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암산(大巖山 1,304m)은 양구군 동면 팔랑리와 해안면 만대리, 인제군의 서화면 서흥리와 경계하고 있으며, 정상부근의 고층습원으로 알려진 명산으로 1759년(영조 35년) 기묘장적에는 대암산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대암산 산정에서 밑으로 약간 내려가면 정상부근에 있는 분지형으로된 큰 용늪과 작은 용늪은 이 지역의 기후에 의한 것이 아닌 제2의 요인에 의한 것이어서 위고층습원이라는 것이 있다.
이 고층습원에서 1968년 5월부터 1969년 8월까지의 기간중 부유생물 47종이 채집되었고 한편 대암산에 분포한 식물의 종류는 총 59과 123종으로 그중 고층습원의 특유종이 19종 미기록종 15종이 알려져 있어 생물보고이며 1973년 7월10일 인근의 대우산과 함께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
우리나라의 으뜸가는 비경이자 자연의 신비라면 대암산상의 용늪을 그중 하나로 꼽지않을 수 없다. 대암산의 용늪은 한마디로 1300m 산상 분지에 대규모의 늪이 형성되고 그 늪지대에 희귀식물이 무성하여 생태계의 보고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용늪이라는 형태의 고산지습원이 다른 곳에도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규모나 해발높이등으로 대암산의 용늪은 신비스러울 정도의 희귀자연이 아닐 수 없다. 이곳은 비무장지대가 가까운 우리나라 중동부 고산지대에 해당한다. 대암산은 해발 1304미터나 되는 높은 산이다.
산으로 올라가려면 군용도로를 이용해야 한다.(따라서 군의 협조는 필수적) 대암산을 올라가는 도로는 보통승용차로는 올라갈 수 없는 험준한 도로지만 집차로는 쉽게 올라갈 수 있다. 골짜기엔 수풀이 무성했지만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숲은 초라해지고 야생초, 관목숲이 나온다.
길 주위에는 곳곳에 사태가 나서 길이 험했지만 짚차는 거뜬히 올라간다. 대암산은 커다란 바위가 있는 산이란 뜻일 터인데 길을 내기위해 산허리를 깎은 곳은 산이 하나의 거대한 바위로 되어 있음을 보여주었지만 겉으로 돌출한 큰바위(대암)는 없었다.
용늪은 정상에서 60, 75미터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다. 처음 보기에는 폭도 좁고 그득히 괴어 있어야 할 물도 보이지 않아(늪은 수초가 많은 연못일 것이고 수면에 연꽃이라도 피어 둥둥 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터였다)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은 움직임이 거의 없으나 가만히 보고 있으면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것을 알 수 있다.
산행은 생태식물원에서 시작하여 후곡약수터·광치계곡 산행코스는 등산로 정상까지 다소 경사가 급하지만 바위와 고목, 소나무가 어우러져 등산 초기에 지루함을 느끼지 않으며, 하산 코스는 완만하다. 후곡 약수터에서 시작하여 생태식물원으로 산행하는 코스는 지속적으로 오르막 코스가 이어져 1시간 정도 더 소요된다.
주변 경관은 등산로 정상에서 동남쪽에 외설악 준령(미시령, 한계령 능선)이 평풍처럼 펼쳐져 있고 동북으로 대암산, 도솔산, 가칠봉이 장관이고 북한 금강산도 보이며, 서쪽엔 사명산이 위치하고 있으며 산행중에 150~200년 된 갈참나무, 박달나무와 노송을 만날 수 있다.
광치자연휴양림~주차장~광치계곡~솔봉~후곡약수터 12km
양구 대암산은 정상 근처엔 희귀 용늪이 있어 환경적으로도 제한이 심했다. 게다가 양구는 강원도 최북단의, 찾아가려면 한참 걸리는 심심산골로 이미지가 각인돼 있다. 이런 연유로 대암산은 그간 등산꾼들의 심리적 영역 바깥에 머물러 있었다. 아직도 대암산은 민간인 통행이 전면 금지된 산으로 알고 있는 이가 많다.
양구군이 대암산이 가진 절경지 중 하나인 솔봉~광치계곡 일원의 등산로를 다듬어 공개했고, 접근 도로 사정도 근래 급속히 좋아졌다. 이제는 터널이 직선으로 숭숭 뚫려 잡담 몇 마디 나누는 사이에 양구까지 가 닿는다.
광치계곡은 굵직굵직한 바윗덩이와 암반으로 시종일관했고, 한창 가뭄 때인 5월 중순임에도 맑은 계류로 소와 담이 넘쳐났다. 솔봉 능선은 아름드리 활엽수목과 미끈한 소나무 거목들로 장식돼 있었다. 그러니 왜 이 산에 가지 않을 것인가. 그간 찾은 이들이 많지 않아서 계곡과 산릉의 신선도도 아직 높다.
대암산의 ‘대암’은 한자 표기로 들 대(擡)자를 썼으니 곧 바위를 들어올린 산이란 뜻이겠다. 실제로 정상 능선에 바위 지대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바위산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고, 큼직하게 부풀어오른 듯한 육산의 전형적 산세를 보인다.
이 광대한 산역의 남서쪽 한 모퉁이에 솔봉과 그 능선이 이룬 좁고 길쭉한 형상의 광치계곡이 자리 잡고 있다. 솔봉을 바로 옆으로 거쳐 내리닫은 대암산 남릉은 과거 양구와 인제를 가르는 장벽이었다. 이 산릉에서 그나마 낮은 목이 해발 650m의 광치 혹은 광치령이었고 이 광치령을 넘어 굽이굽이 31번 국도가 이어졌다.
새로 뚫린 광치령 국도로 접어들기 직전 아랫광치 삼거리에서 비스듬히 왼쪽 옛 국도로 접어들었다. 포장이 되어 말끔한 도로 중간에 갈색톤의 광치자연휴양림 산막들이 숲을 배경으로 그림같이 앉았다.
휴양림에서도 2km쯤 더 들어가 비로소 포장도로가 끝난다. 화장실 같은 편의시설과 더불어 주차공간도 조성돼 있다. 길은 계곡 물줄기 바로 옆을 떠나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그러다가 돌계단을 잠시 오르면 문득 펼쳐지는 거목의 숲. 통나무 벤치들이 앉아 쉴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옥빛 담을 벗어난 물줄기가 너래반석 위로 펑퍼짐하게 몸을 눕히는 절경지는 그 바로 옆으로 내려갈 수 있게 계단 통로를 내두기도 했다. 숲 속 나무 줄기에 간혹 매달아둔 작은 수목 팻말이 또 눈에 띈다. 계류를 징검다리로 혹은 통나무다리로 이리저리 건너며 제법 오래도록 거슬러올랐는데도 광치계곡은 좀체 모습을 바꾸지 않는다.
드디어 이 계곡의 절정에 다다른다. 높이 5m 정도로 야트막하긴 해도 워낙 세차다 보니 포물선을 그리며 내리꽂히는 그 폭포는 옥녀가 아니라 옹녀폭포란 이름을 가졌다. 옹녀폭 바로 위는 널찍한 암반인 데다 그늘도 드리워서 쉼터로는 안성맞춤이다. 옹녀폭 바로 위에서 길은 계류를 왼쪽으로 건너더니 산비탈로 붙었다.
갈지자로 여러 차례 꺾이며 비탈 중턱까지 고도를 높인 길은 길게 가로질러 나아간다. 지형도를 보니, 가로지름길 중간쯤에서 위로 조금만 비탈을 쳐오르면 바로 솔봉 주릉 위다. 길은 여기에서 다시 180도 가깝게 방향을 바꾼다.
왼쪽 아래는 후곡약수터 가는 길이고, 정상 방향은 오른쪽 위다. 대암산 지역은 이렇듯 수림상도 좋아서, 유전자림보호구역이자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뜨거운 기운이 일시에 사라지고 전에 없이 시원한 골바람이 서쪽에서부터 치미는 안부. 솔봉 정상엔 목제 정자각이 섰고, 주위는 소나무 그늘이다.
대암산 정상 쪽 길은 뚜렷하지만 자연보호구역이라 통행하려면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솔봉 정상에 서서 대암산 정상 쪽을 조망해보니 울퉁불퉁 야산더미들을 바라보는 기분이 든다. 일대가 거대한 고원 같은 느낌이다.
하산하면서 옹녀폭포로 이어진 계곡 갈림길목을 지나쳐 후곡약수터로 빠지는 능선길로 접어든다. 솔봉 길을 낸 이는 이 능선에서도 정성을 거두지 않았다. 쉴 만한 곳이면 어김없이 벤치를 마련해두었다. 마지막인 듯싶은 봉을 꼴딱 넘자 능선길은 이윽고 꼬리를 휘어 오른쪽 약수터 방향으로 90도 꺾어든다.
숲 계곡길을 벗어난 지점의 팔각정자에서 한참 쉬고 난 뒤 후곡약수터로 이어진 농로로 내려서자마자 약수터 일대 산비탈에 심은 붉고 흰 철쭉 무리가 오후 햇살을 꽃송이마다 가득 채우고 있었다.
• 광치계곡 중류의 도로 끝 주차장에서 옹녀폭~주릉~정상으로 올랐다가 후곡약수터로 하산하기까지는 약 12km에 휴식시간을 포함해 5시간쯤 잡으면 된다. 정상 바로 아래 삼거리에서 생태식물원 쪽으로 하산하면 약 8km로 산행거리가 줄어든다.
• 생태식물원에서 시작, 정상에 올랐다가 광치계곡으로 하산하면 아마도 발걸음이 편한 선택이 될 것이다. 이렇게 하면 자연휴양림 입장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 산행코스
• 생태식물원 ↔ 후곡약수터·광치계곡 (9.5km, 약 4~5시간)
• 광치휴양림 ↔ 후곡약수터 (5.5km, 약 3시간 30분)
• 생태식물원 ↔ 산정상 ↔ 생태식물원 (왕복 4.5km 약 3시간)
※ 교통정보
• 홍천→철정검문소→산남(남면)→삼거리(좌회전)→44번국도 이용
• 팔랑리→민통선 검문소→대암산 통문(453번 도로 이용)
• 춘천소양강댐 방면→오봉산→양구선착장
• 양구 외곽도로→하리 검문소→한전리(해안마을 방향)
• 서울-춘천고속도로 경유, 양구로 가는 것이 최단 거리로 가장 빠르다. 147㎞에 1시간40분 소요.
• 동서울터미널에서 양구행 시외버스가 07:50~19:20, 하루 13회 운행. 무정차 1시간50분, 홍천·춘천 경유 2시간20분 소요. 요금 13,000원.
• 서울 상봉터미널에서 양구행 버스 하루 6회 운행.
• 양구시외버스터미널 033-481-3456.
• 후곡약수터에서 광치계곡 주차장까지 양구 택시를 불러 타고 갈 경우 약 1만5,000원. 양구택시부 033-481-7676. 후곡약수터는 정비가 잘돼 있으며 넓은 주차장도 완비돼 있다.
출처: http://mtno1.tistory.com/29 [아름다운 산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