 추기경들은 잠자코 있었다. 발언하고, 준비된 보고서를 넘겨준 사람은 교황이었다. 아무도 공공연하게 논의할 수 없었다. 이런 식으로 회의가 돌아갔다.이제는 달라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주교든 사제든 평신도든 모든 이에게 ‘소리 내어 말하라!’고 강조한다. 그는 모든 사람이 참여하는 교회를 원한다. 익숙해지기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만큼 놀랍도록 새로운 방식이다.우리가 기억하는 한, 교황이나 본당 주임 신부 등 교회 권위에서 나온 것에는 아무도 의문을 제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근래에 최악의 시기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재임 시절이었다. 그때는 주교들과 신학자들이 교회 정책이나 교리에 의문을 제기하면 제재를 받았다.다시 말해, 자유로운 비판적 의문에 의존해야 하는 가톨릭 종교 교육은 주입 수준으로 격하됐다. 자유를 억압하는 모든 교육이 그러하듯 말이다.오래 전에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교회를 ‘순례하는 백성’이라고 묘사했다. 이 이미지는 하나의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수많은 나그네들의 무리를 떠올리게 한다. ‘시노드’라는 말이 바로 이런 뜻이다. ‘함께 걷는 사람들’이다. 달리 표현하면, 서로 다른 사람들이 서로의 기쁨과 시련을 나누고 서로를 돕는 ‘동행’이다. 인도 전통에서는 이를 ‘사만바야’라고 한다.시노드의 ‘공동합의성’ 또는 ‘사만바야’는 서로 다른 속도, 서로 다른 동반자들과 다양한 이야기들에 익숙해진다는 뜻이다. 이야기가 대화의 일부가 되는 곳에서는 더 이상 이단은 없다. 이렇게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 안에 새로운 대화 방식을 열어 놓았다.
미론 페레이라 신부(예수회) rn미론 페레이라 신부는 예수회 사제로서 평생을 기자 양성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