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0만 팬덤제국 노리는 하이브… K팝·플랫폼 융합 꿈꾸는 카카오
누가 SM 인수하든 대격변 예고
윤수정 기자 입력 2023.02.25 03:00 조선일보
SM의 내홍과 함께 이를 둘러싼 카카오엔터와 하이브의 구애도 연일 뜨거워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둘 중 어느 쪽으로 SM이 가도 “K팝의 판도가 바뀔 것”이라고 말한다. K팝 공룡은 과연 누구의 타이틀이 될 것인가. 양사와 SM의 결합 비전을 살펴봤다.
◇하이브-SM, 국내 최대 팬 플랫폼 탄생
하이브와 SM의 결합에서 가장 기대를 받는 건 ‘팬 플랫폼’의 결합이다. 하이브는 현재 월간 이용자 840만명에 달하는 팬 플랫폼 ‘위버스’를, SM은 연예인-팬 간 채팅 서비스가 중심인 누적 유료 구독자 120만명 ‘디어유 버블’을 갖고 있어서다.
하이브는 특히 연예인 일상과 공연 실황을 중계하는 ‘V라이브’를 네이버로부터 넘겨받아 운영 중이고, 네이버는 위버스의 지분 49%를 갖고 있다. 만일 하이브의 SM 인수가 성사되면 하이브-SM-네이버가 연계된 강력한 팬 플랫폼이 탄생하는 것이다.
하이브와 SM의 결합이 상호 보완적이 될 수 있다는 두 번째 이유가 있다. 각각 소속 가수의 진출 시장이 ‘북미와 남미’ ‘아시아와 동남아’ 위주이기 때문이다. 김진우 써클차트 수석연구위원은 “QC레이블, 이타카 홀딩스 등 미국 음반사들을 인수한 하이브는 미 대륙에서, 또 SM은 상대적으로 동남아와 아시아 시장에서 활동 반경이 넓다”고 했다.
◇'대형 음원 유통망’으로 맞서는 ‘카카오엔터’
이에 맞서는 카카오엔터는 유통 플랫폼이 강점이다. 우선 멜론 등 국내 대형 음원·음반·티켓 유통 플랫폼을 갖고 있다. 카카오엔터와 SM은 특히 이를 활용해 SM의 연간 총 콘서트 횟수를 기존 20회에서 400회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다.
카카오엔터 산하에 있는 28개 계열사 중 다수는 영화·웹툰·드라마 제작사. 하이브처럼 글로벌 K팝 팬 플랫폼은 갖고 있지 않지만, 카카오페이지·타파스 등 글로벌 웹소설과 웹툰 유통 플랫폼을 갖고 있다. SM이 기존에 선보여온 ‘SMCU(SM 컬처 유니버스)’ 세계관 스토리 등을 여기서 활용할 수도 있다.
다만 두 회사 모두 ‘업계 내 독과점’ 비판 여론과 ‘팬들의 반발’이 과제로 남아 있다. 평론가 김작가씨는 “어느 쪽으로 SM이 가도 업계 내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밖에 없어 국내 음악 다양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시켜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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