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진 소설가의 단편소설 [어비].
작품의 화자인 ‘나’는 주문한 책을 창고에서 골라 배송하는 아르바이트에서 ‘어비’를 처음 만남. 물류 창고 옆에 있는 개 이름이 어비. 개를 쓰다듬고 있는 그를 어비로 부름.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 홀로 다니는 어비. 두 번째 만남은 생활용품 창고에서의 아르바이트. 여전히 고립된 생활. 일을 마치고 술을 한 차례 마시기도 했지만 여전히 어디에 사는지, 무엇을 하는지,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 세 번째 어비와의 만남은 1인 방송. 어비가 하고 있었다. 나는 선배가 자리를 비운 동안만 할 수 있는 작은 무역회사에 들어감. 사람들이 할 일을 주지 않아 주눅. 퇴근하고 어비의 방송을 습관처럼 찾음. 어느 날 보니 짜장면, 짬뽕, 볶음밥, 우동, 탕수육을 먹어치우는 방송.
“뭐 저런 식인가. 저런 걸로 어떻게 돈 벌 생각을 하나. 벌어도 되나. 벌 수 있나. 얼마나. 얼마큼.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자꾸 따져보게 됐다. 가만히 방안에 앉아 배달 음식을 시켜놓고 그걸 먹는 대가로 단 몇 시간 만에 어비가 벌어들인 돈과 앞으로 벌어들일 돈을 카운트해보는 거였다.”(113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