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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생명이 흐르는 강
오순덕 제1시조집
작품을 마치며 / 4
신들이 머물다가는 천재 시인의 시조집
이정록(시인, 교수, 문학평론가) / 7
시를 지팡이 삼아 신앙적 사유로의 초극
강소이(시인, 수필가, 문학평론가) / 9
제1부 꽃단풍에 실은 사랑
새봄 날개 / 26
별님 사랑 / 27
별빛 흐르는 강 / 28
물새야 / 29
꽃길 따라 / 30
동산 숲 / 31
목련화 / 32
목련화 낙화의 눈물 / 33
정을 두고 / 34
행복 / 35
호반정경湖畔情景 / 36
가을의 청취 / 37
꽃단풍에 실은 사랑 / 38
갈바람 숨소리 / 39
낙엽에 띄운 사랑 / 40
가을비 눈물 / 41
떠나는 님아 / 42
낙엽 같은 인생 / 43
나그네 인생 / 44
바람 따라가는 세월 / 45
가는 세월 / 46
임의 노래 / 47
망향 / 48
바람아 / 49
소망 / 50
제2부 시인의 꿈
시인의 꿈 / 52
꿈동산 / 53
예수님 손잡고 가세 / 54
격동의 세월 / 55
구원 / 56
주님 사랑 / 57
힘내자 아자아자 / 58
상한 갈대 / 59
춤추는 날개 / 60
천상의 향기 / 61
주의 음성 / 62
죄악 세상 / 63
여명의 빛 / 64
추억에 젖은 공원 / 65
주님 따라가는 길 / 66
천지창조 / 67
말세지말 인간 세상 / 68
구름에 비친 죄와 벌 / 70
지상 낙원의 예찬 / 72
신비로운 님의 숨결 / 74
제3부 산수절경을 바라보며
아메리카 드림 / 76
미국 산야 횡단길 / 77
미대륙 횡단 기행 / 78
Eden Park 야외 음악당 / 80
오하이오강 / 81
그랜캐년의 광기 / 82
추억의 향기 / 84
추억에 젖은 사랑 / 85
검은 산맥 오르며 / 86
산수절경 돌아보며 / 88
아! 자랑스러운 나의 조국 / 90
소나무 / 92
계룡산의 정기 / 93
계룡산 목탁 소리 / 94
계룡산, 운치 / 95
풍월 같은 남북통일 / 96
황천객 참상 / 97
희망가 / 98
코비의 비극 / 99
경자야 가거라 / 100
제4부 세상 풍조
세상 풍조 / 102
꿈의 요람, 우주 / 103
그 옛적 보따리 장사 / 104
옛 시골 장터 / 105
한가위 추석 명절 / 106
할아버지 / 107
부모님 거지 대접 / 108
아버지 글 읽는 소리 / 109
학교길 점방 / 110
장가가던 날 / 111
가문의 위상 / 112
시집가던 옛 시절 / 113
관혼상제 혼례식 / 114
남녀 칠 세 부동석 / 115
옛 시대 열녀풍속 / 116
효부 며느리 / 117
보물 같은 아들 며느리 / 118
동네 방송 스피커 / 119
목욕탕 없던 시절 / 120
소달구지 / 121
국밥집 / 122
벌레떼 / 123
뒷간의 역사 / 124
똥오줌이 명약이라 / 125
똥지게 비극 / 126
제5부 꽃중의 꽃
연자방아 / 128
디딜방아 / 129
절구통 / 130
학독 통 / 130
가마 솥뚜껑 / 131
전염병 / 131
구호물자 / 132
무명옷의 전래 / 132
신발의 변천 / 133
쪽 바가지 / 133
서당 공부 / 134
서당 / 135
꽃 중의 꽃 / 135
사랑의 향기 / 136
옷감 문화 / 136
명절날 / 137
울 할머니 신부 단장 / 137
효도하라 / 138
효자상 / 138
충효 사상 / 139
물레방앗간 / 139
방앗간 / 140
기계방아 / 140
빨래터 / 141
보리 개떡 / 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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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소개>
프로필
오순덕 제1시조집
미합중국 거주
시인, 시조시인, 수필가
문학선교시인, 재미작가
한성신학교 신학대학 졸업
한성신학대학 부설 유치원장(역)
한국시단 편집위원
세계선교문학 회원
(사)문학그룹샘문 자문위원
(사)샘문그룹문인협회 자문위원
(사)샘문학(구,샘터문학) 자문위원
(사)한용운문학 자문위원
(주)한국문학 자문위원
이정록문학관 회원
샘문시선 회원
<수상>
한용운문학상 시조 등단
한국문학상 최우수상(시조부문)
별빛문학 이계절의 상
샘터문학상 본상 시조부문 우수상
샘문뉴스 신춘문예 시조부문 당선
별빛문학 신인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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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작품을 마치며
천하 만상에 비친 대자연 속에 인간의 삶에 현장에 부딪히는 생사고락을 역사의 흐름과 그 속에 뿌리내린 정서를 바람 같은 세월을 보내며 잉태한 글을 조심스레 생명을 불어넣어 고통스럽게 해산하였습니다.
일찍이 필자는 집안 어르신들이 스승이었고, 그중에 잊지 못할 아버지 절친이신 철학 교수님, 그는 서울,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를 오가며 저의 집에 머물다 가시며 오빠와 저를 저울질하듯 세뇌를 시켜 주셨습니다.
저의 아버님께 예언하듯 거듭하시는 말씀이 “이 아이를 일반대학 말고 신학을 공부시켜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철저한 유교 사상으로 점철된 집안, 사회 상황에서도 아버지는 고심 끝에 저를 신학 공부를 시켜 주셨고, “너는 무엇을 하든 어디에 있는 최선을 다하거라,”라는 그 말씀 깊이 새겨가며 지나온 세월에 또다시 수십 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번개처럼 다가온 존경하는 이양호 세계선교 박사님으로부터 하나님의 음성을 기도 중에 들으셨다며 시를 쓰라는 명령에 깜짝 놀랐습니다.
지나온 필자의 긴 여정에서 철학 교수님의 그 간절하신 음성이 떠올랐고, 너무도 놀랍고 두려운 맘으로 거절을 했지만, 박사님의 전화 음성은 “안 쓰면 하나님께 혼나요,”
라는 이 한마디에 “하나님께 저는 못 해요. 어떻게 해요?”라고 버텼습니다. 그러나 저를 늘 설득하시고 동기 부여해주시고 지도해주신 이양호 박사님께서 그 후 저의 일상을 글 쓰는 일로 일관하게 하셨습니다. 그러다 삼일 기도를 하는 중에 “길”이란 시가 나왔고 이처럼 좋은 소질을 묵혀 놓았냐며 이양호 박사님께서 감동을 주셨습니다. 고마우신 분 이양호 박사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이후 오빠 오세영 시인의 권유로 “시조를 써봐라, 우리 조상님의 DNA가 있어서 너는 해낼 것이다.” 또다시 뚱딴지같은 말씀에 갈피를 못 잡고 “난 못 해요 싫어요, 못 해.” 거절을 거듭한 대답의 글이 시조로써 오빠를 감동하게 했고, 기도 중에 찬송시가 탄생하였고, 그 시가 작곡에 반영되어 노래로 작품을 날개를 달았습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제 글을 보는 분들의 호응이 좋았기에 두려운 맘 내려놓고 용감하게 첫 작품들을 창작해나갔습니다. 이는 전적 하나님이 제 마음을 움직여 펜을 들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날마다 새로운 길을 걷게 하신 주님은 성경 말씀의 영적 지도자이심을 깨닫게 되었고, 위에 언급한 세 분께 머리 숙여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필자의 시문학 인생의 결정적으로 은혜를 주신 사단법인 문학그룹샘문의 이사장님이시고 대림대학교 주임교수님이시며, 네이버 선정, 교보문고 선정 베스트셀러를 5권이나 수년간 하시고 교보문고 광화문 전시매장 골든존에도 수년간 등극하신 저명하신 이정록 교수님께서 많은 작품지도와 인생 편달을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한용운문학상과 한국문학상을 수상하게 지도해 주셔서 필자의 시격을 높여 주시고, 시인으로서의 존재감을 높여 주신 필자의 스승님이신 이정록 교수님께 엎드려 절을 올립니다. 또한 샘문시선 편집부, 출판부 관계자 분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끝으로 사랑하는 저의 가족들과 친구들 지인들, 또 저를 아시는 모든, 문우님들과 첫 시조집 출간의 기쁨을 함께하겠습니다.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무한하신 하나님의 참사랑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작은 정성으로 펴낸 제 부족한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님들의 가슴마다 행복한 꽃이 피어나기를 기도하며 이 글을 맺습니다.
2023년 11월 7일
시인 오 순 덕(Soon Hyun)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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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신들이 머물다가는 천재 시인의 시조집
이정록(시인, 교수, 문학평론가)
바람에 스쳐 가는 옛 문화 깊은 정서가 내 맘에 묻어 있는 그루터기 도려내듯 쌓여 진 오물찌꺼기를 걸러내듯 긴 세월 내 영혼에 단잠을 깨우듯이, 한 편의 시로서 심정을 호소하고, 주님이 주시는 영감 속에 빛나는 글들을 마음에 양심과 신앙을 바탕으로 오순덕 시인의 작품은 쓰였습니다.
그는 진솔한 양심과 고백은 어느, 누구의 글에도 엿보지 않은 오직 오순덕 저자만의 독자적 독특한 기법을 써서 이 시집까지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오순덕 시인은 한 토막의 글이라도 독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고픈 마음으로 많은 이들에게 행복의 바이러스를 안겨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옛 문화 정서를 비롯하여 현시대의 감각을 노출하면서 후세에 또 이 시대를 아울러 이후의 세대에 조금이라도 영향력이 될만한 시대정신과 보편적 가치가 있는 글을 토해내려고 밤을 하얗게 새웠던 것 같습니다. 모쪼록 이해와 관용과 관심으로 독자님들의 마음에 심금이 울렸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져봅니다.
오순덕 시인은 하나님은 이 세상의 주인이시라, 하나님의 음성과 권능을 자연을 통해 전달받고 터득해 가면서 모두의 심령 속에 알곡이 되어 천상의 백성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하나님과 세상의 모든 신들께서는 오순덕 시인의 시조 속에서 망중한을 즐기시며 머물다 가십니다. 오순덕 시인 그는 천재 시인입니다. 시인의 작품들을 탐독하시는 순간 그가 천재적이라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신들이 머물며 쉬었다 가시는 천재 시인의 시조집을 일독을 권하니 많이 사랑해달라는 말씀을 끝으로 이 글을 맺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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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설>
시를 지팡이 삼아
신앙적 사유로의 초극超克
강소이(시인, 수필가, 문학평론가)
1. 머리말
오순덕 시인의 시편에는 정갈한 율조 속에, 깊이 사유하는 시의 울림, 영혼의 웅비가 있다. 한 사람의 인간, 여성으로 겪은 여린 감수성에 머물지 않고 현실참여 – 세태 풍자적인 앙가주망 적 시편들도 보인다. 그리고 님의 상실과 부재를 시를 지팡이 삼아, 기독교적 신앙관으로 세상을 보는 시 세계를 보인다.
시조는 고려말에 발생하여 현대 시대, 오늘날까지 지어지고 향유되며 장수長壽하고 있다. 경기체가나 향가 등의 다른 시가에 비해, 시조는 우리나라 민족 정서에 걸맞으므로 현대까지 장수하는 것이다. 3·4, 3·4, 3·5, 4·3의 엄격한 음수율을 지키는 정격시조는 고려말과 조선 초에 귀족층의 전유물이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의 사회적 위기와 혼란기를 겪으면서 엇시조와 사설시조가 지어졌고 서민들까지도 시조를 짓는 민중의 시가가 되기도 했다.
정격시조는 엄격한 음수율을 지키면서 흐트러지지 않는 단정한 율격을 통해 정갈한 어조의 운율을 주는 게 매력이다. 오순덕 시인의 「생명이 흐르는 강」의 시편들은 정격시조가 대부분이다. 초/중/종장을 두 행씩 구별하는 구별 배행 시조를 써서 율격의 변화를 주기도 한다. 그러나 대다수 시편은 단정한 정격시조의 율격, 음수율의 리듬감 속에 자신의 정서와 사유, 신앙을 반추해 내고 있다.
2. 시편 들여다보기
오순덕 시인의 「생명이 흐르는 강」의 내용은 크게 여섯 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사랑하는 이와 이별의 정한을 애틋하게 그려낸 개인 서정을 노래한 시편들
2) 자연과 계절의 정한을 애련의 정서로 담아낸 시편들
3) 미대륙, 그랜캐년, 신시내티, 오하이오강, 미국 산야 횡단길, Eden Park 야외음악당 등과 아메리카 드림을 시로 형상화한 여행 시의 시편들
4) 발전하며 급변하는 사회 현실을 그려내면서, Covid로 인한 세태를 풍자하는 앙가주망 적 시편들
5) 유교적인 사회에서 자라난 유교적 풍속과 전래 등을 회상, 추억하는 시편들
6) 여호와 하나님에 대한 신앙 시의 시편들. 이 시조집의 기저가 되는 주된 주제라고 하겠다.
<1>
<별님 사랑>, <바람 따라가는 세월>, <물새야>, <낙엽 같은 인생>, <떠나는 님아> 등의 시는 모두 이별의 정한을 노래했다. 슬픈 정서다. <별님 사랑>, <물새야>의 일부를 살펴보기로 한다.
청춘을 불태우던 그 사랑, 어디갔나
이 마음 너와 나의 사랑의 강이련만
날 두고 떠난 님이여 헤매 도는 별인가
- <별님 사랑> 1연
산천도 푸르건만 네 모습 간데없고
진달래 활짝 웃고 목련화 눈물져도
내 님은 오지를 않고 강바람만 스치네
- <물새야> 일부
“날 두고 떠난 임이여 헤매 도는 별인가”라고 한 구절에서, 님은 “별”이 되었다. 산천이 푸르고, 진달래 활짝 피고, 목련화 눈물져도 “내님은 오지 않고 강바람만 스친다”라고 했다. “님의 부재”를 통한 상실의 고통과 슬픔이다. 오순덕 시인은 사랑하는 님(배우자이든 부모님이든)과 이별했다.
<바람 따라가는 세월> 시에서 “추풍에 낙화 되어 가는 님 야속하네”라고 한 것을 보면, 님의 부재는 무성했던 여름 잎이 낙엽 되어, 떨어지는 자연 현상을 보면서 슬픔이 더욱 고조된다. 애련의 마음, 여린 정서는 떨어지는 낙엽 = 떠난 님으로 동일시 된다. 감수성이 예민한 시인의 발로라 하겠다.
그러나 <시인의 꿈>이라는 시를 통해, “긴 세월 어둠 속에 내 모습 묻어두고// 품었던 깊은 가슴 얼린 맘 찾았구나/ 잠자던 냉한 가슴에 불꽃처럼 튀누나”라고 했다. 사랑하는 님과 이별 – 임의 부재의 “냉한 가슴”에 머물러 있지 않다. 오순덕 시인은 시를 지팡이 삼아 웅비한다. “예수님 사랑처럼 세상에 빛 되고파// 온 세상 비추는 등대가 되고 싶네/ 내 모습 금빛 날개로 행복하게 살고파”로 웅비한다.
긴 세월 어둠 속에 내 모습 묻어두고
품었던 깊은 가슴 열린 맘 찾았구나
잠자던 냉한 가슴에 불꽃처럼 튀누나
참모습 두 팔 벌려 울림을 밝게 비춰
예수님 사랑처럼 세상에 빛 되고파
큰 폭의 발자취 새겨 흠뻑 적셔 보련다
- <시인의 꿈> 일부
서문에서 오순덕 시인이 밝혔듯이, 신학을 하게 되고 시를 쓰게 된 것은 모두 신의 인도하심이며, 우주의 큰 섭리로 작용하였다. 하여 오순덕 시집 「생명이 흐르는 강」의 기저는 신앙고백이다. 오 시인의 세계관과 가치관, 그의 눈에는 주님의 섭리와 주님의 사랑만이 보인다. 미국이나 계룡산 여행 등 여행지에 가서도 마찬가지다. 세상은 마음에 빚은 대로 보인다고 했다.
<2>
<호반정경>, <목련화>, <정을 두고>, <목련화 낙화의 눈물>, <동산 숲>, <새봄 날개>, <소나무>, <계룡산, 운치>, <가을비 눈물>, <낙엽에 띄운 사랑>은 모두 자연을 예찬한 시편들이다. 오순덕 시인은 남들과 달리 여행을 좋아하고 여행할 기회도 많은 윤택한 시간의 소유자다. 미국을 횡단하기도 하고 미국 신시내티에서 거주하기도 한다. 남들과 달리 미국이라는 특별한 공간적 배경을 시의 소재로 삼기도 했다. 그곳의 풍광을 연시조로 묘사하면서, 어김없이 주님의 놀라운 솜씨 – 창조주 하나님의 손길을 잊지 않는다. 그의 생각의 알파는 하나님이고, 오메가도 하나님인 것이다. 그리하여 이 시집의 대부분의 시에 흐르는 기조는 신앙이다.
<미대륙 횡단 기행> 5연에서 “눈길은 사방팔방 환상에 젖어오고/전능자 이루신 세상 본 자만이 알리라”고 했다. 미대륙을 횡단하면서, 천지를 창조하신 전능자의 솜씨를 찬탄하고 있다. 7연 “창조주 하나님은 세상을 지으시며/온갖 것 아낌없이 가슴을 열어 놓고/지상에 부어주신 뜻 감사가 절로 났네”가 그것이다. <그랜캐년의 광기>에서도 갖가지 기암 석을 보며, “하나님 권능의 숨결 무궁무진 하다네// 하나님 말씀 귀한 걸 아로새긴 것 같네”라고 했다. 그곳이 한국이든 미국이든, 오순덕 시인의 눈에 보이는 세상의 모든 풍광 속에서 창조주 하나님을 본다. 하나님의 섭리를 읽어낸다.
작품 해설을 위해 오순덕 시인의 시집을 몇 번 통독하면서, 오순덕 시인이 여행한 여행지에 다녀와서 쓴 기행시 어디에서나 주님의 놀라운 솜씨와 감사의 시편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의 눈은 하나님께 고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대표로 <새봄 날개>를 살펴보자.
강산에 들창 열어 새봄을 노래하네
시냇가 버들가지 봄 처녀 맞이하면
춘풍에 실려 온 사랑 그대 얼굴 만지리
태양도 임을 보고 웃으며 달려오고
사랑의 목마름을 봄비로 적시누나
비단옷 곱게 입고서 양지쪽에 앉았네
화려한 꽃구름에 치마폭 감싸주듯
꽃향기 가득 싣고 임 얼굴 맞이하며
벌 나비 환영 축제로 신바람이 났구나
벌거숭 나뭇가지 푸른 잎, 옷 두르면
온갖 새 합창 소리 산울림 쾌적하고
숲속에 둥지 틀고서 새봄 찬양 할거야
- <새봄 날개> 전문
심지어 <새봄 날개>라는 시에서조차 새봄이 온 경이로움을 “버들가지, 꽃구름, 벌 나비, 온갖 새 합창 소리, 꽃향기” 등의 이미지로 형상화하면서도 어김없이 “온갖 새 둥지 틀고서 새봄을 찬양한다”고 했다. 새봄을 찬양하는 온갖 새들에게 자신의 찬양하고픈 심정을 이입하여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다. 감정이입 이라고 하겠다. <낙엽에 띄운 사랑>에서도 지는 꽃단풍을 보며, “황홀한 오색 물결 주님 솜씨 놀랍다”고 했다.
<3>
<추억의 향기>, <오하이오강>, <미국 산야 횡단길>, <Eden Park 야외음악당>, <아메리카 드림>의 시편들은 모두 미국 여행 후에 쓴 기행시다. 미국 풍경에 대한 찬탄이며 감동을 그렸다. <Eden Park 야외음악당>에 녹음이 우거진 나무 그늘 인적 없는 곳에 앉으니, “신선이 따로 없다”라고 했다. 이곳에서 손녀가 바이올린 연주했던 것을 추억하며 행복감에 젖는 시다. 이 시를 읽으니, 정철의 「관동별곡」에서 정철이 꿈에서 보았다는 “신선”이 떠오른다. Eden Park 야외음악당 녹음이 우거진 나무 그늘에 앉아있는 자기 자신을 신선이 된 것 같다는 발상은 전통과 고전에 닿아있다.
<4>
<구름에 비친 죄와 벌> 외 22여 편의 시에서는 오순덕 시인의 세계관과 가치관인 신앙 – 인간의 죄악, 세상 풍조, 예수의 구원 사역, 십자가 고통, 인간의 회개, 하나님의 계획, 섭리, 선교 등을 직접 드러낸 신앙 시가 강렬하게 그려지고 있다. <추억에 젖은 사랑>과 <추억에 젖은 공원>에서 신시내티의 아름다운 정경 속에 철 따라 피는 꽃과 흐르는 강물을 보며 “에덴”이라고 표현했다. 새벽길 5분 거리 동산에 오르며 주 음성을 듣는 곳이라는 묘사는 부드럽다. 그러나 대부분의 신앙 시는 격렬한 분노와 타락한 세상에 대한 경고를 강한 어투로 표현하고 있다. <말세지말 인간 세상>에서 현실 세태를 묘사하면서, “죄인들 기고만장에 주님 가슴 멍드네”라고 기독교적 세계관으로 개탄하고 있다.
내 조국 국정 난리 서로가 물고 뜯고
나라가 휘청이는 진영싸움 시끌벅적
죄인들 기고만장에 주님 가슴 멍 드네
- 중략 -
사람아, 주를 보라 우리의 인생살이
단 한 번 왔다 가며 못 볼 것 너무 본다
지지고, 볶아만 대고 반성 성찰 없구나
이웃이 사촌보다 더 좋단 그 옛말이
어찌해 그 사랑이 저 멀리 사라졌나
낙후된 인간 세상은 홀로서기 처연타
- <말세지말 인간 세상> 일부
이 시조에서도 인간의 세상을 “반성 성찰 없구나”라고 한탄하고 있다. 고려말과 조선 초 사대부들의 향유물이었던 정격시조에서 흔히 보이던 시 쓰기 정조를 잇고 있다고 하겠다.
<5>
시인은 자기 자신 가슴에 응어리를 털어내는 개인 서정시, 신변잡기의 시를 쓰는 것에서 도약해야 한다. 시대의 아픔과 고통과 변화를 감지하고 읽어내고 시로 초극해야 한다. 이육사의 <광야>가 그랬고, 심훈의 <그날이 오면>이 그랬고,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가 그랬다. 마찬가지로 오순덕 시인도 전 세계의 고통인 코비드의 현실을 외면하지 못하는 앙가주망의 시작詩作 태도를 보인다. <꿈의 요람, 우주>, <황천객 참상>, <코비의 비극>, <경자야 가거라> 등이 그것이다.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온 세계를 시련에 빠뜨렸고, 많은 생명을 앗아갔고, 불안에 떨게 했다. 이런 세태를 풍자하고 한탄하면서 세계적인 코비드 비극을 겪었으나, 경자년 2020년을 보내는 세모에도 코비드 시대가 막을 내리길 기원한다. 코비드 대신 “행복의 바이러스 힘 있게 몰고 오면/ 이 세상 너를 반겨서 기쁨으로 맞으리// 사랑의 마음 열고 주님 찬양 하리라”라고 신앙시로 귀결 짖는다. 코로나 바이러스 대신 행복 바이러스가 오길 기도하는 시인의 절대적 기원일 것이다.
경자년 잘 가거라 다시 올 그해에는
행복의 바이러스 힘있게 몰고 오면
이 세상 너를 반겨서 기쁨으로 맞으리
온 세상 빛의 광채 지구가 빛나리라
평화의 깃발 들고 주님을 맞이하며
사랑의 마음 열고서 주님 찬양 하리라
- <경자야 가거라>
이 시조는 현실 세태를 풍자하고 염려하는 시인의 시인된 태도와 함께, 시를 지팡이 삼아 어렵고 힘든 현실을 초극하고자 하는 시심을 강하게 표현한 것이라 하겠다.
사실, 기독교를 신앙으로 갖고 있는 시인들은 신앙시를 많이 쓰는 게 사실이다. 신앙시를 구약성서 아가書의 글귀처럼 은유와 비유로 이미지로 형상화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미지로 형상화하여 비신자들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고 감동과 위안을 주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6>
오순덕 시인의 어린 시절의 추억을 회고하며 전래와 옛 풍습을 시로 그린 시편들은, 이 시집만이 가진 독특한 매력이다. <옛 시골 장터> 외 31편의 시에는 오순덕 시인의 어린 시절 추억 속에 녹아있는 정서가 담겨있다. 서당, 옷감 문화, 명절날, 소달구지, 시집가던 옛 시절, 벌레 떼, 뒷간의 역사, 연자방아 절구통, 학독 통, 가마솥 뚜껑, 무명옷의 전래, 디딜방아, 학교 앞 점방, 서당 공부 등은 현대 사회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소재이며 옛 문화가 되었다. 지나간 것들에 대한 향수의 수준에 머물지 않고 오순덕 시인은 그것에 의미 부여를 하며 정겨운 시골 풍경과 정을 그려내고 있다. 오순덕 시인의 시집 「생명이 흐르는 강」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조라 하겠다. 시 쓰기의 기법을 “말하기”와 “이미지로 보여주기”로 양분한다면, 오순덕 시인의 시는 대부분 “말하기 기법”으로 쓰여졌다. 난해하거나 비틀어서 표현하는 법이 없이, 지나간 풍습과 추억을 말하고 있다. 그중에 <보리 개떡> 시를 읽어보자.
가난에 찌들어서 먹을 것 없던 시절
밀보리 등겨 가루 밥솥에 보리 개떡
배곯던 옛사람들은 감지덕지, 했다네
- <보리 개떡>
요즘은 먹거리가 풍부해졌다. 서양 음식과 길거리 음식, 간식거리까지 풍부하여 오히려 성인뿐 아니라 소아 비만까지 염려되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불과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먹을 것이 없어서 배를 곯던 보릿고개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특식이 되어버린 보리 개떡에 대한 추억이다. “이미지의 형상화”보다는 “배곯던 옛사람들”의 애환을 “말하기”의 표현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신문화가 변천한 시대에 애잔한 느낌을 주는 시다. 시대가 변했고, 사라져 가는 옛 문화와 풍습은 기억과 추억 속에서만 존재하리라.
3. 맺는말
지금까지 오순덕 시인의 시집 <생명이 흐르는 강>에 나타난 여섯 가지 내용의 면면을 간단히 살펴보았다.
정갈한 정격시조의 율격으로 담아낸 그의 서정 자아는 슬픈 듯 보였으나, 따뜻함이 흘러넘쳐서 널리 애린愛隣의 정서로 연결되는 것을 보았다. 단시조의 간결함을 보이기도 했고, 연시조의 유장함과 유연함을 통해서 미적 자질을 보이기도 했다. 사랑하는 님과 이별한 슬픔의 정한을 신앙 시로 견인하고 있으며, 현실 사회의 세태를 격렬하게 개탄하는 강한 어조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천재적인 감각과 감성으로 여러 여행지를 여행하거나 계절의 변화, 자연물을 보면서도 오순덕 시인은 신의 숨결과 섭리를 온 맘으로 읽어내고 있다. 신앙은 그의 시의 알파와 오메가로 보인다. 또한, 이 시집이 다른 시집과 변별되게 독특한 것은 옛 정서를 담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이들에게, 독자들에게 공감과 위안, 카타르시스와 지팡이가 되길 기원하며 첫 시조집 출간을 감축드리며 문운창대를 기원하며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