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문: 장갑 재판 (막14:5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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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복음의 의미 안에 들어있는 0과 1이라는 디지털 기호를 코드로 성경말씀을 풀어내는

태승철의 오늘의 번제 <장갑재판>의 줄거리:

장갑을 재판한다면 얼마나 이상한 일이겠습니까? 무슨 말이냐고요? 은행 강도가 떨어뜨린 장갑을 가져다가 재판석에 놓고 왜 강도 짓을 했느냐고 재판을 한다는 말씀입니다. 지금 산헤드린, 즉 유대민족의 최고 재판기구인 공회에서 예수님이 재판을 받으시는 데 이것이 장갑 재판이라는 것이지요. 

장갑 재판

(막14:53-65)

53. ○그들이 예수를 끌고 대제사장에게로 가니 대제사장들과 장로들과 서기관들이 다 모이더라

54. 베드로가 예수를 멀찍이 따라 대제사장의 집 뜰 안까지 들어가서 아랫사람들과 함께 앉아 불을 쬐더라

55. 대제사장들과 온 공회가 예수를 죽이려고 그를 칠 증거를 찾되 얻지 못하니

56. 이는 예수를 쳐서 거짓 증언 하는 자가 많으나 그 증언이 서로 일치하지 못함이라

57. 어떤 사람들이 일어나 예수를 쳐서 거짓 증언 하여 이르되

58. 우리가 그의 말을 들으니 손으로 지은 이 성전을 내가 헐고 손으로 짓지 아니한 다른 성전을 사흘 동안에 지으리라 하더라 하되

59. 그 증언도 서로 일치하지 않더라

60. 대제사장이 가운데 일어서서 예수에게 물어 이르되 너는 아무 대답도 없느냐 이 사람들이 너를 치는 증거가 어떠하냐 하되

61. 침묵하고 아무 대답도 아니하시거늘 대제사장이 다시 물어 이르되 네가 찬송 받을 이의 아들 그리스도냐

62.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그니라 인자가 권능자의 우편에 앉은 것과 하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너희가 보리라 하시니

63. 대제사장이 자기 옷을 찢으며 이르되 우리가 어찌 더 증인을 요구하리요

64. 그 신성 모독 하는 말을 너희가 들었도다 너희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니 그들이 다 예수를 사형에 해당한 자로 정죄하고

65. 어떤 사람은 그에게 침을 뱉으며 그의 얼굴을 가리고 주먹으로 치며 이르되 선지자 노릇을 하라 하고 하인들은 손바닥으로 치더라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말씀 중심으로 <장갑 재판>이라는 제목의 하나님말씀 증거 합니다.

재판을 하는데 사람을 놓고 재판을 하는 게 아니라 장갑을 놓고 재판을 하는 ‘장갑재판’이라는 제목입니다.

러시아의 그림 작가 중에 라쵸프라는 분이 장갑이라는 제목의 그림책을 그렸습니다.

3세부터 5,6세 되는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인데, 내용은 이렇습니다.

한 할아버지가 강아지를 끌고 길을 걸어가다가 그만 장갑을 떨어뜨렸습니다.

장갑이 나오는 것을 보면 배경은 아마 눈이 덮인 겨울이겠지요.

그래 장갑 한 짝이 땅에 떨어졌는데, 제일 먼저 생쥐가 이 장갑을 발견합니다.

생쥐가 그 장갑 속으로 쏙 들어가서 그 장갑 속에서 살기로 결정을 합니다.

조금 뒤에 개구리가 나타나서 ‘나도 그 안에서 살고 싶다’ 그러니까 생쥐가 OK 해서 개구리도 들어가서 살게 됩니다.

또 조금 뒤에 토끼가 나타나서 장갑 안으로 들어가서 같이 삽니다.

다음에는 여우가, 그 다음에는 늑대가 나타나서 같이 살게 됩니다.

점점 더 이 장갑이 뚱뚱해지겠지요?

그 다음에는 곰이 나타나서 그 안에 들어가 살게 되는데, 이렇게 잔뜩 터질 듯이 동물들이 들어가서 살고 있을 때, 할아버지가 장갑 한 짝이 떨어진 것을 알아차리고 데리고 가던 강아지를 앞세워서 장갑이 떨어진 곳을 찾아 되돌아오십니다.

할아버지가 돌아오시는 기척을 들은 이 동물들이 깜짝 놀라서 다 그 장갑에서 뛰어나와서 도망갑니다.

이게 이야기의 끝이에요.

해석하는 분에 따라서 여러 가지 면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마는, 오늘 우리는 이 장갑이라고 하는 라쵸프의 그림책을 해석하는 것이 과제가 아니기 때문에 그냥 이렇게 얘기하고 넘어갑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장면은 예수님께서 드디어 잡히신 뒤에 산헤드린으로 끌려오십니다.

산헤드린이라는 것은 유대민족에게 있어 최고의 재판기관인 공회를 말합니다.

이 공회에 잡혀 오셔서 재판을 받는 과정이 나타나는데 예수님께서 침묵으로 일관하십니다.

많은 사람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어 으르렁거리면서 예수님을 잡아 죽이기 위해 책잡기 위한 거짓증언들을 하고 난리치는데 예수님은 침묵으로 일관하십니다.

단지 한 마디 하시는 것은 예수님이 행하신 일에 대해서 사람들이 비난하고 행하신 말씀 중에서 책잡으려고 애를 쓰고, 정죄하려고 거짓증언 할 때는 한 마디도 안 하시던 분이 당신 자신에 대해서 ‘정말 네가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냐’고 묻는 말에 대해서 당신 자신에 대한 물음에 대해서만 한 마디 ‘내가 그런 자이고, 구름을 타고 하늘에서 이 땅으로 임할 것이라’고 하셨을 뿐, 당신을 책잡기 위해서 그 동안의 행적 중에 문제가 있었다고 하는 모든 거짓증언들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안 하시고 재판정에 서계시는 그런 모습이 본문에 나오고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지금 요 며칠 정말 뜻 깊은 의미를 담은 본문들을 지나가고 있어요.

예수님께서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서 인간의 처지로 떨어지십니다.

그게 바로 저주의 상태에요, 저주의 상태의 핵심내용은 무엇인가 하면 하나님아버지와의 연결이 끊어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서 인간이 하나님과의 연결이 끊어진 상태로 살고 있는데, 그렇게 저주상황에 놓인 인간과 같은 상황이 되면서 예수님의 행동은 너무나 많은 뚜렷한 의미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게 뭐냐 하면, 하나님과 연결이 끊어진 상태로 인간과 똑같은 상황에 처하시자마자 예수님의 태도와 예수님의 모습은 인간과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을 띠고 있다는 겁니다.

우리는 하나님과 연결이 끊어진 상태에서 난리치며 열정적으로 이 세상에 의미를 부여하며 살고 있는데, 하나님과 연결이 끊어진 예수님께서는 완전히 파도에 휩쓸린 해초처럼 이 세상을 향한 힘을 완전히 빼버리고 스위치를 다 꺼버린 상태로 시간을 보내고 계신다는 겁니다.

그런 의미의 연장선상에서 인간과 비교될 수 있는 또 하나의 특징적인 모습이 오늘 본문에 드러나고 있는데, 예수님께서는 하나님께서 끼고 일하시던 장갑이었다는 겁니다.

라쵸프의 그림책에서 할아버지가 장갑을 눈이 덮힌 길 위에 떨어뜨리신 것처럼, 하나님아버지가 그 동안 장갑처럼 예수님을 끼고 계시다가 그 장갑이신 예수님의 인격에서 손을 빼버리신 상태로 지금 남아계신 겁니다.

이 말을 우리가 이렇게 알 수가 있어요.

요한복음 14장에 보면 예수님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아버지 안에 거하고 아버지는 내 안에 계신 것을 네가 믿지 아니하느냐, 내가 너희에게 이르는 말은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며 그의 일을 하는 것이라’

저는 이 본문이 딱 끼고 죽어버리고 싶을 만큼 좋아요.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셔서 그의 일을 하는 것이다, 내가 하는 말도 내가 하는 행동도.

그러니까 아버지께서 끼고 일을 하신 것이에요, 장갑이지요.

장갑이라는 말 말고 무엇으로 이 주님의 말씀을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나는 장갑이다, 하나님아버지가 끼신 장갑이다, 내 말을 내 인격을 내 혀를 하나님이 끼시고 움직이시는 것이고, 내 행동도 하나님이 내 몸을 끼시고 움직이고 계시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재판이 참으로 묘한 모양새가 돼버렸다는 얘깁니다.

지금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행하신 말씀과 행동들을 기억해내면서 예수님이 마땅히 죽어야 된다고 하는 범죄의 값을 찾아내고 있는 중인데, 예수님께서 행하신 모든 것이 다 실제로는 하나님께서 장갑으로 끼시고 행하신 것들이었으니, 지금 하나님이 손을 빼신 상태에서 하나님이 연결을 끊으신 상태에서의 예수님은 장갑일 뿐인데, 공생애에 행하신 모든 것은 그 장갑이신 예수님을 하나님아버지가 끼시고 행동하신 것들인데, 하나님아버지가 행동하신 것들에 대해서 장갑이신 예수님을 놓고 재판을 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택시기사 아저씨들이 장갑을 끼고 운전을 하십니다.

그러다 점심시간에 차를 세워두고 장갑을 벗어놓고 들어가 식사를 하시는데 주차위반이에요.

그러니까 단속반이 와서 창문이 살짝 열려 있으니까 그 장갑을 잡아가는 겁니다, 그런 형국이 돼버렸다는 거예요, 지금.

조각가가 가죽장갑을 끼고 조각품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 조각을 보면서 비평하기를 그 장갑을 보고 비평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거예요.

예수님이 공생애 동안 행하신 모든 말씀과 행동은 하나님아버지가 조각가로서 만들어내신 것들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장갑이셨을 뿐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손을 빼신 상태에서 예수님을 재판정에 세워놓고 재판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예수님이 공생애 때에 이렇게 침묵으로 일관하신 분이 아니셨습니다.

예수님의 침묵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있을 것이에요.

그러나 어쨌든 공생애 때에 정말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비판하시고 판단하시고 다투시고 논쟁을 벌이십니다.

바리새인에게 독사의 새끼들이라고 하시고, 외식하는 자들이라고 하시고, 대제사장과 서기관들, 즉 이 산헤드린 공회원들에게 도저히 상상하지 못할 비난을 퍼부으십니다.

‘대제사장과 서기관 바리새인들보다 창기가 더 먼저 하나님나라로 들어갈 것이다’

하나님나라와 하나님에 대한 모든 가르침을 전매특허 내고 있는 사람들을 향하여 당시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았던 이방인과 더불어 개라고 취급했던 창녀들이 먼저 하늘나라에 들어갈 것이라는 말씀도 서슴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까 그것이 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아니었다는 거예요.

요한복음 8장에 보면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내가 너희를 대하여 말하고 판단할 것이 많으나 나를 보내신 이가 참되시매 내가 그에게 들을 그것을 세상에게 말하노라!’

주님도 인격체이시기 때문에 스스로도 바리새인과 서기관과 대제사장 장로들을 향하여 할 말이 많았어요.

그런데 다 접으셨습니다, 스스로 장갑되시기를 자처하십니다.

그러니까 하나님께서 주님의 인격을 끼시고 바리새인과 서기관 이 지도자들을 향하여 비난을 하셨고 질책을 하셨고 꾸중을 하셨습니다, 고치라고.

다 하나님아버지가 하신 일이에요.

‘너희가 성전을 헐라 내가 다시 사흘 만에 성전을 세우리라’ 다 하나님아버지가 하신 말씀인데, 지금 사람들은 하나님아버지가 손을 빼신 장갑이신 예수님을 놓고 재판을 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참 묘하지요?

하나님아버지가 손을 빼신 상태에서도 주님은 당신 혼자만으로도 하나님이십니다.

말고의 귀가 떨어진 것을 갖다 붙이시는 기적을 행하실 수 있는 능력이 여전히 하나님아버지가 손을 빼신 장갑인 상태에서도 가능하십니다.

그러나 주님은 철저하게 장갑인 상태로 남아계십니다.

그러니까 지금 상황이 이런 겁니다.

공사장에 가면 손바닥 면에 빨갛게 고무를 붙인 면장갑을 일하시는 분들이 사용합니다.

그러다 보면 쓰던 장갑을 땅바닥에 버려둡니다.

그러면 동네 개들이 와서 공사장에 떨어진 장갑을 마구 물고 찢고 난리를 합니다.

지금 딱 그 형국이 돼버린 겁니다.

예수님이라고 하는 하나님아버지가 끼셨던 장갑을 하나님이 빼자마자 예수님 스스로는 철저하게 장갑이시기를 자처하시면서 정말 개들이 달려들어 물고 찢고 할퀴고 하고 있는데 침묵으로 일관하십니다.

맥없는 장갑이 되신 거예요.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은, 우리의 모습을 비교해봅니다.

똑같이 주님도 아버지하나님이 손을 빼셨고, 우리도 아버지하나님이 손을 빼신 저주의 상황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우리라고 하는 장갑은 움직이는 겁니다.

하나님아버지가 손을 뺀 것은 똑같은데, 주님이라는 장갑은 온갖 동네 개들이 달려들어서 으르렁거리며 물고 찢고 해도 꼼짝을 못하고 속수무책인데, 우리라고 하는 장갑들은 하나하나가 하나님이 손을 빼셨는데도 불구하고 다 움직이고 있는 장갑들이라는 거예요.

도대체 그 안에 뭐가 들어있는 겁니까?

라쵸프의 그림책에서처럼 쥐가 들어가서 움직이고 있고, 개구리가 들어가서 움직이고 있고, 여우가 들어가서 움직이고, 늑대가 들어가서 움직이고 있다는 겁니다.

이게 무슨 뜻일까요?

하나님의 장갑으로 지음 받았습니다.

그러면 주님께서 하신 일은 뭡니까?

주님께서 병을 고치신 게 아니에요, 주님께서 말씀을 하신 게 아니에요, 산상수훈 말씀하신 게 주님이 아니십니다.

다 아버지가 들어가셔서 말씀하셨어요.

그러면 주님은 뭘 하신 겁니까?

주님은 마음을 다해서 당신을 끼신 하나님의 손을 붙잡은 거예요.

그게 다예요.

그 속에 그 누구도 들어오지 못하게 하시고 오직 아버지의 손만을 받아들여서 그 아버지의 피부에 얼굴과 마음을 맞대고 아버지와 하나 되는 것에 총력을 기울이셨던 것이 주님의 공생애의 내용이었다 이겁니다.

그렇게 하나님아버지를 꼬옥 붙잡는 것을 공생애 전부의 일로 생각하신 주님을 장갑 삼아 하나님이 마음대로 활동을 하셨던 것이지요.

그런데 지금 우리는 하나님아버지가 손을 빼신 상태에서 누가 들어가서 움직이고 있습니까?

내 마음을 채우고 있는 게 뭐예요?

내 인격을 누가 끼고 움직이는 겁니까?

사회적인 측면에서 보면, 가정을 꾸미게 된 가장일 경우에는 자식과 아내를 부양해야 됩니다.

또 아내는 자식들을 위해 밥을 하고 옷을 사고 살림을 하며 남편을 내조해야 됩니다.

이게 결국은 아내 속에 남편이 들어가서 움직이고, 자식이 들어가서 움직이는 겁니다.

아내라는 장갑을 가족들이 끼고 있고, 가장이라는 장갑을 부양해야 될 가족들이 끼고 있고, 그 아빠가 직장에 나가면 어떻게 됩니까?

사장님이 회사를 성공적으로 잘 꾸려나가고 확장해가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그러면 그 사장님의 마음이 모든 회사원에게 다 들어가서 움직이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 누구나 다 장갑이에요.

누가 끼고 있느냐 하는 것이 문제라는 겁니다.

어려서는 부모님이 끼셔서 ‘학교 가라, 밥 먹어라’ 시키는 대로 하지요.

성장해서는 직장에서 사회에서 요구하는 대로 움직여갑니다.

개인적으로는 무엇이 움직입니까?

‘아, 돈이 좋은 거다’ 돈이라는 게 들어와서 나를 움직여갑니다.

‘아, 높아지는 게 좋은 거다’ 높아지려고 애를 쓰며 움직여갑니다.

결국 개인적으로는 이 사회가 정해놓은 가치들, 건강 돈 권세 학벌, 이렇게 좋다고 여겨지는 가치들이 내 마음에 들어와서 나를 끼고 움직이는데, 그게 선악판단의 결과이거든요.

무엇이 좋다, 무엇이 좋다, 이 세상 속에 있는 것들 중에서 좋다고 하는 것들을 마음으로 끌어당기는 것, 이게 바로 마귀가 유혹하는 것이요, 결국은 마귀가 끼고 움직이는 겁니다.

‘아, 돈이 없어 걱정이다, 열심히 일하자’ 이게 근면한 겁니까?

아니에요, 마귀가 움직이는 거예요.

범죄를 저지르지 않아도 하나님이 두려워서 도둑질하지 않는 게 아니라, 도둑질하면 잡혀가고, 잡혀가면 사람들 보기에 창피하고 전과자로 낙인이 찍히고, 이런 게 문제라서 도둑질 안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윤리적으로 깨끗하게 살아도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 하나님이 들어오셔서 하나님 때문에 안 하는 게 아니라, 이 세상이 두렵고 사회적인 체면이 구겨지는 게 무섭고, 즉 하나님 말고 다른 걸 사랑하기 때문에 그대로 율법을 지켰다면 하나님이 하나도 좋아하시지 않아요.

평생 단 한 번도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윤리적으로 율법적으로 깨끗하게 살아도 무엇이 두려워서 그렇게 한 겁니까?

체면이 두려워서 그런 게 아니에요?

예를 들어 가정이 파괴될까봐 그랬다, 좋고 건전한 생각입니다마는 신앙은 아니에요.

하나님 때문에 안 하는 것이 신앙이지, 가정 깨질까봐 안 하는 게 신앙입니까?

그건 가정을 신봉하는 겁니다.

체면 때문에 안 하는 것은 체면을 신앙하는 거지요.

어차피 인간은 장갑으로 지음 받았어요.

그런데 주님은 하나님아버지가 손을 빼자마자 정말 속수무책의 장갑이 되는데, 우리는 하나님아버지가 손을 뺀 장갑인데도 모든 인간들은 다 움직이고 있습니다.

장갑인 내 인격 속에 들어와 있는 것들을 몰아내야 되요.

그것들이 장갑인 내 안에서 죽어야 되요.

그 일을 위해서 주님이 십자가를 향해 가고 있는 겁니다.

십자가를 내 마음이 바라보고 있는 동안에 내 마음이라는 인격을 끼고 있는 모든 것들이 다 빠져나가고, 다 빠져나간 뒤에야 하나님의 손이신 성령께서 우리의 인격을 장갑으로 끼실 것입니다.

주님의 십자가를 바라보고 내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그것이 이 세상에 있는 것인 한, 그것이 충성이든 봉사든 애국이든 박애정신에 의한 것이든, 돈이 좋아서 하는 것이든, 건강이 좋아서 하는 것이든, 사랑하는 애인 때문이건 내 마음을 움직이는 모든 것에 대해 죽는 겁니다.

충성과 봉사와 박애도 주님처럼 하나님아버지의 손이 들어와서 움직여서 하는 것이 돼야 되는 것이지, 내 스스로가 박애정신에 충만해서 애국애족정신에 충만해서 움직여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십자가, 오늘도 마음으로 바라보며 “내가 주님과 함께 죽은 자입니다”라는 고백, 이것 하나 하자는 거예요, 끊임없이 이걸 하자는 겁니다.

내 마음을 이끌어가려고 하고 움직이려고 하는 누군가가 내 마음의 장갑을 끼고 움직이려고 할 때마다 십자가를 붙잡고 그것들을 몰아내고 그것에 대해 죽는 겁니다.

그래서 주님처럼 하나님아버지가 손을 뺀 상태라면 그 누가 나를 비난하고, 그 누가 나를 욕하고 죽이려 해도 ‘나는 그냥 손 빠진 버려진 장갑일 뿐이다’라는 고백을 하면서 하나님아버지를 기다리고, 하나님아버지의 장갑임을 고수하는 겁니다.

그 누구도 낄 수 없습니다.

자식이 아무리 급해도 자식 때문에 움직이지 않습니다.

가정문제가 아무리 급해도 가정문제 때문에 움직이지 않습니다.

십자가로 먼저 기도하는 거예요.

가정문제가 끼어져서 움직이면 되겠습니까?

‘주님! 주님 십자가 바라보오니 주님의 죽음이 나의 죽음이 되게 해주세요!’

그래서 하나님이 끼시는 장갑들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기도하겠습니다.

하나님아버지, 주님이 재판 받으시며 한 말씀도 하지 않으시는 이 광경, 참 씹고 씹을수록 의미가 깊은 내용입니다.

우리도 하나님아버지가 나를 끼시지 않은 상태라면, 그 누가 나를 비난하고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라도 속수무책의 버려진 장갑으로 남아있게 해주시고, 하나님아버지 말고 다른 것들이 나를 끼고 움직이게 되는 일은 주님의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이제부터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저희들을 이끌어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