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년만의 폭우가 서울을 강타하고 그세력이 중부지방을 오르내리며 엄청난 호우 피해를 주고 있다. 자연의 힘... 그앞에서 인간들은 그저 속수무책(束手無策)일 뿐이다. 지난밤에도 세찬비가 내렸고 아침까지 쉼없이 내리는 장맛비는 이대로 온세상이 물에 잠기는 건 아닐까?
하루종일 계속 내린다는 폭우로 산악회는 산행지 변경으로 강원도 복계산에서 경남 산청으로 바뀌어 신행한다. 지리산의 한자락인 산청 백운계곡으로 향한 산악회 버스는 시천면 사리 버스 정류장앞 10시30분 도착으로. 산행하는 A팀 13명을 내려주고 다시 B팀은 단성면 백운계곡으로 향한다. 계곡 길이가 약5km 라는 산청 백운계곡의 백운(白 雲)은 반석으로 된 바윗돌이 흰구름처럼 백석이여서 그렇게 부른다고 한다. 백운계곡 입구에서 하차한 B팀은 추적추적 내리는 빗줄기에 간단히 우산을 받쳐들고 오른쪽 계곡을 끼고 임도를 따라 트레킹에 나선다.
비내리는 초록의 숲은 젖어있고 등로도 젖어있지만 완만한 숲길을 걷는 운치가 있다. 두런두런 이야기와 함께 까르르 웃음소리도 활짝~ 별로 힘이들지 않은 길인데도 습한 날씨로 땀은 비오듯 뚝뚝 떨어진다. 계곡 풍경은 수량이 풍부한건 아니지만 씻어놓은 듯 깨끗한 하얀 암반들과 그사이를 흐르는 계곡물이 초록의 숲과 어우러져 아기자기한 나름의 멋이 있다. 계곡은 올라갈수록 임반도 넓고 수량도 많은데 중간에 내려갈 적당한 곳을 못 찾겠다. 옷을 적실 비도 아니기에. 편안한 등로를 따라 걷는데 숲길에 서 있는 물먹은 작은 나무가지들이 온몸을 스치니 앞으로 나가기 힘든 곳도 있다. 그런데 어느새 발 빠르게 달려와 준 산행 도우미 부회장님이 길을 안내해 주어 고마웠다. 걷다보니 운리6.2km. 마근담1.9km 이정표가 세워진 곳 까지 왔는데 이곳은 지리산 둘레길 운리~덕산의 8구간이라 한다. 한회장님을 비롯한 B팀은 이곳 계곡을 가르는 목책 주변에서.. 다리 아래서... 여러 팀으로 나눠어 옹기 종기 모여 앉아 맛있는 점심으로 즐겁게 ...
맑고 고운 계곡물에 발 담그고 한나절을 보내고 싶었지만 손만 씻고 다시 윈점회귀로 계곡을 따라 숲길을 내려선다. 올라오면서 모든 풍경을 보았다고 생각했는데 내려 오면서 바라보니 또 새로운 풍경이다. 이 계곡엔 조선 중기의 유학자 남명(南冥) 조식(曺植)선생의 흔적이 남아 있다고 하는데 ?? 무심코 내려왔다. B팀의 하산은 1시10분... 시원한 하산주와 묵 무침으로 수박파티도 끝나 가는데... 4시간의 A팀 산행이 늦어진다 했더니.. 회장님 일행께서 조금 알바를 하셨단다. 이왕 지리산에 왔으니 둘레길을 더 걷고 오셨다고 ㅎㅎ~~ 우중 산행이였지만 무사히 모두 하산 완료(2시45분)로 오늘도 감사한 하루였다.
특별히 늘 좋은 산행지를 추천해주고 우중에도 안전 운전을 해주신 부회장님께 감사 감사를 드립니댜. 청주에 도착하니 여전히 비가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