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客閑談] 여의도 패(牌) 싸움
전국을 둘로 나눠 힘을 겨루고 있는 두 강자(强者)(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가 승패를 가리는 싸움터는 세렝게티 동물의 세계가 아니라 대한민국 서울의 여의도 한복판입니다.국민의힘의 병력은 비교적 열세라고 하지만 자타공인 국내 제일의 힘을 갖추고 있는 용산 대통령실을 뒷배로 둔 까닭에 비교적 체수가 다소 왜소함에도 불구하고 기세등등하고,민주당은 맞상대보다 상대적으로 월등한 병력으로 을러대는 위세마저 위풍당당합니다.월등한 병력을 앞세워 뒷배의 약세를 웬만큼 메우고 있으므로 기세는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로 외견상 두 패(牌)의 대치는 일쑤 균형을 이루고 있는 듯합니다.
팽팽한 대치 전선은 상대 진영의 내분이 발생하거나 행정권력 집행에 다소 허술한 틈이 보이면 신속한 공격은 여지가 없으며, 탄력을 받은 차분한 방어는 철벽을 자랑합니다.이렇게 간헐적인 치열한 공방은 시시때때로 여의도를 소란스럽게 하곤 합니다.먹고 먹히는 동물의 세계에서 사자 호랑이 등은 날카롭고 뾰족한 이빨과 발톱을 이용한 압도적인 힘으로 허우대만 큰 초식동물들을 어렵지 않게 먹잇감으로 삼지요.그러나 강력한 이빨과 날카로운 발톱으로 차지한 먹이지만 그들의 온전한 독차지가 되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하이에나 들개 자칼 독수리 등에게 일정한 몫을 강제로 빼앗기거나 어쩔 수 없이 넘겨주어야 합니다.
사자와 호랑이 등은 상대를 단숨에 제압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 대신 병력 숫자가 턱없이 부족하고, 하이에나 들개 독수리 등은 상대적으로 병력 숫자에서 사자 호랑이를 압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강력한 힘이 패거리 숫자에 밀리는 상황입니다.이러한 사태의 변화는 독불장군과 패거리 사이에 오랫동안 암묵적으로 거래된 공존공생(共存共生),정글의 법칙입니다.사자와 호랑이 등의 고양이과 동물들은 각자가 강력한 독불장군식의 싸움꾼이기에 먹이의 획득과 처치(處置) 과정에서 획득물을 독차지하려는 경향이 강하므로 집단생활에 익숙하지 못하고, 식구는 단촐하거나 외톨이가 대부분이지요.사냥 과정에서 부지불식간 당할 수도 있는 크고 작은 부상은 그들에게는 매우 치명적입니다.패거리의 도움을 거의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집단생활을 즐거워하고 서로 돕는 들개 하이에나와 다르게 외톨이 생활을 즐기는 고양이과 동물들의 치명적인 단점입니다.그러한 약점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에 애써 획득한 먹잇감의 일정 부분을 본의 아니게 빼앗기거나 부득이 양보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강력한 독불장군식의 외톨이 싸움꾼과 무리를 지어 세력을 불린 패거리 사이의 다툼은 대개 떼를 이룬 패거리들의 최종 승리로 마무리가 되는 게 정글의 법칙이기도 합니다.독불장군들의 상대적 약세인 병력을 생식적으로 불리려는 전략적인 노력은 아직도 눈에 띄지 않고 군집생활을 즐기는 무리들의 병력 늘리기 생식은 여전하지요.
여의도의 두 패거리들도 병력 불리기 작업의 절호의 기회가 돠는 2024년 4월 총선을 1년여 앞두고 전열정비 작업에 접어들 시간이 다가왔습니다.병력 불리기 작업을 총지휘할 당 대표 선거를 한 달여 앞둔 국민의힘은 사실상 당 대표 선거전이 시작이 되었습니다.용산 대통령실을 뒷배로 둔 국민의힘 당 대표는 공천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권한이 웬만큼 주어지는 터라 당내외에 미치는 권한도 막강하지요.정치인이라면 죄다 탐을 낼만큼 매력적인 자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궁금합니다.용산 대통령실과 찰떡궁합의 인물이 대표로 선출될지,긴장관계를 유지할 인물이 대표가 될지.
그렇다면 국민의힘의 맞상대인 민주당 대표는 어떠한가요? 역대급 사법리스크의 당 대표의 부정적인 전도(前導)가 2023년 내내 더불어민주당과 동반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한 요소입니다.민주당의 2/3에 불과한 허약한 병력의 국민의힘은 든든하고 힘 센 용산 대통령실을 뒷배로 두고 있는 반면, 믿을 구석은 병력에서 맞상대 국민의힘보다 1/3이 더 많은 병력에 '개딸'이라는 열성지지자들과 무력한 전직 대통령과 그 세력들, 그리고 지지국민들 뿐인 민주당은1년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목을 걸 수밖에 없습니다.그러나 당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민주당의 목줄을 시나브로 죄여올 게 틀림 없는데,당내 의원들은 청개구리 타령으로,장작불 위의 솥 안에서 잠시의 따사로움에 취한 개구리처럼 한가하기만 합니다.여의도 두 패거리의 전도가 궁금합니다. (2023,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