休(쉴 휴) + 息(숨쉴 식) = 담양,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
'명품 숲길'을 걸으며 추억을 쌓는다
지난 주말엔 서울, 인천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눈이 내렸다.
3cm 못미치게 내린 눈인데도 교통혼잡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밤사이 찬바람과 영하의 기온이 다음날 아침 출근전쟁을 치르게 했으니
도시에서의 눈은 썩 반가운 존재가 아니다.
그래서인지 얼마 전 다녀온 담양의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이 더더욱 생각난다.
마침 그 때 많은 눈이 내려줬기 때문에 그 길은 환상, 신비로움 그 자체였다.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2002년, 2006년)에 선정되기도 한 이곳은
'명품숲길'이라는 명칭이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
길게 늘어선 가로수를 보는 순간 탄성이 절로 쏟아지고 곧 잔잔한 감동이 밀려온다.
하룻새에 다른 세상으로 변했다.
전날 찾은 메타세콰이어길(아래 사진)..그곳에 도착했을 때부터 날리던 눈발은
이내 함박눈이 되어 쏟아지기 시작했다
다음 날 다시 찾으니 온통 은빛세계로...(위 사진)
무려 8.5 km에 이르는 국도변 양쪽에 자리 잡은 10~20m에 이르는 아름드리나무들이
4계절 내내 저마다 특별한 아름다움을 뿜어내며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오래전 고속도로 개발계획이 발표되었을 때 이 도로가 사라질 위험에 처한 적이 있지만
많은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도로가 비켜날 만큼 세인들에게 중요한 곳으로 인식된 곳이다.
드라이브를 해도 좋지만, 한 켠에 차를 세우고 두 팔 벌려 가슴에 하늘을 담고 심호흡을 하면
그동안 쌓였던 몸안의 찌꺼기가 말끔히 사라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자연은,
특히 눈(雪)은 어른들의 마음까지도 순수하게 만들어 준다.
어떤 모습이어도 좋다.
그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세상 부러울 것없는 것이
연인(戀人)이 아니던가.
얼마동안은, 나의 영혼도 맑아져 있을 것이다...
혼자여도 좋다.
두 팔 활짝 벌려 하늘을 숨쉰다.
세상이 내게로 들어온다.
내가 세상이다.
아니, 세상이 나...너다.
(위 이미지:담양군청 제공)
이곳을 걸으면,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보던 아름다운 풍경이 실제 내 눈앞에 나타난다.
우리의 삶이 드라마고 영화이니, 나는 영화를 찍고 주인공이 된다.
실제 이곳에서는 많은 영화가 촬영되기도 했다.
<화려한 휴가>, <와니와 준하> 외에도 많은 드라마 촬영이 이뤄졌다.
담양에서 순창방면 24번 국도변에 늘어선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하늘을 덮을 정도로 곧게 뻗은 모습을 바라보며 무엇에도 쫓기지 않고 천천히 걸어본다.
세상은 온전히 나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 같다.
도심의 매캐함에서 오는 막혔던 체증이 해소될 정도로 심신은 물론 영혼까지 맑아지는 느낌이다.
연말연시가 아니어도 달리듯, 쫓기듯 살아온 지난 길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이곳, 담양의 메타세콰이어 길을 걸으며 가져보는 것도 의미 있지 않을까...
끝없이 이어지는 이 길을 자전거로 달려보고 싶다.
아쉽게도...
난 자전거를 탈줄 모른다.
어른용 세발 자전거가 있다면... 좋...겠...따..!!
아무도 밟지 않은 길...
누군가가 지나간 길...
그 어떤 길도 의미가 없는 길은 없다.
시선을 주는 것만으로도 이미 그곳은 길이다.
나..의...길...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 옆에는 또 다른 숲이 손짓한다.
무성한 풀숲에 둥지를 틀었던 벌레들은 다들 어디로 갔을까.
아주 작은 풀이지만, 한겨울 들판에서 자존심을 지키는 대견함이 사랑스럽다.
때로는 그림자가 되어 '혼자놀기'에 빠져본다.
나, 여기 왔소~~
♣ 주변 볼거리...가마골 생태공원, 죽녹원, 소쇄원
♣ 추천 음식......떡갈비, 대통밥, 죽순회, 돼지숯불갈비
♣ 문의전화.......담양군 문화관광과 061-380-3151
첫댓글 몇번을 보아도 참 아름답네요...잘보고 갑니다
오~ [인기글 최신글 달기] 성공하셨군요... 축하합니다.....
줄줄이 추천하려고 했는데... 이글 말고는 이미 다 했네요...^^
보고 또 보아도 넘 좋은 눈이랍니다.
작은 가지에 핀 눈꽃이 너무 예뻐요-
자세히 보니, 사람 모양 같기도 하구요- ^^*
은빛 세계 담양도 참 멋지네요~제가 상상한 그 모습 그대로인 듯 해요! 비록, 직접 걷지는 못했지만...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