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도 못할 미군의 새디스트 같은 테스트 과정에 콜트와 새비지사 관계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는데, 놀랍게도 콜트사에서 제출한 M1910은 이 테스트를 모두 통과 했다. 그것도 아주 우수한 성적으로. 6000발의 무대뽀 사격시험에서 단 한차례의 오동작을 하지 않았던 것!!
1911년 5월 5일 콜트사의 자동권총은 "Automatic Pistol, Calibre .45, Model of 1911'라는 제식 명칭으로 미육군 제식 권총으로 선정되었다. 아울러 그 신뢰성과 타격력을 인정받아 해군과 해병대에서도 제식 채용되었고 노르웨이에서도 제식 제식권총으로 선정하기에 이른다.
워낙에 많은 수량이 필요했기 때문에 생산은 콜트사를 비롯해서 스프링 필드 조병창(Springfield Armory)에서도 진행됐다. 모든 총기의 프레임에는 미군의 재산임을 의미하는 「UNITED STATES PROPERTY」가 각인되었으며 슬라이드의 경우 육군용에는 「MODEL OF 1911 U.S.ARMY」, 해군 및 해병대에서 사용되는 것에는 각각「MODEL OF 1911 U.S.NAVY」 , MODEL OF 1911 U.S.M.C.」라는 각인이 새겨졌다.
그리고 1914년 제1차 세계 대전이 시작되면서 그 수요는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나 레밍턴, 윈체스터, 버로즈, 새비지에서도 생산을 시작했다. 이중 레밍턴(15만정을 수주 받아서 2만정 가량 생산)을 제외한 다른 업체에서 만들어 낸 M1911의 수량은 상당히 미미하다. 1917년 까지 765,000정의 수요가 필요할 듯 보였으나 그 수가 130만 정으로 늘더니 나중에는 270만정까지 주문량이 늘어났다.
3. M1911의 고증(?)
M1911 피스톨에 대해서 다시한번 간략하게 정리를 해 보자. 브라우닝식 쇼트리코일 방식의 폐쇄기구를 갖춘 싱글액션 반자동 권총으로 장탄수는 탄창(7)+약실(1발), 무게는 약 1.1Kg, 전체 길이는 8.25인치, 높이는 5.25인치, 사이트는 고정식이며(실제로 리어 사이트의 경우 좌우 조정이 가능하지만 맨손으로 이걸 조절하려면 천하장사 이상의 손가락 힘이 필요하다) 표면은 블루잉(blueing) 처리, 그립은 체커링이 처리된 는 목제 그립이 사용된다. 하지만 생산시기별, 제조업체별로 부품의 디테일이나 마무리 공정, 각인의 형태가 약간씩 다르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M1911의 족보는 여느 콩가루 집안의 혈육찾기 이상으로 복잡하며 각 메이커별, 제조 시기별로 세세한 디자인이 약간씩 다르기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의 M1911 전문가들이 만들어 놓은 자료와 글을 읽다 보면 고등학교때 취침시 주로 사용했던 <정석>이 연상될 정도다. 꾸엑!
간단하게나마 초창기에 만들어졌던 M1911 진품을 요모조모 살펴 보기로 하자. 소개할 물건은 콜트사에서 생산된 시리얼 넘버가 67인데 1912년 1월6일에 조립되었으며 스프링 필드 조병창으로 이송되기 위해 선적된 시리얼 넘버 51~100 까지의 물건 중 하나이다. 이미 1차 선적분(시리얼 넘버 1~50번까지)은 2주전에 스프링필드 조병창으로 보낸 상태.
좌/우측면. 그립은 월넛(호두나무)로 만든 체커링 타입이다. 콜트사에서 개발했지만
설계도와 함께 스프링필드 조병창으로 보내져 대량생산용 샘플로 쓰일 예정이었다.
시리얼 넘버는 프레임의 슬라이드 스톱 구멍 앞부분에 위치해 있다.
나중에 시리얼 넘버의 위치는 슬라이드 스톱 구멍 뒤쪽으로 이동.
슬라이드 스톱, 섬 세이프티, 그립 스크류, 트리거, 해머등의 자잘한 부품류의 건블루 처리는 슬라이드와 프레임의 건블루 처리보다 약간 밝은색으로 되어 있다. 짜실한 부품류의 건블루 처리법은 연도별, 생산 시기별로 제각각이지만 슬라이드와 프레임의 건블루 처리는 항상 동일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었다.
그나마 1918년 중반부터 생산된 모델들은 생산성 향상을 위해 시간 잡아먹는 건블루 처리가 폐지되고 시커멓게 처리해버렸는데 이 시기의 모델들은 “Black Army”라 불린다. 당근 건블루 처리에 비해 피막이 잘 떨어져 나가서 현재 남아있는 이 시기의 모델들은 대부분 파막이 떨어져 나가고 회색톤으로 완전히 변색되어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큼지막하게 찍혀 있는 'The United States Property'(미국 군수품) 마크는 104번대 부터 폰트 사이즈가 줄어들었고 'COLT'S PT.FA.MFG.CO. HARTFORD.CT. U.S.A' (미국 하트 포트 지역에 위치한 콜트사 공장 위치를 의미) 마크도 83번대부터 사이즈가 줄어들었다.
라운드 형태의 리어 사이트. 슬라이드 스톱, 섬 세이프티, 해머에 체커링이 들어가 있다.
(시리얼 넘버 150번 이후에는 체커링이 사라짐)
리어 사이트와 슬라이드 정렬 라인이 없다가...
100번대 이후에는 라인이 생겼다.
프론트 사이트는 위로 올라갈수롣 좁아지는 형상.
전용 랜야드. 거추장스러워서 실제로 많이 쓰이지는 않았다고 한다.
1919년도에 만들어진 물건으로 표면이 시커멓다.
M1911의 거의 마지막 생산 모델로 일명 “Black Army”라 불리우는 놈.
4. 써어비쓰....건블루(Gun Blue) 처리란?
위 사진을 살펴보면 푸른 기가 상당히 강하게 돌고 있는데, 건블루 처리를 해서('블루잉 한다'는 표현도 쓴다) 생기는 현상으로, 총기를 녹으로부터 방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표면 처리법이다. 은은한 색감이 나기 때문에 멋을 위한 용도로도 쓴다. 건블루 처리는 엄청나게 종류가 많은데 그나마 간단하게 해 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물론 실총에나 쓰이는 방법이니 우리같은 에어소프트건 매니아로서는 딴나라 이야기일 뿐이지만...
메탈의 재질에 따라 블루잉(Blueing)의 정도가 달라지게 되는데 연질금속의 경우 건블루 처리를 하게 되면 거의 검은 색이 되어 버린다. 경도가 높은 금속일수록 다크 블루에 가까운 색상으로 처리가 되며 고탄소강의 경우에는 다크 브라운 혹은 붉은 색을 띠게 된다.
간단히 사용할 수 있는 건블루 키트도 있다. 물론 실총용.
스윽 바르면 끝이 나는데 역시나 초보자 용이다.
블루잉 공정을 살펴보자. 우선 NaOH(수산화 나트륨)과 NaNO3(질산 나트륨)을 6:4 혹은 7:3 정도의 비율로 섞은 뒤 끓는 물에 넣는다. 이 혼합물이 물과 섞이면 끓는점이 140~145°C 정도로 올라가는데 혼합물과 물의 혼합 비율은 6:4 정도가 적당하다.
혼합물의 온도가 140~145°C 정도일 때 블루잉 처리를 할 파트를 집어 넣고 약 5~10분 정도 함께 '삶아주면' 건블루 처리가 끝난다. 주의할 점은 온도와 시간이다. 너무 오랫동안 삶게 되면 재질에 관계 없이 시뻘건 색이 되어 버리고 온도가 150°C를 넘을 경우에도 마찬가지 증상을 보이게 된다. 온도가 130°C 이하에서는 미세한 혼합물 덩어리들이 초고속으로 메탈 파트와 충돌을 해서 마치 샌드 블래스트와 같은 표면 처리가 되어 버린다. 블루잉 처리할 파트는 반드시 깨끗히 목욕을 시켜서 불순물을 제거한 뒤 삶아주는 건 기본 상식.
블루잉에 사용되는 혼합물이 피부에 튀었다간 그대로 구멍이 나버리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며 장갑을 끼고 있다고 하더라도 온도가 140°C에 달하기 때문에 화상에도 유의해야 한다. 이 혼합물들은 끓는 점 이상의 온도가 되면 매우 잘 증발하므로 온도 조절에도 유의해야 하고.
구리같은건 집어넣는 즉시 숯덩이처럼 시커멓게 변해 버리기 때문에 건블루 효과는 절대 기대하면 안돼고 알미늄이나 아연 따위는 혼합물에 넣는 즉시 순식간에 녹아 없어져 버린다. 후덜덜이다. 참조로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건블루 용액은 위의 내용을 주의 깊게 읽어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오리지널 건블루 처리와는 거리가 먼 알미늄이나 아연을 변색시키는 화공약품이다.
1911 피스톨의 도입부는 일단 화공약품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다음 회에는 M1911의 후속 모델이자 우리에게는 WA의 밀리터리 콜트로 잘 알려진 M1911A1을 가지고 이야기해보기로 하자. 개인적으로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1911피스톨이기도 하니 기대해 주시도록.
첫댓글 맨위에, 미군이 왜 펀치력이 있는걸 선호하는지 알겠군요...후...한번 쏴보고 싶네요...잘봤습니다...
총을 맞고도 나가 떨어지지 않으니깐... 그만큼 저지력이 높은, 탄두의 질량이 높고, 그만큼 작약의 량이 많아서 운동에너지가 큰 탄과 그런 탄을 소화할 총을 원했던 건데... 영화 위워솔져스에서도 그 백발 성성한 선임하사 염감이 바로 앞까지 달려드는 베트콩들에게 사이좋게 한발씩 45acp탄을 날려주자 그대로 꼬꾸라지는 장면이 나옴...
크헉 이거 보니깐 킴버도 궁금해지네....
다음회가 기대됩니다~ ㄳㄳ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